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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이지 않게 사람을 움직이는
CEO의 대화법
대니얼 얀켈로비치 지음
▣ 저자 대니얼 얀켈로비치
CBS, 퀘스트 커뮤니케이션즈, 케터링 재단, 뉴욕 시 모금 위원회의 이사이자 ETS와 브라운 대학의 사외 이사인데, 그는 수많은 기업체와 대학에서 대화법에 관해 강연을 했다. ‘얀켈로비치, 스켈리, 화이트 리서치 회사’를 설립한 후, 뉴욕타임스의 ‘얀켈로비치 투표’라는 코너를 통해 화술 전문가로 명성을 높였다. 저서로 『대중의 판단에 이르다』, 『새로운 법칙들』, 『자아와 본성』 등이 있다.
▣ 역자 이시현
단국대학교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번역자 전문 양성기관 트랜스쿨을 이수하였다. 현재 (주)엔터스코리아에서 영어번역가로 활동하며, 이엔케이 교육컨설팅에서 근무하고 있다.
▣ Short Summary
조직이 세분화되고 소수 정예화되는 오늘날의 기업 상황에서는 특히 CEO와 구성원 간의 대화가 매우 중요하다. 예를 들어 경영진과 노동조합이 아무런 해답도 찾지 못하고 격렬하게 자기주장만 하고 있다고 가정해보자. 이때 CEO가 상황에 맞는 적절한 대화를 이끌어준다면, 많은 문제점을 해결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회사가 적자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상황일 때, 불안해 하는 직원을 일사불란하게 단결시킬 수 있는 사람도 CEO다. 그래서 포춘 100대 기업 선정자 로버트 레버링 박사는 ‘미국의 일하기 좋은 100개 기업’을 선정하면서, 최고 경영층과 직원 간에 원활한 대화 통로를 가지고 있고, 근로자의 건의, 비판, 불만을 기꺼이 수용하는 기업문화를 100대 기업 선정기준의 하나로 제시하였다.
그런 시각으로 이 책에서 저자는 기술이 발달하고 지식 노동자가 증가하며 또 각 영역의 경계선이 모호해짐에 따라, 전통적인 상명하달 방식의 리더십은 점점 퇴색하고 ‘합리적인 리더십’이 새롭게 부상하고 있는데, 합리적인 리더십이란 리더가 최상부에서 명령을 내리듯이 비전과 전략, 계획을 전달하는 것이 아니라, 직원들과의 관계를 거미줄처럼 엮어나가는 것이라고 설명하며, 이러한 합리적인 리더십을 위해서는 올바른 ‘CEO의 대화법’이 꼭 필요하다고 역설하고 있다.
아울러 가정, 학교, 직장에서 더 나아가 국가 간의 정치적 문제에 이르기까지 크고 작은 대화는 어디에서나 흔히 이루어지고 있는데, 누구나 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대화를 어렵다고 말한다면 이상하게 들릴지 모르지만, 대화란 단순하게 말하는 것과는 분명 다르다고 강조하며, 저자는 이 책에서 중요한 결정을 내려야 하는 협상 테이블에서부터 동료 간의 사적인 대화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상황을 보여주면서, 그중 보이지 않게 사람을 움직이는 ‘CEO의 대화법’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하고 있다.
참고로 이 책의 구성은 총 10장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저자는 핵무기 경쟁과 냉전 종식을 이끌었던 대통령의 대화부터 대기업 CEO, 실리콘밸리의 첨단 기업들의 CEO에 이르기까지 다양하고 생생한 대화 사례들을 들어 현 사회를 이끌어가고 있는 성공한 리더들의 대화법을 세밀하게 분석하여 15가지 공식을 도출해내고 있다. 보다 구체적으로는 CEO에게 대화가 필요한 이유부터, 일상적인 이야기와 대화를 구분하는 법, 대화와 의사결정을 구분하는 법, 상대방에게 공감을 표현하는 법, 목적에 맞게 대화 시간을 조절하는 법, 대화를 가로막는 10가지 함정을 빠져나가는 법, 그리고 가장 중요한 ‘나와 그것’을 넘어 ‘나와 너’의 관계로 발전시키는 대화법과 대중의 지혜를 끌어내는 대화법까지 CEO라면 갖추어야 할 대화의 모든 공식들이 총망라되어 있어, 대화의 기본이 무엇이며, 어떻게 해야 하는지 잘 보여주고 있다.
아무튼 직원을 하나의 목표로 달려갈 수 있게 하는 CEO에게는 그들만의 대화법이 있다. CEO가 되고자 하는 사람이라면 분명 갖추어야 할 대화법, 그것을 담고 있는 이 책에는 우리가 쉽게 알지 못하는 비밀이 담겨 있는데, 그 비밀을 완벽하게 소화한다면 당신도 CEO가 될 자격이 있다. 참고로 이 책에서 이야기하는 수많은 사례들은 언젠가 당신에게도 똑같이 일어날 수 있다. 따라서 어쩌면 CEO의 대화법은 준비된 사람에게만 주어지는 비밀이라고도 할 수 있겠다.
▣ 차례
1장 CEO에게 대화가 필요한 이유
2장 대화와 일상적인 이야기는 다르다
3장 대화와 의사결정을 구분하라
4장 자신을 솔직하게 보여줘라
5장 상대방에게 공감을 표현하라
6장 상대방을 인정하라
7장 목적에 맞게 대화 시간을 조절하라
8장 대화를 가로막는 10가지 함정
9장 ‘나와 그것’을 넘어 ‘나와 너’의 관계로
10장 대중의 지혜를 끌어내는 CEO의 대화법
1장 CEO에게 대화가 필요한 이유
우리는 매일 수없이 다양한 상황과 환경에서 대화를 하지만, 모든 대화가 성공적인 것은 아니다. 만일 대화가 원하는 대로 이루어진다면, 사람들과의 관계는 마법처럼 바뀌게 될 것이다. 그런 시각에서 나는 이 책에서 대화가 특별한 이유와 대화가 가져다주는 마법 같은 특성이 무엇인지를 말하려고 한다. 한편 사람들은 대부분 두 가지 목적으로 대화를 하는데, 하나는 사적인 관계를 탄탄히 하기 위해서이고, 또 하나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이다. 그런데 요즘은 두 번째 목적의 비중이 높아지고 있다. 아무튼 이 책에서 우리는 공적이든 사적이든 삶의 모든 분야에서 일어나는 대화를 다루게 될 것이다. 특히 사업 분야에서 대화를 나누는 데 필요한 조건들과 좀 더 넓게는 리더십 문제를 안고 있는 조직들을 중점적으로 다룰 것이다.
철학자 마틴 부버는 자신의 저서 『나와 너』에서 일상적인 회화보다 진정한 대화 속에서 훨씬 심오한 뭔가가 일어난다고 말했다. 즉 ‘나와 너’는 상대방의 관심사에 대해 서로가 진심으로 마음을 열어놓음으로써 상호작용을 하게 된다는 것이다. 아무튼 부버의 철학에 따르면, 인생 자체가 하나의 모임이며, 대화는 우리가 넘어야 할 ‘산’이다. 그리고 대화는 우리가 평소에 감춰둔 감정을 드러내게 하고, 상대방과 결속을 다지게 하는 성공적인 관계를 형성하는 과정이다.
