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솜다리문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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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춘문예시등 감상 보편논쟁(실재론과 유명론)-개별자가 먼저일까, 보편자가 먼저일까 *너무 작은 숫자/성다영
시냇물 추천 0 조회 307 22.10.08 06:43 댓글 2
게시글 본문내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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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 작성자 22.10.08 08:04

    첫댓글 *개별이 느끼는 공포(제도, 구조, 언어 등 보편적 속성이 갖는 폭력성)
    스테이플러씨 / 2019 국제신문 신춘문예

    그는 서류들을 한 코에 제압하고 있다
    바람의 두께에 따라 뒤집어질 수도 있지만
    이미 꿰인 코는 염기서열을 갖는다.
    하얀 낱장에 뼈대를 두고 있는 얼굴들

    묶인 것으로 질서가 된 몸이지만
    위 아래 각을 맞추는 것은 복종의 의미
    자세를 낮추고 하나의 각도와 눈높이로 사열되어
    제왕의 예의를 갖추듯 손발을 맞추고 있다

    어떤 묶음도 첫장 머리에서 움직이고
    펄럭이는 팔과 다리를 갖게 된다.
    간혹 흩어질까 묶인 것들끼리 권이 된다
    날개를 갖고 있어도
    그 손에 한 번 잡히면 그만이다

    입이란 하나의 입구
    무엇이 채워졌을 때
    뜬구름이라도 소화하게 만든다
    솜사탕과 뜬 구름은 종이 한 장 차이
    단정하게 정리된 그의 입에
    꽉 물려서 봉투 속으로 들어가는 것을 본 적 있다

    흐트러진 낱장들을 함구시키며 제압하는
    따악,그 소리

    일침으로 봉할 줄 아는 그는
    서류의 제왕이다

  • 작성자 22.10.08 08:36

    *개별은 이해가 된다(둘 이상이 모이면 보편이고 붙는 것이고 닮아가는 것이고, 사물의 실재 모습이 아니다)

    너무 작은 숫자 / 성다영
    *2019경향신문 신춘문예당선작

    도로에 커다란 돌 하나가 있다 이 풍경은
    낯설다 도로에 돌무더기가 있다 이 풍경은 이해된다

    그린벨트로 묶인 산속을 걷는다
    끝으로 도달하며 계속해서 갈라지는 나무가지

    모든 것에는 규칙이 있다 예외가 있다면
    더 많은 표본이 필요할 뿐이다 그렇게 말하고 공학자는 계산기를 두드린다 없는것이나 마찬가지이지만 그렇기에 더 중요합니다 너무 작은 숫자에 더 작은 숫자를 더한다

    사라져가는 모든 것은 비유다

    망할 것이다

    한여름 껴안고 걸어가는 연인을 본다 정말 사랑하나봐 네가 말했고 나는 그들이 불행해 보인다는 말대신 정말 덥겠다 이제
    그만 더웠으면 좋겠어 여기까지 말하면 너는 웃지

    그런 예측은 쉽다
    다정 씨가 웃는다
    역사는 뇌사상태에 빠진 몸과 닮았다

    나무 컵받침이 컵에 달라붙고 중력이 컵받침을 떼어낸다

    물이 끈적인다 컵의 겉면을 따라 물방울이 아래로 모이는 동안 사람과 사물은 조금씩 닮아간다

    조용한 공간에 금이 생긴다

    되돌릴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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