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부에서 계속
길은 국도로 이어진다.
자동차나 화물차가 지나갈시는 서로 의식헤서인지 서행을 한다.
백밀러가 없는지라 두귀를 토끼처럼 쫑긋 세운다.
다행히 차량이 많이 다니는 길이 아니어서인지 그런데로 라이딩 할만하다.
마치 내가 차량을 몰고 시속 20km 로 운행하는 느낌이었다.
나의 에너지로 움직이는 친환경 자동차를 몰고
있으니 새삼 지나가는 주유소직원이 무심코 나를 주시한다.
어느덧 시간은 12시가 넘으지라.
한적한 원두막을 본 나는 부리나케 원두막위로 올라가 맛난 점심을 먹은다.
맛난 점심을 먹고 공원을 벗어날려 하니 그곳은 월남참전기념탑이
홀로 공원을 지키고 있었다.
탑밑에는 어는이가 사온 꽃다발이 다소곤이 놓여 있어 기념탑의 외로움을 달래주고 있었다.
괴산이 다왔는지 국도에는
유기농산업엑스포 안내 이정표가 보이기 시작한다.
괴산군청에서 개최되고 있건만. 서운하게도 라이딩길은 다시 오천을 향해
방향을 바꾼다.
드디어 55km의 긴여정.
오전7시20분경 시외버스를 타고 청주로 이동한다음 다시 도착한 괴산읍.
환영하여주는 이는 없어도 나 홀로 들뜨기 시작한다.
내가 해낸겨,,
55km 코스를,
모래재를 넘고, 10km의 국도를 질주하여 다시 도착한 괴산읍..
나의 고향처럼 다감스러웠다.
괴산.
다시 25km의 새로운 길을 향해 페달을 밟는다.
오천의 종착지인 연풍의 행촌교차로를 향해 또다시 나그네처럼 길을 떠난다.
코스모스가 만개한 괴산의 전경은 나의 힘을 붇돋아주었고
광활한 코스모스들의 만찬이 어울린 괴산을 평생 잊지 못할 것이다.
원더풀,,,
가을 가뭄으로 메마른 그곳에도 물은 흐른다.
지하의 샘물처럼 불쑥불쑥 솓아오르는 느낌이 난다.
종종 마주치는 철새들은 자신의 터전에 만족하는지 날개짓을 한다.
참새들도 무리무리 나무가지에서 모여 흩여지며 사라졌고 산의 도시인 연풍으로 갈수록
길은 점점 계곡으로 향하는 느낌이었다.
아름다운 길이 스쳐지나간다,
내가 살은 인생처럼 아니 주마등처럼 사라지는 풍경은 한폭의 수채화를 보는 것 같았다.
화가가 그린 그림보다 더 아름다운 전경이 눈 앞에 펼쳐진다.
지나가는 구름이 사라지고 환한 가을 햇살이 길을 밝혀준다.
황금벌판이 온세상을 수놓고 파란하늘아래 군림하는 모든 생명체들이 강가에서
숨을 쉰다.
아름다운 세상.
그곳을 거닐시면 어는이 세상이 좁다하리오,,,
좋은 외제차 몰고 동해안 국도를 거닐시도 이보단 못할거뇨,,
세상의 자연을 만끽함에 아무 금전거래없이 무일푼으로 어울리는 세상.
우린 물질로 타락한 차량을 몰고 케이블카 타고 편하게 세상을 만끽하려 한다.
우린 어울려 본다.
자연이 무엇인지 알려면 라이딩으로 전국을 어울려 보라고,,
그럴시면 필시 나처럼 사진도 찍고 글도 쓰게 될것이다.
막걸리 한잔 걸치고 싶은 정자아래서 한숨 쉬고 간다.
길은 군자산을 지나 깊은 계곡으로 들어가는 느낌이다.
라이딩을 하는 것이 아니라 트래킹 하는 느낌이다.
걸어다니건 라이딩을 하건 이 공기, 이 고요함에서 오는 바람소리
누가 알아줄꼬,,
전경좋은 정자가 있어 한쉼쉬고 간다.
나그네의 쉼터가 있는 것은 천만다행이다.
고속도로 휴계소처럼 시끌법석하지도 않고 낮잠을 자건 커피한잔을 먹건
신선이 바둑놀이 할법한 그곳에서 지팡이 썩는 줄 모른 신선들을 그려본다.
길은 아기자기하다.
제방길을 가다가도 불현듯 국도로 이어지기도 한다.
국도의 라이딩은 좀 조심스럽기는 하나 라이딩의 속도를 내기에는 안성맞춤이었다.
도로여건상도 있거니와 차량들과의 마찰을 피하기 위해 나도 모르게 페달을 힘차게 밟고만다.
청주에서 출발한 라이딩.
벌써 6시간 이상 페달을 밟으니 다리에 감각이 무뎌진다.
가을청취에 빠져 다리가 혹사당하거니 모름쇠 한 여정.
그 여정의 종말이 가까와진다.
인생사.
종말이 다가오며 회상하는 인생사.
오늘의 라이딩의 긴 여정을 회상하며 마지막 피치를 가해본다.
활짝 여문 사과나무를 본다.
빨간 물감으로 물들인 옷감처럼 산뜩하다.
먹기에도 탐스러운 색깔이 빨간 고추처럼 가을하늘아래 수놓는다.
연풍까지 7km.
고지가 눈앞에 보인다.
70km을 달려온 힘든 여정은 아랑곳 없이 어디서 힘이 불쑥 솓아난다.
4대강 종주 자전거길은 안내판이나 이정표가 무척 잘되여 있었다.
그러나 오천자전길은 도로의 파란선을 따라 달려야 하였다.
마치 마라톤 경주길처럼 파란선을 따라 달려야 하니
도로 이물질이나 파손시에는 지레짐작으로 라이딩을 하여야 했다.
마지막 휴계소를 찾던중
한적한 버스정류소에서 한숨쉬고 간다.
버스는 하루에 몇번오는지 정류소는 먼지로 자욱하였다.
그래도 감지덕지..
드디어 꿈에 그린 연풍읍으로 들어선다.
연풍은 무척 왜소한 규모의 면이었다.
그래도 도로의 요충지답게 고속도로,국도가 거미줄처럼 잘 발달되여 있었다.
연풍.
세종시 합강에서 시작한 100km의 여정.
그 골인지점이 얼마남지 않았다.
드디어 도착한 행촌교차로
난이한 코스인 새재자전길과 연계된 교차점.
젊은 라이딩들이 순간 새재고개를 넘어왔는지 부리나케 교차로를 지나간다.
세종시 합강공원에서 시작된 100km 여정.
또다시 종주한 오천의 자전거길이 머리를 스쳐지나간다.
살아생전 못보고 갈 광경을 목격한 나는 흘리는 땀을 닦아내며 길거리 나무툇마루
에 앉아 세종시를 그리워본다.
나는 본시 전생에 구름이었을지 모른다는 넉두리를 하여본다.
구름.
인생은 구름이고, 세월은 구름이다.
아름다운 꽃향기에 도취하듯, 라이딩에 어울린 수많은 장면들이 사진속이 아닌
영상속에 되새김함에 이마의 땀을 닦으며 영풍면 표지석을 쳐다본다.
그리고 가을하늘의 두리둥실 떠 있는 구름을 쳐다본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