한편 대화가 실패하는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는데, 가장 큰 원인은 서툴기 때문이다. 다시 말하면 대화할 때는 특별한 기술이 필요한데, 대부분의 사람들이 그것을 습득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아무튼 우리가 대화의 전문가가 될 필요는 없지만, 대화를 할 때는 상대가 말하고자 하는 의미를 알아야 하며, 리더로서, 시민으로서 또는 직장상사나 부모, 애인, 전문가, 소비자로서 편안히 대화를 나눌 수 있어야 한다. 그것이 바로 이 책의 목적이다.
참고로 나는 대중의 태도와 견해를 조사하다가 대화에 관한 한 가지 사실을 발견했는데, 그것은 우리가 보통 사실에 입각한 정보를 통해 지식을 얻고 문제를 이해한다고 생각하지만, 사실은 주로 대화와 토론을 통한 다른 사람과의 상호작용에 의해 판단을 내린다고 할 수 있다. 즉, 대중이 판단을 내리는 최고의 수단은 바로 가치와 감정이 담긴 대화라는 것이다. 대중이 중요한 판단을 내리는 방법에서 내가 깨닫게 된 이러한 교훈은 다음과 같은 다른 종류의 경험으로 인해 더욱 확고해졌다. 최근 몇 년간 나는 약 20여 개의 기업체와 비영리 조직의 이사회 구성원으로 일한 적이 있는데, 나는 그들이 판단을 내리는 방법과 대중이 판단을 내리는 방법에서 놀라운 공통점을 발견했다. 즉 체계가 잘 잡힌 조직의 이사회 경영진들은 대중보다 손쉽게 정보에 접근하고 그 정보를 더 체계적으로 활용했지만, 경제 위기로 조직의 앞날이 위태로운 시점에 매우 중요한 문제를 두고 회의를 할 때에 그들을 결속시켜 판단을 내리도록 만드는 것은 분석이 아니라 바로 대화였다는 것이다.
아무튼 한때 우리를 하나로 결합시켰던 대부분의 사회적 유대관계는 오늘날 서서히 파괴되어가고 있다. 사람들은 마음의 빗장을 걸어 잠그고 있으며, 다른 사람들과 멀어져가고 있는데, 문제는 이러한 ‘이해의 단절’이 점점 커져서 우리 사회에 심각한 위협적인 요소가 되었다는 것이다. 그런데 나는 가치와 관심, 지위, 정치적 견해, 직업적ㆍ민족적 배경, 신념의 차이로 점점 단절되어 가는 현대인들을 끈끈하게 결속시켜주는 열쇠는 바로 대화라고 생각하고 있다.
2장 대화와 일상적인 이야기는 다르다
전문가들은 매우 정밀한 방식으로 대화라는 말을 사용한다. 반면 대다수 사람들은 대화와 일상적인 이야기의 차이점에 별다른 주의를 기울이지 않기 때문에 의미상 혼란이 일어나곤 한다. 보충 설명하면 사람들은 대부분 네 개의 D, 즉 대화(Dialog), 논쟁(Debate), 토론(Discussion), 토의(Deliberation)를 구분하지 않고 사용하는데, 이런 습관 때문에 대화를 하는 데 필요한 기술을 쓸데없이 복잡하게 느끼게 된다. 참고로 가장 쉬운 구분법은 대화는 논쟁이나 토론과는 상반되고, 토의는 회화와 유사한 형태라 생각하면 된다.
먼저 대화와 논쟁의 다른 점을 살펴보면, 논쟁의 목적은 상대방을 설득시켜 이기는 것이지만, 대화의 경우에는 이기거나 진다는 생각 자체가 대화의 개념에 어긋난다고 할 수 있다. 다음 대화와 토론을 비교해보면, 대화만이 가진 세 가지 독특한 특징이 토론과 다른 점인데, 이 세 가지 특징 중 하나라도 없다면, 그것은 그저 토론이나 다른 형태의 이야기일 뿐이다. 세 가지 특징은 다음과 같다. 첫째, 모든 참가자가 평등해야 하며, 강압적인 영향력이 없어야 한다. 둘째, 공감을 가지고 들어야 한다. 다시 말해 다른 사람의 생각을 이해하고 다른 사람의 감정을 느끼려는 노력이 대화에는 반드시 필요하다는 것이다. 셋째, 가정을 솔직히 드러내야 한다. 왜냐하면 대화는 사람들이 자신의 가정을 솔직히 드러내고, 그 가정에 효과적인 방법으로 대응하도록 만드는 의사소통 수단이기 때문이다. 2장에서 언급된 대화전략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CEO의 대화전략 1 평등한 마음과 공감을 가지고 가정을 편견 없이 드러내라 : 대화를 할 때 먼저 대화에 필요한 세 가지 중요한 핵심, 즉 상대방을 평등하게 대하기, 공감을 가지고 경청하기, 가정을 편견 없이 드러내기, 이 세 가지가 모두 있는지 확인하라. 그리고 만일 빠진 사항이 있다면 그것을 어떻게 해야 확보할 수 있는지 고민해봐라.
3장 대화와 의사결정을 구분하라
나는 두 유형의 대화를 설명하고자 한다. 한 가지는 토론에서 자연스럽게 발전하는 대화이고, 또 하나는 미리 계획된 대화인데, 나는 자연스럽게 진행되는 대화에 그 기술들이 가장 잘 나타나 있다고 생각하고, 또 이런 유형의 대화에서 얻은 교훈은 여러분이 토론에 참여할 때마다 그 토론이 자연스럽게 대화로 이어져 많은 이점을 얻을 수 있도록 도와줄 것이다.
한편 대부분의 모임에서 토론이 대화로 발전하지 못하는 가장 큰 이유는 아마도 대화가 본질적으로 거래의 불문율에서 벗어나기 때문일 것이다. 예를 들어 돈이 오가는 관계에서 토론은 일어날 수 있지만, 대화가 오고 가기는 쉽지 않다. 그리고 또 대화를 시작하는 가장 일반적인 목적은 결정을 내리는 일이지만, 이 두 과정을 확실히 구분 짓지 못하면, 대화도 이루어질 수 없고 결정도 내릴 수 없다.
CEO의 대화전략 2 불화보다는 공통의 관심사에 초점을 맞춰라 : 대화를 나눌 때에는 서로 다른 관심사를 강조하기보다는, 공통의 관심사를 찾으려 애써야 한다.
CEO의 대화전략 3 대화와 결정을 내리는 일을 구분해서 생각하라 : 결정을 내리는 것이 대화의 유일한 목적이라 해도, 결정을 내리기 전에 대화가 먼저 이루어져야 한다. 보충 설명하면 정말 힘든 결정을 해야 하는 경우에는 실제로 결정을 내리는 문제에 관련해 압력을 받거나 이해관계의 대립이 일어나기도 하므로, 대화를 통해 서로를 이해하는 과정이 먼저 이루어져야 한다는 것이다.
