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강치마 아기 소녀 친구는 각시붕어다/시/주영숙
동강치마 아기 소녀 친구는 각시붕어다
개운산 계곡 맑은 물 시냇가
동구 밖 졸졸 거린 시냇물엔 동강치마
아기 소녀 친구가 놀고 있다
동강치마 아기 소녀 어머니는 방물장수다
몇 밤이고 손꼽아 기다린 어머니 오시질 않는다
어머니가 보고 싶던 아기 소녀는
동구 밖 졸졸졸 거린
시냇물 각시붕어 친구가 보고 싶어
작은 발 동동동 거리며
앞개울 시냇가 작은 바위 돌에
동강치마 펼치며 각시붕어 부른다
아기 친구 각시붕어 쏜살같이 친구들
떼지어 몰고 와 아기 소녀와 인사를 한다
각시붕어 친구들 묘기를 부린다
튀어 오르기도
아기 소녀를 빤히 바라보며
무엇인가 인사를 한다
각시붕어 튀어 오른 물방울에
무지개가 예쁜 수를 놓으며
개울산 시냇가에 동강치마
아기 소녀는 보고 싶던
어머니를 각시붕어
묘기에 홀딱 잠시, 잊어버린다
어릴 적
5살 동강치마 아기 소녀 친구는
개울산 맑은 물 시냇가 예쁜 각시붕어다
지금쯤,
각시붕어 친구들
그곳에서 놀고 있을까
동강치마 아기 소녀 각시붕어 친구가 보고 싶었다.
사량도의 밀어/초록 이을숙
눈가 귓불에 속삭임으로
눈을 뜨게 하는 그곳
"사량도"
처얼썩
바다먹은 밀어
창 넓은 커피숍까지 흘러와
"말과 사랑이 있어요"
찻잔에 믿음과 소망을 따듯하게 타 주는
우리
거친 바다 위에 함께 탄 삶의 배에서
몸과 마음 하나로 울고 웃으며
행복의 섬 찾아가는
그대와 나...
햇살이 분홍색을 알 수 있고
하늘이 파란색을 볼 수 있습니다
(통영의 섬 사량도)
딸에게/
사랑의 여인으로 태어난 딸아!
사랑을 먼저 알고 살아라
사랑은 질긴 탯줄을 자르고도
살 수 있는 작은 숨에서 시작된다
자유를 사랑하는 사람으로 태어난 딸아!
자유를 먼저 느끼고 살아라
자유는 엄마 뱃속의 양수를 떨쳐버리고도
인생의 바다에 깊게 잠길 수 있는 여유로움에서 시작된다
일을 사랑하는 사람으로 태어난 딸아!
일을 즐기며 살아라
움직이는 일은 생명이 시작되는
작은 세포에서 끊임없이 울려대는 심장소리로 시작된다
부족함을 행복으로 채울 수 있는 사람으로 태어난 딸아!
1.5kg 칠삭둥이로 부족한 모든 것을 행복으로 기뻐 반기고
춤으로 참살이 하는 아름다운 보헤미안
꽃으로 피어나게 하여라
그리고
많은 사람을 사랑할 수 있는 일에 너의 온 마음으로 감사하여라
하느님의 모상을 닮은 너의 본모습을 잊지 말라
너는 우리의 딸이기 전에 하느님께서 사랑하신 생명이었음을 감사해라
해바라기 기름을 준비한
지혜로운 사람으로 살아가기를 기도하며
우리에게 선물로 주신 너를 감사한다
감사는 모든 삶의
모든 것이 되어주는 힘의 원천이 된다
첫 만남의 날, 사랑하는 딸, 생일 축하한다.
유치부 꼬마/동시/윤창석
주일이 되면
유치부 꼬마 둘이
3층 찬양대 연습실에 들어와
대장 장로님께 곱게 절합니다
장로님은 호주머니에
준비한 사탕을 주시면
"기도했지 성경은 읽었지"
"네"
문에 서서 바이 바이
오늘은 깜박 안 했어도
내일부터 기도할 겁니다
더 예쁜 유치부 꼬마였어요
해운대 우산 속 사랑/시/김년호
부슬비 내리는 해운대 바닷가
촉촉히 젖어가는 백사장에
연인들 발자국 하나 둘 늘어가고
불어오는 순풍은
우산 속에 포옹하는
연인들 숨소리 같구나
파도소리 철석철석 어둠이 내리고
빌딩의 화려한 불빛은
백사장을 밝힌다
깊어가는 해운대의 밤
연인들의 뜨거운 사랑
해운대 우산 속 사랑
가수/최예나
아쉬운 사랑/시/송승철
잠자던 내 가슴
살며시 비집고 들어와
천둥처럼 내 마음 흔들고
떠나간 당신이랄까
애당초 맺지 못할
사랑은 아쉬움만 더합니다
그래도
잊을 수 없어
그리움만 더합니다.
신 호/평론가 축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