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아간 맥북 에어, 새로 얻은 ‘로고스 에어’
24기
김재엽
꿈꿔 왔던 순간이 오고야 말았다. 로고스 서원 마지막
날, 다른 말로는 종강. 끝은 새로움의 시작이라고 했지만
아쉬움만 더 짙어진다. 시간은 너무나 야속하다. 빠르게 지나갔으면
하는 시간은 더디 가고, 조금 더 늦춰졌으면 하는 시간은 쏜살같이 날아간다. 군대에서 사랑하는 사람과 면회 시간이 끝 마칠 때의 아쉬움 처럼, 오늘
이 시간은 그 어떤 말로 표현하기에 부족하다.
1년 간의 시간이 누구에게나 그렇지만 내게는 너무나
행복한 시간이었다. 좋아하는 글을 맘껏 쓸 수 있고, 특히나
나눌 수 있어서 참 좋았다. 처음에는 어색했던 ‘공산당 박수’가 이제는 너무나 그리워지겠지. 함께 나누고 경청해 줄 수 있는 우리 24기 동지들도 이제는 각자의 삶의 자리로 돌아가셔야 할 테니. ‘밴드
오브 브라더스’에서 마지막 작전을 수행하고 고국으로 혹은 자신의 자리로 가는 것처럼, 전우들을 보내는 느낌이다. 좋은데 아쉽다. 부디 우리의 부르신 자리에서 멋지게 살아가시기를, 글과 삶으로 살아내시길
두 손 모아 본다.
맥북 에어를 사기 위해 매달 10만원씩 들었던 적금은
로고스 서원으로 인해 홀라당 날아갔다. 하지만 간지나는 노트북보다 더 귀한 것을 얻었다. 글을 쓰는 기쁨과 좋은 사람들. 120억 그 이상의 가치다. 분명히 이 로고스 서원은 특별한 것이 있다. 사람을 치유케 하는
능력이다. 글을 쓰며 나 자신의 치유와, 나누면서 얻는 위로, 말씀을 읽고 나누는 그 본질적인 것이 각자의 교회 안에서도 이루어지면 얼마나 좋을까. 그러면 우리는 참 그리스도인으로 말씀이 원하는 대로 살아 갈 수 있지 않을까.
그래서 난 오늘도 주위에 열심히 전도(?)한다. “로고스
서원은 사랑이다” 라며 말이다.
‘가슴 뛰는 스물아홉’은
‘다이내믹 계란 한판’이 되었고 많은 일들이 있었다. 먼저는 만나는 동지들을 통해 다소 우클릭이었던 나는 많이 좌클릭 하게 됐다.
어쩌면 변절자(?)다. 그래도 감사하다. 여전히 오른쪽을 선호하지만 동지들을 통해 많이 보게 되었다. 조금은
나를 불편하게 만들었던 ‘노란 세월호 뱃지’가 이제는 더
이상 불편하지 않다. 아직 뱃지를 달 지는 않지만, 그래도
이제는 그들이 내게는 불편하지가 않다. 감사한 일이다. 책과
사람을 통해, 조금은 편향적인 시각들이 많이 완화되었다. 감사할
뿐이다.
처음으로 1,700회 이상의
조회수도 받아보고 그 때는 정말이지 구름 위를 걷는 듯 했다. 맥북 에어 대신 구름 위를 걸었으니 이보다
좋을 수 있으랴. 그리고 좋은 작가를 만나서 행복하다. 사부님은
말할 필요도 없고 내 인생에서 도날드 밀러를 만난 건 크나큰 행운이다. 언젠간 그와 ‘얼굴과 얼굴’을 대면해서 만날 수 있는 날이 오기를 기도하고 버킷
리스트에 추가해본다.
느보산에 올라 가나안 땅을 보며 간지나게(?) 고별사를
했던 모세처럼, 마지막 죽음을 앞두고 출사표를 내며 오장원으로 나갔던 제갈량 처럼 멋진 고별사는 아니지만
마무리 하려 한다. 맥북에어는 날아갔지만 참된 공기를 얻었다. 살아
숨 쉼을 로고스 서원에서 맛보았다. 이제 이 글을 보는 모든 분들도 ‘로고스
에어’ 한번 맛 보시기를 축원합니다.
첫댓글 누구보다 성실한 문생이던 님의 글을 읽으니 그 아쉬움이 전해져오네요. 언제나 다이나믹한 모습으로 채워질 님을 응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