4장 자신을 솔직하게 보여줘라
한 유명한 연구기관의 이사들이 개최하는 모임에 참석한 적이 있는데, 논의 주제는 연구소를 떠나 캘리포니아 대학교로 가게 된 생물학자 로버트슨 교수의 자리를 대체할 인물을 검토하는 일이었다. 참고로 로버트슨 교수는 연구소에서 근무하는 동안, 박사학위를 받은 젊은 학생들이 삶과 직업 사이에서 갈피를 잡지 못하고 혼란스러워 할 때, 그들에게 늘 도움을 준 유일한 연구원이었다. 한편 연구소의 소장은 로버트슨 교수의 자리에 유명한 생물학자를 초빙하자고 제안했는데, 그 생물학자는 뛰어난 연구 업적으로 유명하였으나, 다른 사람들과 어울리기 무척 힘든 성격이라고 알려져 있었다. 아무튼 이사들도 이 교수의 임용에 이의를 제기하지 않았다.
그러나 이때 성공적인 IT기업을 설립한 기업가 이사 한 명이 이의를 제기하며, 이 연구소에서 젊은 학자들에게 로버트슨이 했던 조언자와 친구 역할을 누가 대신할 수 있을지를 물었다. 그 기업가의 질문으로 학회의 이사와 기업가 이사들 사이에 분열이 일어나 의견이 양쪽으로 갈라졌는데, 학회 이사들은 아무런 고민 없이 자신들의 연구에만 집중할 수 있는 연구소를 원했고, 기업가 이사들은 연구소가 학문 분야를 뛰어넘어 더 실용적이고 다양한 프로젝트를 장려하지 않는 점을 날카롭게 비판했다.
팽팽한 긴장감이 감돌고 있을 때, 기업가 이사 중 한 명이 자신 있고 태평한 어조로 차분하게 말했다. “우리는 그저 사업을 하는 사람들이니까 당연히 전문 분야와는 거리가 멀죠. 그렇지만 이 연구소가 존재하고, 여기서 정말 눈부신 일을 하는 연구원들이 있으니까, 우리가 전문 분야에 익숙하지 못하다는 것은 아마도 이 연구소가 제대로 된 일을 하고 있다는 증거겠죠.” 순간 모두가 웃음을 터뜨렸다. 긴장은 순식간에 사라졌고, 양측은 전보다 좀 더 편안하게 이야기를 나누었고, 그 이야기는 신중하게 대화로 발전했다. 이제 그들은 상대방을 이해하려 했고, 점차 서로 뒤얽혀 있던 주제를 풀어내기 시작했으며, 결국 특별교수위원회를 발족하여 학생들을 학문적으로 양성할 뿐 아니라, 인간적인 욕구를 돌볼 새로운 방법을 연구한다는 조건으로, 새 교수 임용에 관한 안건을 통과시켰다.
이 사례에서는 처음에 학회 이사들의 문화와 기업가 이사들의 문화 사이에 대립이 일어났다. 그러나 한 참가자가 싸움이 확대되는 것을 막고 대화로 방향을 틀기 위해 양보를 택했는데, 기업가 이사가 말하고자 하는 메시지는 바로 “자신의 관심사만 옳다고 주장하기보다는, 서로의 관심을 이해하려고 해보자”라는 의미였다. 결국 이 메시지가 바로 대화의 계기가 되었다. 보충 설명하면 두 문화 사이의 대립 이면에는 서로의 문화에 대한 보이지 않는 가정이 깔려 있었는데, 이런 상황에서 기업가 이사 중 한 명이 언제나 열심히 노력하는 연구원들에게 공감을 표현함으로써 다른 이사들도 편협한 틀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길을 열어주었던 것이다. 이렇듯 가정을 솔직히 드러내는 일이야말로 서로 다른 문화 사이에 다리를 놓을 수 있는 유일한 길이다.
CEO의 대화전략 4 오해를 부를 수 있는 문화적 특성이나 가정을 밝혀내라 : 극도로 개인주의적인 사람들의 모임에서는 늘 견해와 가치, 성격의 차이로 다투는 일이 생기는데, 각 문화의 특성과 인식 방법을 이해하려고 노력하는 것이 필요하다. 그리고 가정을 솔직히 드러내는 일은 성공적인 대화를 가능하게 하는 가장 막강한 도구 중 하나라고 할 수 있다.
CEO의 대화전략 5 상대방의 가정을 추측하기 전에 자신의 가정을 먼저 제시하라 : 만일 여러분이 먼저 기꺼이 가정을 공개한다면, 다른 참가자들도 똑같이 가정을 공개하기가 쉬울 것이다. 특히 여러분이 가정을 공개하여 취약점을 드러낼 때는 더욱 그렇다.
CEO의 대화전략 6 특정한 사례를 이용하여 일반적인 문제를 제기하라 : 이것은 법원에서 일상적으로 따르는 전략인데, 법원에서는 이론상 일반적인 원리를 바탕으로 판결을 내리기보다는 법원이 관심을 갖는 문제와 얼마나 관련이 있는지를 기준으로 재심할 사건을 선택한다. 아무튼 특정 사례를 지적하는 것은 대화 참가자들의 태도를 중요한 일반적인 문제에 초점을 맞추도록 하는 가장 좋은 방법이다.
한편 앞에서 예로 든 연구소의 대화에서는 모임의 본래 초점이 달라졌다. 즉 새 교수를 임용하는 문제에서 연구소의 목표에 대한 우려로 관심이 이동했는데, 가끔은 이처럼 중요하지 않은 결정을 내려야 하는 상황에서 훨씬 더 중요한 문제가 제기되기도 한다. 아무튼 초점이 이동한다고 해서 토론이 항상 대화로 발전하는 것은 아니지만, 참가자들이 대화를 원한다면 얼마든지 가능하다. 그리고 토론에서 대화로 발전하면, 상호 이해와 신뢰, 이 두 가지를 모두 구축할 수 있게 된다.
CEO의 대화전략 7 가치체계의 모순에 초점을 맞춰라 : 대화를 할 때에는 그들의 문화를 기준으로 개개인에게 편견을 갖지 않도록 주의해야 하며, 최고의 전략은 참가자들이 상대방과 서로 협력하여 대립된 가치체계를 솔직히 드러내는 일이다.
CEO의 대화전략 8 적절한 시기에 감정을 표출하라 : 우리는 사실을 냉정하게 보고 감정을 배제하곤 하는데, 격렬한 감정의 표출은 적절히 자제(왜냐하면 지나치게 감정을 드러내면 토론이 무질서해지거나 논쟁이 일어나기 쉽기 때문)하면서, 적절한 시기에 감정을 표출하고 조심스럽게 대화를 전개하는 것이 좋다.
