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산행으로 어느 정도 산에 대한 자신이 생기고 나면 여러 날 산 행에 관심을 갖게 된다. 큰 배낭을 메고 산길을 걸으며, 야영도 하는 장기 산행은 생각만 해도 가슴 설레게 하는 일이기 때문이다. 그러 나 그 만큼 많은 준비와 산행지식이 있어야 안전한 산행을 할 수 있 다.
장기산행은 무엇보다도 계획이 중요하다. 먼저 산행에 필요한 것들 을 꼼꼼하게 생각하고 그것들을 정리하여 기초계획을 세운다. 이를 토대로 산행계획서를 만드는데 여기에는 대상지와 대원명단 외에 운 행일정, 식단, 장비목록, 의약품목록을 자세히 적는다. 대원 명단에 는 연락처, 혈액형 등을 기록하여 만일의 경우에 대비한다. 계획서 를 만들고 이에 따르면 차질 없이 등산준비와 산행을 할 수 있어 좋 다. 산행코스는 대상지의 지형도를 놓고 연구를 해야 한다. 등산안내 책 자의 지도를 참고할 수 있으나 어디까지나 참고자료이지 전부는 아 님을 명심해야 한다. 특히 일주일 이상 되는 장기산행인 경우에는 먼 저 다녀온 사람들의 보고서를 참고하거나 직접 만나서 얘기를 듣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장기산행은 대상지까지의 위치나 기상상태 등 등반 외적인 요소가 변수로 작용하기 때문에 계획부터 치밀하고 완벽한 준비를 해야 한 다. 또한 장비여건과 대원의 수, 능력에 따라서 일정 및 코스를 잡아 야 한다. 이러한 조건들이 이상 없이 준비되었더라도 실행에 옮기기 전에 여러 번 검토를 하여 만약의 경우에 대비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준비단계에서 특히 신경을 써야 하는 부분은 등반코스의 특이성을 분석하는 일이다.
예를 들어 설악산 천불동계곡은 우기에 각별히 주의해야 하고 한라 산은 바람에 대비해야 한다. 대상지의 계절별 기후와, 암벽이나 계 곡 등 지형적 특이성에서 오는 위험성을 알고 그것에 대비해야 한 다. 이러한 사항들은 준비단계에서는 사소한 것으로 간과할 수도 있 으나 실제 산행에서는 큰 사고를 초래할 수 있는 중요한 부분이다. 운행을 원활하게 하기 위해서는 사전에 독도법, 기상읽기, 응급처 치, 조난시 연락 방법 등을 충분히 익혀두는 것이 좋다. 등산코스를 결정한 다음에는 구체적인 운행계획을 세워야 한다. 접 근하는 방법, 하루의 운행거리 및 야영지 등을 계획해 두어야 한다. 다음은 산행에 필요한 장비와 식량을 준비해야 하는데 장기 산행의 장비는 일일산행에 필요한 장비를 기본으로 하여 야영과 취사에 필 요한 장비를 추가하면 된다. 기본적인 하루산행 장비들 외에 양초, 판초우의, 카메라 등 사소하지만 꼭 필요한 장비를 빼먹지 않도록 주 의한다.
등산화는 여러 날을 걸어야 하는 장기 산행에서는 발목을 보호할 수 있는 목이 긴 것이 필수적이다. 방수가 잘되는 제품이면 좋고, 장 거리 산행일수록 바닥이 딱딱한 것이 피로가 덜하다는 점을 감안하 면 된다. 발에 익지 않은 새 등산화는 불편하므로 길을 들인 다음 신 어야 한다. 등산화를 신을 때는 발등과 발목부분을 적절히 조여야 물 집이 생기는 것을 막을 수 있다. 물집이 생긴 경우에는 바늘에 무명 실을 꿰고 물집을 관통한 다음 실 끝을 잘라 남겨 두면 효과를 볼 수 있다.
배낭은 산행기간에 필요한 짐을 넣을 수 있는 큰 용량이어야 한다. 장기산행에서는 아침마다 짐을 꾸러야 하므로 조금 여유가 있는 크 기의 배낭이 편하다. 장기간 운행해야 하므로 구조에 신경을 써서 골 라야 한다. 등판시스템이 편한가? 방수가 잘되는가? 등을 고려하여 적절한 구조와 기능의 배낭을 사용해야 한다. 재봉부분이 튼튼한지 를 확인해야 하며, 철사등 수선구를 준비 해두면 배낭끈이 떨어졌을 때 응급 조치를 취할 수 있다.
