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꿈을 꾸는 하나의 공동체
열린교회를 개척하고 10년 정도 흘렀을 때의 일입니다. 교인 수가 늘어나고 교회의 기능들이 복잡해지면서, 선교적으로나 목회적으로나 유능한 교역자들이 필요했습니다. 그런데 제가 보기에 부교역자들 중 상당수가 어떻게 효과적으로 일을 해야 하는지 모르는 듯했습니다. 담임 목사인 저의 사역 부담은 가중되었고, 기대에 못 미치는 부교역자들을 향해 꾸지람과 불평이 늘어 갔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하나님이 제게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너도 한때는 목회에 미숙한 사람이었단다. 네가 그들을 형제처럼 여기며, 목회는 이렇게 하는 거라고 따뜻하게 가르쳐 줄 수 없겠니?" 그 순간 이제껏 그들을 동역자요 그리스도 안에서 피붙이로 여기지 않고, 제 일터에 고용한 사람들처럼 대한 것을 통회하게 되었습니다.
제가 즐겨 찾는 오대산에는 아름드리 소나무들이 하늘을 찌를 듯 높은 키를 자랑하며 숲을 이루고 있습니다. 그 나무들은 두터운 부엽토 아래에 깊이 내린 뿌리들이 서로 엉켜 하나의 생명 덩어리를 이루고 있습니다. 사역자로 부름받은 우리는 영원을 향한 연대감을 가진 사람들입니다. 각자의 자리에서 각기 다른 일을 하지만, 모두 같은 꿈을 꿉니다. 하나님의 영광이 이 땅에 가득 찰 그날을 바라보며, 모든 영혼이 구원받아 천국 가족이 되게 하는 데 함께 힘쓰는 '하나의 생명 공동체'인 것입니다.
부교역자 리바이벌 / 김남준
* 기도: 심는 이나 물주는 이로서 주님 사역에 불러 주시니 감사합니다. 세상 사람들처럼 동역자들이 경쟁하지 않고 협력하며, 지혜로운 건축자로서 한 영혼을 예수 그리스도의 터 위에 온전히 세우게 하소서. 주님께만 상급을 기대하며 불타 없어지지 않을 영원한 공적을 쌓게 하소서.
▣ 즐거운 사랑의 공동체
어떤 학교에서 초등학교 학생들에게 점심시간에 사과 한 개와 빵 한 개를 간식으로 제공하게 되었다. 그곳은 천주교 계통의 학교였다. 아이들이 자꾸만 사과를 두 개씩 가져가니까 사과가 든 박스 위에 수녀님이 급하게 이런 글을 써놓았다.
“지금 하나님이 보고 계십니다.”
장난 끼가 많은 아이 하나가 싸인 펜을 꺼내어 메모지 한 장 위에 이런 글을 써서 빵을 담은 박스 위에 꽂아놓았다.
“지금 하나님은 사과 박스를 보고 계십니다. 그러니까 빵은 마음껏 많이 가져가도 됩니다!”
학생들은 킥킥 거리며 빵을 서너 개씩 주머니에 담아갔다.
유머이긴 하지만 뭔가 깨달음을 주는 이야기가 아닐 수 없다. 물론 아이들이 하도 말을 안 들어서 응급조치로 그런 글을 썼겠지만, 하나님을 식당 주인으로 만들어버린 수녀도 웃기고, 그 수녀를 골탕 먹인 아이들의 지혜도 웃음을 자아내게 만든다.
신앙생활도 웃고 즐기며 재미있게 하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만약 교회가 하나님을 팔아 아이들을 감시하고 겁주는 수녀처럼 된다면 뭔가 잘못되어가고 있는 것이 아닐까 하는 느낌이 든다.
사랑의 도를 실천하신 예수님처럼 순수한 믿음으로 서로 사랑하고 용서하는 마음으로 포근하게 감싸주며 따뜻한 가족처럼 이웃과 더불어 살아야 할 책임이 있는 존재들이 바로 그리스도인들이다. 그러한 사람들로 구성된 즐거운 사랑의 공동체가 교회다.
▣ 공동체 생활의 외국 사례
이스라엘의 기브츠는 농촌을 대표하는 공동체로서, 농산품 및 공산품을 공동으로 생산하는 공동체이다. 키부츠에서는 사막이나 다름없는 이스라엘의 메마른 땅을 비옥한 땅으로 일구어 왔다.
키부츠에 사는 유대인들은 매우 종교적이며, 도덕적인 생활을 영위해 왔다.
