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승장엄경론 제5권
12. 술구품 ②[4]
[법의 차별]
이미 선근을 크게 기르는 것을 구하는 것에 대해 말하였으니,
다음에는 법의 차별에 대해 말하겠다.
게송으로 말한다.
구하는 법에 이른바 증장과
위의 뜻과 넓고 큼과
장애가 있는 것과 또한 장애가 없는 것과
여러 신통과
몸이 없는 것과 또한 몸이 있는 것과
몸을 얻음과 원만한 몸을 얻음과
아만이 많음과 아만이 적음과
아만이 없는 것이 있다.
[釋] 구하는 법에 열세 가지의 차별이 있다.
첫 번째는 증장구(增長求)이니, 이른바 바르게 들음으로써 믿음을 증장하기 때문이다.
두 번째는 상의구(上意求)이니, 이른바 부처님의 가까이에 있어서 법의 흐름을 받기 때문이다.
세 번째는 광대구(廣大求)이니, 이른바 신통을 얻은 보살이 구족하게 여러 부처님의 법을 멀리 들었기 때문이다.
네 번째는 유장구(有障求)이니, 이른바 처음부터 믿음을 증장하는 자이기 때문이다.
다섯 번째는 무장구(無障求)이니, 이른바 위의 뜻으로 구하는 자이기 때문이다.
여섯 번째는 신통구(神通求)이니, 이른바 넓고 크게 구하는 자이기 때문이다.
일곱 번째는 무신구(無身求)이니, 이른바 듣고 생각하는 지혜에는 법신이 없기 때문이다.
여덟 번째는 유신구(有身求)이니, 이른바 닦는 지혜에는 많이 듣고 훈습된 종자의 몸[種子身]이 있기 때문이다.
아홉 번째는 득신구(得身求)이니, 이른바 초지(初地)로부터 7지(地)에 이르기까지이다.
열 번째는 만신구(滿身求)이니, 이른바 8지(地)와 9지와 10지이다.
열한 번째는 다만구(多慢求)이니, 이른바 믿고 행하는 지(地)이다.
열두 번째는 소만구(少慢求)이니, 이른바 처음의 7지(地)이다.
열세 번째는 무만구(無慢求)이니, 이른바 뒤의 3지(地)이다.
[구하는 법의 인연]
이미 구하는 법의 차별을 말하였으니,
다음에는 구하는 법의 인연에 대하여 말하겠다.
게송으로 말한다.
색을 위함과 색 아님을 위함과
신통을 위함과 바른 법을 위함이다.
상호(相好)와 병이 나음과
자재함과 다함없는 인이다.
[釋] 구하는 법에는 네 가지의 인연이 있으니,
첫째는 색을 위하고, 둘째는 색 아님을 위하고, 셋째는 신통을 위하고, 넷째는 바른 법을 위함이다.
색을 위한다고 함은 상호(相好)의 인이기 때문이다.
색 아님을 위한다고 함은 번뇌의 병을 멸하는 인이기 때문이다.
신통을 위한다고 함은 자재한 인이기 때문이다.
바른 법을 위한다고 함은 다함없는 인이기 때문이다.
범천왕문경(梵天王問經)에서 보살이 구하는 법에 네 가지의 생각을 구족해야 한다고 하였다.
첫째는 묘한 보배와 같이 생각함이니, 그것은 얻기 어렵다는 뜻이다.
둘째는 좋은 약과 같다는 생각이니, 그것은 병을 제거한다는 뜻이다.
셋째는 재물(財物)과 같다는 생각이니, 그것은 흩어지지 않는다는 뜻이다.
넷째는 열반과 같다는 생각이니, 그것은 고(苦)가 멸한다는 뜻이다.
법은 상호를 장엄하는 인이기에 묘한 보배와 같이 생각하고,
법이 번뇌의 병을 없애주는 인이기에 좋은 약과 같이 생각하고,
법이 신통 자재의 인이기에 재물과 같이 생각하고,
법이 바른 법의 다함없는 인이기에 열반과 같게 생각한다.
