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뇨병! 알아야 이길 수 있다.
진주소씨 능성공파 45세손 소정영
1.당뇨병! 나 자신과의 싸움!
전국에 계신 진주소씨 종친 일가님께 인사 올립니다.
저는 평생 동안 초등교육에 종사하다가 2006.2월말로 서울홍제초등학교에서 정년퇴임을 한 능성공파 45세손이옵니다. 그런데 저를 알고계신 종친 일가님들께서는 제 이름 석자만 들어도 “아! 그 사람! 당뇨병 걸린 사람!” 이라고 익히 알고 계실 정도로 당뇨병은 제 이름을 대신 할 만큼 저와는 가까운 사이가 되었기에 지면을 통해서라도 당뇨병과의 깊은 인연을 맺게 된 경위의 이야기와 지금까지도 당뇨병과의 인연의 고리를 끊지 못하고 살고 있는 사람으로서 제가 알고 있는 당뇨병에 대한 얇은 상식이라도 우리 진주소씨 종친 일가님들께 알려드리는 것이 현대병이라고 할 수 있는 당뇨병에 대한 예방과 치료에 도움이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서 이 글을 쓰게 되었음을 말씀드리면서 제가 겪고 있는 당뇨병에 대한 이야기를 시작하겠습니다.
그러나까 지금으로부터 25년전 광주산수초등학교에서 근무하고 있었을 때 였습니다. 여느 때와 마찬가지로 나는 아침에 출근하자마자 교무실에서 시원한 냉수 한잔을 맛있게 먹고 있었는데 교감 선생님께서 “소선생! 자네 요즘 무슨 약을 먹고 있는가? 자네 술도 별로 먹지 않는 사람이 왜 그렇게 아침마다 물을 많이 먹제? 자네 혹시 당뇨병 아니여?” 라고 말씀하시었다.
“아니. 나와 같이 체중이 없는 사람도 당뇨병이 있답니까?”
“이 사람 보소! 뚱뚱한 사람만 당뇨병 있당가? 얼른 양호 선생님한테 가서 물어 봐!”
라고 일러 주시었다. 그 말씀을 듣고 난 후 나는 가슴이 철렁했다. 즉시 양호실로 가서 양호 선생님께 내 이야기를 물어보았다.
“그렇게 물이 맛있고 또 많이 잡수시면 당뇨병이 의심이 됩니다. 병원에 가서 진찰 한번 받아보시는 것이 좋을 것 같에요.” 라고 하면서 교감선생님과 같은 얘기를 하였다.
그 날 학교에서 퇴근하고 집에 돌아온 즉시 학교에서 있었던 이야기를 아내에게 들려주었다.
“빨리 병원에 갑시다. 정말 당뇨병이 수상한 것 같네요. 물을 먹어도 어느 정도이지 시도때도 없이 그렇게 물을 많이 먹는 사람이 어디 있어요.” 하면서 병원에 가기를 독촉했다.
그렇게 해서 동네에 있는 내과 병원을 찾아갔다. 의사 선생님이 내 이야기를 듣고 난 후 진찰을 하고 소변 검사를 하더니
“당뇨병이 상당히 심한 것 같습니다.”
하면서 먹는 약을 지어 주었다. 하늘이 무너지는 청천병력 이었다. 전혀 생각해 보지도 않았던 당뇨병에 걸렸다는 사실에 어안이 벙벙했고 믿어지지도 않았다. 다음날 아침 학교에 가서 양호 선생님한테 어제 병원진료에 대한 경과 이야기를 했더니 당뇨병 전문 병원을 안내해 주었다. 전남대학교 의과대학 부속병원에서 내분비과장으로 재직하고 있는 이태희 박사님이 운영하는 광주의원으로 가면 좋을 것 같다는 말씀과 함께‥‥
다음날 광주의원으로 가서 당뇨 검진을 받았고 결과는 당뇨병이 상당히 오랫동안 진행되었다고 했다. 그리고 정기적으로 병원에 나와서 검사를 받고 약을 먹고 식사 조절을 해야 하고 운동요법을 병행해야 하고 등등 당뇨관리에 대한 안내를 해 주었다.
