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기 2005~2020]/정기산행기(2007)
2007-03-12 18:24:13
[131차] 월악산 산행기
2007. 3. 12. / 최신림
- 산행일: 2007. 3. 10. (토)
- 참가자: 문수, 병욱, 병효, 상국, 재봉, 진운, 진홍, 신림 (산행대장; 이상 8명), + 게스트 2분.
- 산행코스: 동창교(탐방지원센터) - 4.3km - 영봉(1097m) - 6.0km - 덕주골 입구
고덕동에서 출발한 카니발, 보정에서 출발한 랜드로바, 2대의 차량이 충주휴게소에서 만났다. 친구들끼리, 그리고 손님 2분과 어울려 인사를 나눈다. 손님 한 분은 미남 청년인데, 진홍이 친구란다. 진홍이 말한 'same our age man from Pusan'. 암만 봐도 댓 살 이상 아래로 보이던데... 카니발 차량을 'chachul' 당하여 왕복 도맡아 운전해 주신 데 대해 이 자리를 빌어 다시 감사 드린다. 다른 한 분은 경호가 대장을 맡아 홈통(기차)바위를 다녀온 수락산 산행에서 낯이 익은 분이다. 대학생처럼 보이지만 실은 고3 담임을 맡고 계신 선생님이시다.
충주IC에서 빠져 나와 충주호반 풍경을 맛보기 하면서 송계계곡으로 들어선다. 고덕동 출발 07:40. 동창교 탐방지원센터 앞 도착 09:45. 차량 1대를 덕주골에 배치하고 동창교쪽으로 원위치. 산행을 시작하니 10시가 넘었다.
영봉을 오르는 길은 대체로 4코스. 북쪽 수산리에서 보덕암, 하봉, 중봉을 거쳐 영봉까지 이르는 5.5km 구간. 가장 힘든 코스다. 동쪽 덕산면에서 신륵사를 거쳐 영봉을 오르는 5.4km 구간. 월악산 국립공원 자료에는 영봉까지 2시간20분 소요된다 하였으니 가장 쉬운 코스일 터. 우리가 가는 코스는 서쪽 동창교 쪽에서 올라 영봉을 오른 다음 다시 송계삼거리로 돌아와 남쪽으로, 960m 고지를 거쳐 덕주사로 하산하는 길. 삼공산우회로서는 초행이니만큼 가장 일반적인 코스 두 곳을 골랐다고 할까.
그런대로 포근하니 좋은 날씨다. 안개가 걷히니 구름 약간 낀 하늘 사이 중봉과 영봉이 높다랗게 보인다. 어찌 중봉이 더 높게 보이네... 계류를 건너며 20분 가까이 걸었을까. 표지판이 하나 나오는데 해발 314m라 되어 있다. 오늘 우리는 네트로 800m 정도 오르는구나 생각해 본다. 만만찮은 길이다.
급경사를 오르기 시작하면서 다른 산행팀과 만난다. 씩씩대며 오르는 사람들 몇몇에 길을 비켜주는데, 어라? 끝이 없네. 버스 1대 인원은 된다. '오늘 산행은 최대한 완행한다!' 미리 공지한 대로 후미에 붙어서 천천히 오른다. 1시간 정도 지나니 '이 페이스면 이제 하루종일이라도 걷겠다' 싶을 정도 충분히 워밍업이 되었다. 돌계단 길이 끝나고 다시 치고 오르는 길, 멀리 오른쪽으로 주흘산이 보인다. 컨디션이 좋지 않은지 후미의 속도가 떨어진다. 영봉 오르는 험코스가 남아 있는데다 덕주사 내려가는 계단길이 기다리고 있으니 자칫 잘못하면 사고 위험이나 무릎부상 가능성이 높다. 더욱 천천히 가자 하며 쉬염쉬염 올라간다.
송계삼거리 차양막 있는 곳에 오르니 거진 12시. 선두가 행여 기다리나 싶어 둘러보니 없다. 바람은 센데 무전기도 불통. 전파도 바람에 날리나? 영봉으로 바로 갔나 보다 하며 발길을 옮긴다.
영봉 아래 오른 편으로 내려갔다가 시계 반대방향으로 돌아 오르는데, 중간쯤부터 길이 미끄럽다. 아이젠을 차면서 간식도 좀 먹고... 하면서 마침내 영봉 도착. 거의 1시쯤 되었을까? 선두 1진은 영봉에서 45분 동안이나 기다렸다 한다. 흐흐… 산행대장이 제일 후미에 있으니 어쩔 건가? 그래도 악착같이 기다려준 친구들이 고맙다. 선객들이 많아 잠시 기다린 끝에 기념사진을 찰칵.
충주호와 중봉, 그리고 사방의 산줄기를 둘러보다 하늘을 보니 짙은 구름이 집합중이다. 일기예보대로 눈이 내릴 모양. 서둘러 하산길로 접어들었지만, 금강산도 식후경. 13:30 무렵 정상 가까운 곳에서 모두 둘러앉아 점심 식사.
영봉 내려오는 길에 함박눈이 내린다. 눈을 맞으며 산행해 본 게 얼마 만인가? 지난 겨울엔 눈 구경 몇 번 해보지도 못했는데 3월달에 호사하는구나. 잠시나마 행복한 순간.
영봉을 내려와 주능선 따라 남행하는 길. 바람이 세차다. 서풍에 날려온 싸락눈? 아니, 우박 알갱이가 오른쪽 뺨을 사정없이 때린다. 시계는 10m? 아님 20m? 960 고지를 지나니 암릉길로 내려간다. 수월찮은 길. 그러나 시계가 나빠 멋진 풍광을 즐길 수 없는 게 더 아쉽다.
한 구비 내려오니 바람은 없고 포근한 함박눈. 나무로 바닥을 댄 철제 계단길로 접어든다. 옛날엔 철판 바닥, 좁은 계단이었는데... 흰 눈 포근히 내려앉은 산죽이 무리를 이루니 이 또한 멋진 광경. 산산한 기운이 표홀히 흘러 온몸을 휩싼다.
무릎이 좋지 않은 진홍. 계단 길에서 고전하는데, 어느새 마애석불. 이제부터 그닥 어려울 게 없는 구간. 덕주사로 내려간다. 덕주사 대웅전을 올려보면서, 덕주산성을 곁눈질 하면서, 마침내 덕주골 당도. 오후 5시 무렵이다.
식사시간 빼면 1진은 5시간 정도, 2진은 6시간 정도 걸린 산행. 모 사이트의 지도를 참조하면 4시간30분 가까이 걸리는 코스이나 아마추어의 악천후 산행에는 아무래도 맞지 않는다. 월악산 국립공원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6시간20분 소요. 완행으로 따지자면 이게 맞다. 5시간 걸릴 거라 한 것은 산행대장의 실수.
‘덕주골산장’이란 음식점에서 7시까지 저녁식사. 징거미 매운탕이란 토속음식을 맛보았다. 나중에 알고 보니 ‘징거미’는 사투리가 아니네. 우리나라 민물새우에는 징거미새우 16종과 새뱅이새우 7종이 있단다. 서울 올라오는 길은 막히지 않아 9시 무렵 도착. 병욱이는 집에 들어가 대조영을 볼 수 있었을까? 우짜든동, 부산에서 소장 생활 잘하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