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인생이 영화라면 분명히 해피엔딩
방송인 서동주 씨는 미국 샌프란시스코 법대 졸업 후 변호사 시험에 합격해 로펌에서 근무하는 변호사이기도 하지만 작가로도 활동하며 <샌프란시스코 이방인>이라는 책을 펴냈습니다.(2020.7)
그는 방송인 서세원-서정희 씨의 딸로도 유명하다보니 그동안 정체성에 큰 혼란의 겪기도 했으나 현 시점서 자신의 인생을 평가해달라는 말에 명쾌한 답변을 내놓았습니다.
“내 인생이 영화로 만들어진다면 분명히 해피엔딩입니다.”
새드엔딩(sad ending)의 결말을 바라는 사람은 아무도 없습니다. 인간이 경험하는 가장 강렬한 고통과 기쁨은 대부분 사람으로부터 비롯됩니다. 사람으로부터 시작된 그 무언가에 의해 기쁨과 슬픔이 교차하기 마련입니다. 사람이 사람을 아프게 하고, 사람이 사람을 낫게 합니다.
“정말 행복하게 살았다.” 누구나 자신의 삶이 해피엔딩(happy ending)으로 끝나길 바랍니다. 행복이란 것은 저 멀리에 있지도 않고, 어마어마하지도 않습니다. 진정한 행복은 늘 기꺼이 있고 소소하기 마련입니다. 대단히 큰 한방의 즐거움이 아닌 작고 사소한 기쁨의 총량입니다.
소소한 행복을 늘리려면 거대한 욕망을 줄여야 합니다. 진나라에 이사(李斯)라는 젊은이가 있었습니다. 그는 항상 더 높이 출세하고픈 야망에 들끓었습니다. “같은 쥐라도 측간 쥐는 오물을 먹지만 곳간 쥐는 곡식을 먹는다. 사람도 잘나고 못난 것이 처지에 따라 달라지는 법이다.” 그는 언제나 곳간의 쥐이길 원했습니다.
더 높은 세상에 서고 싶었던 그는 운 좋게도 진시황의 총애를 받아 출세 가도를 달리기 시작했습니다. 그는 지위가 오르고, 권력이 커지는 만큼 탐욕도 커져 자신의 욕망을 제어할 수가 없었습니다. 더 많은 재산과 더 큰 권력을 위해 천하의 간신으로 알려진 조고와 손을 잡기까지 했습니다.
그러나 그의 무소불위 행동은 황제를 노엽게 만들었고, 그는 결국 반역자로 몰려 형장의 이슬로 사라질 처지가 됐습니다. 처형당하기 전날 면회 온 둘째아들에게 자신의 신세를 한탄했습니다. “너와 함께 누런 개를 끌고 고향에서 토끼 사냥을 하려고 했는데 이제는 그렇게 할 수 없게 됐구나!” 자신의 탐욕을 후회했지만 이미 때는 너무 늦었습니다.
그는 한때 엄청난 권력을 과시했지만 죽음을 앞두고는 자식과 함께 누렁이를 끌고 토끼 사냥을 해보고 싶은 것이 유일한 꿈이었습니다. 해피엔딩을 위해서는 적당한 만족이 필수입니다. 만족 없이는 해피엔딩이란 있을 수 없습니다. 안분지족(安分知足)만이 소소한 일상의 행복을 완결하는 마지막 퍼즐입니다.
서동주 씨가 <샌프란시스코 이방인>에서 쓴 ‘어차피 한 번 사는 인생, 시끄럽게 살아’라는 시의 한 대목입니다. “사람들은 나에게 말한다. 조신하게 좀 살아라. 가리고 다녀라. 나대지 말아라. 조용히 살아라. 나는 나에게 말한다. 자신감을 가져라. 입고 싶은 대로 입어라. 기죽지 마라. 하고 싶은 대로 살아라. 어차피 한 번 사는 인생, 남의 눈치 보지 말고 시끄럽게 살아버려라.”
만족할 줄 알고, 하고 싶은 것을 하며 사는 것, 해피엔딩의 필수 조건들입니다.
먼지가 쌓이고 쌓이면 큰 무게를 이루듯
기쁨도 쌓이고 쌓이면 큰 행복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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