정말 어처구니가 없었지만 현실은 어쩔 수가 없었다. 이때부터 당뇨병과의 싸움은 시작되었다. 그리고 지나버린 세월을 가만히 생각해보니 당뇨병이라고 진단을 받았던 2~3년 전부터 유난히 밥맛이 좋아 끼니때마다 정말 맛있게 밥을 먹었는데도 오히려 체중은 줄어들고 체격은 야위어 지기만 했을 뿐더러 물이 너무도 먹고 싶어 매시간 마다 물을 먹었던 것이 결국 당뇨병에 걸렸다는 것을 말해주고 있었는데도 내가 그것을 알아차리지 못했던 것이다.
이제부터 당뇨병이라는 힘겨운 상대와 싸워나가야 함은 나의 피할 수 없는 운명이 되었다.
“어떻게 내가 이 힘겨운 상대와 싸워서 이길 수 있을까?” 를 생각해 보면서……그러나 당뇨병을 이기는 길은 오직 내 자신과의 싸움에서 이길 수 있는 신념이 필요하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고 꼭 이기겠다고 다짐했던 기억이 엊그제 같은데 벌써 30여년이란 세월이 훌쩍 지나고 있으니 옛 선인의 말씀처럼 정말 세월은 유수와 같이 빠르고 또 빠르나 봅니다.
2.당뇨병이란 어떤 병인가?
사람이 생명을 유지하고 활동하기 위해서는 에너지를 필요로 하는데 그 에너지를 발생시키는 가장 중요한 영양소가 포도당이다. 섭취한 음식물은 소화기관을 통과하는 동안에 포도당으로 변해서 우리 몸을 돌고 있는 혈액 속으로 들어가 수십억 개로 이루어진 세포 속으로 들어가서 에너지로 변하게 되는데 이때 포도당이 세포내로 들어가지를 못하고 혈액 속에 머물러 있는 상태를 당혈(糖血)이라고 하며 이 당혈(糖血)이 소변으로 빠져 나온다고 해서 당뇨병(糖尿病)이라고 한다.
3.나도 혹시 당뇨병?
음식물 섭취를 통해서 얻어진 당분이 세포 속으로 들어가지를 못하고 소변으로 빠져나오는 현상이 계속되는 증세를 당뇨병이라고 하는데 그렇다면 당분이란 무엇이고 우리 몸에서 어떤 역할을 하는 것일까?
당분은 포도당을 말한다. 이것은 가장 작고도 단순한 당 분자이다. 우리의 몸 세포는 이 포도당을 에너지원으로 사용한다. 자동차나 비행기가 움직이려면 휘발유라는 연료가 필요한 것처럼 포도당은 우리 몸의 연료이다. 포도당은 우리가 움직이고 생각을 하는데 꼭 필요한 에너지이며 우리가 하는 거의 모든 일에 힘을 준다. 그런데 바로 이렇게 중요한 포도당이 우리 몸속으로 들어갈 수 없다면 세포는 기본적인 연료가 부족하게 되고 힘을 낼 수 없게 된다. 그래서 곧 피곤해 지고 정신이 혼미해지면서 의식을 잃기도 한다.
한편 근육세포 속으로 들어가지를 못한 포도당은 혈액에 쌓여 농축되어 가는데 혈액속의 포도당 농도가 올라가면 혈액이 끈끈해지고 탁해 지는데 혈액이 탁해지면 혈액이 우리의 몸을 순환하는데 지장을 받게 되고 아울러 모든 신진대사가 장애를 받게 된다. 이렇게 되면 우리의 몸은 자동조절 시스템이 신속히 작동하여 혈액 속에 머물고 있는 너무 많은 당분을 빠르게 소변으로 배출시켜 혈액을 본래의 상태대로 묽고 맑게 해 주는데 이로 인한 수분 부족으로 물을 자주, 그리고 많이 마시게 되고 배고픔을 느끼게 된다.
