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청년통일아카데미 8기 첫번째 시간 열었습니다. '요즘의 북한 : 청년세대의 문화'라는 주제로 엄현숙(북한대학원대학교 연구원) 님께서 강의해 주셨습니다. 엄현숙 님은 약 8년 동안 북에서 교원대학 교원으로 있다가 2000년 중반에 탈북하여 남에서 지내며 북한학 연구자로 남북한사회통합통일인식 관련한 연구를 하고 있습니다.
‘진나리’라는 이름으로 꾸준히 글을 써왔는데요. 진나리는 진달래와 개나리를 합친 말 입니다. 북에서 가장 빨리 피는 꽃인 진달래와 남에서 빨리 피는 개나리를 합쳤다고 해요. 남과 북이 가장 빨리 피는 꽃도 다름을 한국에 와서 알았다고 하세요. 쓴 글들 가운데에는 세 번째 대선을 앞두고 쓴 글이 있는데요(https://hani.co.kr/arti/opinion/column/793349.html)흔히 오해하기로 북에서는 선거가 없는 줄로 알고 있지만, 국호가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인 것처럼 북에서도 선거가 있답니다.
‘지식경제시대’, ‘글로벌 스탠더드’, ‘인재중시’는 남쪽에서 중요하게 여기는 개념인데요. 북에서 이 개념을 김정은 위원장 시대에 화두로 삼고 있습니다. 이 개념은 자본주의 상징과 같은 능력주의를 추구하는데요. 이로 인한 큰 변화는 ‘새로운 도시민’이라 불리는 새로이 떠오르는 층이 생겼다 할 수 있습니다. 이들은 서방의 생활에 익숙하고, 세련되고 숙련된 엘리트 들입니다. 이들은 어떤 체제의 변화가 찾아와도 살아갈 수 있는 기술을 갖고 있습니다.
이러한 새로운 층의 생성은 북이 변하고 있음을 말해주는데요. 김정은 시대에 가장 먼저 변화를 시도한 것이 교육입니다. 그동안 남과 북의 교육체계와 과정이 매우 달랐는데, 김정은 교육개혁 이후 지금은 매우 유사해졌다고 합니다. 이 변화는 세계적 추세와 비슷하고요. 스마트폰은 삶의 일상이 되었고, 유튜브 업로드 활성화, 온라인 원격수업이 활발하다고 해요. 이러한 변화 가운데에서도 1960년 후반 고착된 혁명의식 전수는 그대로 이어지고 있어요. 북에서 유명한 노래인 ‘꼬마땅크 나간다’ 노랫말이 김정은 시대에 바뀌기도 했는데요. 미국을 적화하는 표현이 사라집니다. 그래서 교육개혁을 먼저 주목했던 사람들은 2018년 김정은 위원장이 미국 트럼프 대통령을 만난 것을 여기서 이해하기도 합니다.
북에서는 능력 있는 인재를 국가에서 양성하는데요. 그렇게 능력 있는 인재 선정은 출신성분, 경제력, 학벌 등으로 판가름 납니다. 김정은 위원장 10년을 돌아보니 세계의 추세와 유사해지는 흐름에서 부각 된 능력주의는 남쪽과 유사한 모습을 보이는 것 같았어요. 이렇게 비슷해지면서도, 한편으로는 남과 북이 오랜 시간 나뉘어 살았던 문화의 차이는 여전한데요. 출중한 능력은 다름 없지만, 옷매무새를 비롯한 문화의 차이는 남북정상회담 때 함께 노래를 불렀던 비슷한 또래의 남과 북의 여성 청년들의 모습을 통해 느낍니다.
어찌보면 지금의 북과 남 공통점은 경쟁이 극심해진 사회가 된 것이 아닐까 싶었어요. 경쟁이 극심하면 상대방을 적대시하게 되고, 남쪽에서는 세대 갈등을 넘어 성별 갈등을 부추기는데요. 차이와 다름이 차별과 대립으로 가지 않고, 서로 어울리기 위해서는 일상적 만남이 많아야 하겠다 싶었습니다. 당장 서로 만나기 어렵기에 서로를 이해하는 공부가 그래서 필요하겠고요. 아무 진전 없는 남과 북의 현 상황에서 서로 살리는 만남과 교류가 많아지기를 마음 모으는 시간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