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유명한 학자들의 책에는 분명히 권위가 있습니다. 그런데 한국어로 번역하는 과정에서 가끔 오류가 나오고 어떤 때는 외국어 특유의 문체를 직역하여 의미전달이 불편한 경우가 있습니다. 이에 비해 한국인이 쓴 책은 네임 밸류(name value)는 떨어지지만 의외로 내용이 좋고 의미 전달이 확실합니다. 그러한 예가 이 박스 글 아래의 김학관 목사님의 책이라고 봅니다.
김목사님의 『개혁주의 전통 기독교회사』중 “초기 기독교 이단자들” 부분을 타자쳐 올립니다. 초기 기독교에 어떤 이단이 있었는지? 초대 교회사는 어땠는지? 알아보는 유익이 있으실 겁니다. 가독성을 높이기 위해 4가지 이단들에게 원형 숫자를 붙이고(①에비온파 ②영지주의 ③말시온주의 ④몬타니즘) 중요부분에는 밑줄을 쳤습니다. |
초기 기독교 이단자들
기독교회의 초창기부터 로마제국의 황제숭배와 함께 이단들이 출현하여 교회를 공격하고 성도들을 미혹하였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교회 지도자들은 성도들을 보호하고 이단들을 대적하기 위해 성경의 핵심교리를 요약한 간단한 신경을 만들고 교회를 튼튼히 세워나갔다.
당시 초기 기독교 안에는 수많은 이단운동들이 일어났는데, 그들 가운데 대표적인 것들이 바로 ①에비온주의 ②영지주의 ③말시온주의 그리고 ④몬타니즘과 같은 분파들이었다.
① 먼저 에비온파(Ebionites)는 유대인들처럼 안식일과 유대인의 계율을 지키면서, 동시에 다른 기독교인들처럼 주님의 부활을 기념하여 주의 날을 축하했다. 이 '에비온'이란 명칭은 본래 가난한 사람들을 가리키는데 저들의 지적인 빈곤을 나타내는 말이었다.
에비온파는 예루살렘을 중심으로 예수를 그리스도로 믿었던 유대적 그리스도인들(Jewish Christians)로서 자신들이 조상 대대로 믿어오던 유대교의 전통과 가르침을 그리스도 신앙과 연결시키고자 노력하였다. 그래서 그들은 바울의 사도직을 인정하기를 거부하고 바울을 율법으로부터 변절한 배교자로 여겼으며, 모든 그리스도인은 할례를 받아야 한다고 요구하였다.
결국 에비온파는 기독교 신앙을 유대교의 틀 안에서 견지하려고 했다. 그들은 구약을 중시하여 바울서신을 받아들이지 않았고, 복음서 중에서도 유대적 성향이 짙은 마태복음만을 인정하였다. 또한 그들은 예루살렘을 중시하며, 할례, 율법 등 유대인의 생활방식을 준수하였고, 예수님의 신성과 동정녀 탄생을 불신하였다.
② 영지주의(Gnostiaism)는 주후 70년에서 250년까지 널리 퍼졌던 기독교 분파운동이었다. 이 운동은 기본적으로 헬라철학에 기독교적 요소를 포함한 종교 혼합주의 사상이다. 여기서 영지주의란 말은 '지식'을 뜻하는 희랍어 '그노시스'에서 유래하였다.
초기 영지주의는 유대주의 사상에 플라톤의 철학과 동방의 신비주의 그리고 기독교와의 혼합을 통하여 성립되었다. 특히 알렉산드리아 유대 공동체의 대표인 필로(Philo, B.C.25-A.D.50)는 스토아 철학과 중기 플라톤주의를 융합한 인물로서 유대 영지주의자라고 할수 있다. 그는 헬라철학과 유대주의의 연속성을 확신하고, 선의 이데아와 구약의 여호와 하나님을 동일시하였다. 또한 헬라적 이원론에 기초하여 하나님과 사람을 구분하고, 그 둘을 연결하는 매개체가 비인격적 실체인 로고스 곧 정신 혹은 이성이라고 하였다. 아울러 사람이 로고스를 통하여 이데아의 세계에 도달할 수 있다는 헬라주의적 신비종교를 추구했다.
그리고 사마리아의 저스틴(Justin, 100-165)은 헬라철학과 기독교를 동일시한 '기독교철학자'로 불리웠다. 그는 '기독교의 진리들은 마치 씨앗의 형태를 한 로고스의 표현이며, 모든 인류가 종교철학가운데서 이 진리를 추구했다"라고 말했으며, 심지어 헬라철학의'로고스'와 함께 살았던 소크라테스와 헬라클리투스와 같은 이교도들도 기독교인으로 보았다.