배가 고프다는 것은 세포에 에너지가 부족하니 영양소를 빨리 보충 해 달라는 신호인데 이 신호를 받은 우리의 몸은 음식물을 가능한 많이 먹게 되고 많이 먹은 만큼 포도당도 많이 만들어져서 혈액 속으로 용해되어 들어가지만 문제는 혈액 속으로 녹아들어간 포도당이 세포 속으로 들어가려면 인슐린이라는 효소가 필요한 양만큼 충분히 공급되어야 하는데 인슐린의 양이 부족하다보니 소화기관에서 아무리 많은 포도당을 만들어 공급을 해 주어도 정작 필요한 세포들은 공급을 받지 못하는 악순환이 계속되어 우리의 몸을 지탱하고 있는 수십억 개의 세포들은 또다시 에너지가 부족하여 심한 기근상태(饑饉狀態)로 빠져들게 되는데 이렇게 악순환이 반복되면서 합병증에 이르게 되는 증상을 가리켜 당뇨병의 3多현상 즉 다음(多飮) 다뇨(多尿) 다식(多食)의 증상이 나타나게 된다. 만약 나의 몸이 이와 같은 증세에 이르게 되었다면 나는 틀림없는 당뇨병환자라고 해야 하지 않겠는가!
4.당뇨병의 종류
당뇨병은 특정 원인인자 또는 췌장질환이나 호르몬 질환 등 특별한 질환에 의해 발생하는 당뇨병이 있고, 평소에는 당뇨증세가 없었는데 임신 중에만 나타나는 임신성 당뇨병이 있기는 하지만 크게 나누어서 인슐린주사를 맞아야 되는 제1형 당뇨병과 인슐린주사를 맞지 않아도 치료가 가능한 성인병당뇨인 제2형 당뇨병으로 나눌 수 있다.
제1형 당뇨병은 우리 몸에서 필요한 인슐린이 절대적으로 부족해서 생긴 당뇨 증세를 말하는데 소아당뇨나 체중이 비교적 야윈 상태이면서 당뇨증세가 나타나는 사람들의 경우에서 많이 볼 수 있는데 자체적으로 생산하는 인슐린의 양이 절대적으로 모자라기 때문에 인슐린주사를 맞아야 하는 인슐린의존성을 보이는 경우가 대체적인 현상이라고 할 수 있으며, 제2형 당뇨병은 인슐린의 양이 상대적으로 부족하여 나타나는 당뇨병으로서 인슐린을 주사하지 않고 식이요법 운동요법으로도 극복할 수 있으므로 인슐린 비의존형 당뇨병이라고도 한다.
당뇨병 환자의 거의 90%이상이 제2형 당뇨병에 속한다고 할 수 있는데 제2형 당뇨병 환자의 일반적인 특징은 표준체중보다 더 살이 찌고 무거워져서 나타나는 경우가 대부분이므로 식이요법 운동요법을 통해서 본인의 체중을 표준체중에 가까워지도록 다이어트를 병행하면서 당뇨관리를 한다면 당뇨증세가 없어지고 당뇨병을 극복할 수 있다고 한다.
5.당뇨병의 치료(관리)
당뇨병의 치료목표는 높아진 혈당치를 정상에 가깝도록 조절하고 여러 가지 대사 장애와 이에 따른 합병증을 예방하거나 지연시키는 것이다. 당뇨병 치료를 위한 4대 요법은 식이요법, 운동요법, 약물요법, 인슐린요법이 있는데 가장 중요한 것은 당뇨병치료에 도움이 되도록 생활습관을 바꾸어서 식이요법, 운동요법을 바르게 실천하고 더 나아가 약물요법과 인슐린요법을 통해서 당뇨병을 극복해 나가려는 자신과의 싸움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런데 우리나라 당뇨병환자의 약 60%는 자신이 당뇨병이라는 것을 모르고 지내다가 합병증이 온 후에야 비로소 당뇨병에 걸렸음을 알게 된다고 하니 이번기회에 자신의 건강을 스스로 체크 해 보는 기회가 되었으면 좋겠다.
(1)식이요법
식이요법의 가장 기본적인 것은 일정한 식사량, 균형된 영양소 섭취, 규칙적인 식사시간 등의 세 가지 요소가 가장 중요하다. 당뇨병 치료를 위한 기본 목표는 첫째로 혈당치를 정상수준으로 유지하는 것인데 일상적인 활동을 할 때는 표준체중을 기준으로 1일 체중 1㎏ 당 30kCal가 적절하며 체중감소를 목표로 할 때는 25kCal로 제한하면 좋다고 한다.
