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누구나 무더운 여름철 달리기를 할 때 더 빨리 피로를 느끼게 되며, 시원한 날 달릴 때보다 같은 속도에서 더 힘든 것을 경험했을 것입니다. 그러면 어떻게 더운 여름에 운동하면 우리의 몸은 더욱 쉽게 피로를 느끼게 될까요?
이제까지 가장 많이 회자되고 있는 원인들로는
"더운날 달리기시 열방출을 위해 피부로의 추가 혈액공급으로 심박출량감소. 심박출량의 감소에 의한 활동근육으로의 혈액공급부족. 혈액공급의 감소로 인한 산소부족. 산소 부족에 의한 무산소 해당대사(Anaerobic glycolysis). 무 산소 해당작용으로 인한 과도한 근육글리코겐 사용과 높은 혈중 젖산농도"를 들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런 주장들은 주로 1970년도 이전에 이뤄진 논문들을 인용한 것들로 틀린 정보들 입니다. 그 이후 더 정확하고 발전된 실험방법으로 재검증하여 위의 주장들은 그 근거가 없음이 밝혀지고 있습니다.
먼저 기온이 덥다해서 근육의 혈류량 감소는 일어나지 않습니다. 옆의 그래프에서 보듯이 40도의 고온에서 몸이 더 이상 수행할 수 없을 때까지 운동을 해도 다리근육의 혈액공급은 일정함을 보여줍니다. 이 그래프에선 나타나지 않았으나 심박출량도 변화가 없다고 할 수 있습니다.
또 고온이라 해서 근육에 공급되는 정맥이나 동맥의 산소함량의 변화도 없음을 옆의 그래프는 보여 주고 있습니다. 이 동맥 정맥의 산소함량의 차이는 근육의 산소소모를 나타냅니다. 즉 더운 날 운동근육으로의 혈류량의 감소나 그로 인한 산소공급의 감소 때문에 더 쉽게 피로해 진다는 주장이 사실이 아님을 보여주는 자료입니다.
마지막으로 옆의 그래프는 고온에서 운동한다 해서 근육은 더 많은 글리코겐(Glyc.)을 소모하지 않으며, 혈 중의 유리지방산(FFA)이나, 포도당(Gluc.)의 사용량도 서늘한 기온에서 운동할 때와 비교해 차이가 없음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운동근육이 혈액으로 방출하는 젖산(Lact. rel.)은 고온일 때 차라리 더 감소하는 경향을 이 그래프는 보여주고 있습니다.
따라서 위에서 열거한 이유들이 혹서기 달리기의 피로 원인들은 아닙니다.
그러면 더울 때 운동수행능력이 감소되는 원인은 무엇일까요?
1) 두뇌 혈류량의 감소
그 원인들 중 한가지는 더울 때 운동을 하여 한계체온(주1참조)에 근접하면 두뇌의 혈류량이 감소하는 데서 찾을 수 있습니다. 몸의 모든 기능을 제어-통제하는 두뇌에서의 감소된 혈액공급과 높아진 신진대사는 생존에 위협이 되기에 이 때 두뇌는 운동을 중단하거나 강도를 낮출 것을 명령하게 됩니다.
(참조:운동 시에도 두뇌의 혈류량은 일정하다.☞바로가기)
2) 중추신경 피로
또 다른 이유는 중추신경피로에서 찾을 수 있습니다.
몸이 한계 체온에 이를 때 근전도(Electromyogram)로 근육의 운동신경활동을 측정해 보면 그 활동은 현저히 떨어져있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 때도 인위적으로 근육에 전기 자극을 주면 근육의 수축력은 평소와 비교해 변함이 없음을 관찰할 수 있습니다.
즉 한계체온에 도달할 시 근육이 피로해 근 수축능력이 떨어진다면 외부에서 전기자극을 가하더라도 더 이상의 근 수축력의 증가는 없을 것이지만 외부의 인위적인적인 전기자극에 근육의 수축력이 증가한다면 원인은 근육의 문제가 아니라 중추신경의 피로에 의해 근수축능력, 즉 운동수행능력이 감소된다는 사실을 추론해 볼 수 있습니다.
이 두 가지 자료를 종합해 볼 때 몸이 한계체온에 도달했을 때 근육활동이 감소되는 것은 근육이 피로한데 원인이 있지 않고 중추신경이 운동수행에 필요한 근육을 충분히 자극시키지 못해서 생기는 운동수행 장애(피로)라는 사실을 알 수 있습니다.
3) 예상피로 효과
우리는 경험적으로 더운 날 체온이 40도(한계체온)에 오를 만치 운동을 하지 않아도 평소 때보다 더 힘들고 빨리 피로해지는 것을 경험합니다. 이런 현상을 우리는 "예상피로"라고 합니다.
이런 현상은 무더울 때 고 체온으로 인한 여러 가지 장애로부터 몸을 보호하기 위해 무의식적으로 두뇌는 미리 수축근육의 수를 감소시켜(근전도 활동의 감소) 근육의 열 발생 양을 줄여주기 때문에 생기는 것입니다.
따라서 시원할 때 느끼던 것과 같은 정도의 피로감이 올 강도로(혹은 같은 운동맥박강도로) 더운 날씨 때 달린다면 몸은 더 적은 수의 근육들을 자극하기 때문에 시원할 때와 비교해 달리는 속도는 떨어집니다.
반대로 시원한 봄-가을 때 달리던 속도로 무더운 여름에 달린다면 중추신경은 의식적으로 더 많은 운동신경을 자극해야 하기 때문에 더 큰 피로를 느낄 뿐 아니라, 그로 인한 과도한 열 발생으로 한계체온에 더 빨리 도달하게 되기 때문에 운동을 더 지속할 수 없어 조기에 달리기를 마쳐야 하게 됩니다.
따라서 더운 여름 달리기 시에 속도에 맞추어 달리기보다는 맥박수의 측정(최대맥박수나 심박수여분의 퍼센트로-주2참조)이나 본인이 느끼는 피로감으로 운동강도를 조절하는 것이 현명하고 건강한 달리기라 할 수 있겠습니다.
<2004년 6월14일 선무당씀>
<참조> 위의 그래프들은 덴마크의 살틴박사그룹의 논문에서 발췌인용 했습니다.
주1:훈련이 잘된 달림이는 체온이 약 40도 정도, 훈련이 안된 달림이는 약38도 이상이 되면 운동을 수행할 수 없게 됩니다. 이런 체온을 우리는 한계체온"이라 하며, 모든 포유류 동물에서 공통적으로 찾아볼 수 있는 현상입니다.
주2:심박수 여분이란 최대맥박수에서 안정시 심박수를 뺀 값입니다.
시원할 때와 같은 맥박수로 혹서기에 달리면, 달리는 속도는 시원한 때와 비교해 떨어집니다. 뒤집어 말하자면 혹서기시 시원한 봄, 가을과 같은 속도로 달린다면 맥박수는 더 빨라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