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리의 두 아들
[삼상 2장]
[내용개요]
본장은 당시 제사장이었던 엘리의 타락한 아들들과 사무엘의 모습을 비교함으로 장차 사사가 될 사무엘의 경건성을 보여 주고 있다. 성전으로 올라간 한나는 하나님께 찬양을 드리고 사무엘을 제사장 엘리에게 맡겼다(1-11절). 한편 제사장 엘리의 아들들은 하나님의 제물을 마음대로 탈취하고 성전에서 수종드는 여인과 동침하는 죄를 범하며 아버지의 훈계도 듣지 않았다. 그러나 사무엘은 하나님의 말씀대로 자라나고 성전에서 봉사하는 직무에 최선을 다하였다. 또한 그를 바친 한나는 하나님의 은혜로 많은 자녀를 생산하였다(12-21절). 이에 하나님께서 엘리에게 나타나셔서 죄와 그들을 제대로 가르치지 못한 엘리의 죄를 책망하셨다. 그리고 두 아들이 모두 죽음을 당하고 가문을 끊어 버려 다른 사람에게 제사장의 직분을 주겠다고 선언하셨다(22-36절). 이로써 본장은 사사 시대의 이스라엘이 얼마나 타락했는 지 잘 보여 준다.
[강 해]
본문에는 한나가 사무엘을 낳은 후 하나님께 드리는 찬양, 그리고 사무엘의 출생과 함께 엘리 가문의 패망이 예언되고 있습니다. 사실 엘리 가문은 하나님이 택한 제사장 가문이었습니다. 하지만 엘리는 가정을 믿음으로 잘 다스리지 못했습니다. 그 결과 자녀들은 몹시도 불량하여 하나님 앞에서 큰 죄악을 범했습니다. 분문에는 하나님 앞에 범죄하고 회개치 않는 자는 그 누구를 불문하고 결코 하나님 앞에 사죄의 은총을 입지 못하며, 결국에는 버림받을 수밖에 없다는 교훈을 주고 있습니다.
1. 한나가 감사 기도를 드림
1) 자녀를 주신 하나님을 찬양함
사무엘을 출산한 한나는 하나님께 찬양과 감사의 기도를 드렸습니다. 그녀는 잉태치 못한 자가 일곱 자녀를 낳게 되었다고 기뻐하였습니다. 이는 곧 한나가 하나님의 은혜로 사무엘을 얻게 된 데 대한 감사의 찬양이었습니다. 이렇게 한나는 하나님께서 주신 은혜를 깊이 깨닫고 하나님께 감사할 줄 아는 믿음의 여성이었습니다.
a. 감사하는 신앙(살전5:18)
b. 은혜를 저버리고 원망함(출16:12)
2) 미천한 자를 높여 주신 하나님을 찬양함
한나는 무자하여 멸시받고, 천태받는 자신이 사무엘을 얻음으로 영광을 얻게 된 데 대해 감사하였습니다. 이처럼 한나는 자신이 존귀와 영광을 얻은 것이 하나님의 은혜임을 확실히 깨닫고 감사하였습니다. 사람이 고달플 때는 하나님께 의지하지만, 존귀하고 지체 높은 자리에 이르게 되면 하나님을 잊어버리는 불경죄를 범할 때가 많이 있습니다. 하지만 한나는 자신이 영광스런 위치에 이르렀어도, 하나님의 은혜를 저버리지 않고 감사하였습니다. 잘될수록 주의 은혜를 기억하고 더욱 주께 가까이 나가는 자들이 되어야 합니다.
a. 비천한 자를 높여 주심(눅1:52)
b. 더욱 주께로 나아감(시73:28)
3) 전능하신 하나님의 능력을 찬양함
한나는 마지막으로 하나님의 전능하신 능력을 찬양하였습니다. 실로 무자한 자신이 사무엘을 출산하게 된 것은 하나님의 전능하신 능력의 결과였습니다. 이처럼 하나님은 전능하신 분이기에 능치 못함이 없으십니다. 문제는 하나님이 능력이 없기 때문이 아니라, 우리가 하나님의 능력을 의심하고, 그분의 은혜를 구하지 않는 데 있습니다. 참으로 하나님의 능력을 확실히 믿고 그분의 은혜를 구하는 자는 크신 하나님의 능력을 덧입는 축복을 받게 됩니다.
a. 전능하신 하나님(창17:1)
b. 구한 대로 받음(마7:7)
2. 엘리 아들의 죄악과 불순종
1) 하나님의 성물을 탈취함
엘리 대제사장에게는 홉니와 비느하스라는 두 아들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들은 아주 행실이 불량하였습니다. 한 예로 이들은 이스라엘 백성들이 하나님께 제사 드리기 위해 가져 온 제물을 하나님께 드리기에 앞서 먼저 자신들이 그 제물을 가로챘습니다. 하나님께 제물을 정성껏 드리는 것이 제사장의 책무일진대, 이들은 오히려 주께 드려야 할 것을 중간에서 가로채는 불경된 행실을 서슴없이 자행하였던 것입니다. 무엇보다 먼저 주님께 드리는 자세, 주님의 것을 구분하여 주께 드리는 자세, 바로 이것이 성도의 올바른 신앙 자세입니다.