표준체중(Kg)=<키(㎝)-100>×0.9
▶키가 160㎝인 사람의 경우를 예를 든다면
(160 - 100) × 0.9 = 54㎏
♣ 54×25kCal〓1,350kCal/일 : 가벼운 활동을 할 때
♣ 54×30kCal〓1,620kCal/일 : 보통 활동을 할 때
♣ 54×40kCal〓2,160kCal/일 : 힘든 활동을 할 때 |
(2)운동요법
당뇨병을 치료하고 관리하는데 있어서 운동요법은 식이요법과 더불어 매우 중요하다. 운동은 에너지 소비를 증가시켜 식이요법의 효과를 증진시키고 혈당을 낮추어 주어 당뇨병의 합병증을 예방하고 정신적 육체적 스트레스도 해소시켜 준다. 따라서 저열량식도 중요하지만 열량부족으로 인한 영양부족도 극복할 수 있고 체내 근육조직도 보존할 수 있어 운동요법이 매우 효과적이다.
운동은 심한 운동보다 가벼운 운동이 더 좋다고 한다. 그 이유는 강도 높은 운동에 소모된 열량은 주로 근육에 저장되어 있는 글리코겐(탄수화물)으로부터 공급받는 반면에 중간이하 정도의 지구력 운동에 소모되는 열량은 피하지방에서 공급되기 때문이다.
운동의 종류는 몸과 팔다리를 활발히 움직이는 유산소운동을 하되 각자의 능력이나 취미에 따라 가벼운 운동부터 시작하는 것이 좋다. 유산소운동인 걷기 자전거 타기 등 전신운동을 식후에 시작하여 30분~1시간 정도 하는 것이 좋으며 운동의 강도는 등에서 땀이 촉촉하게 나는 정도로 1시간에 열량이 300kCal 이상 소모되는 정도가 좋다고 한다.
(3)약물요법
당뇨병을 치료하고 관리하는데 식이요법과 운동요법을 아무리 열심히 해도 혈당조절에 한계가 있을 때는 약물을 복용해서 혈당치를 내려주어야 하는데 이때 먹는 약물을 가리켜서 경구혈당강하제라고 한다. 약물요법이라고 하지마는 유감스럽게도 나빠진 췌장을 근본적으로 고칠 수 있는 것은 아니고 약은 높아진 혈당치를 낮춰서 정상혈당으로 조절하기 위해 사용하는 것이다. 즉 증상이 더 나빠지지 않도록 하기위해 사용하는 것이다. 게다가 치료의 기본은 어디까지나 식이요법과 운동요법이다.
약물요법이 필요한 사람은 식이요법과 운동요법을 열심히 하는데도 효과가 없는 사람에 한한다. 또 약물요법을 시작했다 하더라도 식이요법과 운동요법으로부터 해방되는 것은 아니다. 약에만 의존해서 식이요법과 운동요법을 소홀히 하면 그 효과가 별로일 뿐 아니라 오히려 병이 악화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증세가 가벼울 때는 식이요법과 운동요법을 잘 함으로써 충분히 혈당치를 조절 할 수 있는데 당뇨병이 조금 오래토록 진행되다보면 약물요법인 경구혈당강하제를 복용을 해야 혈당조절이 가능해지는데 그럴 때에 비로소 약물을 복용해야 할 필요가 생긴다.
(4)인슐린요법
약물요법인 경구혈당강하제는 우리 몸에서 인슐린을 만드는 췌장을 자극해서 인슐린분비작용을 촉진시켜 주지만 인슐린분비 자체가 거의 없는 인슐린의존형당뇨병(제1형당뇨병) 환자에게는 인슐린을 직접 보급 할 필요가 있다.
당뇨병의 정도가 심하지 않은 성인 당뇨병환자에게는 인슐린의 주입이 필요하지 않지만 소아당뇨나 제1형 당뇨인 경우에는 인슐린을 반드시 주사해야 하며 사용하는 인슐린의 양과 종류는 의사의 처방에 따라서 결정하면 된다.
(5)당뇨성 혼수와 저혈당증
당뇨병환자에게 인슐린의 부적절한 치료로 인하여 생명의 위협을 초래하는 현상이 이따금씩 나타날 수 있는데 당뇨성 혼수와 저혈당증이 바로 그것이다.