5장 상대방에게 공감을 표현하라
격식을 차리지 않는 상황에서의 대화는 모임에서 일어나는 대화와는 다른데, 더 개인적이고 의미심장할 때가 많다. 한 가지 사례를 들어보자. 사회복지사인 캐리는 생활보조금 수혜자인 한 미혼모를 방문하게 되었는데, 그녀는 삶에 대한 괴로움과 통제 불능의 십대 아들에 대한 걱정으로 지쳐 있었다. 그래서 캐리를 보자마자 고개를 돌리며 “이래라 저래라 하는 복지사 따위는 필요 없어요. 집도 이렇게 엉망인데, 집이나 치워야겠어요”라고 말했다. 그러자 캐리는 “부엌부터 시작할까요?”라고 말하며 재킷을 벗고 미혼모와 함께 집을 청소하기 시작했다. 그 후 둘은 이야기를 시작했고, 이는 대화로 이어졌다. 결국 두 여성은 서로를 이해하게 되었을 뿐 아니라, 미혼모의 아들 문제와 그녀 자신의 문제를 털어놓고, 해결 방법에 대해 토론하는 시간을 갖게 되었다. 즉 캐리는 의뢰인과의 거리를 좁히는 방법으로 청소하는 것을 도운 결과, 더 편안하고 친숙한 분위기로 대화를 이끌 수 있었던 것이다.
그러나 그녀가 사무실로 돌아와 처음 그 일을 보고하자 선배들은 적대적인 반응을 보였는데, 그들은 사회복지사가 집안일이나 돕는 신분은 아니라고 주장하며, 의뢰인의 생활에 개입하지 말아야 할 의무를 어겼다고 비난했다. 그 뒤 캐리는 전문가로서 지켜야 하는 규범과 자신의 업무에서 없어서는 안 될 의뢰인과 신뢰를 쌓아야 하는 필요성을 어떻게 조화시킬지를 두고 다른 사람들과 여러 차례 대화를 시도했지만 성공하지 못했고, 결국 그녀는 그 회사를 떠나고 말았다.
아무튼 이 경우에서는 사회복지사와 생활보조금 수혜자 사이의 문화 차이를 극복하는 일이 그녀와 직장 동료 사이의 기본적인 개념 차이를 극복하는 일보다 더 수월했다고 할 수 있는데, 이 예가 주는 교훈은 바로 ‘공감의 행동’의 중요성이다. 아울러 생활보조금 수혜자의 집을 같이 청소한 캐리의 행동을 통해 공감의 마음을 항상 말로 표현해야만 하는 것은 아니라는 귀중한 가치를 배울 수 있다.
CEO의 대화전략 9 공감을 표현하는 행동을 통해 대화를 시작하라 : 공감을 표현하는 행동은 대화를 시작하는 가장 빠르고 쉬운 방법이다. 왜냐하면 대화를 시작하기에 앞서 적대감을 없애는 일이 필수적으로 이루어져야 하기 때문이다.
CEO의 대화전략 10 전이 왜곡에 대해 말할 때는 신뢰부터 쌓아라 : 전이(인간이 이전의 경험에서 나온 감정을 다른 상황에 투영시키는 과정을 말함)는 인간 상호작용의 고유한 부분으로 널리 알려진 현상인데, 대화를 할 때 우리가 지닌 가정과 상대방이 지닌 가정을 드러내는 일은 전이 왜곡에 초점을 맞출 수 있는 몇 안 되는 방법 중 하나이다. 그런데 전이 왜곡이 드러나면 개인적으로 위협받을 수 있으므로, 대화 이전에 이미 신뢰가 쌓여 있거나 대화 속에 신뢰가 생기는 상황이 아니라면, 조심스럽게 접근하는 것이 좋다.
한편 대화가 자연스럽게 이어지도록 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끊임없는 준비가 필요하다. 끊임없는 준비란, 우리가 지금까지 토론한 전략들을 모두 인지하고 그것들을 상황에 맞게 합리적으로 적용할 줄 알아야 한다는 의미다. 그리고 대화의 핵심적인 필요조건을 이해해야 할 필요도 있다. 즉, 상대방을 모든 면에서 평등하게 대하고, 기꺼이 상대방의 말에 공감을 가지고 귀 기울여야 하며, 숨겨진 가정을 편견 없이 솔직히 드러내야 한다. 아울러 필요한 상황이 생기면 공감을 표해야 하고, 가정에 초점을 맞춰 오해가 일어나는 상황에도 대비해야 한다. 참고로 오해가 일어나는 원인으로는 문화 사이의 마찰, 관심의 차이, 전이 왜곡 등이 있으며, 이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기도 한다.
6장 상대방을 인정하라 / 7장 목적에 맞게 대화 시간을 조절하라
계획된 대화의 가장 일반적인 형태는 기업의 워크숍인데, 이 모임은 대개 사업의 장기적인 면 또는 근본적인 면을 토의하고 결정하기 위해 운영된다. 그런데 어떤 면에서는 미리 대화를 계획하는 것이 자연스러운 대화를 이끌어내는 것보다 더 쉬울 수도 있다. 왜냐하면 실수를 바로잡을 기회가 더 많고, 사람들에게 대화의 규칙을 미리 설명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나는 계획된 대화가 실패하는 경우를 너무나 많이 봐왔다. 예를 들면 대화의 촉매 역할을 할 사람을 잘못 선정하거나, 할당된 시간이 충분치 않다거나, 끝을 맺고 결론을 내리는 데만 급급하여 대화를 성급하게 종결짓는 등과 같은 경우이다. 참고로 계획된 대화의 가장 단순하고 기본적인 형태는 짧은 시간 동안 모인 소비자와 유권자, 노동자 그룹에서 일어나는 대화이다.
포커스 그룹은 대화를 목적으로 문제, 후보자, 제품, 커뮤니케이션 등의 주제를 놓고 대개 8명에서 12명의 사람이 모여 약 두 시간 정도 모임을 갖는데, 참가자들은 대부분 서로 알지 못하고, 모임이 끝나면 다시 만나는 일도 거의 없지만 이런 상황에서도 진정한 대화는 계획될 수 있다. 하나의 사례를 들면, 흑인 참가자들과 백인 참가자들은 범죄나 복리 후생, 십대 미혼모, 소수민족 우대정책 같은 인종적으로 민감한 주제를 토론하기 위해 자주 포커스 그룹 모임을 갖는데, 처음에는 회의장에 예의 바르고 거리감 있는 냉기가 흐르고, 인종적인 자의식과 말로 표현하지 못하는 견해로 혼탁한 분위기가 감돈다. 그런데도 대부분 두 시간이 다 지날 무렵이 되면 분위기가 달라진다. 그들 사이에 상호 존중이라는 희미한 결속이 이루어지면, 양측은 공통된 관심사에 대해 걱정하는 상대방의 이야기를 들으며 공감을 가지게 되며, 선뜻 입 밖에 내어 말하지 못한 자신의 생각을 누군가가 먼저 털어놓으면 비로소 친밀한 관계가 이루어지고, 결국 성공적인 포커스 그룹 모임이 된다. 인종과 관련한 포커스 그룹뿐 아니라 모든 성공적인 포커스 그룹이 마찬가지인데, 일단 깊이 뿌리박힌 고정관념이 사라지면, 다른 사람들이 하는 말을 편견 없이 들을 수 있게 되고 비로소 대화가 시작된다.
