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미드소마, 한여름밤의 끔찍한 축제

[영화인]

독특하면서도 인상적인 공포영화 유전을 감독한 이리 아스터 감독의 두 번째 작품입니다.

사실 미드소마를 통해 공포영화 하위 장르 중 포크호러가 있다는 점을 처음 알았고 이 장르 영화 중 위커맨이라는 유명한 영화가있다는 것도 알게 되었습니다.

쉽게 보고 결말만 올리려 했지만...

후반부에 갈수록 고조되는 영화 전개에 뒤통수를 맞은 듯 충격을 받아 리뷰를 올려야겠다는 생각에 부랴부랴 위커맨도 챙겨 보고 다시 한번 꼼꼼히 영화를 보느라 시간이 좀 걸렸습니다.

1. 연상되는 영화들

 미드소마를 보면 연상되는 영화 몇 편이 있습니다.

    

앞서 말한 위커맨은 낯선 외지인이 폐쇄된 마을에 방문해 참변을 당한다는 이야기로 5월의 여왕, 토테미즘 사상으로 풍요를 위해 제물을 치는 등 전반적으로 설정이 유사한 영화입니다.

 
 마을 사람들이 외지인을 이용한다는 설정에서는 몇 년 전 큰 화제를 불러일으킨 영화 겟아웃도 떠올랐습니다.

 

영화에서 대니를 비롯한 친구들이 마을에 처음 도착하자 모두 이들을 환대하고 시종일관 이상한 음료를 마시게 되는데 이때 떠오른 영화가 로만 폴란스키의 악마의 씨입니다.

주인공 로즈마리를 둘러싼 이웃들의 환대와 이웃들이 건네는 이상한 음식들이 결국 악마의 씨를 잉태하기 위한 사전 작업이었듯이 이 영화에서도 마을 사람들이 대니의 친구들을 제물로 받치기 위한 일종의 연극을 하고 있다는 생각에 연상이 되었습니다.

 

다음 영화는 다소 엉뚱할 수 있지만 개인적으로 대니를 연기한 플로렌스 퓨의 연기에 대해 칭찬을 안 할 수 없습니다.

가족이 죽었을 때, 남자친구의 바람피운 현장을 목격했을 때 애를 끓이는 듯한 통곡 장면에서는 밀양의 전도연이 연상되었습니다. 그만큼 플로렌스 퓨의 연기가 좋았다는 반증인듯합니다.

2. 이 영화의 장르는?

이 영화는 분명 공포영화지만 한편으론 블랙코미디 이며 로맨스 영화 입니다.

 

이는 마치 나홍진 감독의 자신의 영화 곡성을 코미디 영화라고 말한 것과 같은 화법입니다.

아리 에스터 감독이 애인과 헤어진 상실감에 이 영화를 구상했다고 하는 것을 보면 웃자고 말한 줄 알았는데, 영화를 곱씹어 볼수록 틀린 말이 아니라는 사실에 이거야말로 기막힌 반전이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3. 미드소마는 왜 코미디 & 로맨스 영화 인가?

 

영화를 한마디로 표현하면 여주인공이 자신을 홀대했던 남잔친구를 응징한다는 내용입니다.

대니의 남자친 크리스티안은 대니와 헤어지려고 마음먹었지만 그녀의 가족사로 인해 말을못 하고 속앓이를 하는 한편 친구들 마저 대니와 헤어지라고 합니다.

더군다나 친구들과 여행 가려다 여자친구에게 들켜, 울며 겨자 먹기로 같이 여행에 데려가기까지 합니다.

크리스티안은 애인의 생일을 잊는 것은 기본이고 가족 문제로 힘들어하는 그녀를 귀찮아합니다.

하지만 대니는 크리스티안이 혹시라도 자신을 떠날까 전전긍긍하며 남자친의 비유를 맞추기 위해 노력 합니다.

결정적으로 딴 여자와 바람피우고 놀아난 남자친구를 더 이상 두고 볼 수 없었던 대니가 자신의 지위를 이용해 크리스티안을 제물로 바치는 마지막 장면에서 대니가 의미심장한 미소를 짓는데 이것은 어디까지나 대니의 복수에 대한 희열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크리스티안이 제물로 바쳐질 때 곰돌이 가죽을 입는데 이 장면을 어찌 코미디가 아니라고 말할 수 있겠습니까...

4. 후반부의 내용이 꿈 혹은 환각일 수 있다.

일부에서 제기되는 이야기 중 타당성이 있는 이야기로 대니가 마을에서 겪는 일들이 환각일 수 있다는 것입니다.

영화에서 대니와 친구들은 환각제를 여러 차례 복용하고 정체불명의 음료를 지속적으로 들이킵니다.

백야가 지속되는 환경 탓에 대니는 수면제를 매일 복용하는데 수면 부족이 환각과 감각의 부조화, 편집증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는 점을 상기하면 일정 시점 부 터는 이 모든 것이 환각과 꿈일 수 있다는 결론을 내릴 수 있습니다.

이미 크리스토퍼 놀란의 인셉션에서도 꿈이냐 현실이냐를 놓고 논란이 일었던 적이 있었는데 미드소마도 충분히 논란을 일으킬 만한 영화입니다.

다만, 영화가 워낙 알려지지 않다 보니 논란의 불씨가 지펴지지 못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5. 이 영화의 초반을 주목하라!!

 

영화 초반 마을에서 충격적인 사건이 벌어지기 전까지 전반부 1시간은 대니의 가족사와 여행을 떠나 마을을 살펴보는 장면으로 채워집니다.

이 부분을 다시 꼼꼼히 살펴보니 영화를 이해하는데 초반 1시간이 중요하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우선 대니는 불우한 가족사로 신경 안정제를 복용하고 심리적으로 매우 불안한 상태임을 초반에 극명하게 드려 냅니다.

펠레는 대니에게 자신의 고향에서 일어나는 하지제에 대해 일종의 연극 같은 것이라고 말하고 마을에 서 만나 사제는 펠레가 사람을 아주 잘 본다고 말합니다.

즉, 우리의 연극에 동참할 수 있는 사람들을 잘 골라 왔다는 뜻으로 해석이 되었습니다.

6. 마을 사람들은 왜 이 같은 행동을 하는가?

 

마을은 공항에서 4시간을 달리고도 걸어서 한참을 들어가야 하는 오지에 있습니다. 즉, 이들은 폐쇄된 부족사회를 이루고 있으며 여전히 현대 문명과는 동떨어져 토속 신앙을 믿고 있습니다.

자신들의 부족과 신앙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절재적인 믿음, 율법, 전통이 있어야 합니다.  그래서 이들은 자신들만의 룬 문자를 사용하고 엄격한 율법을 지키고 있습니다.

전통을 지키기 위해 자살과 살인을 서슴지 않고 저지르는 이들의 맹목적인 믿음은 부족사회를 지키기 위한 하나의 수단이고 집단 광기로 해석이 됩니다.

근친상간으로 인한 부작용을 없애고 부족한 제물 수를 채우기 위해 외지인이 필요했다는 점이 이 영화에서 가장 섬뜩하게 느껴지는 부분입니다.

(사진출처 : Dau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