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근蓮根
관절마디 껶여 세월이 삭아 자자들고
물위에
뜬
물풀들 살짝 들추고 핀
연꽃 무리
진흙 바닥 켜 속 알길 없는
뼈마디 마디 숭숭 뚫린 밑대궁
뼈골시린 거친 숨들이 살바람에
겨울 한기 긴
불면의 꼬리를 자르고
또다시
악몽으로 치 닫으며 한시도 놓을 수 없었던
제 살붙이
골다공증 앓는 밑대궁 도려내며
관절마디 삭아 자자드는 뼈마디를 다시
껶어야 한다
계절 앞에서
붉게 물든 단풍과
정초한 코스모스와 아기 잠자리는
이 위엄 앞에
억새마저 껶이려나 보다
청갈빛 산하山河의 느낌일까
까닭 없이 방황하는 아픔이요
몸부림이요
꽃물 토해내던 그들의 상처
채 아물기 전
이른 봄 홀로 왔던 제비
제 각시 찾지 못해 하나로 떠나야한다
저기
먼동이 꿈틀 때
까치선생 마저 가버리면
또다시 아파야한다
잃은 것을 찾기 위해
또 하나의 어리석음 얻기 위해
무서리에 아파야 한다
구월에 노을빛 저무는 깃새 속으로
인간 허상이 삼킨
만추晩秋의 이야기 들려줄
갈잎 엽서 주워 주려는지
이 계절
뒷모습조차 보여주지 않는 이여
내 작은 노래 들려주리라
관계
밥상 끄트리에서
꽁치 살 한점 뜯어 삼켰다
탈 없이 제 살 톳 한 점까지 다
젓가락에 내어주고 복수를 시작 했다
잡을 수 없는 살 가시 내 목젖에
꽂아 놓고
(이 때 기회를 잡은 것이다 꽁치는)
왈칵왈칵 내뱉었지만
소용없는 일
각혈까지 섞인 사투가 시작되었다
맨 밥 덩어리 삼키고
상치 한 주먹 고추장이 거들어도
복수의 칼날 같은 살 가시는
포기 하지 않았다
시간에 맡기기로 가시 찔린 목젖이
순순히 물러섰다
(물고기는 가시로 원수를 갚는다는 속설에 따라)
어느새
자신에 복수를 포기 해주었다
조건 없이
고마울 따름이다
회복된 관계가
첫댓글 옥천할아버지 많이 많이 애쓰셨어요![*.*](https://t1.daumcdn.net/cafe_image/pie2/texticon/texticon62.gi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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