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는 아랑곳하지 않고 부슬부슬 내린다.
시장 소재 유명 국밥집에서 맛있게 점심을 먹고 멀리 의뢰인의 고향마을로 향한다.
의뢰인의 고향은 댐 건설로 담수가 되어버렸다.
지나가는 길위 차안에서 부친 산소가 저 높은 산정 가까이 있다고 한다.
부친은 일찍 돌아가셨는데 노모는 살아계신다.
노모가 돌아가시면 접근성이 좋은 곳에 안장하여 부친도 이장하여 함께 모시고자 한다.
그래서 오늘은 모친을 모실 자리를 보러간다.
용진처의 밭이다.
금방 보아도 나쁘지는 않아 보인다.
당처에서 추맥을 통해 살펴보면서 이 터가 가진 특성을 세심히 살핀다.
기운의 세勢로 보아 밭 위 임야에 혈이 맺혀 있는 것으로 보여진다.
밭의 최상부는 혈장의 기운이 미치는 곳이라 부정적이지는 않다.
그런데 밭을 개간하면서 임야와의 경계지점이 2m 정도 잘려있다.
잘린 법면에 이곳 땅속의 토질이 드러나 보인다.
그리 좋지 않다.
쉽게 물이 스며들 수 있는 토질이다.
그래서 이곳에 매장하게 되면 가능한 위쪽(혈에 가까운)을 사용하되
내광은 회를 사용하여 회광을 짓기를 권하면서
법면도 가능하면 복토하여 이어줄 것을 당부한다.
이 자리는 터 앞을 지나 저 멀리 흘러나가는 강물이 댐의 건설로 고여 있는 모습이 보인다.
의뢰인은 넓게 펼쳐진 명당이 참 넉넉하게 여겨져 좋다고 한다.
모친이 돌아가시면 후손들이 어렵지 않게 찾아올 수 있는 고향에 자리를 정하여
부친까지 함께 이장해 모시면 될 것이라 단순히 생각하고 있었는데
괜히 나를 불러 없던 고민을 하게 된 셈이다.
그래도 인문학자로 매스컴을 탈 정도로 유명세를 얻고 있으니
부친의 음덕을 가벼이 할 수는 없을 듯하다.
그래서 부친의 이장은 신중하길 귀띔한다.
* 아랫 사진: 귀가하여 살펴보니 밭에서 추맥으로 확인한 바와 같이
밭 위 임야에 결혈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첫댓글 감사히 읽어보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