그리고 포커스 그룹의 대화는 문제의 요지에 대해 동의하지 않는다고 해서 서로 적개심을 가질 필요는 없다는 점을 분명히 해주고 있다. 보충 설명하면 낙태 수술이나 인종 문제 같은 감정이 수반되는 문제에서 사람들은 일반적으로 자신의 견해에 반대되는 의견을 가진 사람들에게 적개심을 느끼지만, 참가자들은 대화를 통해 고정관념에서 벗어나 결국 모두 동일한 사람이라는 생각을 갖게 되고, 마침내 전혀 다른 반대 견해를 가진 사람들에게서조차 유사점을 발견하기까지 한다. 이러한 경험을 통해 왜곡된 고정 관념에 사로잡힌 채 싸우던 사람들은 상대방에게 결속력을 느끼며, 상대방을 사람 대 사람으로 마주할 수 있게 된다.
CEO의 대화전략 11 적절한 상황에서 불신이 오해의 실제 원인이었음을 인정하라 : 불신은 대화를 방해하는 가장 큰 요소다. 따라서 신뢰가 존재하지 않는다면 이야기는 토론의 수준에 그칠 것이고, 만약 불신을 없애거나 공감의 행동 같은 계기가 일어난다면 대화로 발전할 수 있을 것이다.
CEO의 대화전략 12 의견이 다른 사람에게 관대하라 : 대화는 이미 존재하는 신뢰를 강화시키기보다 다양한 견해를 꺼내놓도록 요구한다. 따라서 대화를 통해 상대방의 다른 견해를 서로 이해하는 과정이 무엇보다 귀중하다고 할 수 있다.
CEO의 대화전략 13 인간적인 관계를 조성하라 : 관계를 더욱 발전시키기 위해 상대방에게 다가가는 일은 대화에 없어서는 안 될 직관적인 전략이다.
CEO의 대화전략 14 숨김없이 드러내고 그 현실성을 확인하라 : 때때로 단체문화는 시대에 뒤떨어질 수도 있다. 그러나 환경이 아무리 변한다고 해도 그들의 의식과 가치체계는 살아남는데, 이럴 때 대화는 쓸모없어진 상황을 수정하는 가장 좋은 방법이다.
CEO의 대화전략 15 실질적인 목적을 추구하기 전에 불신의 정도를 최소화하라 : 대화의 핵심적인 상황을 잠시 생각해보면, 불신이 대화를 방해할 수밖에 없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왜냐하면 신뢰하지 않는 사람들에게 공감을 표하고 친밀함을 나타내는 것은 어려운 일이기 때문이다. 한편 대화는 신뢰를 쌓아 가는 과정이다. 따라서 실질적인 목적을 추구하기 전에 불신의 정도를 최소화할 필요가 있다.
8장 대화를 가로막는 10가지 함정
대화에 참여하다 보면 때로 대화를 가로막는 함정들을 만나게 된다. 나는 이들을 ‘마음의 함정’이라고 부르는데,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① 주저한다 : 대화의 초기 단계에 사람들이 참여를 꺼리는 주된 이유는 서로에게 신뢰가 없기 때문이다. 즉 개방적인 대화를 나누다 보면 어느 정도 자신을 노출시켜야 하기 마련인데, 사람들은 그룹에서 누군가가 자신의 의견에 반대한다는 느낌이 들거나 당황스러운 상황이 벌어질지 모른다는 예감이 들면 자신의 의견을 말하기 주저한다. 이럴 때는 사회자의 역할이 중요한데, 사람들은 대부분 마음속 깊이 느끼고 있는 주제를 개인적인 경험이나 기억과 쉽게 연관시키므로, 이와 관련된 경험들을 이야기하게 하면 사람들을 더 편안하게 대화의 주제에 참여하게 된다.
② 상자에만 갇혀 있다 : 나는 미드웨스터에서 열린 CEO와 학교장 모임에 참석한 적이 있었는데, 두 그룹은 공통된 관심사를 가지고 있었지만, 이 토론에서는 양측 모두 만족하지도 못하고 서로 이해하지도 못한 채 막연히 계속되었다. 얼마 지난 후에 학교장과 이야기할 기회가 있었는데, 학교장의 사고 구조는 말 그대로 교육계라는 상자 안에 제한되어 있어서, 상자 외부에 있는 해결책을 검토할 생각조차 못하고 있었다. 이처럼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신의 사고와 행동을 가로막는 상자를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 그런데 우리는 이와 같은 함정을 늘 피해 갈 수는 없다 하더라도, 이런 함정 때문에 일어나는 결과를 최소화할 수는 있다.
③ 성급하게 행동한다 : 대화의 참가자들이 즉흥적인 행동만 앞세우다 보면 대화는 이루어지지 않고, 다른 참가자들의 사고와 개념, 감정, 가정을 깊이 검토하여 올바른 결정을 내리는 토대를 만드는 과정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못하게 된다. 내 경험에 의하면 아무리 완고하고 냉정한 성격을 가진 참가자라도 만약 그들이 걱정하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가장 먼저 서로 이해해야 한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면, 성급한 행동을 자제하고 대화가 곧 행동이라는 현실을 이해하기 시작한다.
④ 상대방의 말을 진심으로 듣지 않는다 : 가장 흔히 빠지는 함정은 상대방이 자신의 생각을 조리 있게 표현하지 못했을 때, 그 말을 이해하려는 노력을 기울이지 않는다는 점이다. 흔히 우리는 자신의 의견과 맞지 않는 견해를 접하면, 성급히 상대방이 자신의 말을 이해하지 못했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자신의 견해를 더욱 고집스럽게 반복해서 말하곤 하는데, 이런 함정을 피하기 위해서는 상대방의 말을 듣고 있다는 사실을 다른 참가자들에게 알기 쉽게 설명해야 한다. 즉 참가자들이 상대방의 말을 주의 깊게 듣고 있다는 사실을 확실히 전달하는 과정이야말로 대화가 이루어내는 따뜻함과 호의적인 감정의 근원이 된다고 할 수 있다.
⑤ 문제를 이해하는 정도가 다르다 : 참가자들은 대화 중에 종종 쟁점에 대한 판단을 내리다 말고 다음 단계로 넘어가곤 하는데, 이것은 해결하기에 가장 까다로운 함정이다. 참고로 모든 사람이 가치가 개입된 문제를 이해하고 대화를 진행하여 완전히 해결하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리는데, 이 힘든 과정을 진척시키는 데 제대로 된 대화보다 나은 방법은 없다.
그런데 만약 참가자들이 문제를 이해하는 정도가 각각 다르다면 서로를 이해하기란 매우 어려울 것이다. 만약 일부 참가자들이 나머지 사람보다 그 문제에 대해 더 많이 알고 있어서 이해의 차이가 일어나는 것이라면, 그 문제에 대해 잘 모르는 사람들에게 간단한 설명만 해 준다면 즉시 해결된다. 그러나 정보만 전달한다고 해서 이해의 차이가 모두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 어떤 경우에는 삶과 죽음의 선택과 같은 아주 어려운 사항이 이해의 차이를 극복하는 데 결정적인 관건이 되기도 한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가능한 고통스러운 결정은 피하려 하므로 이 경우에는 특별히 시간을 할애하여 대화를 나누는 방법이 가장 좋다. 그리고 그런 문제를 직접 겪고 있는 사람들을 참가시켜 자신의 생각과 감정이 전개된 과정과 이유를 차근차근 설명하도록 하여, 다른 참가자들이 그들의 경험을 나누도록 하는 것이 더욱 좋다.
