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을 읽다가 간직하고 싶은 문장을 만난적이 있으신가요?
저는 있어요.
사실 그 책이 완벽히 제 맘에 든건 아니었는데, 그 문장이 정말 좋아서 다시 책을 꺼낸 적이 있답니다.
주민님들도 간직하고 계시는 문장이 있나요?
있다면 알려주세요!
언제 어디서 들었는지 지금은 잘 기억이 안나. 오래 전 아주 추운 마을이 있었다고 해. 너무나 추워서 사람들이 말을하면 그 자리에서 말이 얼음알갱이로 변해버려 겨울동안은 아무도 서로의 목소리를 들을 수 없었대. 어느날 마을의 젊은처녀가 죽으면서 유언을 남겼는데 그 역시 얼어버렸지. 이웃에 사는 부자가 그 유언을 사고싶어했고, 가난한 가족들은 그만 팔아버렸어. 이듬해 봄이 오니 허공에 떠돌던 말들이 녹아 메아리치며 들려오기 시작했대. 봄 내내 그 울림을 듣는 일은 정말 아득했을거야. 귀를 틀어막고싶지 않았을까? 먼곳에서 처녀의 연인이었던 청년이 돌아왔지만 이미 팔려버린 유언을 돌려받진 못했어. 그건 그냥, 사랑한다는 말이었는데. <잠옷을 입으렴/이도우>
첫댓글 글 좋아요ㅠㅠㅠ무슨책인지 알수있을까요? 와닿은 문장이 있긴있는데 기억이 안나요.. 박물관처럼 어떤순간들은 그대로 있어야 한다 이런 늬앙스인데..! 아침에 찾아봐야게쓰용
까먹고 책 제목을 안썼네요! 이도우 작가님의 '잠옷을입으렴'입니다. 겨울에 읽기 좋아요ㅎㅎ찾으시면 댓글 남겨주세요! 궁금하네요!
@준열오빠 아침은 아니지만..!(머쓱)
어떤 사물들은 언제까지나 그대로 있어야 한다. 저 유리집에다 넣어 그냥 그대로 간직해야 한다. 그것이 불가능하다는 것은 알고 있지만, 그 불가능이 너무나 안타깝다. 어쨌든 나는 걸어가면서 계속 그런 생각을 했다.
책은 호밀밭의 파수꾼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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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좋은 글이 있으면 다이어리나 블로그에 적어둬요. 힘들 때 찾아보면 좋더라구요. 글이 주는 위로가 생각보다 되게 큰 것 같아요. 말씀하신 글귀는 이번 집회 때, 노래로 처음 들었는데 찡하더라구요. 저도 좋다고 생각했어요. '진실은 침몰 하지 않는다'
도서방에 글들 있어요ㅎㅎ물론 제글도! 같이 공유해주세요
방금 보고 왔어요!! 덕분에 따뜻하게 잠들 것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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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 정말 그러네요. 뭔가 굉장히 흡입력있을 거같은 책이네요. 도서관가서 빌려와야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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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뽁쭈야 와 어린왕자 진짜 좋아하는 책인데ㅠㅠ줌님 글 보니까 다시 읽고 싶어요. 저는 어린왕자에서 여우가 "얻은게있지. 밀밭의 색깔말이야." 이부분 진짜 정말 좋아해요. 슬프고 아련하면서 따뜻한 느낌이랄까요? 아 ㅠ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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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제목 많이 들어봤는데 꼭 읽어볼게요오!!
함석지붕집이었는데, 빗소리가 얼마나 좋았는지 몰라.
우리가 살림을 차린 사월에는 미 정도였는데,
점점 높아지더니 칠월이 되니까 솔 정도까지 올라가더라.
...그뒤로 이모는 한 번도 그런 빗소리를 들어본 적이 없었다. 매일 밤, 밤새 정감독의 팔을 베고 누워서는 혹시 날이 밝으면 이 사람이 감쪽같이 사라지는 게 아닐까 걱정이 되어 자다가 깨고, 또 자다가 깨서 얼굴을 들여다보고,
그러다가는 다시 잠들지 못하고, 또 움직이면 그가 깰까봐 꼼짝도 못하고 듣던, 그 빗소리 말이다. 바로 어제 내린 비처럼 아직도 생생한, 하지만 이제는 영영 다시 들을 수 없는 그 빗소리.
-사월의 미 칠월의 솔, 김연수
김연수 작가 글 정말 좋아해요
그에게서는 태양 냄새가 났다.
마치 햇살이 그의 피부 깊숙히 스며들어간 것 같았다.
그래서 나도 모르게 그를 소리 없이 들이마시고 있었다.
죄송해요 메모해놓은건데 어떤 작품이었는지는 모르겠어요 ㅠㅠㅠ
나는 이해받고 싶은 사람, 그러나 당신의 맨얼굴을 보고는 뒷걸음질 치는 사람이다.
나는 당신을 사랑하는 사람. 그러나 그 사랑이 '나는'으로 시작되는 사람이 하고 있는 사랑이라는 것을 알고 있는 사람이다.
나는 '그래도 나는'이라고 말한 뒤 주저앉는 사람, 나는 한 번 더 '나는'이라고 말한 뒤 주저앉는 사람,
그러나 나는 멈출 수 없는 사람, 그리하여 '나는 내가 어떤 사람인지 자주 생각하는 사람이다'라고 처음부터 다시 말하는 사람이다.
하여, 우리는 흐르는 물에 손을 베이지 않고도 칼을 씻는 방법을 알고 있는 것이다.
<영원한 화자/김애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