겟세마네 기념교회는 감람산을 거의 내려온 지역에 위치합니다.
눈앞에는 기드론 골짜기가 펼쳐져 있고 조금만 눈을 들으면 성전산이 보입니다.
[사진: 겟세마네 기념교회에서 올려다 본 성전산. 황금돔 지붕이 살짝 보이는군요.]
[사진: 겟세마네 기념 교회를 나와 바라보는 기드론 계곡. 건너편은 성전산]
기드론 골짜기를 건너 성전산쪽으로 오르면 다다르는 문이 스데반문(또는 사자문)입니다.
[사진: 스데반문]
이 문이 스데반문이라고 불리우는 이유는 스데반이 순교한 곳이 이 문밖이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행7:57-60]
그들이 큰 소리를 지르며 귀를 막고 일제히 그에게 달려들어
성 밖으로 내치고 돌로 칠새 증인들이 옷을 벗어 사울이라 하는 청년의 발 앞에 두니라
그들이 돌로 스데반을 치니 스데반이 부르짖어 이르되 주 예수여 내 영혼을 받으시옵소서 하고
무릎을 꿇고 크게 불러 이르되 주여 이 죄를 그들에게 돌리지 마옵소서 이 말을 하고 자니라
유대인들이 스데반을 내친 성 밖이 어디일까?
바로 이 스데반문 밖이라는 이야기이지요.
아마 이 문 밖으로 끌고 나와 기드론 골짜기 아래 쪽에 두고 돌을 던져 죽이지 않았겠는가 생각해 봅니다.
또, 이 문은 사자문이라고 불리우는 데요, 그 이유는 이런 것입니다.
16세기 터키의 슐레이만 황제가 예루살렘을 정복하고 예루살렘에서 첫 밤을 지내게 되었습니다.
그날 밤 황제는 네 마리의 사자로부터 몹시 시달림을 당하는 꿈을 꾸었다고 합니다.
해몽가에게 물었더니 하는 대답.
"예루살렘은 이스라엘의 수도였는데 오랫동안 파괴되어 방치되어 있었습니다. 황제께서 이 성을 정복하고도 또 그대로 방치해 둔다면 큰 화가 미칠 것입니다."
황제는 즉각 성의 재건을 명령하였고, 바로 이 성문을 건축하면서 네 마리의 사자를 벽면에 조각해 놓았다고 하는군요.
그렇게 함으로 사자들의 분노를 달래주기 위함이었다는데요,
어쨌든 그로부터 이 문은 사자문이라는 별명을 갖게 되었습니다.
문 좌우로 조그맣게 조각된 사자가 보이시지요?
이 사진에서는 세 마리만(한 마리 반+한 마리 반) 보이는군요.
[사진: 스데반문을 들어와 바라본 감람산 방향]
스데반문으로 들어와 골목을 약 50미터 정도 들어오면 베데스다 연못으로 들어가는 입구에 당도하게 됩니다.
2011년에 찍었던 사진과 이번에 찍은 사진을 섞어서 사용했습니다.
[사진: 성 안나 기념 교회와 베데스다 연못을 알리는 명패]
[사진: 매표소]
[사진: 입구쪽에서 바라본 성안나 기념교회와 베데스다 연못 유적지]
입구를 통과해서 들어가면 먼저 성 안나 기념 교회가 있고,
[사진: 성안나 기념 교회]
교회를 지나가면 바로 그 유명한 베데스다 연못과 마주치게 됩니다.
예수님께서 삼십팔 년 된 병자를 고치신 곳이지요.
[요5:2-9]
예루살렘에 있는 양문 곁에 히브리 말로 베데스다라 하는 못이 있는데 거기 행각 다섯이 있고
그 안에 많은 병자, 맹인, 다리 저는 사람, 혈기 마른 사람들이 누워 [물의 움직임을 기다리니
이는 천사가 가끔 못에 내려와 물을 움직이게 하는데 움직인 후에 먼저 들어가는 자는 어떤 병에 걸렸든지 낫게 됨이러라]
거기 서른여덟 해 된 병자가 있더라
예수께서 그 누운 것을 보시고 병이 벌써 오래된 줄 아시고 이르시되 네가 낫고자 하느냐
병자가 대답하되 주여 물이 움직일 때에 나를 못에 넣어 주는 사람이 없어 내가 가는 동안에 다른 사람이 먼저 내려가나이다
예수께서 이르시되 일어나 네 자리를 들고 걸어가라 하시니
그 사람이 곧 나아서 자리를 들고 걸어가니라 이 날은 안식일이니
성안나 기념교회 문을 지나 안으로 쑥 들어와 만나게 되는 베데스다 연못 유적지.