⑥ 남의 이목을 끌려고 한다 : 만일 특정 참가자가 과시하는 경향이 있다는 점을 미리 알고 있다면, 특별히 시간을 더 할애하여 대화를 나누는 것이 좋다. 왜냐하면 대부분의 과시쟁이들은 일단 스스로를 표현할 기회를 얻게 되면 그 욕망이 진정되기 때문이다. 아무튼 이런 유형의 사람들은 그들이 스스로 지칠 때까지 참을성 있게 기다리는 방법이 유일한 해결책이다.
⑦ 상대방을 적대시한다 : 대화 참가자들은 대부분 상대방을 적대시하는 습관이 있다. 즉 그들은 귀 기울여 듣기는 하지만, 이해하려는 게 아니라 반박하려고 듣는 것이라 할 수 있는데, 역시 이 상황에서도 대화를 나누는 데 더 많은 시간을 할애하라고 권하고 싶다. 즉 논쟁을 분출시킬 충분한 시간을 준 후, 참가자들이 적대적인 태도를 누그러뜨리고 점차 이야기로 풀어 가는 상황으로 이끌어야 한다는 것이다.
⑧ 반대주의에 사로잡혀 있다 : 항상 상반된 견해를 택할 수밖에 없는 사람들이 있다. 그들은 서로를 이해하면 오히려 대화가 지루해질 수도 있다고 생각하곤 한다. 그런데 시간이 넉넉하다면 반대주의는 대화를 더 가치 있게 만들 수도 있지만, 만일 주어진 시간이 넉넉하지 않고 반대 의견을 가진 참가자가 방해물이 된다면 다른 참가자들 혹은 사회자는 그들을 대화에서 제외시킬 수도 있다.
⑨ 특별한 선입견을 가지고 있다 : 흔히 많은 사람들이 어떤 고정된 개념이나 관심사에 사로잡혀 있곤 하는데, 이는 다른 사람이 하는 말에 귀를 기울이지 못하게 한다. 이럴 경우 선입견들이 정당한지 아닌지가 문제되는 것이 아니라, 이러한 선입견은 다른 사람들이 스스로의 관심사와 개념, 가치를 솔직히 드러내는 것을 방해하는 거대한 함정을 만들게 된다. 흔히 특별한 선입견을 가진 참가자들은 대체로 그들이 말하고자 하는 요점의 중요성을 다른 사람이 인식하지 못한다고 확신하므로, 그들에게 자신의 관심사를 명확히 말하게 하고 여러 차례 반복할 기회를 주는 것이 중요하다. 또 다른 참가자들이 그들의 의견에 동의하지는 않더라도, 그들의 의견을 진심으로 이해하고 진지하게 받아들인다는 사실을 반복해서 보여줘야 한다.
⑩ 자신만의 관심사를 강요한다 : 일부 리더는 다른 대화 참가자들의 관심사를 존중하지 않고 자신이 가지고 있는 관심사만 강요하여 대화를 분열시키기도 한다.
한편 앞에서 언급된 함정 때문에 일어나는 결과를 최소화시킬 수 있는 두 가지 전략이 있는데, 그 중한 가지 전략은 개인적인 훈련이고, 또 하나의 전략은 개개인이 아니라 대화 그룹 자체를 겨냥하는 것이다. 만일 누군가 자신이 얼마나 똑똑한지 꼭 과시해야 한다면, 그는 그룹의 나머지 사람들에게 몇 번 과시를 한 후에는 대화를 시작할지도 모른다. 또는 특별한 선입견을 가지고 있는 사람의 경우에는 그 점에 대해 말할 기회를 주고 그룹이 그의 관심사에 반응을 보여준다면 그 선입견은 흐려질 것이다. 어느 경우든 분열을 일으키는 행동이 사라지지 않는다면 다른 참가자들이나 전문가는 건설적으로 그 문제에 주의를 기울인 후 대화로 되돌아가게 안내할 수도 있다.
9장 ‘나와 그것’을 넘어 ‘나와 너’의 관계로
우리 문화 속에는 일상생활에 깊게 깔려 있는 여러 층이 있는데, 여기에는 세 개의 주요 층이 유기적으로 연관되어 있다. 때문에 성공적인 대화를 나누려면 이 모두를 보강해야 한다. 첫 번째 층은 나와 너를 가로막는 거리 두기, 즉 ‘나와 그것’이다. 참고로 마틴 부버는 다른 사람과 관련한 두 가지 방식, ‘나와 그것’과 ‘나와 너’를 구분하는 간단한 방법을 발견했는데, ‘나와 너’의 관계는 상대방에게 손을 내밀고 그들에게 스스로를 내보이는 직접적이면서 개인적인 것이지만, ‘나와 그것’의 관계는 거리를 둔 관계로서 인간적인 감정 없이 형식적이다. 그리고 또 ‘나와 너’의 관계에서는 우리는 한 인격체로서 다른 사람과 마주하게 되며, 거리를 두지 않고 상대방에게 직접 말을 건넨다. 반대로 ‘나와 그것’은 수많은 방법으로 사람과 사람 사이를 떨어뜨려 놓는다. 예를 들어 의사가 환자를 ‘379호실 환자’로 표현한다든가, CEO가 부하직원을 ‘노동자’라고 생각할 때와 같은 경우다.
두 번째 층은 ‘사일로 효과’라고 할 수 있는데, 사일로 효과란 우리 사회가 여러 문화로 나뉨으로써 다른 문화들과 단절되고 각 문화 사이에 격차가 생기는 경향을 말한다. 참고로 우리 사회에는 이런 분열이 점점 확산되고 있어서 각 문화 사이에 이루어지는 대화를 인류학자들이 ‘서로 다른 문화 간의 소통’이라고 부를 정도다. 한편 언어심리학자인 데보라 태넌이 우리 문화의 남성과 여성들이 왜 늘 의사소통을 제대로 못하고 있는지에 관해 쓴 그녀의 베스트셀러 『남자를 토라지게 하는 말, 여자를 화나게 하는 말』에서 명확히 밝혔듯이, 다른 문화를 가지고 있는 경우에만 서로를 오해하는 것은 아닌데, 태넌 박사는 남자와 여자는 한 가족으로 살아도 너무나 다른 세계에서 자랐기 때문에 이성간의 대화를 ‘이질 문화 간의 의사소통’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아무튼 대화는 이런 문화 간의 단절층을 메워주는 가장 간단하고 단순한 방법이라 할 수 있다.
세 번째 층은 오해와 의사소통의 균열로 인해 사회 지도층과 일반 대중 사이에 생기는 단절인데, 이것이 세 가지 층 중에 가장 심각하고 해결하기도 어렵다. 그리고 이 단절은 우리 사회에서 엘리트들과 일반대중이 서로를 효율적인 방식으로 이해하기 어렵게 만들기도 한다. 참고로 분열이 더 커지고 심각해지는 이유는 우리 문화가 일방적인 상명하달 방식의 의사소통에 지나치게 의지하기 때문이다.
