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 호 : 129 / 145 등록일 : 2000년 08월 16일 00:07
등록자 : ZBWHY 조 회 : 8 건
제 목 : [대본] 0.917 / 이현화 作
[제목] 공구일칠 (0.917 / 영점 구일칠)
[페이지] F01
李鉉和 (이현화) 作(작)
蔡允一 (채윤일) 演出 (연출)
0.917 (공.구일칠)
劇團 (극단) 俳優劇場 (배우극장) 第(제) 17回 (회) 公演 作品 (공연 작품)
[페이지] 001
"아.917" 줄거리
어느 비오는밤, 중년에 접어든 한 남자가 숙직실에서 무료한 시간을 보내고 있다. 이때 난데없
이
깜찍하게 생긴 처녀 아이가 비에 젖어서 찾아온다. 이 중년 남자는 이 젊은 처녀를 집으로 보낼
려고
하나 계집아이는 말을 듣지 않고 남자를 추궁한다. 중년에 접어든 이날까지 무엇을 위해 무엇을
하며,
왜 살아 왔는가?라고.... 이때 쌘드위치를싸가지고 부인이 숙직실로 찾아오기 때문에 이남자의
환상은
어느듯 현실속으로 빠져나오고 만다.
[페이지] 002
때 : 밤
곳 : 숙직실
사람 : 남자 (35세)
소녀
여자 (30세)
[페이지] 003
(장네 어두워지면 꿈속럼 먼 곳으로부터 다가오기 시작하는 기적소리 한동안 객석을 온통 휘저
어놓곤
다시금 멀리 꼬리를 감춰가면서 막이 오르기 시작한다.
완전히 열리면, 평범한 숙직실. 한여름일까? 창밖으로 후즐근한 빗줄기들이 긴머리카락처럼
흔날리고, 멀리 신호등이 나른한 졸음 속에 욕정을 견디고 섰다. 남자 테이블 위에 엎드려있다.
잠이
들었나 적당한 고요.
[페이지] 004
기차의 무지스런 굉음이 오히려 그토록 완벽한 적막을 달고 온 것일는지도 모른다. 전화벨. 서
너번쯤
울렸을까?)
[남자] ... (혹시... 하는 어떤 의혹이 생길때쯤 해서 소스라쳐 일어나며 수화기를 황급히 든
다)....
네, 네, 당직실입니다.... 네? ... 아, 당신이오? 난, 또, 본사 당직실 전환줄 알았지... 응,
응...
별일없지?,,,, 응, 응, ... 원 참, 별 꿈을 다 꾸네. 하하... 그러지 않아도 날씨가 왠지 무슨
일이라도 일어날 것같이 언짢은데. .... 응? 나야 좋지만 당신이 수고스럽지 않겠소? 좋아요,
그럼,
쌘드위치하고 포도주나 좀 갖다줘요. 아무래도 밤을 새우려면 아까 가져온 걸론 부족할 것 같아
서.
[페이지] 005
그럼 이따... (수화기를 내려놓고 옆의 인터폰을 들며 버튼을 골라 누른다.) 아, 3초소. 여기
당직실인데, 이상없죠?.... (창밖을 내다보며) 그리고 이따가 사택 쪽에서 내 안사람이 야찬을
가지고
올 모양인데, 아마 3초소를 통과하게 될거요. 아니, 여기까지 안내할 필요는 없고 당직실 위치
만...
어?! (창가로 다가서 유심히 내다보며), 이봐, 3초소, 지금 누가 몰래 통과한것 같은데요? 아냐
여기서도 3초소가 보인다구요. 여자 같았는데, 키가 작은..... 알았어요. 그럼 확인해 보고
이상유무를 보고하세요. 분명히 여자 같았어, 키가 작은... (맥없이 끊는다. 갑자기 피곤해진듯
쇼파에
깊이 파묻히며 길게 담배를 피워문다)
[페이지] 006
(창 너머 신호등은 여전히껌벅이고 있고, 빗속의 어떤 유혹처럼....
괴종소리. 전설같은뽀오얀 음색으로 열두점을 알린다)
[남자] ... ! (막연히 드디어)
(열두번째 타종이 히물히물 긴 치마 꼬리를 거둘때)
[남자] ... (할 수 없다는듯 담배를 부벼 끄며) 네, 들어오세요.
(고요....)
