雖借對治功夫(수차대치공부)暫調習氣(잠조습기)
비록 대상에
따라 다스리는 공부를 빌려서 잠시 습기를 조절하지만
以先頓悟心性本淨(이선돈오심성본정)
煩惱本空故(번뇌본공고)
이미 마음의
본성이 본래 깨끗하고, 번뇌가 본래 비었음을 깨쳤기 때문에
卽不落漸門劣機(즉불락점문열기)
汚染修也(오염수야)
점진적으로 닦아야 하는 열등한
근기의 오염된 수행에는 떨어지지
않는다.
何者修在悟前
則雖用功不忘 (하자수재오전
즉수용공불망)
왜냐하면 깨치기
전의 수행이란 비록 공부를 잊지 않고
念念熏修(염념훈수) 着着生疑(착착생의)
未能無碍(미능무애)
생각생각에 익히고 닦지만 이르는 곳마다 의심이
생겨서 자유롭지 못함이
如有一物(여유일물) 碍在胸中(애재흉중)
마치 한 물건이
가슴에 걸려있는 것 같아서
不安之相(불안지상) 常現在前(상현재전)
불안한 모습이
항상 앞에 나타난다.
日久月深(일구월심) 對治功熟
(대치공숙)
이렇게 오랜 세월이 지나서 대상에 따라 다스리는 공부가 익으면
則身心客塵(즉신심객진)
恰似輕安(흡사경안)
몸과 마음의 번뇌가 가볍고 편안한 듯
해진다.
雖復輕安(수부경안) 疑根未斷(의근미단)
그러나 비록 가볍고 편안한 것
같아도 의심의 뿌리가
끊어지지 않았으니
如石壓草(여석압초)
猶於生死界(유어생사계)
不得自在(부득자재)
마치 돌로 풀을 눌러놓은 것
같아 오히려 생사의 세계에서 자유로울 수가 없다.
故云(고운)
修在悟前(수재오전)
非眞修也(비진수야)
그러므로 깨치기 전에 닦는 것은 참다운 닦음이 아니라고 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