아무튼 위의 세 가지 층은 모두 대화를 통하여 바로잡을 수 있다. 즉 대화를 통해 우리는 ‘나와 그것’의 방식에서 ‘나와 너’ 방식으로 관계를 전환할 수 있고, 분리되어 있는 각 층 사이를 연결시킬 수 있으며, 리더와 대중들의 격차를 좁힐 수 있다.
나는 지금부터 세 번째 층, 즉 리더와 대중 사이의 단절 때문에 일어나는 손해를 회복시킬 전략에 초점을 맞추고자 한다. 리더와 일반대중 사이에 대화를 나누도록 하려면 우리 사회는 ‘의지ㆍ기술의 딜레마’라는 다루기 어려운 문제에 빠지는데, 문제를 해결할 의지가 부족하기 때문에 해결책이 있어도 이를 받아들이지 못하고, 또한 그것을 해결할 기술이 부족하여 해결책을 받아들이지 못하기도 하는 것이다. 그러나 가장 심각한 문제는 의지도 부족하고 기술도 부족하여 악순환을 되풀이하는 경우다.
아무튼 대화가 생활에서 더 중요한 역할을 하려면 두 가지 전략이 필요한데, 한 가지는 의지ㆍ기술의 딜레마에서 의지 측면을 살리는 방법이고, 나머지 한 가지는 기술 측면을 키우는 방법이다. 기술 측면을 키우는 전략은 의사소통의 새로운 모델을 개발하는 방법이고, 의지 측면을 살리는 전략은 리더의 완강한 저항을 극복하는 방법이다. 참고로 기술을 키우는 전략을 살펴보면, 리더에게 일반대중과 대화하라고 요구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 왜냐하면 리더가 무지해서가 아니라 의사소통을 위한 모델이 적절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가장 큰 장애물 중의 하나는 대화에 참여해야 하는 그룹의 절대적인 크기인데, 그룹이 클수록 구성원들이 다른 사람들과 진정한 대화를 나누도록 만드는 방법을 구체화하기가 어렵다. 예를 들어 사회보장제도 같은 문제를 놓고 대화를 하기 위해서는 새로운 커뮤니케이션 모델이 필요하다.
이제 다음 단계, “그 같은 대화를 어떻게 수행해야 하는가?”에 대해 살펴보기로 하자. 나는 아직까지는 TV가 대중의 대화를 위한 유일한 매체이며 특정 방송에서 나누는 대화 장면을 보면서 소규모 그룹의 대화에서 얻을 수 있는 혜택을 대부분 얻을 수 있다고 믿는다. 왜냐하면 TV는 대다수의 사람들이 일상적으로 정보와 오락을 접하는 원천이며, 대중들에게 엄청난 영향력을 발휘하기 때문이다. 언뜻 보기에 TV는 시청자 참여 토크쇼 같은 프로그램을 제외하고는 쌍방향이 아니기 때문에 대화라고 하기에는 결정적인 단점을 지닌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TV가 대중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해보면 시청자와 진행자 사이의 실질적인 상호작용이 없어도 상호작용의 효과를 만들어낼 수 있다는 사실이 분명히 드러난다. 이를 뒷받침하는 사례는 무수히 많다. 즉 시청자들이 진행자와 동일한 결속력을 형성하는 능력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TV가 대단한 영향력을 발휘하게 되는 것이다.
예를 들어 오프라 윈프리와 래리 킹은 시청자와 그들 사이에 강한 동질감을 만들어내 그들이 진행하는 쇼에서는 모두 진정한 대화가 이루어지곤 했는데, 이러한 동일시는 방송되는 대부분의 대화에서 가능하다. 그러므로 우리는 ‘대리 대화’라고 할 수 있는 방송 대화에서 일어나는 동질감의 능력을 이용할 수 있다. 즉 몇몇 원칙들이 지켜진다면, 현재 TV에서 이따금씩 일어나는 이런 대화가 거의 일상적으로 이루어지도록 만들 수도 있다는 것이다. 몇몇 원칙들은 다음과 같다.
첫 번째 원칙은 대화 참가자들의 주된 관심사와 가치를 충실하게 표현해야 한다는 점이다. 두 번째 원칙은 대화의 세 가지 핵심적인 필요조건에 반드시 부합해야 한다는 점이다. 즉, 공감을 가지고 경청하고, 평등한 위치에서 대화하며, 편견 없이 가정을 드러내야 한다. 세 번째 원칙은 프로그램 기획자가 대화 프로그램을 기획하기 전에, 충분한 시청자 조사를 수행해야 한다는 것이다. 중요한 네 번째 원칙은 TV에서의 대화는 실생활에서 일어나는 것처럼 무질서하고 반복적인 대화를 재현해서는 안 된다는 점이다. 이 네 가지 원리에 대해 잠시 생각해보면, 대리 대화는 기존의 많은 TV 제작물보다 더 많은 것을 요구하지도 더 어렵지도 않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다음, 리더들이 대중과 대화하려는 의지를 강화하는 전략으로 관심을 돌리면 우리는 또 다른 난관에 부딪치게 된다. 앞에서 나는 기술적인 측면을 키우려면 대화의 과정을 TV로 이동시키라는 전략을 제시했다. 그렇다면 의지의 측면은 어떨까? 리더들이 의지를 동원하려는 목적은 무엇일까? 바로 그들의 삶에 영향을 주는 정책을 결정할 때 대중에게 더 강력한 발언권을 주는 방법을 찾기 위해서다. 그리고 그것은 대화가 우리 사회에 새로운 형식으로 대중과 접할 수 있는 지렛대 역할을 하도록 만들기 위함이다. 그런데 리더들은 대화하기를 원치 않으며, 왜 자신들이 대중과 대화를 해야 하는지 그 이유를 이해하지 못한다. 더구나 정치인들의 태도는 가장 비관적인 상황인데, 그들이 대화를 거부하는 데는 두 가지 원인이 있다.
한 가지는 대중에게 정책을 결정하는 권한을 나누어 줌으로써 자신의 지위를 잃지 않을까 하는 걱정이고, 또 한 가지는 바로 ‘맹점’이다. 이 맹점은 대중들의 견해는 편협하고 이기적이며 비현실적이고 틀에 박혀 있어 자신들이 결정을 내리는 과정에 아무 도움이 되지 못할 것이라는 경솔한 가정이다. 한편 과거에 CEO는 직원이나 고객과 대화할 필요성을 거의 느끼지 못했다. 그러나 요즘에는 권력을 무조건 존중해야 한다는 것이 더 이상 당연하게 받아들여지지 않고 있으며, CEO들은 최근에 이런 추세에 적응하여, 한때 권위주의적인 리더십이 일반적이었던 기업체 내에 ‘새로운 리더십’ 모델을 도입했다. 참고로 이 분야의 전문가들은 전통적인 모델을 ‘명령과 통제 리더십’이라 불렀는데, ‘명령과 통제 리더십’과 ‘새로운 리더십’의 가장 큰 차이점은 목적을 달성하도록 동기를 부여하는 방법이 다르다는 데 있다.