현재 이스라엘에는 약 230여 개의 키부츠가 존재하고, 그 구성원은 약 8만 명에 이르는데, 이는 전 농업 인구의 17%를 차지한다. 그들은 첫째, 사유 재산을 갖지 않고, 둘째, 토지는 국유이고 생산 및 생활 용품은 공동 소유로 하며, 셋째, 구성원의 전 수입은 키부츠에 귀속된다. 그리하여 키부츠의 재정에 따라 주거는 부부 단위로, 식사는 공동 조리로, 의류는 계획적으로 공동 구입한다.
기브츠 처럼 또 초대교회와 같은 공동체 교회를 이루고 싶다.
▣ 사랑의 공동체
헤밍웨이는 한 이야기를 통해 파코라는 이름이 얼마나 흔한지를 보여 주었다. 어떤 아버지가 마드리드로 가서 신문에 광고를 냈다. 그 광고에는 이런 글이 쓰여 있었다. “파코야, 모든 것을 용서해 줄 테니 수요일 낮 12시에 모나나 호텔에서 만나자. 아버지가.” 다음 날 행정 당국은 민병대를 동원해 호텔 앞에 모인 800여명의 청년들을 해산시켜야 했다.
우리도 모든 것을 용서받기를 간절히 소망하면서 호텔 문 앞에 서 있는 존재다. 이런 우리에게 복음은 한 가지 분명한 사실을 보여 준다. 하나님은 다른 파코들도 모두 초대하셔서 그들을 기쁘게 맞으신다. 우리는 상황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파악하기도 전에 은혜의 리듬에 맞춰 움직이고 있는 자신의 모습을 발견한다. 누군가가 나의 왼손을, 또 다른 누군가가 나의 오른손을 부여잡는다. 아버지를 중심으로 하나의 거대한 원이 형성된다. 아버지의 사랑은 매우 사실적이고 강렬하다. 그것은 변화시키는 광선을 내뿜는 순수한 태초의 빛과 같다. 우리는 처음으로 자신을 진실하게 보게 될 뿐 아니라 서로를 진실하게 보게 된다.
거룩하신 하나님의 초청으로 새로운 공동체가 형성되었다. 하나님은 경외감이 상실된 곳에 예배를 명하시고, 침묵에 대한 인내가 상실된 곳에 말씀을 들려주시며, 개인주의가 팽배한 곳에 진실한 사랑을 베푸신다. 이제 우리는 예배와 말씀과 사랑의 삶을 시작해야 한다.
「내가 만든 하나님」/ 도널드 맥컬로우 <생명의삶 2008.11>
▣ 공동체, 협력에 관한 성경 말씀
0 그대와 함께 한 이 백성이 필연 기력이 쇠하리니 이 일이 그대에게 너무 중함이라 그대가 혼자 할 수 없으리라(출18:18)
0 형제가 연합하여 동거함이 어찌 그리 선하고 아름다운고(시133:1)
0 두 사람이 한 사람보다 나음은 저희가 수고함으로 좋은 상을 얻을 것임이라 혹시 저희가 넘어지면 하나가 그 동무를 붙들어 일으키려니와 홀로 있어 넘어지고 붙들어 일으킬 자가 없는 자에게는 화가 있으리라 두 사람이 함께 누우면 따뜻하거니와 한 사람이면 어찌 따뜻하랴 한 사람이면 패하겠거니와 두 사람이면 능히 당하나니 삼겹 줄은 쉽게 끊어지지 아니하느니라(전4: 9-12)
0 두 세 사람이 내 이름으로 모인 곳에는 나도 그들 중에 있느니라(마18:20)
0 날마다 마음을 같이하여 성전에 모이기를 힘쓰고 집에서 떡을 떼며 기쁨과 순전한 마음으로 음식을 먹고(행2:46)
0 우리가 알거니와 하나님을 사랑하는 자 곧 그의 뜻대로 부르심을 입은 자들에게는 모든 것이 합력하여 선을 이루느니라(롬8:28)
0 몸 가운데 분쟁이 없고 오직 여러 지체가 서로 같이 하여 돌아보게 하셨으니(고전 12: 25)
0 그 때에 너희는 그리스도 밖에 있었고 이스라엘 나라 밖의 사람이라 약속의 언약들에 대하여는 외인이요 세상에서 소망이 없고 하나님도 없는 자이더니(엡2:12)
0 모이기를 폐하는 어떤 사람들의 습관과 같이 하지 말고 오직 권하여 그 날이 가까움을 볼수록 더욱 그리하자(히10:25)
0 너희는 하나님의 은혜에 이르지 못하는 자가 없도록 하고 또 쓴 뿌리가 나서 괴롭게 하여 많은 사람이 이로 말미암아 더럽게 되지 않게 하며(히12:15)
0 경건에 형제 우애를, 형제 우애에 사랑을 공급하라(벧후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