[남자] .... 네, 네, 들어오시라니까요.
언제 노크 소리라도 들렸나?
[남자] ... 네에- 들어오세요-
글쎄 관객에겐 아직껏 아무 소리도 들리질 않았는데....
[페이지] 007
[남자] (짜증스럽게) 네에. 들어오시라니까요!
저 남자 뭔가 잘못 듣고 있는건 아닐는지?
[남자] (일어나 문쪽으로 가며) 아, 아, 알았어요. 그만큼 두들겨요. 문이 부서지겠어요.
(역시 고요.....)
[남자] (문앞에서) 도대체 누구요? 이밤중에.....
(여전히 고요....)
[남자] 아, 글쎄 알았다니까요. 그만좀 두들겨요. 손도 안아프쇼? (문을 연다)
(습기찬 바람이 들어쳐진다. 비켜서는 남자. 따라서 그 앞에 드러나는 소녀)
[소녀] ... (새들새들 웃는다)
[남자] .....?
[페이지] 008
[소녀] 들어오라고 말씀하셔도 돼요.
[남자] .... 응?
[소녀] 물론 그러실테죠? (낯설지 않게 들어와 거울 앞에 선다)
[남자] ... 너 누구지?
[소녀] (거울을 통해 남자를 보며)옷좀 벗겨주시겠어요?
[남자] 뭐라구?
[소녀] 비에 흠뻑 젖었지 뭐예요.
[남자] .... 너희 집은 어딘데 이렇게 늦었냐?
[소녀] 인정머리도 없으셔라. 할 수 없군, 안벗겨 주시면 그냥 말릴 수밖에. (익숙하게 캐비넷
쪽으로 가 열고 수건을 꺼내 머리를 턴다)
[남자] 얘, 얘, 주인 허락도 안받고 함부로 꺼내면 어떡하니?
[페이지] 009
[소녀] 제가 가련하게 느껴지지도 않으세요? 이렇게 흠뻑 젖었는데.
[남자] 그래, 그래, 그러니 어서 집에 돌아가야지. 옷도 갈아입고 목욕도 해야하고 감기들면
큰일나요.
[소녀] 여기도 목욕탕이 있잖아요?
[남자] 뭐?
[소녀] 옷이야 뭐 선생님 파자마 좀 빌려입고 말리면 될테고,
[남자] 내 파자마?
[소녀] 냄샌 안나겠죠?
[남자] ... 너 몇살이냐?
[소녀] 숙녀 나일 묻는건 실례란 걸 잘 아시면서.
[남자] 뭐 숙녀?
[소녀] 허지만 어차피 오늘 하룻밤 신세를 져야 할테니 용서해드리죠.
[페이지] 010
[남자] 오늘 하룻밤...., 신세....?
[소녀] 사실 뭐 선생님도 바라시던 일 아녜요?
[남자] .... (뻔히 바라본다)
[소녀] 남자가 혼자 숙직이란걸 할때면 으례 한번쯤 여자 생각을 하게 마련 아녜요?
[소녀] 마실것 좀 주세요.
[남자] 학굔 다니냐?
[소녀] 학교 다니기엔 충분한 나이죠.
[남자] 대학을 졸업했대도 충분히 믿겠다.
[소녀] 제 목이 마르다는것도 좀 믿어주세요. (서랍을 열고 (포도주병을 꺼낸다.)
[남자] 너 거기 술병이 있는걸 어떻게 알았지?
[소녀] (병마개를 열며) 물론 허락하시겠죠?
[남자] 야, 얘, 그건 우유가 아냐.
[소녀] 독약이 아니란 것도 알아요.
[소녀] (어색하지 않게 술을따르며) 그리고 여자이기도 하고
[남자] 뭐? 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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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녀] (찡긋 윙크하곤 술잔을 높이 들었다 홀짝 마신다)
[남자] 허긴 그렇지, 여자이긴 하지.
[소녀] (잔을 내밀며) 한잔 하셔야죠
[남자] ... 얘야, 너 집에 돌아가야 되지 않겠니? 이렇게 늦은 밤에 돌아다니는게 아녜요.
[소녀] (여전히 잔을 내밀고) 맛이 참 스위트한데요.
[남자] 너 영어도 잘하는구나
[소녀] 사랑도 할 줄 알아요
[남자] 뭐, 뭐라구?