[구하는 법이 멀리 분별을 벗어났음]
이미 구하는 법의 인연을 말하였으니,
다음에는 구하는 법이 멀리 분별을 벗어났음에 대해 말하겠다.
게송으로 말한다.
체가 없음과 체와 증(增)과 감(減)과
일(一)과 이(異)와 자(自)와 별상(別相)과
이름과 같음과 뜻과 같음을
분별하는 데 열 가지가 있다.
[釋] 열 가지의 분별이 있으니,
첫째는 체가 없는 분별이요, 둘째는 체가 있다는 분별이요, 셋째는 증익(增益)의 분별이요, 넷째는 손감(損減)의 분별이요, 다섯째는 일상(一相)의 분별이요, 여섯째는 이상(異相)의 분별이요, 일곱째는 자상(自相)의 분별이요, 여덟째는 별상(別相)의 분별이요, 아홉째는 이름과 같이 뜻을 일으키는 분별이요, 열째는 뜻과 같이 이름을 일으키는 분별이다.
「반야바라밀경(般若波羅蜜經)」에서 여러 보살로 하여금 이 열 가지의 분별을 멀리 벗어나게 하기 위하여 열 가지의 대치를 말씀하셨다.
체가 없는 분별을 대치하기 위하여 경에서 말씀하시기를
“보살이 있어 보살”이라고 하셨고,
체가 있는 분별을 대치하기 위하여 경에서 말씀하시기를
“보살들을 보지 못한다”고 하셨으며,
증익하는 분별을 대치하기 위하여 경에서 말씀하시기를
“사리불(舍利弗)아, 색의 자기 성품이 공하다”고 하셨고,
손감하는 분별을 대치하기 위하여 경에서 말씀하시기를
“색은 공을 멸하는 것이 아니다”라고 하셨으며,
일상(一相)의 분별을 대치하기 위하여 경에서 말씀하시기를
“색이 공하면 색이 아니다”라 하셨고,
이상(異相)의 분별을 대치하기 위하여 경에서 말씀하시기를
“공은 색과 다르지 아니하고 색은 공과 다르지 않다. 공은 즉 색이다”라 하셨으며,
자상(自相)의 분별을 대치하기 위하여 경에서 말씀하시기를
“이 색은 오직 이름뿐이다”라 하셨고,
별상(別相)의 분별을 대치하기 위하여 경에서 말씀하시기를
“색은 생도 아니고 멸도 아니며 염오도 아니고 청정도 아니다”라 하셨고,
이름과 같이 뜻을 일으키는 분별을 대치하기 위한 것이기에 경에서 말씀하시기를
“이름이라 함은 나그네를 짓는 것과 같다”고 하셨다.
그러니 이름과 같아서 뜻에도 마땅히 집착하여서는 안 된다.
그리고 뜻과 같이 이름을 일으키는 분별을 대치하기 때문에 경에서 말씀하시기를
“일체의 이름을 볼 수 없다”고 하셨다.
볼 수 없기 때문에 뜻과 같이 이름도 마땅히 집착해서는 안 된다.
[구하는 법이 큼]
이미 구하는 분별을 멀리 벗어나야 함을 말하였으니,
다음에는 구하는 법이 큼에 대해 말하겠다.
게송으로 말한다.
보살의 뛰어남과 용맹,
두 가지 구함이 진실을 얻어서
모든 세간을 수순하여
공덕이 바다와 같이 가득하다.
[釋] 구하는 법에 세 가지의 큼이 있다.
첫째는 방편의 큼이니, 가장 위의 정진으로 말미암아 세제(世諦)와 제일의제를 구함이 진실하여 전도되지 아니하기 때문이다.
둘째는 남을 이롭게 함이 큰 것이니, 세간의 의호(依怙) 지음으로 말미암아 제일의제로써 안치(安置)하기 때문이다.
셋째는 자기 이익이 큰 것이니, 일체의 공덕이 바다와 같이 가득 차고 족한 것으로 말미암기 때문이다.
「술구품(述求品)」을 마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