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찌하다가 우리가 좌경화의 길로 들어섰는가. 지금이라도 국정파탄을 규탄하는 국민궐기가 필요하다. 좌익(左翼)이 더 이상 국정을 농단치 못하게 우익(右翼)은 잠에서 깨어나야 한다.'
어째 좀 유치하지 않나? 이런 수법은 과거 독재정권 때 집권측이나 재벌에서 써먹던 낡아빠진 수법 아닌가?
'정부가 자본주의의 근간을 침식하는 체제 변혁적인 것'이라니. 제대로 시작도 못한 재벌개혁을 그만하라고 외쳐대는 요즘 한나라당의 행태와 어찌도 그리 비슷한지....
다들 신났다. 재벌·족벌언론·한나라당 등 기득권세력들은 1년여를 앞두고 있는 대선의 승리를 위해 저들만의 공화국을 벌써부터 선포하는 것 같다.
구조조정과 회사정상화를 위해 고통을 분담하며 애쓰는 노동자들의 인권이 경찰의 폭력앞에서 참담히 유린당하는 이 땅에서 '민노총이 힘을 쓰고 있어서 어느 기업도 마음대로 해고할 수 없'단다. 또 그는, 공정 거래를 요구하면서 소액주주운동을 벌이는 '참여연대에겐 `민(民)에 의한 자본의 통제'라는 무시무시한 목표가 숨어 있다'는 주장을 아무 생각없이 지껄이고 있다.
족벌신문들이 이러한 호기에 가만히 있을 위인들인가? 물론 쌍수로 환영한다. 조선일보는 '재계도 이제 할 말은 한다'는 사설을 통해 '국정기조의 이념적 성향문제를 우리 사회의 중요한 쟁점으로 부각시켰다는데 더 큰 의미를 둘 수 있'단다.
이게 무슨 말인가? 군사독재 시절에는 앞장서서 이념문제에 대해서는 말도 못꺼내게 하던 놈들이 이제는 우익들이 좌익의 지속적인 공격을 받고 있는 중이니 총궐기하자고 부추기는 일에 다름 아니지 않은가!!
부시와 고이즈미가 '우향 우'를 외쳐대니 이 땅의 기득권들은 알아서 '우향 앞으로 가'고 있는 꼴이다.
현재 지구상의 가장 똘아이인 부시를 보자. 자국 군수산업의 이익만을 위해 전세계를 새로운 전쟁시스템으로 구축하려는 야심을 버리지 못하는 저 똘아이를.
현재 미국이 패권적 군사주의 노선의 한 축인 한반도를 위시한 동북아시아의 긴장완화를 절대 원하지 않는다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오히려 얼마전 다녀간 국무장관인가를 통해 미사일방어체계(MD)의 지지를 강요하지 않았는가.
어렵게 시작한 남북협력과 냉전해체, 군축의 얘기가 오가려는 마당에 지들나라 무기 사들이라고 강짜를 부린다.
이에 우리가 해야 할 일은 무엇인가? 명확하게도 남과 북의 자주적인 협력을 통해 우리는 미국의 군사적 패권주의에 반대를 표하는 일이다.
물론 자본주의의 근간을 침식한다고 외쳐대는 저 위 수구세력의 친미 사대외교가 판치는 한 그런 반대란 어림도 없는 일이겠지만.
또 다른 똘아이 일본의 고이즈미 총리는 어떤가?
8월15일 종전기념일에 총리자격으로 야스쿠니 신사 참배, 집단적자위권 행사 검토 등의 발언을 공공연하게 하는데도 아무도 막는 일본인이 없단다. 마치 브레이크 없는 기차처럼 질주를 하고 있음에도 어느 누구도 막아서려는 사람이 없는 꼴이다. 아니, 누구고 막았다간 살해의 위협을 받을 것 같은 분위기다.
역사교과서 왜곡과 전쟁을 포기한 현행헌법의 수정을 통해 군사대국화로 나가려는 일본 우익의 망동에 우리 정부는 과연 얼마나 자주적으로 그들에게 큰소리를 쳤던가?
오히려 창씨개명을 두 번씩이나 해가며 진정한 황군이 되고자했던 독재자 '다까끼 마사오'의 기념관을 국민의 혈세로 지으려고 하는 정부와 그의 심복이 아직도 이 땅에서 대망론을 펼치고 있는 사회현실, 엔화의 강약에 울고 웃어야하는 예속된 경제현실은 우리정부가 일본에 큰소리치기는 아예 글러먹었는지도 모른다.
그나저나 이회창이 족벌언론과 손잡고 재벌을 등에 업어 내년에 권좌에 오른다면 이 나라에서 무슨 낙으로 살아갈까?
계속 우향 우만 외쳐댈텐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