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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산행일/집결장소 : 2013.12.08(일) / 상계역(10시)
▣ 참석자 : 16명 (갑무, 용우, 정남, 진오, 양주, 창수, 형채, 윤환, 경식, 재홍, 삼환, 전작, 문형, 영훈, 근호, 양기)
▣ 산행코스 : 상계역-공원관리소-체육시설-불암정-정상-깔딱고개-원점회귀
▣ 동반시 : "산" / 김광섭
▣ 뒷풀이 : 생굴무침, 굴찜에 소,맥주,막걸리 / "굴찜집"(임삼환 산우 찬조)
아침 일찍 일어나서 오늘 참석회원들의 명단을 확인하고 최종 16명이 참석하기로 확정됐다는 문자를 산우들께 보낸 후 가벼운 마음으로 출발하였다. 상계역에 09시50분에 도착, 먼저 도착한 몇몇 산우들과 조우하고 미쳐 오지않은 산우들을 기다리며 잡담을 나누었다. 10시 20분경 마지막으로 이경식 산우가 도착하여 불암산 정상을 향해 출발이다.
이경식 산우가 늦은 이유가 시간을 맞춰 나오려고 배낭을 메고 나오려고 하는데 어부인께서 자식들이 이제 머리가 굵어져서 엄마 말을 잘 안 듣는다고 푸념을 하기에 그냥 나와 버릴 수가 없어 아내의 넋두리를 들어 주다보니 늦었다고 변명을 하는데, 어느 누구도 불평 없이 우리 나이가 나이인지라 다 같이 공감하였다.
나 역시 마누라가 며느리에 대한 흠을 이야기 하면 그 말이 옳던 틀리던 간에 편을 들어주고 넋두리를 치룰 수밖에 없다는 이야기를 하면서 한바탕 웃었지만 마음 한 구석은 세월에 대한 아쉬움은 있는 듯. 되돌아 생각해보면 지난 젊은 시절엔 마누라가 무슨 말을 하면 큰소리치면서 가장으로서 체면을 세웠는데 이젠 그럴 수가 없으니 어찌하오리까?
이번 불암산 산행기를 쓰기 위해 우리 시산회에서 발간한 산행기 책1권과 2권을 확인해보니 2005년 11월 20일 제25회, 2009년 2월 8일 제103회 두 번에 걸쳐 나온 걸 확인하였는데, 모이는 곳은 매번 상계역이었고 들머리는 이번 산행과 똑같았으며 하산길만 달랐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또한 산행기는 두 번 다 이경식 산우가 작성을 하였었다.
물론 참석자는 바뀌었지만 이런 사실을 미리 알았으면 이번 산행기도 이경식 산우한테 작성해서 불암산 전담기자로 우리 시산회의 또 하나의 진기록을 남길 걸. 아무튼 웃자고 한 말이니까 오해가 없으시길 바란다.
불암산 들머리 입구에서 등산 안내판을 보면서 등산코스를 타협한 결과, 9개 코스 중 4번 코스(상계역에서 불암산 정산 찍고 다시 원점으로 회기)로 산행을 시작하기로 정했다. 산행 때마다 매번 치르는 행사인 막걸리 점검 결과, 두 병 밖에 준비가 안 되다 보니 금일에 지난 번 딸 결혼식에 참석해 준 것에 대한 고마움으로 뒤풀이를 제공하겠다는 임삼환 산우가 돌아가서 세 병을 사오는 수고를 하여 주었다.
감기까지 와서 몸도 안 좋은 친구가 산우들을 위해 수고를 아끼지 않은 것에 대한 감사하다는 말을 전하며 아울러 총장 직을 맡고 있는 내가 상계역에서 출발할 때 미리 확인을 했더라면 삼환 산우가 되돌아 갔다오는 고생은 덜 했을텐데 총무로서의 소임을 다 하지 못해 미안하기 그지없다. 소인이 막걸리 애주가가 아니다보니 그런 실수를 저질렀으니 너그러이 용서를 하길 바라나이다.
매번 산행 때마다 느끼는 것 중의 하나가 등산로 입구에 잘 정비된 산행 안내표지판을 보면 정말 우리나라 등산 문화가 엄청 발달했다는 느낌을 받는다.
산행코스에 관한 내용은 제25회 산행 때나 제103회 산행 때와 똑같이 고도 507m 정상에 꽂혀 있는 태극기 등, 예나 지금이나 변한 게 없으니 복습하는 차원에서 지난 산행기를 읽어 봤으면 한다. 그때가 지금하고 바뀐 것은 그때는 등산로가 정비가 안 되어서 불편했는데, 최근에는 계단을 설치해서 등산하기 편해 졌다는 사실과 참석자가 많이 늘어났으며, 올라가고 내려오면서 대화 주제가 바뀐 것하며, 산행 끝나고 한 뒤풀이가 아닌가 한다. 그래서 산행 코스에 관한 내용은 생략하고 대화내용과 뒤풀이에 대한 기록으로 산행기를 작성하고자 한다.
