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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5회 월드컵은 스위스에서 열렸는데, 우리나라가 6,25 전쟁 후 첫 출전한 월드컵이었다. 아시아 예선에서 일본을 꺾고 스위스에 도착하여 쉬지도 못하고, 시차를 극복할 시간적 여유도 없이 바로 경기에 출전해야만 했다. vs 헝가리: 9:0으로 대패 vs 터키: 7:0 참패... 그야말로 세계의 높은 벽을 실감한 대회였다. 하지만 아시아 쪽에서는 우리 한국이 어려운 여건에서도 최선을 다해 뛰어가며 최강을 고수했다. 1956년 제 1회 홍콩 아시안컵 우승, 제 1회 말레이시아 청소년대회 우승, 1960년 서울에서의 제 2회 아시안컵 우승(아시안컵 2연패)... 이후 우리나라는 1961년 5,16 군사혁명 직후 치른 칠레 월드컵 예선전에서 일본을 꺾었지만 유고슬라비아에 져 월드컵 출전이 좌절되었고, 그래서 한동안 한국 축구는 침체기를 맞게 된다.
*우리나라에는 먼 옛날 지금의 축구와 비슷한 '축국'이라는 놀이 형태의 공차기가 있었다. 영국에서 시작된 근대 축구가 한국에 전해진 것은 1882년(고종 19) 인천항에 상륙한 영국 군함 플라잉 피쉬 호의 승무원들을 통해서였다.
제 5회 스위스 월드컵 대회에서는 헝가리가 우승 후보 1순위였다. 헝가리는 1952년 헬싱키 올림픽 축구를 제패했었기 때문이다. 기세가 오른 헝가리는 대회 첫 출전한 우리나라를 9:0이라는 큰 차이로 참패시켰고, 예선에서 서독을 8:3으로 크게 이기기도 했다. 연이어 헝가리는 8강전에 올라온 브라질을 폭우 속에서 잠재웠는데, 이 날의 경기는 '베른의 난투극'이라 불릴 만큼 몸싸움이 심해서 월드컵 역사에 오점을 남겼다. 홈팀 스위스는 오스트리아와의 경기에서 처음에는 3:0으로 앞섰으나 끝내 7:5로 역전패했고, 과거 두 차례나 챔피언을 지냈던 우루과이는 4강전에서 헝가리를 만나 지고 말았다.
드디어 결승에 오른 헝가리의 상대는 유럽의 강호, 전차군단 서독이었다. 불과 5,6년 사이에 40승 6무라는 불패의 신화를 창조한 무적의 헝가리. 그러나 그 동안 여러 팀들과의 접전으로 부상과 피로가 누적된 데다 경기 종료 직전 푸스카스가 터뜨린 동점 골도 오프사이드로 선언되어 서독에게 우승을 빼앗기고 말았다. 이후 헝가리는 정치적으로 점차 쇠약해져 결국 소련의 침공을 받았고 축구 역사의 변방으로 추락하고 말았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