▶당뇨성 혼수 : 당뇨병이 급격히 악화되어 혈당이 지나치게 높거나 반대로 지나치게 낮아지면 의식장애를 일으키고 혼수상태에 빠지게 된다. 그러므로 당뇨병환자는 항상 당뇨환자증명을 휴대하여 의식을 잃을 경우 즉시 병원으로 옮겨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저혈당증 : 저혈당증은 인슐린이나 경구혈당강하제를 과다하게 사용한 경우, 제 시간에 식사를 하지 못한 경우, 또는 심한 운동을 한 경우에 혈당이 정상 이하로 갑자기 떨어질 때에 나타난다. 당뇨병 환자는 이러한 상황에 대비하여 사탕이나 설탕물 과일쥬스 등을 마시게 해야 한다. 혼수상태로 의식이 없을 때는 즉시 병원으로 옮겨 포도당 주사를 맞도록 해야 하며 저혈당증이 발생되지 않도록 주의를 하고 스스로가 저혈당증에 익숙하게 대처할 수 있어야 한다. 그런데 거의 대부분의 사람들은 저혈당증이 왔을때 자각증세가 있다고 하고 또 꼭 있어야하는데 나는 그 중요한 자각증세를 느끼지 못하여 나도 모르게 저혈당증에 빠져들곤 할 때를 수 없이 겪으면서도 지금까지 이렇게......
6.당뇨병! 내게 너무 큰 시련이!
나에게 당뇨병이 있음을 알게 된 때는 1985년 광주산수초등학교에서 근무하고 있었을 때였는데 서울로 전입하여 1년여가 지나고 있을 때부터 당뇨관리에 문제가 생기기 시작했다. 당뇨병으로 판정된 뒤부터 곧바로 먹기 시작했던 다오닐(경구혈당강하제)이라는 약을 처음에 먹었던 양보다 6배를 더 많이 먹어도 혈당관리가 되지를 않고 계속 고혈당이 지속되면서 당뇨병의 전형적인 특징이라고 할 수 있는 3多현상이 나타나면서 체중은 몰라보게 줄어들고 있었다.
“어떻게 할까?”
여러 가지로 고민을 하고 있었는데 그때 마침 “당뇨병 관리는 이렇게” 라는 제목으로 연세대학교 세브란스병원 내분비과 과장인 허갑범박사(나중에 김대중 대통령의 주치의가 됨)님의 글이 한국일보에 보도되었다. 그 글을 보니 나의 경우는 먹는 약보다 인슐린주사를 맞아야 할 것 같았다. 그 때 나는 서울대학 병원으로 1개월에 한 번씩 나가서 진료를 받고 있었는데 담당의사에게 진료를 받으면서 신문에 보도된 내용과 나의 경우를 문의하였더니 “정말 좋은 질문을 하였습니다. 선생님의 경우는 반드시 인슐린을 맞아야 할 것으로 판단됩니다.” 라고 하면서 병원에 입원을 해서 인슐린주사를 맞는 방법을 배워야 한다는 것이었다. 그렇지만 아무리 의사의 권유가 있다하더라도 인슐린주사를 맞는다는 것은 그렇게 쉬운 일이 아닐 것 같았고 또한 용기도 나지 않았다.
그리고 또 몇 달이 지나고 있었다.
“선생님! 요즈음엔 건강이 어떻습니까? 너무나 많이 야위었습니다.”
“그렇습니까? 학년 초 때 보다 더 야윈 것 같습니까?”
“그럼요. 학년 초에 보았을 때 보다 얼굴이 많이 수척 해 졌습니다.”
라고 하면서 함께 있었던 모든 동료 선생님들이 걱정을 해 주었다.
그래. 의사선생님 말씀대로 아무래도 입원을 해서 인슐린 주사를 맞는 것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을 굳히게 되었고 아내에게 나의 뜻을 말하고 즉시 입원 수속을 밟아 병원에 입원하게 되었는데 그때 내가 입원했던 병원은 서울대학병원 제9병동에 입원하게 되었는데 들어가서 보니 그곳은 당뇨병 환자들만 입원되어 있는 당뇨 전문 병동이었다.
“오늘부터 인슐린주사를 맞게 되는데 인슐린을 맞는다고 해서 혈당관리가 저절로 잘 되는 것은 아닙니다. 식사량을 알맞게 먹어야 하고 식후에는 반드시 가벼운 운동이나 산책을 해야 하고 특히 저혈당에 빠지는 일이 없도록 조심해야 합니다.”