우선 대화 내용은 4년 전 제103회 불암산 산행 때는 500m 고지의 산 정도는 별로 어렵지 않게 다녔는데 지금은 우리한테 딱 맞는 거 같다는 말이다. 그리고 과거에는 날씨와 상관없이 정상까지 정복하는 게 불문율 이었는데 이번에는 중간쯤 올라가다 불암정에 도착해서 간식을 먹고 나서 이슬비가 내리기 시작하니까 산행을 그만하고 회군해서 뒤풀이나 하자는 등 우리 시산회원들도 가는 세월 앞에서는 어쩔 수 없는 거 같아서 한편으로는 서글픈 마음이 든다.
그래도 아직까지는 시산회의 근본취지를 지켜야 한다는 사명감으로 정상에 올랐다. 정상에서 산우들이 정성껏 준비해 온 먹거리로 허기진 배를 채우고 이번 산행기자로 지목된 본인이 김광섭 시인이 쓴 산이라는 시 낭송을 하였다.
뒤풀이 장소를 쌍문역 근처 굴찜집으로 하기로 하였기에 전철을 이용하기 쉽도록 올라왔던 코스로 다시 내려가서 상계역으로 가기로 하고 들머리였던 체육시설이 설치된 공원관리소 앞으로 회군하기로 하였는데, 오던 길 보다는 깔딱고개 쪽으로 가는 게 훨씬 쉽다는 육사 출신 최근호 산우의(약 40년 전 육사생도 시절 불암산에서 선착순 훈련을 받았으며 지금도 태릉선수촌 국가대표 선수들이 체력훈련을 하는 곳) 의견에 따라 근호 산우 안내로 원점으로 하산하여 쌍문역 근처 굴찜집으로 뒤풀이하기 위해 상계역에서 전철을 타고 출발이다.
14시쯤 굴찜집에 도착해서 생굴무침과 굴찜에 소주, 맥주, 막걸리 등을 화기애애한 분위기로 맛나게 먹고, 16시쯤 끝나고 헤어지자고 했는데 너무 빨리 끝나서 벌서 집에 가기에는 뭐 조금 거시기 하다면서 2차로 노래방에서 1시간만 놀고 가자는 몇몇 산우들의 요청이 있어 의견을 물어보니 절반 이싱이 좋다고 하여 노래방에서 음주가무를 즐겼다.
처음에는 1시간만 놀자고 해 놓고 시간이 다 되자 시간이 너무 짧아서 아쉽다고 1시간 더 연장하자는 바람에 산행시간 보다 1, 2차 뒤풀이 시간이 훨씬 더 길게 될 때쯤, 18시가 되어서야 끝났다. 그것도 모자란 산우중 당구를 좋아하는 몇몇 산우들은 당구장으로 또 옮겼다. 정다운 산우들을 2주일에 한 번 보는 즐거움을 또 어디에 비하랴...
2013년 12월 22일 조문형 씀.
< 동반시 >
"산" / 김광섭
이상하게도 내가 사는 데서는
새벽녘이면 산들이
학처럼 날개를 쭉 펴고 날아와서는
종일토록 먹도 않고 말도 않고 엎뎃다가는
해질 무렵이면 기러기처럼 날아서
틀만 남겨 놓고 먼 산 속으로 간다
산은 날아도 새 둥지l나 꽃잎 하나 다치지 않고
짐승들의 굴 속에서도
흙 한 줌 돌 한 개 들성거리지 않는다
새나 벌레나 짐승들이 놀랄까봐
지구처럼 부동(不動)의 자세로 떠간다.
그럴 때면 새나 짐승들은
기분 좋게 엎대서
사람처럼 날아가는 꿈을 꾼다
산이 날 것을 미리 알고 사람들이 달아나면
언제나 사람보다 앞서 가다가도
고달프면 쉬란 듯이 정답게 서서
사람이 오기를 기다려 같이 간다
산은 양지바른 쪽에 사람을 묻고
높은 꼭대기에 신(神)을 뫼신다
산은 사람들과 친하고 싶어서
기슭을 끌고 마을에 들어오다가도
사람 사는 꼴이 어수선하면
달팽이처럼 대가리를 들고 슬슬 기어서
도로 험한 봉우리로 올라간다
산은 나무를 기르는 법으로
벼랑에 오르지 못하는 법으로
사람을 다스린다
산은 울적하면 솟아서 봉우리가 되고
물소리를 듣고 싶으면 내려와 깊은 계곡이 된다
산은 한 번 신경질을 되게 내야만
고산도 되고 명산도 된다
산은 언제나 기슭에 봄이 먼저 오지만
조금만 올라가면 여름이 머물고 있어서
한 기슭인데 두 계절을
사이좋게 지니고 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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