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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보/마케팅 관련글들 스크랩 문화 마케팅의 힘 (박중곤/논설위원)
shopy 추천 0 조회 27 08.12.03 09:52 댓글 0
게시글 본문내용

  박중곤 논설위원

프랑스의 향수와 와인은 일종의 문화상품들이다. 각 제품마다 스토리(이야기)를 담고 있고 ‘문화의 옷’을 입고 있다. 예를 들어 향수의 고전이 된 니나리치사의 〈레르 뒤 땅〉은 평화와 자유를 상징하는 스토리에 힘입어 요즘도 전 세계에서 1초에 한병꼴로 팔린다. 문화 마케팅의 힘을 실감할 수 있는 사례다. 덕분에 이 향수의 원료인 장미·재스민·라벤더 등을 재배하는 남프랑스 화훼농가들의 수입이 쏠쏠하다.

프랑스 와인에는 수많은 포도 주산지의 문화유산과 빈티지 등의 스토리가 담겨 있다. 세계인들이 와인의 맛과 문화적 숨결에 열광해 한병에 천만원을 호가하는 제품도 출시된다. 프랑스 와인은 연간 7조원어치가 수출된다. 장인의 비법과 오랜 전통 및 고유문화가 밀어올린 힘의 결과다. 일본의 스시(초밥)도 다르지 않다. 일본 스시 명인들은 스시를 “가슴으로 만든다”고 말한다. 예술작품을 빚듯이 만들어 고객을 감동시킨다. 하늘이 내린 식재료의 맛과 인간의 미적 감각이 조화를 이룬 음식이다. 한때 서양인들에게 야만적 음식으로 취급받았지만 최근에는 비만을 걱정하는 참살이(웰빙) 유행에 힘입어 미국과 유럽에서 인기다.

미국의 저널리스트 사샤 아이센버그는 〈스시 이코노미〉란 책에서 스시를 ‘20세기 문화의 상징물’로 표현했다. 이렇듯 스시는 세계화의 또 다른 이름이 됐다.

이들 상품이 대중화돼 세계시장을 석권하기까지는 단순히 문화 마케팅만이 주요 역할을 한 것은 아니다. 오랜 세월에 걸친 정부의 재정적 지원이 큰 뒷받침이 됐다. 스시는 일본 정부가 서양인의 입맛을 사로잡기 위해 수십년 전부터 각종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지금도 전 세계 12억명에게 이를 즐겨 먹게 하겠다는 장기 계획 아래 다각도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와인과 향수에 대한 프랑스 정부의 집착도 일본 못지않다. 이들의 공통점은 문화 마케팅에 대한 정부와 업계의 관심이 남다르다는 데 있다.

우리의 경우를 보자. 우리에게도 농업·농촌을 기반으로 한 문화상품들이 적지 않다. 각종 김치와 장류·고려인삼·삼계탕 등이 대표적이다. 그런데 세계시장에서 이들 농식품의 위력은 어떤가. aT(농수산물유통공사)에 따르면 김치는 무역 적자가 매년 증가하는 추세다. 장류와 인삼 등도 세계시장을 석권하기는커녕 수출이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최근 방한한 미국의 저명한 미래학자 롤프 옌센이 한 컨퍼런스에서 “김치에도 스토리를 접목해 프랑스 와인처럼 마케팅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이런 지적이 외국인에게서 나왔다는 점이 아이러니하다. 김치를 단순한 부식 정도로 여기고 거기에 문화적 숨결을 제대로 불어넣지 못한 우리를 돌아보게 한 말이다. 김치에도 특정 지역에서 특정 장인이 만들었고 어떤 비법을 사용했다고 밝히는 등 스토리를 집어넣어 높은 값에 팔 생각을 할 필요가 있다. 장류와 고려인삼도 다를 바 없다.

다행히 우리나라에도 이효석의 명작소설 〈메밀꽃 필 무렵〉을 활용해 성공한 강원 평창이나, 매화꽃축제로 성공한 전남 광양 청매실농원 등 지역 혹은 농가 단위로 문화 마케팅에 성공한 사례들이 나타나고 있다.

이들처럼 농가 단위든 아니면 지자체나 중앙정부 차원이든 문화 마케팅에 역량을 집중해야 할 시기다. 문화와 경제가 만나 새로운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컬처노믹스(Culturenomics)’를 모르고는 성공하기 힘든 시대가 도래했다.

 

 

 

 

출처 : 농민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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