탑의 층수에 관한 글은 아직 발표된 것이 별로 없습니다.
다만 김현준 선생에 의해 가설이 나와있을 뿐입니다. 여기에 그것을 소개합니다. <정찬두>
탑층을 이루는 3,5,7,9등의 홀수는 양수이고, 평면의 각을 구성하는 4,6,8등의 짝수는 음수이다. 이것은 음수와 양수, 즉 음양의 조화를 뜻한다.
음양사상가들은 하늘을 양으로 땅을 음으로 보았다. 그 기운으로 말하면 하늘은 모든 것을 창조하는 생기(生氣)로 충만되어 있고, 땅은 모든 것을 완숙하게 기르는 성기(成氣)로 충만되어 있다. 나아가 하늘과 땅 사이에는 생기와 성기를 받아 생겨난 사람(人)이 있다. 즉, 음양사상가들은 인간을 천지조화의 극치로 파악하였고, 천지합일, 음양합일의 존재를 사람으로 보았다.
더 나아가 우주의 모든 현상이 하늘과 땅과 인간의 유기적 관계속에서 이루어지고 있음을 주장하는 천지인(天地人) 삼재(三才)의 이론을 확립하게 되었다.
음양사상가들의 이같은 생각은 집을 만드는데도 그대로 적용되었다. 집은 사람이 사는 곳이다. 따라서 완벽한 집은 하늘의 생기와 땅의 성기가 완벽한 조화를 이룰 때에만 만들어질 수 있고, 완벽한 천지합일이 이루어진 집이야말로 완벽한 인간이 살기에 가장 적합한 곳이라고 보았기 때문에 고층 누각형의 집을 만들었던 것이다.
탑은 곧 집이다. 불멸의 부처님이 계신 집이다. 가장 이상적인 인간인 부처님이 항상 머물고 계신 집이다. 따라서 그 집은 가장 완벽한 집이어야 한다.
따라서 하늘을 향한 층수는 양수로 구성하고, 바닥을 이루는 면을 음수로 구성한 것이다.
김현준의 <사찰, 그속에 깃든 의미>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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탑의 층수
정찬두님의 설명에 추가하여....
오늘 도서관에서 우연히 관련 글을 접하고 퍼왔습니다
우리나라 불탑을 보면 3,5,7,9로 이루어져 있다
그 배경은 무엇일까?
결론적으로 층수는 불교교리나 사상에 바탕을 둔 것이라기 보다는
우리나라를 비롯한 고대 동양의 음양오행사상에 뿌리를 두고 있다
3은 완전성을 갖춘 수로서
천지인 삼재를 표상하는 수이다
5는 1에서 10에 이르는 중간수이다
즉 목,화,수.금,토 오행에 응하는 수이다
7은 천지인과 사시를 상징하는 수이며
때로 북두칠성을 상징 하기도 한다
9는 양이 완성된 수이다
또 구천,99칸집,구중궁궐 이라는 말이 있듯이
많다는 뜻으로도 쓰인다
그런데 10의 짝수를 택한 특별한 탑이 있다
탑골공원의 원각사터 10층탑과,경천사터 10층 탑이다
그러나, 이들 탑을 자세히 살펴보면 평면이 亞자형을 이루는
아래부분의 3층과 일반석탑과 같이 방형으로된 윗부분이 7층으로
구성되어 있어 홀수를 기본으로 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특히 세번째 층의 지붕돌이 이중으로 되어 있는 것을 주목할 필요가 있는데
이것은,1-3층 부분과 4-10층 부분을 경계짓기 위한 의도로 볼 수 있다
그래서 10층이라 하지만 이들 탑 역시 홀수를 선호하는
길상 관념에 뿌리를 두고 있다
탑의 층수가 홀수인 까닭은 음양오행 사상을 바탕으로 한
길상 관념의 결과라 할 수 있다
이러한 현상은 사찰의 입지선정,불전의 칸수 설정,단청의 배색
등에서도 나타난다
이러한 현상들은 불교교리,사상과는 관계 없다
그럼에도 탑에 오행사상을 근저로한 도상화된 수가 적용되어 있는것은
탑이 불교 신앙의 대상이기도 하지만,그와 동시에 음양오행 사상이
실질적으로 지배했던 당시 사회의 문화적 토양에서 자란
건축물 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