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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학교를 말한다
풍물로 교하 땅을 적시다. - 交河中 - 2005.5.26
한강과 임진강이 만나는 둔치를 바라보는 지점에 위치한 交河中學校는 전교생이 65명인 소규모 학교이다. 들어가는 교문이 학교 뒤에 위치하여 다른 학교처럼 교문에 들어서면 삭막한 학교 건물만 눈에 들어오는 여타 학교와는 달리 나지막하면서도 시원스레 펼쳐진 산세가 한 눈에 들어오는 그야말로 대자연의 숨결이 물씬 풍긴 그런 학교이다. 라일락과 아까시아, 밤꽃 향기가 교정 가득히 맴돌 때면 학생들은 천연 잔디구장에서 마음껏 밝고 환하게 뛰논다. 그 모습은 한 폭의 풍경화요, 동양화가 되는 곳이다.
요즈음 신문 방송에서 연일 보도되는 학교 폭력, 왕따, 흡연, 비행 청소년 문제 등은 찾아 볼래야 찾을 수 없는 교육 현장의 낙원이다. 이렇게 티 없이 맑고 고운 학생들과 차분하고 친절한 교장선생님, 다정다감한 교감선생님, 소박하면서도 멋진 여덟 분의 선생님들이 함께 엮어가는 일상은 도회지에서 느낄 수 없는 잔잔하면서도 화기애애한 분위기로 초록으로 물든 자연과 함께 어우러져 살아가는 곳이다. 규모는 작지만 알찬 학교에서 선생님 모두 소박한 학생들의 소중한 꿈을 하나하나 챙겨 주시면서 나보다는 남을 먼저 배려하고 독선보다는 이해를 갈등과 분열보다는 화합을 중요하게 생각하고 실천하는 사람으로 키우고자 전교직원이 합심하여 사랑으로 지도하고 있다.
우리학교의 가장 큰 자랑거리는 바로 전통예술의 진수인 풍물이다. 전교생의 절반이 넘는 33명의 학생들로 구성된 풍물패 ‘시나위’는 인근의 문산 제일고 학생들과 자연스런 선․후배관계로 맺어져 선배는 후배를 사랑으로 가르치고 후배는 선배를 공경하는 마음으로 따르니 학교 폭력과 왕따가 어디 있겠는가. 그들은 더할 수 없이 끈끈한 유대감을 자랑한다. 또한 경기도 고양시, 파주시 등지의 대규모 행사에 빠짐없이 초청받아 신명나는 공연으로 흥을 돋구어주니 모든 이로부터 아낌없는 찬사를 받고 있다. 일과가 끝난 오후 시간에는 지역사회에서 명망 있는 풍물 전문가를 강사로 모시고 피눈물 나게 연습한다. 그러한 결과로 2004년 제1회 경기도 예능경연대회 풍물분야에서 최우수상을 수상하고 그 여세를 몰아 2004년 전국 청소년 풍물겨루기한마당에서 중학부 최우수상을 수상 한 바 있다. 이렇듯 지역사회의 보배인 교하중학교가 올 연말에는 교하 택지지역으로 이사를 가게 된다. 사시사철 변하는 주변의 아름다운 풍광과 드넓은 자연 속에서 울려 퍼지는 풍물 소리를 남겨두고 떠나는 것에 모두 마음 아파하면서도 한편으론 새로운 가족을 맞이하여 큰 학교로 발전하는 것에 대한 가슴 설레는 기대감도 있다.
지금 이 시간에도 풍물관에는 6월의 ‘경기교육의 날’ 및 풍물대회 준비로 연습이 한창이다. 우리들이 흘리는 땀방울 한 방울 한 방울이 헛되지 않고 참된 밀알이 되어 거대한 교하 땅에 울려 퍼지고 촉촉하게 적시기를 고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