[소녀] 답답한 양반, 숙녀가 잔을 내밀면 받을 줄 아는 아량이 있어야죠.
[남자] ... (얼떨결에 잔을 받는다)
[소녀] 여자 다루는 솜씨가 영 쑥맥이시구만? (술을 따라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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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 (어쩡쩡하게 술을 받으며) 얘야, 밤이 너무 늦어 혼자 집에 가기가 무섭다면 우리 경비
원하고
같이 갈래? 어디, 너희집 사택이냐?
[소녀] (술병을 갑자기 쾅 내려 놓으며) 어서 마셔요.
[남자] ... (음찔 놀라서 역시 얼떨결에 꿀꺽 마신다)
[소녀] (생글생글 웃으며) 이제 곧 진정이 될거예요. 원 참, 사내가 계집 다루길 그렇게 쑥스러
워
하고 두려워해서야, 어디... 쯧, 쯧....
[남자] (술잔을 내려놓으며) 요 맹랑한 것, 너 말안들으면 때려준다?
[소녀] (배시시 웃고 술잔에 술을 따르며) 난 야만인 다루는 법을 알고 있어요.
[남자] 뭐? 야만인?
[소녀] 때리기 전에 비명을 지르죠 한남자와한여자가 한방에 있었고 여자가 비명을 질렀다, 그
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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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이 몰려왔다, 그럼 우선 남자가 의심받기 마련 아니겠어요?
[남자] 너, 너, 정말 사람이냐?
[소녀] (전혀 어색하지 않게 능숙한 자세로 술잔을 코밑에 어루며 향기를 즐긴다) 꼬리 아홉 달
린
여우는 아니죠.
[남자] 니, 빨리 집에 안가면 경비원을 불려다 끌구 가라고 하겠어.
[소녀] .... (킬킬 웃는다)
[남자] 그리고 너의집에 데리고 가서 전부 일르구 혼내주랄 거야?
[소녀] ... (더욱 킬킬 웃는다)
[남자] 정말 전화건다? (전화쪽으로 가려는데)
[소녀] (술잔을 탕 내려놓고 벌떡 일어선다)
[남자] ...? (어이없이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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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녀] ... (뚫어지게 남자를 노려보다가 웃옷을 벗어 갈기갈기 찢기 시작한다)
[남자] (깜짝 놀라) 얘, 얘, 너 왜 그러니?
[소녀] (찢어진 옷을 쇼파에 던지고 자신의 몸을 할퀴기 시작한다 어깨, 목, 얼굴)
[남자] (당황해져) 얘, 얘, 그만둬 내가 잘못했다, 응? 내가 잘못했어....
[소녀] (상처의피를 넓게 번지게 하며 히죽 웃는다)
[남자] 얘야, 너 야단맞고 쫑겨 났구나? 내 너희집에 가시 아주 훌륭한 사람이라고 칭찬하고 잘
얘기
해줄께 물론 네가 술 마신것도 안 이를께, 지금 돌아갈래, 집으로?
[소녀] ... (여전히 히죽히죽)
[남자] 그래, 어서 집에 가서 목욕도 하고 옷도 새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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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어야지, 맛있는 것도 먹고 오 참, 내가 돈도 줄께 (주머니를 뒤져 지폐 몇장을 소녀 앞에
내놓는다) 자, 이돈으루 집에 가서 한잠 잔 다음에 날이 밝거든 맛있는 것도 사먹고.....
[소녀] (차분히 가라앉은 목소리로 싸늘하게) 전화거시죠
[남자] 전화? ... 오, 너희집에 전화가 있었냐? 그럼 내가 전화걸어주지, 어서 오셔서 이 착한
따님을 데려 가시라구 (수화기를 들며) 그래 몇번이지?
[소녀] 경비원을 부르신다면서요?
[남자] 경비원?,,,,, 그래 참, 경비원한테 집까지 바라다주라고 할까? (수화기를 놓고 인터
콘을드는데)
[소녀] 이 순진한 양반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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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 뭐?
[소녀] 아직도 눈치를 못챘나?
[남자] 얘, 얘, 가까이 오지말고 얘기해라
[소녀] 누군가 다른 사람이 이방에 들어와나를 본다, 옷을 찢겨져 있고, 온몸에 상처투성이고,
겁에
질려 울고 있다, 어떻게 생각할까?
[남자] 뭐라구?