그 후 유대인 필로와 저스틴의 사상은 알렉산드리아의 영지주의자 발렌티누스(100-180), 판테누스(145-200), 클레멘트(150-215), 오리겐(184-254) 및 아리우스(256-336)로 이어졌고, 4-5세기 마니교와 펠라기우스주의 이단운동에도 큰 영향을 미쳤다.
당시 영지주의 이단의 대표자인 발렌티누스와 바실리데스는 사람을 영에 속한 자들, 혼에 속한 자들, 물질에 속한 자들의 세 부류로 구분하고, 영적인 인간만이 더 높은 차원 지식을 얻어서 최고의복에 도달할 수 있다고 주장하였다. 즉 신의 계시와 구원의 비밀을 육적 인간들이나 혼적 인간들은 알 수 없으며 오직 영지주의자들만 알 수 있다는 것이다.
그들의 구원교리는 영이 물질의 노예가 되어 있기 때문에 이 상태에서 해방시키는 것이었다. 또한 그들은 물질과 육체를 열등하고 악한 것으로 여겼으며, 그 결과 육체의 부활을 부정하고 오직 영혼과 신과의 연합만을 중시하였다. 아울러 그들은 영을 감옥에서 해방시키려면 오직 '지식(Gnosis)'을 통해서만 가능하며, 이 지식은 단순한 앎을 뜻하지 않고 영원자의 계시를 전달해 줄 사자를 통해주어지는 신비적인 조명을 받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결국 영지주의자들은 그리스도를 그들의 사자로 내세워 사명을 완수시킨다. 따라서 그리스도는 죄를 대속하는 것이 아니라 지식을 전달해주어서 포로상태에 있는 영적 요소를 물질로부터 해방시켜내는 것이었으며, 이러한 해방은 수단들은 신비적인 예식들, 지식 그리고 금욕주의였다.
하지만 그들은 하늘에서 내려 온 그리스도가 영적인 존재로서 '인간 예수가 세례를 받을 때 그의 몸에 들어왔으나 십자가에 못 박히기 전에 그의 몸을 떠났으며, 따라서 십자가 위에서 피 흘려 죽은 사람은 인간 예수이지 그리스도가 아니며 그의 인성은 허실 불과하다는 '가현설(Docetism)'을 주장했다.
기독교 정통교회는 예수 그리스도가 실제로 십자가 위에서 죽으셨다가 부활했으며, 우리의 부활은 육체의 부활임을 역설하였다. 또한 그들은 영지주의의 유출설에 맞서서 만물은 하나님의 의지와 섭리에 의해서 무로부터 창조되었으며 물질과 육체는 선하신 하나님께서 창조하신 선한 것임을 가르쳤다.
교회사 속에서 영지주의는 지속적인 흔적을 남겼는데, 중세 로마가톨릭에서는 성례의 특이한 개념, 매개자들(성인들, 천사들, 마리아)을 통해서만 접근할 수 있는 감춰진 하나님에 대한 철학사상, 사람들을 높은 서열과 낮은 서열로 구분함 그리고 금욕주의에 대한 강조와 같은 나쁜 열매를 맺게 되었다.
③ 2세기 중반의 말시온주의(Marcionism)는 성경의 정경화 문제를 촉발시킨 가장 위협적인 이단이었다. 먼저 말시온은 영지주의 영향을 받아 이단적 가르침을 주장하였고, 144년에 교회로부터 파문당하였다. 그러자 그는 독자적으로 교회를 세웠고 많은 추종자를 얻었으며, 165년에는 추종자들이 급격히 성장하여 정통교회와의 대결에서 누가 승리를 얻게 될지 심히 의심스러울 정도였다.
말시온은 성경을 구분하여 구약은 율법서에 불과하고 신약은 복음서라고 여겼으며, 예수의 제자들을 유대주의자들이라고 생각하여 사도로 인정하지 않고 오직 바울만이 진정한 사도라고 여겼다. 그 결과 그들은 구약을 인정하지 않았으며 신약 중에도 목회서신을제외한 10권의 바울서신과 누가복음의 일부만을 경전으로 받아들였다. 또한 그들은 영지주의자들과 같이 가현설을 주장하면서, 그리스도는 육체를 지니지 않은 영적 존재라고 가르쳤다.
