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삼회 제 114차 산행기 - 금정산
2007. 4. 20일 10시 성지곡 어린이 대공원 입구
오늘의 참여자 - 손관선, 조정, 정상조, 이규상, 안혜자, 김영복, 김창길, 정경권, 현호웅,
최차랑, 백의인, 이유성, 류근모 이상 13 명.
처음 동참하신 백의인, 이유성 두 친구 반갑습니다.
등산객, 소풍 나온 학생들로 대공원 입구는 아침부터 사람들로 활기에 넘쳐있다.
학생 교육 문화 회관 벤치에서 인원 파악을 하고 목적지를 정한 다음 출발하다.
목적지는 금성동 마을 입구 버스 정류장까지.
금정산 능선의 반 정도를 걷는 것이다.
10시 15 분에 출발, 사람들로 붐비는 대로를 피하여 오른 쪽으로 꺾여 어린이 회관 쪽으로.
나무들은 연두색 새 잎을 일제히 뿜어내며 산을 연초록으로 물들이고 있다.
온 몸의 숨구멍을 열어놓고 깊은 심호흡으로 맑은 공기를 폐부 깊숙이 들이마신다.
10시 30분 어린이 회관 뒤뜰에서 발대식
산길 잘 걷는 이유성 친구를 산행 대장으로 삼아, 출발 산삼!
10시 50분에 체육공원에서 1차 휴식.
여수 정상조 친구가 재빠르게 수박을 내놓는다.
혀에 감도는 달콤한 수박 맛.
11시 15 분 고개 마루 체육공원에서 2차 휴식.
이 체육공원엔 운동 시설이 많다. 곳곳에 좋은 운동 시설들이 있으니 등산도 하고 운동도 하고 --- 그러니 근래에 국민들의 체위가 점점 향상되어 가는 것이 아닌가.
청송 정경권 친구가 홍삼당 한 개씩을 공급.
11시 25 분 - 북구와 동래구의 경계선이 있는 구민의 숲 둥근 나무 의자에서 3차 휴식.
영운 안혜자 치구가 먹기 좋게 깐 오린지를
여산 조정 친구가 초코렛을 , 청암 이규상 친구가 오이를 제공.
이렇게 충분한 중간 급유를 받은 친구들은 힘을 얻어 거기서부터는 쉬지 않고 1시간 이상을 걷게 된다.
친구들 중 누군가가 여기서부터 동문 까지를 철학의 길이라고 한다.
길이 비교적 평탄하고 왼쪽으로는 낙동강과 김해시가 언뜻언뜻 보이고 오른쪽으로는 금정구며 동래구, 남구, 수영구, 부산항까지 보며 사색에 잠겨 걸을 수 있으니 철학의 길이라 불러도 좋을 듯싶다.
퇴계 선생은 유산 (遊山) 은 독서와 같다고 하셨다. 산길을 걷는 것 자체가 마음의 수행,
지식의 수행이란 뜻이다. 선생은 청량산을 오르내리면서 철학적인 명상을 했고 도산 12곡을 썼다.
독일에 세계적인 철학자가 많은 것도 독일의 숲이 세계 최고이기 때문이란 말이 있다.
철학이 별 것인가.
친구들과 이런 저런 살아가는 이야기를 나누며 산길을 걷는 것이 바로 철학이 아닌가.
1시에 케이블카 터미널 좀 못 미쳐 너른 곳을 잡아 점심상을 펼치다.
늦게 핀 산 개나리가 울타리처럼 둥글게 공간을 만들어 주는 아늑한 장소를 태화 회장이 골랐다.
13 명이 빙 둘러 앉기에 안성맞춤이다.
김창길 친구의 화려한 밥상이 펼쳐지고 두 친구가 작은 밥상을 보태어 꽤 널찍한 상이 만들어 지니 먹음직한 음식들이 쏟아져 나왔다.
상조 친구가 복분자 술을 돌리니 백의인 친구가 매실주, 인삼주, 돼지고기 안주까지 푸짐하게 내놓는다. 신고식치고 너무 많지 않으세요? 아무튼 감사 감사! C1 소주는 누가 내셨더라?
신이 난 태화 회장님 - 잔 드세요. 자 당신 멋져! 자기 멋져! 를 연호하며 분위기를 띄운다.
두세 잔씩 알맞게 먹으니 이게 바로 약주.
노오란 개나리 울타리 속은 호텔식당 못지않은 화려한 우리들의 연회장.
술 밥 간에 배불리 먹으니 또 후식이 나온다. 영복 친구가 사과를, 차랑 친구가 토마토를, 창길 친구가 일본 땅콩을, 영복 친구가 커피를 --- ( 다 기록 할 수 없어 미안합니데이)
2시에 점심 식사를 마치고 금정산성을 따라 걷는다.
성을 따라 이어지는 길을 걸으며 조상들의 숨결을 느끼지 않을 수 없다.
금정산성은 임진왜란과 병자호란을 겪고 나서 왜적을 막기 위하여 경상감사나 동래부사들의 책임 하에 쌓기 시작하여 숙종 조에 와서 약 1.7 km 에 이르는 우리나라 최대의 석축산성이 되었다고 기록은 전하고 있다.
이왕이면 진작 쌓아서 임진왜란 때 요긴하게 썼더라면 좋았을 것을.
2시 반에 산성 마을 입구 버스 정류소에서 차를 기다리는데 봉고차가 우리 앞에 선다.
버스비만 내면 지하철역까지 모셔주겠단다. 마다할 이유가 있나.
오늘 산행에서 줄곧 일행의 앞장을 서서 등산 실력과 대장으로서의 책임감을 보여준
이유성 대장이 일행의 차비를 부담하고 오르기를 권한다. 감사 감사 합니다.
구불구불 금성동 -> 온천동 간 차로는 뱀이 기어가는 듯한 사행 (蛇行) 길.
좌우로 빽빽이 들어선 진초록, 연초록 나무들 사이사이에 개나리 연달래가 빼꼼히
얼굴을 내미는 멋진 드라이브 코스다.
싱그러운 나무 냄새가 차창으로 스며드는데 차내 스피커에서는 뽕짝이 흐른다.
송대관의 ‘정 때문에’
조승구의 ‘꽃바람 여인’
‘정 때문에’ 우리는 이렇게자주 만나고 ‘꽃바람’ 같은 상큼한 웃음을 주는 영운 친구나 적송, 물순이 같은 여자 친구가 있어 만남은 더욱 화기애애한 것이다.
3시경 온천장에서 헤어지다.
오늘 보행 시간은 10시 15분부터 2시 30분 까지니까 4시간 - 점심시간, 중간 휴식시간을 빼면 약 3시간은 족히 걸었다.
병풍사 옆길이 좀 가팔랐기 때문에 땀도 좀 났으니 걸을 만치 걸었다고 할 수 있다.
다음 27일은 중앙동 역 10십니다.
피난살이 애환이 서린 40계단과 그 기념관 - 백산 안희제 기념관 - 부산 역사 기념관 - 용두산 공원 - 성 박물관으로 이어지는 테마가 있는 시내 기행이 되겠습니다.
점심은 자갈치 시장에서.
그럼 그 때까지 안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