첫 인상은, 의문입니다.
어찌 연못이 이리 생겼는가?
[사진: 베데스다 연못]
연못이라기 보다는 땅속에 묻힌 무슨 건물 유적 같지 않습니까?
베데스다의 유래에 대하여 공부를 좀 해야 할 듯 합니다.
우선 베데스다 연못의 생성에 대하여 알아보겠습니다.
베데스다 연못은 주전 8세기 윗수도 샘물에 기원합니다.
[사7:3]
그 때에 여호와께서 이사야에게 이르시되 너와 네 아들 스알야숩은 윗못 수도 끝 세탁자의 밭 큰 길에 나가서 아하스를 만나
[왕하18:17]
앗수르 왕이 다르단과 랍사리스와 랍사게로 하여금 대군을 거느리고 라기스에서부터 예루살렘으로 가서 히스기야 왕을 치게 하매 그들이 예루살렘으로 올라가니라 그들이 올라가서 윗못 수도 곁 곧 세탁자의 밭에 있는 큰 길에 이르러 서니라
[사36:2]
앗수르 왕이 라기스에서부터 랍사게를 예루살렘으로 보내되 대군을 거느리고 히스기야 왕에게로 가게 하매 그가 윗못 수도 곁 세탁자의 밭 큰 길에 서매
예루살렘에는 샘이 하나 밖에 없습니다.
기혼샘입니다.
물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하늘의 샘, 빗물을 받아 쓰지 않으면 안 됩니다.
그래서 만들어진 것이 바로 윗수도 샘물입니다.
성전산 북쪽에서 기드론 골짜기를 향해 흐르는 작은 계곡을 막아 빗물을 담수하여 필요한 물을 사용한 것입니다.
이것이 베데스다 연못의 시작입니다.
주전 200년경, 하스모니안 시대에 대제사장 시몬은 이 연못을 대대적으로 확장하였다고 합니다.
기존에 있던 연못 남쪽에 새로운 인공 연못을 만든 것입니다.
이로 인해 예수님 당시까지 베데스다 연못은 구약시대의 댐을 중심으로 두 개의 연못이 존재하게 되었습니다.
이 두 개의 연못 주위에 다섯 개의 행각이 있었다고 합니다.
[사진: 예수님 시대의 예루살렘 모형 중 성전 부근을 찍은 사진입니다. 오른쪽 서 있는 아이의 머리 윗쪽으로 보이는 두 개의 작은 건물이 베데스다 연못입니다.]
베데스다는 헤롯 대왕 때에 연못으로서의 기능보다는 병을 고치는 등, 종교적 풍습이 행해지는 곳으로 더 의미를 가지게 되었습니다.
헤롯대왕이 근처에 새로운 연못(이스라엘의 못)을 만듦으로 인해 연못으로서의 중요성은 미미해졌기 때문입니다.
위의 사진 좌측 가장 하단 망대와 성벽 사이에 살짝 보이는 사각형 구조물이 이스라엘의 못입니다.
오늘날 베데스다의 모습은 당혹스럽습니다.
원래의 연못의 모습은 찾아보기 힘들기 때문입니다.
왜 그럴까요?
예수님께서 병자를 치유하신 현장이기 때문에 여기에 여러 번의 기념 교회 건축이 이루어지고 무너지고 하는 역사가 반복되었기 때문입니다.
원형을 찾아보기 어렵게 될 수 밖에 없는 것이지요.
과정을 간략하게 알아보면,
제2차 유대 항쟁(바르 코크바에 의해 주도된)을 제압한 하드리아누스황제(카르도에서 언급했었습니다)는 베데스다 연못 위에도 에스쿨라피오라고 하는 신의 신전을 세웠다고 합니다.
에스쿨라피오라는 신은 그들의 신화에 의하면 ‘치료의 신’이라고 하는군요.
이 자리에는 이후 비잔틴 대성당이 세워지기도 하고,
페르시아군에 의해 무너졌다가,
십자군에 의해 기념 교회가 세워지기도 하는 역사가 반복되었습니다.
