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 하나.
지수가 흐뭇하다 하는 이 글을 본다면 좀 삐치겠지만...ㅎ
잠시 전 지수 어머님께서 전화를 주셨습니다.
무서운 딸의 명령을 받고 하신 전화....
좀 강력하게 제게 항의를 해 달라는 지수의 강권이었답니다. ㅎㅎ
낮 시간에 좋은 일이 있어 이전 어린이집의 한 아버님과 통화중에 지수아빠 이야기를
하면서 조폭 스타일이란 표현을 했는데 하필이면 그 순간 지수가 주제학습 중 화장실을 가려다
제가 하는 말을 듣고 대성통곡을 하였습니다.
그 조폭이란 표현때문에...ㅎㅎ
그래서 그것을 달래느라 진땀을 흘리고 결국 주변의 분들께 보낸 문자 메시지 내용까지 보여주면서
설득을 겨우해서 돌려 보냈는데 집에가서 또 생각 해 보니 그게 많이 억울했었던 모양입니다. ㅎ
결국 지수는 엄마에게 강권 해 지수 어머님이 전화를 주시고...
덕분에 참 많이 웃었습니다.
아무튼 지수야... 미안해!!!
아마도 지수에게 아빠는 거의 신과 같은 존재인 모양입니다.
아니 어쩌면 그 이상일 수도 있겠지요.
참 많이 바쁘신 지수아빠... 그런데 지수를 통해 듣는 지수 아빠의 모습은 세상 그 어느 아버지들
이상으로 자상한 아빠임은 확실합니다.
그런 지수 아빠를 향해 조폭운운하다니....ㅠㅠ
제가 죽일 넘이었습니다. ㅎㅎㅎ
-사실 그 양반 모습은 깍두기 스타일이거든요. 다음 부터는 절대 조폭 스타일이라 하지않고
강력계 형사 스타일이라고....ㅎㅎㅎ 혹 여러분들도 보시거든 참조 하세요. ㅋㅋㅋ -
환경이 사람을 그리 만드는지 조폭들과 강력계 형사들의 얼굴이나 인상을 비교 해 보면 거의
비슷합니다. ㅎ
이야기 둘...
오늘도 장전 초등학교에 아이들을 데리러 갔습니다.
제가 약간 늦은 관계로 대부분의 아이들은 코끼리 문구 앞에서 다른 아이들을 쳐다보면서
입맛을 다시고... 여하튼 이전의 학습효과들 덕분인지 사서 먹을 엄두는 내지않는 아이들을
바라보면서 한편으로는 대견하단 생각과 또 다른 한편으로는 굳이 막는 것 보다는 그것이
정말 몸에 해로운지 아닌지 경험 해 보는 것도 좋은 일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교차시켜 보지만
그것이 나쁘다는 것을 당장 증거할 방법이 없으니...
능력이 있다면 그 문방구에서 판매하고 있는 중국산 과자류에 설사약이라도 발라 먹고 설사를
심하게 해서 고생이라도 하게하면 아예 입맛조차 다시지 않고 그리고 그 문제로 아이들이
스트레스를 받지 않을 것이 아닐까 하는 황당한 생각도 가져 봅니다.
코끼리 문구사 앞의 아이들 다섯을 한군데 모아놓고 다른 곳으로 가지말라는 당부를 한 후에
교문으로 향했습니다.
교문앞에 그제까지 같이 밥을 먹던 아이가 있더군요.
그런데 그 아이는 저를 보지 못했는지 얼굴을 돌려 제 갈길로 가 버리고....
민주를 찾는다 운동장을 한 바퀴돌고 민주가 있는 것을 확인하고 민주를 데리러 갔습니다.
그 장소에 아까 그 아이가 있더군요.
그런데 그 아이는 제가 민주를 부르자 저를 한번 힐끗 거리고는 등을 돌렸습니다.
"**아, 잘 지냈니? 너는 선생님 보고 왜 인사도 안해?"
"나 이제 아숲 안가니까 선생님도 아니잖아요."
"..................."
참 할말을 잊었습니다.
지난 한달동안 한끼 500원을 받고 꼬박 꼬박 밥을 챙겨먹이고.... 그것도 쌀을 빼고는 부식중
직접 구입한 것은 거의 유기농으로 챙겨먹였었는데 이제 학교에서 급식을 하니 더 이상 아숲에
보낼 필요가 없어 아이의 아빠가 하는 학원에 아이를 데려가면 된다 하던 그 엄마가 한 말 이상의
대답이었습니다.
그냥 돌아서 나왔습니다.
아이를 데리고 뭐라 할 일도 없고 그렇다고 아이와 싸운다는 것도 제 스스로 웃기는 일이고....
도대체가 어떻게 지금까지 아이를 키워왔길래 아이가 저 정도의 상황인지....?
참 황당함 이상으로 가슴을 꽉 막히게 만드는 그 한마디...