그리고 새롭게 떠오르는 리더십은 관계를 형성하는 것이 성공에 핵심적 역할을 하기 때문에 나는 이 새로운 개념을 ‘관계 리더십’이라 부르는데, 관계 리더십에서는 권력을 나눠주어도 줄어들지 않는다. 그런데 사실 권력은 문제가 아니다. 진짜 목적은 그들에게 비전과 전략, 일련의 가치에 대한 주인의식을 심어주는 일인데, 대화는 이 목적을 이루기 위한 가장 이상적인 방법이다. 실제로 일단 대화를 하고 나면, 리더들은 지위와 권력을 상실할 두려움을 상당히 가라앉힐 수 있으며, 아니 오히려 권위를 얻고 존중받을 수 있다. 아무튼 우리가 지금껏 살펴본 것처럼, 대화는 대립을 잠재우고, 공동체 의식과 온정을 만들어 내며, 사람들이 소극적인 고정관념에 사로잡혀 있기보다는 사람 대 사람으로 공감을 갖도록 만든다. 또한 사람들을 서로 적대적인 관계로 만들기보다는 문제를 놓고 동일한 생각을 품고 있는 부분에 관심을 기울이도록 돕는다.
10장 대중의 지혜를 끌어내는 CEO의 대화법
리더의 맹점은, 전문가들만큼 많은 지식을 갖고 있지 않으면서 또 정보에 어두운 대중은 정책에 중요한 기여를 할 수 없다는 생각을 갖고 있는 것인데, 이 시점에서 대화는 특히 중요해진다. 왜냐하면 대화의 가장 큰 장점 중 하나는 사람들이 쟁점을 이해할 수 있는 가장 좋은 기회가 되기 때문이다. 리더가 맹점을 가지고 있는 또 다른 원인은, 깊이 뿌리박힌 잘못된 가정이 우리 문화에 지배적인 지식 모델로 자리 잡고 있기 때문이다.
한편 여론조사를 실시하다 보면, 대중들의 견해가 무지하고 잘못된 정보나 편견을 가지고 있고 경솔하다는 인상을 받을 때가 있으나, 사람들의 견해가 사려 깊고 훌륭한 감각과 지혜를 겸비했다는 생각이 드는 때도 있다. 아무튼 여론조사를 수백 차례나 실시하는 과정에서 나는 대중이 여론의 중요성을 분명히 인식하여 결국 사려 깊은 결론에 도달하는 과정을 여러 번 지켜보았다. 나는 이를‘대중의 반란’이라고 명명했다. 보충 설명하면 대중은 판단을 내릴 때 사실과 가치를 구분하여 생각하지 않는다. 즉 그들은 실질적인 생각과 도덕적인 생각을 뚜렷하게 구분하지 않은 채 정책이 합리적인지 아닌지를 판단한다. 다시 말하면 판단을 내릴 때 사람들은 그들이 이해하는 만큼만 사실을 고려하고, 그들의 개인적인 목적과 도덕적인 가치, 그리고 그들 자신뿐 아니라 상대방에게 무엇이 최선인지까지도 고려한다는 것이다.
그런데 대화의 본질적인 세 가지 특징은 모두 대중 판단의 질을 높이는 데 기여한다. 예를 들어 공감을 가지고 경청하는 일은 제대로 된 대중의 판단을 형성하는 데 큰 도움이 된다. 또한 상대방을 평등하게 대하는 능력 역시 여론의 질을 높이는 데 기여한다. 아울러 사람들이 마음속에 품고 있던 가정을 드러내는 대화의 과정은 심리학자들이 말하는 ‘훈습’과 같은 역할을 하는데, 훈습이란 사람들이 품고 있던 가정에 의문을 제기하게 되는, 이를테면 실패나 별거, 마음의 상처 같은 감정을 수반한 사건을 받아들이고 그에 동화되어 적응하는 힘든 과정을 말한다.
한편 대부분의 정책은 사실에 입각한 정보보다는 가치에 훨씬 더 많이 의존한다. 따라서 중요한 사회정책들을 결정하려면, 대립되는 모든 가치들과 이용 가능한 사실적인 정보들을 모두 비교 검토해볼 필요가 있는데, 이 복잡한 과정에서 사람들 사이의 상호관계를 통해 현실과 가치가 혼란스럽게 뒤얽힌 공통된 시각이 만들어진다. 가치가 중심을 이루는 이 공통된 시각은 중요한 형태의 지식을 만들어내는데, 우리 문화에서 가치가 개입된 시각은 지식으로 여겨지지 않는 이유는 무엇일까? 이 까다로운 질문은 우리 사회에 가장 단단히 뿌리박힌 지식의 패러다임에 정면으로 도전하고 있는데, 가치와 사실을 뚜렷하게 분리하는 이 패러다임은 사실이 곧 지식이며, 가치는 지식과는 전혀 관계가 없는 개인적인 감정이나 선호일 뿐이라는 논리다.
이런 사실과 가치 이분법의 영향은 우리 문명에 좋든 나쁘든 엄청난 결과를 가져왔다. 이 사고방식 때문에 문제가 지닌 기술적인 난관을 찾아내기는 쉬워졌지만, 목표와 궁극적인 가치를 찾을 수 있는 굳은 입지는 어렵게 되었다. 아무튼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이분법에 너무 사로잡히지 않고, 가치와 사실을 적절히 혼합한 대화를 나누며 지식을 얻는 방법에 더 관심을 가져야 한다.
그런데 리더들의 맹점(그들이 사회에서 다른 사람보다 더 높은 서열의 지식을 가지고 있다는 확신)은 사실과 가치의 이분법 문제보다 더 깊게 뿌리박혀 있는데, 대중의 견해를 연구한 몇 년 후, 나는 일반인들이 리더들과는 다른 통찰력을 가지고 있지만 확실히 그들의 지식에 뒤지지 않는다는 사실을 깨닫고 충격을 받았다. 아무튼 정책을 결정할 때 대중을 참여시키지 않는다는 이론은 대중들의 지혜, 즉 올바른 정책을 결정하는 데 없어서는 안 될 가치를 받아들이지 않겠다는 편협한 지식 계급제도의 개념에서 나온 발상이다. 우리는 다양한 계급을 지닌 지식이 아닌 지식을 얻는 다양한 방법을 구체화해야 한다. 아무튼 대화를 통해 나타나는 진리는 과학적이고 기술적인 전문가들의 진리와는 다른데, 그 진리들은 지식을 얻는 다른 방법, 즉 인간의 지혜를 포함한 영역이다.
요약하면, 이 책의 일부에 제시된 전략은 리더들의 맹점을 뒷받침하는 주요 지식인 사실과 가치의 이분법 및 지식에 계급이 있다는 개념은 이제 시대에 뒤떨어졌다는 사실에 초점을 맞춰 리더의 저항을 줄이는 데 목적이 있다. 왜냐하면 사실과 가치 사이에 명확한 선을 긋고 지식과 진리로 향하는 길은 단지 하나라고 가정하는 것은 의미 없는 일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나는 대화를 적절히 활용하면 정책을 결정할 때 대중이 지도층의 매우 귀중한 파트너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왜냐하면 대화를 통해 대중의 총체적인 경험에서 나온 지혜를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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