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다리지 않아도 오고
기다림 마저 잃었을 때에도 너는 온다.
더디게 더디게 마침내
올 것이 온다.
봄.
이성부 시인의 봄중에서
***
봄의 관조
힘좋던 젊은시절
만물의 이치를 모르던 그 시절엔
그저
겨울이 가면 봄이 오고
봄이 가면 여름이 오는 줄 알았다.
이제 나이들어 내가 맞이 할 새봄이
손가락으로 꼽을 수 있게 되면서부터
무심히 흘려버린
자연의 현상과 이치에 대해서
관심을 기울이게 되었다.]
한겨울에 새봄을 기다리는 심정으로
산과 들에 있는 나무며
집에있는 화분이며
무엇이든 지나치지않고
유심히 바라보는 습관이 생겼다.
엄동설한 한 가운데서도 나무들은 이미
봄을 준비 하고 있었다.
그저
세상살이에 바뻐서
무심히 흘려버리는
우리들의 눈과 귀가
그 소리를 듣지 못할뿐이었다.
메마른 나목에서
새순을 튀우고
꽃 몽우리를 내밀고
잎을 준비 하면서
봄은 서서히 조용히 차분하게
그렇게 소리없이 진행되고 있었다.
아 ! 봄이구나 하고
우리가 탄성의 소리를 지르며
삶의 즐거움을 느끼기 훨씬 그 이전에
봄은 이미 우리에게 다가오는것이다
집 베란다에 있는 군자란이
새순을 내밀때 부터 촬영을 했는데
아깝게도 컴퓨텨 로딩중 실수로 날려 보내고
3.11일 12. 15일 촬영한 사진만 남았다
사진을 자세히
들여다 보면
꽃이 몽우리를 맺고 어떻게 활짝 피는지
조금은 느낄 수 있다.
올 봄에는
나무와 꽃들이 조금씩 아주 조금씩
내곁에 다가오는 기쁨의 시간을 느끼며
건강하게 살아있는것에 대하여
감사의 기도를 드린다.
시인의 말대로
봄은
더디게 더디게
그리고 마침내 우리에게 다가온다
우리가 알지 못하는 사이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