아숲에 가지 않으니 당신은 더 이상 나하고 별 무관한 존재란 그 한마디가 가슴을 막막하게
만드는 날입니다.
좀 더 시간이 주어진다면 그 아이의 그 마음을 돌리고 싶지만 어차피 이 아숲이 무료로 운영하는
공익기관이 아닌 다음에야 그 아이를 잡아둘 수 있는 방법이 없으니...
하지만 어쩌면 그 아이의 상황이 호전되지 않을 것이라면 오히려 그 아이가 이 아숲에서 떠남이
남아있는 아이들에게 악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란 생각을 하면 많이 다행함을 느낍니다.
아이에게서 어른이 보인다 합니다.
아이들은 자신의 주위에 있는 어른들의 행동과 말을 보고 들으면서 자라지요.
또한 그 어른들의 말과 행동을 스펀지가 물을 머금는 것 처럼 깊숙히 빨아들이면서 성장하게
됩니다.
좋은 부모가 되는 길....
특별한 것은 없지 않나 합니다.
그냥 내가 선하게 살고 그것을 자연스레 아이에게 노출 시키는 것...
내가 열심히 살고 그리고 그것을 그대로 아이가 볼 수 있게 하는 것....
...........
그렇게 하다보면 우리 아이들은 자연스레 우리들을 닮게 되어지겠지요.
그렇다면 걱정할 하등의 이유 또한 없어질 것이니...
이야기 셋...
"문석이 아숲이 재미있냐?"
"예"
"아숲에서 뭐가 제일 재미있어?"
"선생님"
"ㅎㅎㅎ 너 나 골탕먹이는게 재미있지?"
"예"
오늘 산책을 가면서 문석이와 나눈 짤막한 대화입니다.
여하튼 문석이는 저하고 쌍벽을 이루는 맞수임은 확실합니다.
저 또한 "허문석!!!" "문석아!!!" "문돌아!!!" 이 표현을 하루에 백번쯤은 해야 하루가 끝나는....ㅎㅎㅎ
여하튼 우리 아숲에서 가장 개구쟁이 짓을 하는 넘입니다.
사실 저녁시간 혼자 남아 있을때면 가장 먼저 제 머리에 떠 오르는 넘이 바로 문석이입니다.
그만큼 관심을 표시 해 주길 기대하고... 잠시 관심이 멀어졌다 싶으면 무엇인가 사고를 치든지
그것도 안되면 기어코 뒤에 살그머니 다가와 똥침이라도 놓고가서 관심을 유도하는 아이...
여하튼 이놈 덕분에 요즘 사는 재미를 느낍니다.
이따금 정말 견디기 힘든 상황에 직면하여 혼자 속을 삭이고 있다가 잠시 후 그것이 약간은
풀어질즈음 문석이가 대쉬하면서 하는 그 장난이 그 답답한 속을 풀어주는....
이야기 넷...
둘에서 끝내려 했는데 벌써 넷이네요.
여하튼 네번째 기영이 얘기로 오늘의 교사일지는 마무리 지을까 합니다.
아숲이 열리고 나서 가장 바람직하게 변화를 한 아이가 바로 기영이입니다.
초기 적응단계에서 엄청난 부적응을 경험한 아이...
김치조차 입에 대려하지 않고.... 그리고 김치를 먹을 것이라 이야기 하곤 미역국에 비벼 놓고는
그것을 버리든지 아니면 깔개 아래 숨겨 다음날 아침 청소를 할때 말라붙은 김치 양념을
떼느라 고생시키던 아이...
게임기가 달린 필통으로 아예 게임에 목숨을 건 것 처럼 행동하던 아이...
그 아이가 이제는 다른 여느 아이들처럼 아주 자연스럽게 아숲의 분위기에 동화되어
더 이상 그 존재의 유무조차 희미 할 정도로 완벽할 정도의 적응력을 보이는 기영이를 보면서
참 많은 뿌듯함을 경험합니다.
한놈 한놈의 얼굴이 떠 오릅니다.
아마 이 시간 부모님들과 잠을 두고 전쟁을 벌이고 있겠지요.
자지 않으려는 그것 때문에....
우리 아이들이 꿈에 참 예쁜 이야기들이 전개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이밤에....
첫댓글 남들은 지수 아빠보고 탤런트 재희 닮았다 그러는구만 선생님께서는 맨날 조폭스탈이라 그러시네요! 조각같은(살짝 잘 못 깎기는 했지만) 외모가 부러우심 그렇다 인정을 하실 일이지...기어이 지수 눈에서 눈물을 ㅋㅋ 지수 왈 "농담인 줄은 알지만 그래도 너무 섭섭해요~엉엉엉~우리 아빠가 어떤 아빤데..엉엉엉" 그래도 선생님은 좋으신 분이래요ㅎㅎㅎ 지수아빠도 헤어스타일을 함 바꿔 볼까나~ 강력계 형사 소린 자주 들어욧! 아~웃기다 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