그러니 과거의 모습을 찾아보기는 어렵게 되었지요.
많이 아쉽습니다만, 예루살렘의 대부분의 유적이 그러니 어쩔 수 없겠지요.
연못은 대부분 흙으로 메꿔져 있고, 무너진 기념 건축물들의 잔해만 남아 있습니다.
예수님 당시의 베데스다 연못의 모습이 땅 속에 얼마나 남아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연못을 바라보면서 먼저 느끼게 되는 것은 그 깊이입니다.
한참을 내려 가야 바닥에 닿을 수가 있습니다.
[사진: 내려다 보이는 대로 찍은 베데스다 연못의 모습]
여기 보이는 유적들이 비잔틴 시대 교회 건물의 유적이라고 하는군요.
[사진: 이 사진들은 베데스다 연못 동편의 십자군 시대의 유적입니다.]
어떻게 이 깊은 곳에 38년된 몸을 움직이지 못하는 환자가 내려갈 수 있겠나?
혹시 내려간다고 해도 어찌 물 속에 몸을 담글 수 있겠나?
이런 의문이 저절로 생겨납니다.
여기에 대해서는 연못 동쪽이 베데스다의 현장이라고 설명하려는 시도가 있습니다.
기록에 의하면 연못 동쪽에 욕실과 병실들이 지어져 있었고, 이곳이 대중들을 위한 치료소로 활용되었었다고 하는군요.
그래서 예수님의 치유 현장은 베데스다 연못이 아니라 바로 곁에 있는 동쪽의 작은 웅덩이였다고 하기도 합니다.
이 주장에 의하면 위 사진 십자군의 유적이 있는 곳이 실제 치유 기적의 현장이 되는 셈입니다.
역시 하나의 주장으로 참고하면 될 듯 합니다.
[사진: 현장에서 열공하는 모습]
베데스다에서 무엇보다도 묵상해야 할 일은,
이곳이 성전에서 불과 100여미터 떨어진 곳이라는 사실입니다.
성전 미문 앞에 앉아 태어날 때부터 움직일 수 없는 몸을 가지고 구걸했던 사람보다는 멀리 떨어져 있지만,
38년간이나 이곳에서 누군가를 기다렸지만 아무도 그를 돕는 이가 없었다는 사실이 가슴을 저며오는군요.
물론 천사가 물을 동할 때 그 물에 들어가면 병이 낫는다는 것은 미신적인 것이라 하더라도, 그 간절한 소원을 들어줄 사람이 38년간 나타나지 않았다는 것, 그 장소가 바로 성전 곁에 있었다는 사실은 우리에게 중요한 사실을 시사해 주고 있지 않습니까?
베데스다 연못을 떠나면 경내를 벗어나기 전에 만나는 예배당이 있습니다.
성안나 기념교회입니다.
카토릭 교회입니다.
이곳은 예수님의 어머니 마리아가 태어난 곳이라고 전해지고 있습니다.
마리아의 고향이 나사렛이 아니었던 모양입니다.
여기에서 성모 마리아의 부모인 요아킴과 안나가 살았다고 하구요,
그 사실을 기념하기 위해 마리아의 어머니 안나 기념교회를 세운 것입니다.
이 교회는 신학적인 의미보다 예배당 건물로 인해 유명합니다.
예루살렘에 있는 모든 예배당들 중 가장 공명이 잘 되는 교회로 알려져 있습니다.
누구나 들어가서 찬양을 할 수 있습니다.
물론 다른 이에게 방해가 되지 않아야겠지요.
웬만큼만 부르면 부른 노래가 그 아름다운 공명으로 황홀한 노래로 변해서 들려옵니다.
그야 말로 천사의 노래가 들려오는 것 같습니다.
그냥 갈 수 없지요.
찬양 몇 곡 불렀습니다.
[사진: 단체 찬양하는 사진 한 장만 올립니다.]
베데스다 연못 유적을 나와 조금 이동하면 비아 돌로로사를 거쳐 성묘 기념 교회로 가게 됩니다.
이 이야기는 정리되는 대로 올리겠습니다.
2013. 5. 18,
여러분의 목사 김영수.
첫댓글 베데스다 연못이 이처럼 실감나게 자상하게 기록해 주셨습니다. 감사합니다.
성안나 교회에서 찬양을 저도 한 곡 드리고 싶습니다. 비록 꺽꺽한 목소리라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