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낫도 한 상자가 죽음을 멀어지게 한다” 건강한 혈관 만드는 낫도, 파킨슨병·당뇨 관리에도 뛰어나
이보라 객원기자
입력 2023.01.10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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낫도가 만들어내는 낫도키나제는 강력한 혈전분해 능력으로 혈관 건강뿐만 아니라 고혈압과 당뇨병 관리에도 도움을 준다. /푸른친구들 제공
건강한 사람을 보면 ‘혈색이 좋다’고 말한다. 온몸에 피가 잘 돌아 얼굴이 발그스레하고 생기 있어 보이는 것이다. 반면에 피가 잘 돌지 않는 사람은 얼굴이 허옇거나 누렇게 떠서 ‘아파 보인다’는 말을 듣기 일쑤다. 건강의 기본은 온몸에 피가 얼마나 잘 도는지에 달려 있다. 혈액을 타고 각종 영양소와 세포들이 이동해 신체에 힘을 불어넣기 때문이다.
특히 추운 겨울에는 체온이 내려가고 심장 혈류량도 떨어지면서 혈액 순환이 더뎌진다. 혈액 순환이 원활하지 못하면 손발이 저리거나 시리고 심해지면 통증까지 느껴진다. 어지러움이나 소화불량 등에 시달릴 가능성이 커진다. 혈액 순환 장애는 방치하면 막힌 혈관이 큰 문제를 일으킬 수 있기 때문에 평상시 철저히 관리해야 한다. 이때 혈관에 이로운 ‘낫도’의 도움을 받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죽음을 멀어지게 하는 낫도, 혈전에도 효과적
일본이 장수(長壽) 국가로 유명한 이유는 ‘낫도’에 있다. 일본에는 ‘하루 낫도 한 상자가 죽음을 멀어지게 한다’ ‘낫도 철에는 의사가 필요 없다’는 말이 있을 정도다. 낫도는 볏짚에서 추출한 낫도균(종균·바실러스균)을 배양한 뒤 삶은 대두와 혼합 발효해 만들어진다. 이 과정에서 유익균과 효소가 만들어지며 이 성분들이 혈관·장을 튼튼하게 만든다. 낫도는 소고기와 비교해도 손색이 없다. 농촌진흥청 연구에 따르면 낫도와 소고기 안심 100g을 비교한 결과, 단백질 함유량이 비슷한 수준이다.
또한 낫도 100g에는 칼슘 118㎎, 칼륨 652㎎, 마그네슘 115㎎, 비타민K 23.1㎍, 아연 3.32㎎ 등 다양한 영양성분이 들어있다. 비타민A/비타민C/비타민B2·B6·B12 함량도 높다. 노화를 늦추는 데 도움이 되는 항산화 성분인 비타민E, 인프라 본, 사포닌까지 담겨 있다.
혈액 흐름을 막는 것은 바로 ‘혈전(血栓)’이다. 혈전은 혈액이 응고된 것을 말한다. 혈관에 혈전이 많으면 혈관 손상은 물론 혈액 순환에 문제가 생기고 중요 장기에 영양 공급을 차단해 심각한 합병증까지 일으킬 수 있다. 또한 혈관이 막히게 될 수 있는데, 혈관은 아주 잠깐만 막혀도 중풍이나 심장마비를 유발한다.
특히 중년기에는 노화와 함께 혈액 순환이 어려워진다. 이때 혈전까지 생기면 목숨을 위협할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낫도에 주목하는 이유가 혈전을 녹일 수 있는 성분이 함유돼 있기 때문이다. ‘낫도키나제(Nattokinase)’가 그것이다. 단백질 분해효소인 낫도키나제는 생낫도를 젓가락으로 휘저으면 생기는 실처럼 길게 늘어지는 점성 물질에 다량 담겨 있다.
혈액에는 혈전을 만들어내는 ‘피브린(혈액 응고)’이라는 물질이 있는데, 낫도키나제가 피브린에 직접 작용해 분해한다. 낫도키나제의 분해 속도가 혈전용해 효소인 플라스민보다 4배나 강력하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이뿐만 아니라 낫도는 또 다른 혈전용해 효소인 우로키나제가 생성되기 전(前)단계 물질인 프로우로키나제를 활성화하고, 혈전이 녹는 것을 어렵게 하는 혈전용해 저해 물질인 PAI-1(Plasminogen Activator Inhibitor-1)을 분해하기도 한다.
또한 낫도에는 바실러스균과 함께 다양한 유익균들이 풍부하게 함유되어 있다. 이러한 유익균들은 항균 효과가 뛰어나 장 건강에 도움을 준다. 이들은 ▲장내 유해균이 증식하는 것을 막아주고 ▲장운동을 활발하게 만들어 독소 배출도 돕는다. 장에는 신체 면역세포의 70%가량이 존재한다. 따라서 장이 건강하면 신체의 전체적인 면역 기능이 향상된다. 낫도에 있는 리조티무 효소와 폴리글루타민산 등의 물질이 병원균을 제거하고 면역체계를 강화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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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낫도의 실타래 같은 점성 물질에 단백질 분해 효소인 ‘낫도키나제’가 다량 담겨 있다./푸른친구들 제공
◇파킨슨병·당뇨 관리 등에도 탁월… ‘낫도’ 효과적으로 먹어야
일본 도쿄농공대학 소우데 코지 교수 연구팀은 “낫도 등에 함유된 필로로키노린키논(PQQ)이 파킨슨병 예방에 도움을 준다”고 말했다. 파킨슨병을 유발하는 알파시누클레인의 축적을 막기 때문이다. 연구팀은 필로로키노린키논을 알파시누클레인에 투여한 결과, 알파시누클레인의 응집 정도가 1/10 이하로 억제되었음을 확인했다.
낫도의 풍부한 식이섬유는 당(糖)의 체내 흡수를 늦춰준다. 또 췌장의 인슐린 분비를 도와주는 트립신이 많아 혈당 관리에도 좋다. 낫도 100g에는 약 10g 정도의 식이섬유가 담겨 있다. 바나나(100g당 1.8g)나 고구마(100g당 2.3g)보다 훨씬 많다.
낫도는 ‘슈퍼푸드’라는 명성에도 불구하고 스웨덴의 혐오음식박물관에 진열될 정도로 호불호(好不好)가 강한 식품이다. 헛구역질을 불러일으키는 향과 실처럼 죽죽 늘어나 먹기 불편한 식감 때문이다. 하지만 낫도는 면역은 물론 혈관까지 청소해줘 건강관리에 으뜸이다.
낫도의 뛰어난 효능을 온전히 느끼려면 먹는 법이 중요하다. 효소는 50도 이상에서 힘을 잃다가 사라진다. 이는 낫도키나제 역시 마찬가지다. 이 때문에 너무 뜨거운 밥에 섞어 먹으면 낫도키나제가 사라질 수 있다. 혈전은 밤에 많이 생긴다. 섭취 후 10~12시간가량 효과가 지속되는 낫도키나제가 자는 동안 혈전에 영향을 끼치려면 아침이나 오후보다 저녁에 먹는 것이 효과적이다. 낫도를 먹기가 어렵다면 시중에 판매 중인 낫도 건강식품을 이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낫도의 효능은 온전히 보존하면서 먹기 편한 과립 형태로 만든 다양한 제품들이 눈길을 끌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