폭이 자신의체형에 맞는 제품을 선택하고 배낭을 멨을 때의 전체 높 이가 머리위로 올라가지 않아야 걷는 데 불편함이 없다. 메고 가는 대형배낭 외에 작은 배낭을 준비해 물을 길러 갈 때나, 텐트안으로 필요한 짐을 가지고 들어갈 때 사용하면 좋다.
자켓은 방수, 방풍, 보온기능이 우수해야 하며 활동성이 좋아야 한 다. 물건을 넣고 빼기 좋게 지퍼가 양쪽으로 열리는 것이 좋으며, 손 목부분은 벨크로테이프로 된 제품이 여러모로 편하다. 조금 춥다고 해서 자켓을 껴입으면 땀이 나서 몸이 젖게 되므로 적절히 체온을 조 절할 수 있는 방법으로 입거나 벗어야 한다. 벗을 경우에는 운행중 에 꺼내 입기 쉬운 곳에 넣어 둔다. 이들 장비 외에도 면장갑을 몇 컬 레준비해 두면 좋다. 버너를 만지거나 뜨거운 그릇을 잡을 때 유용하 다. 또 장비와 식량, 의류를 구분하여 담을 수 있는 여러 잡주머니를 준비하면 좋다.
장기산행에서 하루산행과 달리 준비해야 할 장비는 텐트나 침낭 등 의 막영구와 버너, 코펠 등의 취사구다. 침낭은 계절별로 충전재의 무게가 다른 여러 종류가 있다. 보온이 잘 되고 가벼운 것은 어느 계절을 막론하고 필수적으로 요구 되는 침 낭의 조건이다. 텐트를 치고 잘 때는 방수기능보다 통풍이 잘 되는 겉감의 제품을 고르도록 한다.
매트리스는 바닥에서 올라오는 냉기를 차단해 주고 쿠션이 있어 안 락한 잠자리가 되게 하는 장비다. 산행기간이나 등반형태에 따라 부 피, 무게, 기능을 고려해야 한다. 특히 눈 위에서 사용하는 제품은 미 끄럼을 방지할 수 있게 표면에 요철이 있는 제품이 좋다.
텐트는 우선 인원수에 맞는 크기를 선택해야 하며, 계절과 대상지 의 지형조건에 맞는 것을 준비한다. 요즘 시판되는 제품들은 모두가 기본기능이 우수하므로 특성을 잘 알고 제대로 사용하는 것이 무엇 보다 중요하다 하겠다. 텐트 바닥에 까는 깔개도 잊지 말고 가져가 야 한다.
버너는 고장이 적은 제품을 준비해야 한다. 휘발유버너, 석유버너, 가스버너 어느 것이나 쓸 수 있는데 각 버너의 특성을 잘 알아두는 게 중요하다. 2박 정도 되는 산행에서는 가스버너만을 사용할 수도 있으나 그 이상이 되면 가스통의 부피와 무게 때문에 휘발유나 석유 버너를 사용해야 한다.
요새는 예열이 필요 없는 휘발유버너의 사용이 증가하고 있다. 특 히 텐트 안에서 버너를 피워야 하는 겨울등반에서는 예열시 유독가 스가 발생하지 않는 휘발유버너가 편하기 때문이다. 휘발유나 석유 버너를 주 버너로 사용하고 가스버너를 보조버너로 사용하면 좋다.
가스버너의 경우 겨울철에는 부탄가스와 프로판가스가 혼합되어 기 화력이 좋은 동계용 가스를 사용해야 한다. 버너의 연료는 경험을 통 해 소비되는 연료의 양을 산출하여 꼭 필요한양을 준비하도록 해야 배낭의 무게를 줄일 수 있다.
새 버너의 경우에는 연료를 가득 채우고 연소시간을 실험해보고 이 를 기초로 하여 연료를 준비하면 된다.
코펠은 인원수에 맞는 것으로 견고한 것이 좋다. 손잡이가 튼튼하 고, 뚜껑 손잡이가 열에 강한 것을 준비한다.
장기산행에서는 개인물통 외에 취사에 필요한 물을 담을 수 있는 물 주머니가 필요하다. 가까운 곳에서 물을 구할 수 있는 경우에도 유용 하며, 물이 없어 먼 곳까지 물을 뜨러 가야 하는 경우에는 필수적이 다. 계곡등반을 할 때에는 구명대로 사용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