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4월 9일
권준환기자
광주의 미래를 여는 손님집
광주의 '손님집' 이대로 괜찮나
친민한 관계 만드는 손님집 되야
문화공간 아닌 숙박업 개념으로 퇴색
게스트하우스(Guest House)란 다양한 문화권의 여행자들이 다른 여행자들을 만나 한 공간에서 정보를 공유하고 소통할 수 있는 숙박시설의 한 유형이다. 한국에서는 외국인관광도시민박업종에 해당한다. 세계적인 관광도시의 경우 민박업이 활성화되어있다. 하지만 광주의 경우 외국인관광도시민박업의 활성화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으며 여러 문제점을 안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광주는 2015년 아시아문화전당 개관을 통해 국제적인 문화도시로의 도약을 꿈구고 있다. 하지만 사실 관광객들을 맞이할 숙박시설이 변변치 못한 현실이다. 이에 그저 하룻밤 잠을자고, 떠나면 잊혀지는 숙박시설이란 개념을 떠나 문화를 담을수 있는 게스트하우스 확대 방안을 짚어보고자 한다.
<편집자 주> - 글 싣는 순서 -
1회. 프롤로그 - 낭만과 경험의 문화적 가지
2회. 광주의 '손님집' 이대로 괜찮나
3회. 서울 북촌한옥마을, 전통한옥의 정취에 빠져들다.
4회. 남해 독일마을, 사람과 사람, 그 사이의 소통
5회. 목포, 1935년도의 전성기를 꿈꾸다.
6회. 광주만의 문화를 담는 손님집
7회, 손님들이 광주를 다시 찾길 바라며
8회, 에필로그 - 광주의 미래를 여는 손님집
'논다'는 것의 중요성
사람들은 놀기 위해 산다. 일을 해서 돈을 벌고, 여행을 떠나는 것도 큰 틀에서 보면 놀기 위함이다. '놀다'는 놀이나 재미있는 일을 하며 즐겁게 지내다'라는 뜻이다. 즐겁게 지내는 것, 인간이 궁극적으로 지향하는 라이프스타일이다.
예전엔 논다고 하면, 부정적인 인식이 강했다. 잘 살기 위해 두 팔 걷어붙이고 일해도 모자랄망정 놀 시간이 어디 있느냐 그런 인식이였다. 하지만 근래에 와서 '논다'의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다.
많은 기업과 행정조직, 또는 정치인들이 '놀다'라는 동사를 사용해 소비자나 시민들에게자신들의 상품이나 정책을 홍보한다. 예를 들면 '패션과 놀다','인문학과 놀다','정치와 놀다' 등이다.
이처럼 놀이에 사람들의 관심이 몰리면서 세계적으로 유명한 관광지마다 게스트하우스도 주목을 받고 있다. 게스트하우스는 여러국적을 가진 여행자들이 한 공간에서 만나 대화.소통.정보공유를 통한 문화접촉 공간으로서의 역할을 하며, 함께 놀고 즐기는 여행자 문화를 생산한다.
그렇다면 우리 지역 광주의 게스트하우스 실태는 어떨까? 광주에 등록된 게스트하우스, 즉 외국인관광도시민박업은 총13개가 있다.
광주에 거주하는 평소 알고 지냈던 외국인들의 추천과 소개를 받아 서구에 위치한 페드로 게스트하우스와 남구에 위치한 광주게스트하우스를 찾아 광주지역 '손님집'의 명과 암에 대해 이야기를 들어봤다.
이하중간생략!
두 번째로 찾아간 광주 게스트하우스는 수박등로 언덕길을 올라가 골목으로 접어들면 월산동 라인아파트가 있는데 그 옆에 위치하고 있었다. 젋은 주인 부부가 환한 미소로 반겨줬다.
널찍한 거실엔 텐트가 쳐져있었고, 고양이 두 마리가 서로를 쫒아다니며 놀고 있었다. 텐트는 이곳을 찾는 사람들이 앉아서 이야기하고 같이 낮잠도 자는 등 소통의 공간으로 쓰이고 있다고 했다.
광주 게스트하우스를 운영하고 있는 정인영 씨는 광주 게스트하우스를 소개하기 보다는 그동안 느꼈던 게스트하우스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토로했다.
정 씨는 여행을 너무나 좋아했다. 여러 나라를 여행하며 찾았던 게스트하우스에 대한 추억은 그녀가 '광주에도 이런 게스트하우스가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게 만들었다.
게스트하우스는 잠을 자기 위해 찾는 공간이 아니었다. 다국적 사람들이 모여 문화를 즐기고 각 나라 음식들을 조리해 먹으며 즐기고 파티하는 '외국인문화공간'이었다. 서로 다른 문화차이를 경청하고, 처음 만난 사람들이 모여 놀러다니는 곳이었다.
외국인문화공간이 숙박업 개념으로...
하지만 이러한 게스트하우스 문화가 한국에 들어오면서 숙박업의 개념으로 퇴색됐다고 그녀는 말한다.
그녀는 "여행자들이 게스트하우스라는 공간을 통해서 생전 처음 보는 사람들과 뽁짝뽁짝 놀면서 커뮤니케이션 하는 공간을 꿈꾸고 게스트하우스를 시작했지만 초반에 애를 먹고 너무 힘들었어요."라며 "외국의 게스트하우스는 놀 수 있는 공간은 많지만 잠자는 곳은 좁아요. 같이 놀면서 이것이 인연이 되고 친구, 언니,동생이되는 공간이였어요. 숙박업을 하려고 했다면 차라리 모텔을 했겠어요"라고 말했다.
그녀는 또한 광주권 내에 가볼만한 곳이 많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외국인 관광객들이 광주를 찾는 것은 광주를 관광하기 위해서라기보다는 광주 근처의 담양이나 보성과 같은 다른 관광지로 이동하기 위한 수단이 돼버렸다는 것이다.
외국인들이 이용하기에 교통편도 썩 잘 돼있지 않고, 안내나 표지판 등도 제대로 돼있지 않아 불편함이 크다고한다.
서로 다른 문화를 배우면서 사람 사는 이야기가 인생 공부가 되는 공간, 그런 공간을 정 씨는 꿈꾸고 있었다. 그녀는 "아랍권 관광객이 묵어간 적이 있어요. 저녘 8시쯤 되면 나라 방향으로 절하고 기도하더라고요. 그 모습을 보고 그 문화에대해 오히려 제가 배울 수 있었어요"라고 회상했다.
'놀아라, 즐겨라, 사람을 만나라, 생각을 넓혀라, 문화를 만끽해라' 그녀의 인생관처럼 광주의 게스트하우스에도 변화의 바람이 불어오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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