④ 몬타니즘(Montanism)은 성령체험과 재림을 강조하는 예언운동이었다. 이 분파운동은 이방종교의 사제였다가 기독교로 개종한 몬타누스가 150년경에 소아시아 브루기아(Phrygia)에서 자신이 보혜사요 성령의 선지자임을 자처하면서 시작되었다. 그래서 그들을 '부르기아 이단이라고 부르게 되었다.
몬타누스는 자신의 가르침을 '새 예언'이라고 하면서 방언과 함께 열광적인 체험을 강조하였다. 또한 기존교회의 권위를 인정하지 않았으며, 오직 임박한 종말에 대비하면서 결혼을 금지하고 금식과 엄격한 금욕생활 및 순교를 장려하였다.
그들은 요한계시록에 나오는 새 예루살렘이 하늘로부터 내려와서 프리기아의 페푸자에 임할 것이라고 믿고 그곳에 공동체를 세우고 재림 예수를 기다렸다. 이후 비성경적인 은사주의운동과 천년왕국의 창시자인 몬타누스가 죽자 프리스킬라와 막시밀라 두 여자가 이 운동을 이끌어나갔다.
결국 몬타누스파는 성경 외에 새로운 계시를 주장함으로써 그리스도 안에서 계시가 최종적으로 끝났다는 정통교회의 가르침을 부정하는 이단운동이었다. 실로 몬타누스파의 방언과 광적인 체험은비성경적인 운동이었으며, 특히 여사제들의 지도자로서의 역할과 여자의 성례는 초대교회의 바른 전통에 어긋나는 것이었다.
당시 기독교회는 초기 이단분파들의 거짓된 사상들을 정죄하고성경적인 정통신앙을 지켜나갔다. 특히 헬라철학의 '로고스'사상과 기독교의 '그리스도'와의 관계를 명확히 밝히고, 예수 그리스도가 육체로 성육신하시고 부활하신 사실과 세상 끝 날에 재림하실 것을 주장함으로 그리스도의 구속사역에 대한 역사적 실재성을 명확하게 증거했다.
김학관,『개혁주의 전통 기독교회사』(유페이퍼), pp.36~42.
첫댓글 아주 유익한 글 잘 읽었습니다. 영지주의의 주장은 현대 이단 지방교회와 비슷한 것 같습니다. 영에 속한 자들, 혼에 속한 자들, 물질에 속한 자들의 세 부류로 구분하는 것이요. 좋은 글 올려 주셔서 감사합니다.
영 혼 육으로 나누어 이해하는 것이나 지나치게 물질적인 것을 악하다고 보는 것이 비슷한 것 같습니다. 정확하게 잘 분별하신 것 같습니다.
@장코뱅 공감합니다.
읽고 공부가 되네요. 위엣 분 댓글에 공감하고요. 한국 목사님이 쓰셔서 그런지 읽기에 문장들이 편하네요. 감사합니다.
한국인이 쓰면 일단 그 글을 읽기가 아주 편합니다. 그리고 최근에 쓴 것이라서 내용의 정확성도 높고요. 공감 감사합니다.
이단이 초대교회부터 있었군요. 그런데 그 분위기가 현대의 이단들과 사뭇 비슷한 것 같습니다. 오늘도 공부하고 갑니다.
감사합니다. 성경 중에서 특히 서신서의 내용 중 일부는 당대의 이단들을 겨냥하고 쓴 것이었습니다.
해 아래 새것이 없는것 같습니다. 오늘날의 이단들과 아쩜 이리도 비슷한지... 믿음의 선진들이 초기 이단들과 치열하게 맞서 싸우며 정립한 신조와 교리들을 현대의 성도들도 반드시 공부하고 숙지해야 할 이유가 분명해집니다.
좋은 글을 소개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아파르님 말씀이 맞습니다. 이단들도 옛 이단들이 현대에 그 흐름을 주고 있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교회사와 함께 교리를 공부하는 것이 효과적이고 안전합니다.
공감합니다.
초신자와 가나안신자들에게도 특히 유익한 글이 될 것 같습니다. 올리느라 수고하셨습니다.
공감 감사합니다. 불금 및 즐주 되세요!
하나님의 은혜를 받고 성경을 바르게 읽고 이성적인 학식 있는 다수의 견해를 따르면 성경해석의 오류에 빠지는 것을 방지할 수 있는 것 같습니다. 초대교회의 대표적인 이단들을 잘 알려주고 있네요. 잘 보았습니다.
공감 및 댓글 감사합니다. 그리고 좋은 글도 계속 올리시기를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