[소녀] 물론 들어오시 전에 내 비명소리를 들었겠고
[남자] (당황히 인터폰을 내리고) 너, 너.....
[소녀] 강제행위가 어떤 처벌을 받게 되는저 생각해 본 적이 있어요?
[남자] 이, 이.... (무엇을 어떻게 해야할지)
[소녀] 허기야 처벌이 문제가 아니겠지 신문에라도 떠들게 된다면....?
[남자] 얘, 얘, 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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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녀] (지폐를 집으며) 더우기 돈을 쥐어주며 유혹까지 했다면....?
[남자] 뭐, 뭐라구?
[소녀] 이런 일들이 어떤 죄목인진 변호사가 알아서 잘 처리해주겠지만 우선은 창피할 거예요,
그렇죠? (지폐를 가슴속에 집어넣으려 한다)
[남자] 아니, 얘, 얘.... (황급히 지폐를 뺏어 넣는다)
[소녀] (당황하는 남자의안절부절을 즐기듯 여유있게 웃는다)
(인터폰 소리)
[남자] ... (멍청히 바라본다)
[소녀] 받으세요 통화중에 비명을 지르지는 않을테니까요 물론 통화내용에 따라서지만 (남자의
담배를 한개비 빼내 익숙한 제스처로 피워문다)
[페이지] 가-008,, 0A0080
[남자] (인터폰을 들고) 네, 당직실입니다.... (울컥 화가 나) 뭐라구요? 아무 이상이 없다니,
그래....
[(문득 소녀의 매서운 눈초리를 느꼈다)
[소녀] .... (맘대로 해보란듯 고개를 돌리며 담배연기를 길게 내뿜는다)
[남자] 네, 네 알았어요 수고하세요 (신경질을 누르며 끊고 험악하게 소녀를 돌아다 본다)
[소녀] (앙증스럽게 다리를 포개앉고 담배를 맛있게 피우며) 자, 이리와 앉으시죠? 흘러간 엘리
트
[남자] 뭐? 흘러간 엘리트?
[소녀] 당신의10대는 바다만큼이나 푸르고 큰 꿈을 품었었지 그리고 누구보다도 투지가 끓던
엘리트의20대였어 그러나 30대 중반을 넘어선 지금, 당신은 겨우 지방으로 밀려난 통운회사
[페이지] 가-009,, 0A0090
말단사원 게다가 40대의 답보상태를 상상하면 벌써부터 신물이 나고, 50대 후반의 한심스런
정년퇴직을 바라보면 좌절 안할 수가 없겠지
[남자] 어, 아...!
(저게 정말 사람일까?)
[소녀] 더우기 순종밖에 미덕으로 삼지 못하는 부인에게도 이미 권태는 찾아 왔을테고, 아니 어
쩜
애정 그 자체에 대해 벌써부터 회의를 느끼고 있었는지도 모르지
[남자] .... 제발, 제발, 좀 돌아가줄 수 없겠니?
[소녀] 저한테 유혹을 느끼지 않으세요? (포개진 다리를 어루만지며) 전 남자가 어떤 때 여자에
게
욕망을 느끼는가 알고 있죠 특히
[페이지] 가-010,, 0A0100
여자의 속옷을 봤을때 찢고 싶어한다는...
[남자] 그만, 그만 얘, 제발 좀, 쟁그럽다
[소녀] 어서 이리 오세요
[남자] 너 정말 말 안들으면 때려준다!
[소녀] 그리고 제 비명을 듣게 되고?
[남자] 뭐 비명?
[소녀] 정말 소리 한번 질러볼까요? 경비원이 달려오나 안오나? (금방 소리지를듯 큰호흡을 한
다)
[남자] (황당히 제지하며) 얘, 얘, 참아라... 너, 도대체 어떻게 해주면 여기서 얌전히 돌아갈
래?
[소녀] 우선 제 옆에 앉아요
[남자] .... (할수 없지)
[페이지] 나-001,, 0B0010
[소녀] (엉거주춤 옆에 와 앉는 남자에게) 좀더 가까이 와요
[남자] ... (내키지 않게 다가앉는다)
[소녀] 제 상처를 닦아줘야겠다고 생각되지 않으세요?
[남자] 약솜을 가져올께.
[소녀] (일어나려는 남자를 잡으며)입으로....
[남자] 뭐라고?