담당 간호사가 설명해 주었지만 그때 당시에는 그런 말이 별로 가슴에 와 닿지를 않았다.
“저혈당이 어떤 증상이길래 특별히 조심을 해야 한다고 할까?”
그렇게 생각하면서 동료 환자들의 건강상태, 식사습관, 그밖에 알아야 할 것은 어떤 것들일까? 를 생각하면서 입원했던 첫날을 보내고 있었다.
의사 선생님이나 간호사에게 배운 것 보다 동료 환자들의 생활 모습을 보면서 배우고 익히는 것이 오히려 더 유익 할 것 같아서 늘 이곳저곳 여러 병실들을 살펴보고 있을 때였다.
다리를 절단한 사람, 눈이 실명되어 앞을 보지 못한 사람, 신장이 나빠져서 피 투석을 하는 사람‥‥
너무나 끔직한 장면들이 내 눈앞에서 펼쳐지고 있었다. “당뇨병이 이렇게 무서운 병이었던가?”
하고 새삼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당뇨 관리를 잘못하면 이렇게 된다는 말에 가슴이 철렁함을 느끼면서……
같은 병실에 입원하고 있었던 나이가 50대 정도로 보이는 환자에게 문병객이 몇 사람 찾아왔다.
“박선생님! 빨리 회복하셔서 학교에 나오시면 좋겠어요. 아이들이 박선생님 오시기를 손꼽아 기다리고 있습니다.”
그분들의 대화 내용 중의 일부분이다. 듣고 보니 그분은 틀림없이 초등학교 선생님인 것 같았고 다음날부터 나는 그분과 자연스럽게 가까워졌다. 짐작했던 대로 그분도 초등학교 교사였으며 나 또한 초등학교 교사였으니 저절로 두 사람은 병원 생활을 하면서 허물없는 가까운 사이가 되고 있었다.
“소선생님! 인슐린을 이제 처음 맞기 시작해서 아직은 잘 모르시지만 저혈당! 저혈당! 조심 또 조심해야 해요. 정말 저혈당이란 말만 들어도 지긋지긋 합니다.”
박선생님 부인께서 해주신 말씀이었다.
이렇게 해서 인슐린과 저혈당이란 낱말은 내 머리 속에 무거운 짐이 되어 자리 잡게 되었고 박선생님 부인께서 내게 알려 주신대로 저혈당 때문에 죽음의 고비를 몇 번씩이나 넘기면서 정말 많은 시련을 겪으면서도 아직까지는 합병증이 없는 상태에서 그때(1988년)부터 매일 아침 하루에 한 번씩 맞기 시작한 인슐린 주사는 지금까지도 계속하면서 당뇨병이란 힘겨운 상대와 싸우고 있는데 인슐린주사를 맞으면서부터 수없이 찾아온 저혈당증 때문에 지면으로는 다 쓸 수 없을 정도로 수많은 시련들이........
2009. 11. 29 / 소정영 拜
![](https://t1.daumcdn.net/cfile/cafe/203A99154B5C57A5E6)
첫댓글 엊그제 학교 가정시간에 당뇨병에 대해 자세한 설명을 들어서인지 이 글에 자연스럽게 손이 갔습니다. 관리를 잘 하지 않는다면 정말 큰 일 날 수도 있는 병이군요..종종 밥 먹고 난 뒤 학교 매점에서 친구들과 아이스크림,과자를 사먹곤 하는데 이런 행동 자제해야 될것같아요.. 선생님께서 이렇게 오랜시간 병마와 싸워오셨다는 걸 몰랐습니다...선생님께서 그동안 겪어왔으셨을 고통을 제가 어떻게 짐작이나 할수 있을까요...선생님 항상 힘내세요!!!!!
상지가 다녀갔구나! 상지야 반갑다.선생님은 용강초에서 근무 할 때 4학년 꼬마 상지의 모습이 그려지는데 지금은 고등학생이 되었으니 그동안 세월이 많이 흘러갔나보구나! 상지야! 상지는 열심히 공부해서 우리나라 대한민국에 꼭 필요한 인재가 되어줄 것을 소망한다. 상지는 충분히 그럴 수 있을거라 확신한다. 상지야 안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