a. 주님 것을 가로챔(수7:1)
b. 주님께 정성껏 헌물을 드림(출36:5)
2) 회막에서 수종 드는 여인과 동침함
엘리의 두 아들은 제사장이라는 직분을 그릇 사용하여 성막에서 수종 드는 여인을 겁탈하고 동침하는 죄악을 서슴없이 자행하였습니다. 이들은 하나님의 율법을 거스르고, 음행하는 부정한 행실을 범하였습니다. 게다가 혼인의 신성함을 더럽혔습니다. 더욱이 이런 부정스런 음행을 하나님의 성막에서 자행했으니, 그 죄악은 갚을 길이 없었습니다. 제사장으로서 이스라엘을 도덕적으로 정결하게 다스림이 마땅할 터인데, 이들은 오히려 앞장서서 하나님의 성막을 더럽히고 이스라엘 신앙 공동체를 더럽혔던 것입니다.
a. 음행의 실례(민25:1)
b. 올바른 혼인 제도(창2:24)
3) 아비의 훈계를 거절함
엘리 대제사장의 두 아들은 아비로부터 심한 꾸지람과 경고를 들었습니다. 더 이상 범죄하지 말고 하나님 앞에서 회개하도록 촉구하였지만, 이들 두 아들은 아버지의 말씀을 귀담아 듣지 않았습니다. 계속해서 반복적이고 습관적으로 음행하였고, 하나님의 성막을 더렵혔습니다. 이렇게 엘리의 두 아들들은 그 아버지의 사랑스런 견책과 훈계마저도 저버리는, 심히 불량스런 악인들이었습니다.
a. 부모의 훈계를 귀기울여라(엡6:1)
b. 자녀 교육(신6:7)
3. 엘리 가문에 내려진 심판
1) 가문의 대가 끊어짐
엘리 가문은 노인도, 아이도 없게 된다고 했습니다. 즉 그 가문에 대가 끊어지게 된다는 말입니다. 실제로 얼마 후 엘리와 두 아들, 그리고 임신한 엘리의 며느리가 한꺼번에 모두 죽음으로써 이 심판은 성취되었습니다. 하나님 앞에 범죄하고 회개치 않는 가문의 최후가 이렇습니다. 이스라엘 사회에서 대가 끊어짐은 하나님께서 내리시는 최고의 저주 중에 속했습니다.
a. 엘리 집안이 패망함(삼상4:11)
b. 범죄한 가문의 몰락(왕하9:7)
2) 제사장 직분이 다른 가문으로 넘어감
하나님께서는 엘리 집안의 제사장 직분이 다른 집안으로 넘어가게 되리라고 하셨습니다. 하나님이 주신 직분을 잘 감당하지 못했기에, 엘리 집안은 더 이상 제사장 엘리 계열의 제사장 아비아달은 몰락하고, 직분을 감당할 수 없었습니다. 그리고 훗날 엘리 계열의 제사장이 이스라엘의 제사 직분을 수행하였습니다. 직분에 충성치 못한 자의 결과가 이러합니다.
a. 아비아달의 몰락(왕상2:27)
b. 충성치 못하는 자의 결과(마25:28)
3) 가난과 고난을 면치 못함
살아 남은 엘리 집안의 후손들은 가난과 고난을 면치 못하게 된다고 하였습니다. 이는 조상의 죄로 인해 후손이 고생한다는 말이 아니라, 조상들의 악한 습관이 후손들에게도 은연중에 영향을 주어 그 후손들도 자신들의 범죄로 큰 고난과 시련에 직면하게 된다는 말입니다. 이러한 사실은 성경이 증거하는 이스라엘의 역사가 증거하고 있습니다. 참으로 조상의 악한 습관은 그 자녀들에게도 좋지 못한 악영향을 준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됩니다.
a. 삼사 대까지 미치는 악한 죄의 습관(출20:5)
b. 악한 행실을 삼가라(잠3:7)
결론
이상에서 보듯이 주께 범죄하는 개인과 가정은 반드시 그에 상응하는 대가를 받게 됩니다. 그러므로 성도는 삼가 두렵고 떨리는 마음으로 경건하며 성결한 삶을 살아야 할 것입니다.
[단어해설]
1절. 뿔. 원어 <~@r<q,:제렌>은 구약에서 자주 '힘, 능력, 권위, 자부심'을 나타냄.
2절. 거룩하신. 원어 <vd<q:코데쉬>는 도덕적, 윤리적인 거룩이 아니라 존재적 완전성을 의미한다.
4절. 꺾이고. 원어 <tt'h;:하타트>는 완전히 부숴져 도저히 회복이 불가능한 상태가 된 경우를 가리킨다.
