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조금 바쁜 하루였습니다.
내일 아침부터 올 아이들을 위해 다양한 선물들을 준비하고 교실도 꾸며야했습니다.
우선 오전에는 복지관에 있는 여러 물품들로 교실을 꾸미고 아이들에게 나눠줄 종이접기 선물을 준비했습니다.
구 선생님께서 확진되시기 전에 해주셨던 말씀들을 기억하면서
"구 선생님과 종이접고 놀자" 장식 글자도 무지개 색으로 알록달록 꾸몄고,
그 밑에 아이들이 사진을 찍을 수 있게 포토존도 만들었습니다.
또 책상을 정사각형으로 해서 옹기종기 모여서 하면 좋겠다는 말씀이 생각이 나 책상 배치도 그렇게 했습니다.
비록 구 선생님이 곁에 계시지 않았지만, 구 선생님과 같이 한다는 마음으로 준비했습니다.
그래서 수업이 선생님께서 구상하시던 대로 이루어져
종이접기 교실이 선생님께 마음의 위로가 될 수 있도록, 자랑거리가 될 수 있도록 만들고 싶었습니다.
확실히 저와 아영 선생님 둘이 준비를 하니 속도와 완성도가 높아지는 듯 했지만
구 선생님과 함께 할 때만큼의 재미와 보람은 느껴지지 않았습니다.
글자를 붙이면서도 구 선생님의 "그렇게하면 좋겠어요"라는 말씀이 없으니 허전했고,
종이를 접으면서도 구 선생님이 한 번씩 던져주시던 농담과 영화 얘기가 그리웠습니다.
이번 사업이 구 선생님께 자랑이 되길 바라며 준비했지만,
어느새 제게도 이번 사회사업이 하나의 자랑이자 추억이 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오후에는 구 선생님께 전화를 드렸습니다.
저희 이름을 말씀드리자마자 선생님께서
"수업은 어떻게 됐어요?"라고 물어주셨습니다.
선생님이 말씀하신대로 교실도 꾸며놓고 준비했다고 말씀드린 이후에도
코로나 때문에 못 오시는 걸 안타까워하시면서도
"그래도 내가 가르쳐줬으니까 다 할 수 있죠?", "나 없어도 되죠?"라고 수업의 진행 여부를 거듭 확인하셨습니다.
선생님 본인의 종이접기 실력이 어떠하다, 선생님이 얼마나 필요한가에 대한 확인을 받고 싶으신 것보다는
정말로 수업이 어떻게 진행될지, 사업이 무탈하게 진행되고 있는지를 걱정하시는 듯하여
저희가 선생님 가르쳐주신대로 복습해보며 잘 준비하고 있다고 안심시켜드린 후에야 전화를 끊으셨습니다.
종이접기 교실에 대한 선생님의 진심이 느껴지는 듯해서 정말 뭉클했습니다.
5분 간의 짧은 통화였지만 50뷴의 연설보다도 더 동기부여가 되었습니다.
이후에는 성현동 팀장 선생님의 도움을 받아 저희 힘으로 찾지 못했던 여러 준비물들을 찾아보았습니다.
구 선생님 누님이 주신 용돈으로 구매하기러 했던 여러 준비물들도 다행히 살 수 있었습니다.(감사합니다 팀장님ㅜ)
준비물을 사고 오는 길에는 코로나 검사도 한 번 더 받았습니다.
또 확진자가 나오면 어쩌나...나올 거면 차라리 나여라...등등 여러 생각이 들었지만 다행히 모두 음성이었습니다!
원장님께서도 안 와도 될 거 같은데 왜 왔냐고 기분 좋게 말씀해주셔서 정말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혹시나 아이들이 왔다가 코로나에 걸리면 어쩌나하는 걱정이 있었는데 한시름 덜었습니다.
장을 보고 나서는 남은 2시간 가량 동안 아영 선생님과 마무리 작업을 했습니다.
저 위에 꼬깔콘도 다 손으로 접었고 글자랑 풍선, 여러가지 종이들도 다 하나 하나 접고,
높이와 길이를 재가며 정성스레 붙였습니다.
이후에도 아이들이 좋아할만한 여러 가지를 아영 선생님 주도 하에 미리 접어놓았습니다.
비록 다른 파티룸이나 스터디 카페보다는 못하더라도 저희의 정성이 듬뿍 들어간 만큼
내일 아이들이 좋아해줬으면 좋겠습니다.
첫댓글 창현 선생님, 구선생님과 나눴던 이야기를 떠올리며 준비해주어 고맙습니다. 이렇게 진행되는 과정을 구 선생님에게도 전화해서 이야기해주면 좋을 것 같아요. 구선생님이 너무 아프거나 컨디션이 좋지 않으면 어렵겠지만, 안부도 여쭐겸 전화해서 몸은 괜찮은지, 식사는 잘 하고 계신지 여쭙고, 구선생님과 함께 계획했던 이 사업은 이렇게 준비해서 하고 있다고 말씀 드려도 좋겠고, 아영선생님이랑 함께 의논하며 결정할 사안있다면 구 선생님 의견은 혹시 어떤지 물어볼 수도 있고... 그래서 중간에 구 선생님이 참여를 못하시게 되었지만, 자신의 사업이 어떻게 진행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신다면 좋겠어요. 심부름하는 모양새로요.
낙심되는 상황에서도 일이 잘 진행될 수 있도록 챙겨주셔서 고맙습니다.
어제 참 많이 놀랬죠? 오늘 아침 아영선생님과 둘이서 구선생님과 사전에 상의한대로 예쁘게 데코레이션도 했고 책상배열부터 하나하나 준비해줘서 고맙습니다. 오전에 이야기드린대로, 부장님이 주신 슈퍼비전대로 제게 보내줬던 사진들을 구선생님께도 보내드리면 좋겠어요. 아침에 제가 구선생님께 "몸 괜찮으세요?"라고 문자 보내니 바로 전화를 주셨습니다. 구선생님의 목소리에는 속상함이 가득담겨있어보였습니다. 내일 활동 못하게 됐다면서 아쉬워하시기도 하셨습니다. 그리고는 저한테 "몸 괜찮으세요?아픈데 없으세요?"라며 안부를 물어보시는데 괜히 울컥하더라구요. 약 잘 챙겨드시고 계신다고 하였고 격리 끝나고 보자고 인사드렸습니다. 그리고 같이 활동했던 두학생이 구선생님께 종종 연락드릴거라고 말씀드렸어요.
어제 오후부터 여러 생각과 고민들이 많았는데 부장님의 슈퍼비전처럼 두선생님이 의논하고 결정할 사안이 있다면 구선생님께 전화드리거나 문자를 드려서 여쭈면 좋겠어요. 전화도 잘 받으실 것 같아요. 어쩌면 기다리고 계실 수 있어요.
창현선생님과 아영선생님도 이번 일로 더욱 끈끈해지는 계기가 되면 좋겠습니다.
선생님과 아영선생님이 힘든 상황 가운데서도 더욱 힘내시는 모습을 보니 저도 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화이팅!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