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7동기 여러분!
오랜만에 인사합니다.
그동안 무탈하게 잘 지내시리라 믿습니다.
겨울은 늘 추운거지만 나의 지난 겨울은
유난히 더 춥게 느껴졌습니다.
구안와사(안면근육마비)라는 이름도 요상한 몹쓸 병에 걸려
두 달 가까이 고생하다 이제 겨우 거의 회복되었습니다.
입과 눈이 불편하니 먹고 말하기가 영 불편하고
세수나 양치하는 것 조차 어려웠지요.
병이 찾아온 초기에 손을 써야 했는데 설날 연휴가
겹쳐서 실기하는 바람에 치료하는데 조금 시간이 걸렸습니다.
몸이 불편하니 만사가 귀찮고 사람을 만나기도 싫었는데
새삼 인생사 모든게 건강이 제일이구나라고 느끼게 됩니다.
사랑하는 77동기 여러분 모두 건강하게 지내길 기원합니다.
대부분의 동기들이 별로 관심이 없는 일이지만
어제 저녁에 공군회관에서 공군 학사장교회 창립12주년을
기념하고 학사장교회 회장을 선출하는 총회가 있었습니다.
안병만 전 교육인적자원부 장관이 5,6대를 연임하고 물러나서
이번에 7대 회장을 뽑는 자리였습니다.
약 300명의 회원들이 모여 투표를 했는데
73기 김호연(빙그레회장 한나라당 의원)선배가
임기 2년의 신임회장으로 당선되었습니다.
그동안 40-50대 기수 선배들이 회장을 해왔는데
70대기수가 회장이 되었으니 학사장교회가
더욱 젊고 활기찬 모임이 되길 기대해 봅니다.
우리 77동기는 엄달호동기와 나
두 명만 참석했습니다.
엄달호동기와 같이 앉은 테이블에
있던 78기,80기,84기 후배들이 농담삼아
말로만 듣던 "전설의 77기 선배들"만나서
영광이라며 기념사진을 찍기도 했습니다.
어제 모임에서 후배들로 부터 김경식동기가 주 쿠웨이트대사로
나간다는 소식도 들으며 비록 보잘것 없이 작은 사업을 하는
사람이지만 "전설의 77기"의 일원이란 사실이 한없이
뿌듯한 기분이 들었지요.
"전설의 77기"가
승승장구 하는 소식을 전하는 나는 마냥 행복합니다.
7월 7일 까지는 아직 많은 날이 남았지만
그 이전에라도 가끔씩 동기소식을 전할 생각입니다.
길고 추웠던 겨울이 지나고 따뜻한 봄이
우리 곁에 어느새 와 있습니다.
내일이면 춘분이니 낮은 점점 길어지겠지요.
근육마비를 겪으며
지진해일을 지켜보며
그저 멀쩡히 살아 있음에 누군가에게
고마와 합니다.
이렇게도 아름다운 세상
잊지 않으리라던 노래가
생각나는 밤입니다.
"연병장으로 가는 길목에 서 있는
수수꽃다리 나무
하늘색 꽃이 피고
식당건물 외벽을 덮은
담쟁이 덩쿨 파랗게 변할때면
그대에게 가까이 갈 수 있을까요..."
수양록을 다 채우지도 않고 연애편지부터 쓰던
나를 눈감아 주던 오리 구대장님 고맙습니다.
잊을 수 없는 침상3선의 기억을
공유하는 내 사랑하는 77동기들
모두 건승하길 바라며...
77기 김영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