5절. 일곱. 상징적으로 사용되어 '완전함'을 나타냄.
6절. 음부. 원어 <l/av]:스올>은 원래 '구멍, 땅 속에 있는 지하실'이란 뜻이나 성경에서는 죽은 자들이 거하는 사후 세계를 가리킨다(참조,시16:10).
8절. 진토 '흙, 먼지'를 뜻. 여기서는 가난한 자의 비참함을 비유함. 기둥들. 원어 <qWxm;:메추킴>은 큰 산이나 거대한 바위를 가리킨다.
9절. 거룩한 자들. 원어 <dysij;:하시드>는 하나님께 대해 사용되는 <vd<q:코데쉬>와 달리 도덕적, 윤리적인 면에서 정결한 삶을 사는 자들을 가리킨다.
11절. 섬기니라. 원어 <tr"v;:솨라트>는 성경에서 특별히 제사장의 직무를 나타낼 때 사용된다.
17절. 멸시함이었더라. 원어 <Wxa}nI:나아추>는 하나님을 멸시하고 훼방하는 패역한 범죄 행위를 가리킬 때 사용된다.
27절. 하나님의 사람. 성경에 약 40회 정도 나타나는데 주로 선지자를 가리킨다.
28절. 에봇. 대제사장만이 입는 의복으로 가슴 앞 흉배에는 판결에 사용하는 우림과 둠밈이 들어 있다.
31절. 팔을 끊어. 팔은 주로 권능과 힘을 의미한다. 따라서, 이 구절은 엘리 가문을 멸망시키실 하나님의 심판을 예고한다. 날이 이를지라. 선지자들의 예언에 주로 사용되는 구절로(참조,렘7:32) 미래에 되어질 일의 확실성을 강조하는 뜻을 담고 있다.
36절. 한 조각과 한 덩이. 구걸하여 얻은 식량을 가리키며 이는 생존을 위한 최소한의 양식이다. 여기서는 죄로 인해 하나님의 심판을 선고받은 엘리 가문의 비참한 결말을 암시한다.
[신학주제]
엘리의 가정과 한나의 가정. 본장은 하나님의 심판과 축복이라는 대조적인 결과를 맞이한 두 가정을 소개하고 있다. 그런데 당시에 이스라엘의 제사장으로 지도자의 위치에 있던 엘리의 가정은 하나님의 심판을 받아 멸망하게 되었고 오히려 평범한 사람인 한나의 가정은 그 아들 사무엘이 이스라엘의 사사가 되는 축복을 받았다. 이렇게 일반적인 상식과 전혀 다른 결과가 나타난 것은 근본적으로 두 가정의 대조적인 가정 교육에 기인하고 있다. 당시 엘리의 아들들은 제사장으로 성전 일을 담당하고 있었다. 그런데 그들은 오히려 하나님의 제물을 강탈하고 수종 드는 여인과 간통하는 죄를 범하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엘리는 아들들의 죄에 대해 올바로 훈계하지 않고 범죄를 묵과하였다. 이런 엘리의 태도는 오히려 아들들의 범 죄를 더욱 조장하였고 결국 온 집안이 하나님의 심판을 받고 죽음을 당하는 결과를 초래한 것이다. 반면에 한나는 첫 아들인 사무엘을 하나님께 바치고 매년 절기마다 옷을 지어 입히며 신앙으로 바로 교육하기에 힘썼다. 그 결과 사무엘은 엘리를 대신 하여 이스라엘의 사사가 되고 한나는 많은 자녀를 얻게 되는 축복을 얻었던 것이다. 이와 같이 가정 교육은 자녀의 장래를 결정할 뿐만 아니라 집안의 흥망을 결정하는 중요한 부분이다. 현대 사회가 점차 도덕적으로 타락하고 있는 원인도 가정 교육이 이루어지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본장은 현대 사회의 회복은 온전한 가정 교육을 통해서 이루어지며 특히 하나님께 대한 바른 신앙을 확립시키는 종교 교육으로만 이루어질 수 있음을 보여 준다.
[영적교훈]
엘리는 제사장으로서 물질적으로 풍부하고 사회적 지위나 명예가 높았던 사람이다. 그래서 아들들에게도 제사장이란 직책을 수행하게 하고 풍부하게 쓸 수 있는 많은 물질을 제공하였다. 그러나 그것들은 오히려 아들들의 인생을 망치는 원인이 되었다. 이는 부모가 자녀를 위해 베풀어 줄 수 있는 가장 귀한 것은 풍부한 물질이나 높은 지위가 아니라, 하나님을 믿는 올바른 믿음임을 교훈해 준다. 그러므로 성도들은 자기 자식을 남보다 잘 먹이고 잘 입히기 위해서만 노력할 것이 아니라 말씀으로 양육하고 훈계하여 영적으로 풍성하게 살진 자가 되도록 최선을 다해야 한다. 그럴 때 하나님의 은혜로 말미암아 더욱 훌륭한 사람이 되고 인생을 성공되게 살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