[소녀] 싫으세요? (제딴에는 요염하게 시선을 던진다)
[남자] 너 정말, 정말, 사람이냐?
[소녀] 경비원을 불러 물어볼까요?
[남자] ... 이걸 정말)
[소녀] (달뜬 목소리로 이끌며) 자, 어서요.
(먼 기적 소리, 꿈길처럼 피어오르기 시작한다.)
[페이지] 나-002,, 0B0020
[남자] .... (할수 없이 소녀의 상처에 입을 갖다 댄다.)
(점점 다가오는 기적소리.)
[소녀] (사내의 몸을 기다리는 성숙한 여인처럼 자세를 넓게 품어준다)
[남자] ... (쓴 약을 마시듯 소녀의 상처를 따라간다)
(완전히 커진 기적소리. 장내를 온통 뒤흔든다.)
[소녀] (남자의 목을 끌어앉는다.)
[남자] (질겁을 해뿌리친다)
[소녀] (애걸하듯 매달린다)
[남자] (소녀의 뺨을 때린다)
[소녀] (계속 달라붙는 거머리)
[남자] (힘겹게 떼어내 목을 누르기 시작한다)
(장내엔 극에 달한 기적소리 이외엔
[페이지] 나-003,, 0B0030
아무 소리도 들을 수가 없다. 한동안 귓속을 때리던 기적소리 물러가던 무섭도록 가라앉은 적
막. )
[남자] ... (쓰러져 있는 소녀를 조용히 내려다보고 섰다.)
(인터 폰 소리.)
[남자] .... (물끄러미 인터 폰을 바라본다)
(인터 폰 소리.)
[남자] ... (안받을 수 없지) 아, 여보세요?.... 네, 네, 그냥 집으로 돌아가라고 하세요....
뭐라구요? 벌써 통과.... 이런 ... 네, 네, 알겠어요. (끊고 서둘러 방안을 정리하기 시작한다.
망설이다 소녀를 쇼파뒤에 숨긴다. 찢어진 옷가지며 흔적들을 모두 쇼파뒤로 밀어 넣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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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크 소리)
[남자] ... (다시 한번 주위를 둘러 보곤, 문을 연다)
[여자] (들어서며)오래 기다리셨죠? 샌드위치가 좀 시간 걸렸어요.(가져온 물건들을 내려놓는
다)
[남자] ... (쇼파 뒤로 자꾸 신경이 갈 수밖에)
[여자] 지금 드시겠어요? (레인 코우트를 벗어 쇼파 뒤 행거쩍으로 가려 한다)
[남자] 안돼! 그쪽으로 가지마
[여자] 네?
[남자] 빨리 집으로 돌아가.
[여지] 당신, 왜 그루? 어디 편찮우?
[남자] 이유는 묻지 말고 어서 돌아가.
[여자] 당신 참 이상하우. 쇼파뒤에 뭘 숨기기라도 했수? (쇼파 뒤를 들여다본다)
[페이지] 나-005,, 0B0050
[남자] (황급히)안돼.
[여자] 원, 참, 아무것도 없는데....
[남자] 뭐? 아무것도 없어?
[여자] 그럼 뭐 나 몰래 시퍼런 애인이라도 숨겨놨댔수? 호호호....
[남자] (달려가 소파 뒤를 확인하곤)....?
[여자] 지금 안 드시겠어요? 샌드위치가따뜻한데...
[남자] ....?
[여자] (남자에게 다가가)당신 정말 왜 그루?
[남자] ... 아냐, 아무것도... (맥이 풀린듯 여자 가슴에 기댄다)
[여자]....?(남자를 부축하고 소파에 앉는다)
[남자] ... (갑자기 확인하려고나 한듯 여자를 애무하기 시작한다. 소녀의 상처가 있던 그
부위들을....)
[여자] 아이 왜 이래요. 아이 간지러워요.
[페이지] 나-006,, 0B0060
(여자, 자지러듯이 웃기 시작한다. 그 웃음소리 점점 커지면서 어느샌가 소녀의 바스러지는 음
색으로
바뀐다)
[남자] .... (섬찝 고개를 든다)
(부서질 듯 웃어대는 여자의 얼굴에 들리는건 소녀의 웃음소리뿐- 그 선뜻한 소녀의 웃음소리가
기적
소리만큼이나 엄청나게 에코되어 관객의 귓속을 어지럽힐때)
F.0
(1978. 7. 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