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활주일이 기독교의 두 번째 큰 축일이라고요?
◎ 어느 텔레비전 방송에서 아나운서가 부활절을 기독교의 두 번째 축일이라고 했습니다. 그 말이 맞는 말인지요?
◎ 부활절과 성탄절 중에 어느 것이 기독교의 으뜸가는 경축일인지 알고 싶습니다.
◎ 매주 맞게 되는 주일 예배의 근거는 부활주일과 관계 있는 것인지요?
어느 목회자가 화가 났습니다. 사연인즉 부활주일 전야에 어느 공영 텔레비전 방송국의 아나운서가 뉴스 시간에 했던 말 때문이라고 합니다. 그 내용은 다음날 맞게 되는 부활주일을 기독교의 '두 번째로 중요한 축일'이라고 태연하게 방송을 했기 때문입니다. 이 아나운서는 성탄절을 기독교의 최대의 축일로 알고 부활절은 그 다음의 중요한 경축일로 알고 있던 관습을 아무런 검증도 없이 느낀 대로 발표함으로써 뜻있는 기독교인들의 마음을 무척이나 괴롭게 만들었습니다. 절대적인 영향력을 가지고 있는 공영 텔레비전에서 무책임하게 던진 한 마디의 말이 많은 사람들에게 부활절의 인식을 잘못 심어 주는 결과를 초래하였습니다.
모든 종교마다 자신들의 교주의 출생을 가장 큰 축제일로 삼고 있는 것이 현실입니다. 예를 들면 석가탄일과 같은 날이 불교의 최대 경축일임을 아는 평범한 사람들은 기독교에서도 12월 25일 성탄일을 최대의 경축일로 이해할 수 있습니다. 그도 그럴 것이 세계가 신(信) 불신(不信)을 막론하고 이날에 송년의 분위기와 함께 들뜨기 때문입니다. 12월에 접어들기도 전에 무서운 상혼들이 크리스마스 캐롤을 들려 주는 것도 이러한 인식을 가져오는 데 한 몫을 합니다.
그러나 기독교의 최대의 경축일은 12월 25일의 성탄일이 아닙니다. 당연히 부활의 아침이 기독교의 최대 경축일입니다. 12월 25일을 예수님이 오신 날로 정하고 지키는 일은 그 역사상이 부활절과는 비교가 되지 아니합니다. 실질적으로 성탄절이라는 경축일은 성경이나 초대교회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것이었습니다. 354년경 로마의 문서에서 '유대 베들레헴에서 그리스도가 나신 날' 이라고 기록하고 있는 데서 연유할 뿐입니다. 그러나 원래는 12월 25일은 동지 이후 해가 다시 커지기 시작할 때의 '정복되는 않는 태양' 이라는 이교도의 축제일이었습니다. 이 날을 로마의 기독교가 흡수한 데서 발생한 것입니다. 그래서 지금도 정교회를 비롯하여 장로교의 원조인 스코틀랜드 교회의 일부나 미국의 퓨리턴들의 일부 후예들은 ·이 성탄절을 아예 외면하는 정도입니다.
그러나 부활절은 성경의 기록대로 부활부터 바로 이어지는 기독교 최대의 명절입니다. 지금껏 지켜 온 안식일을 중심한 유대교의 전통마저 버리고 이 날에 주님의 명령대로 모여 주님의 만찬을 재현하였습니다. 그리고 주님의 생애와 말씀을 힘있게 전하였습니다. 이러한 감격은 일 년 일 회 단회적으로 부활의 감격을 기념하는 것이 아니라 매주일 '안식 후 첫날' 을 작은 부활주일로 지키게 되었고 그것이 주일 오전 예배의 전통이 되었습니다. 그래서 부활의 사건은 기독교 신앙의 내용이며 형태가 되어 오늘에 이르렀습니다.
이토록 부활 사건은 기독교만이 갖는 특유의 역사적인 사실이기에, 이날 동 이 트기 전에 세계의 신·구교 모두가 온통 거대한 축제의 물결을 이루면서 가장 장엄한 날로 맞이합니다. 어느 종교에서도 듣지도 보지도 못한 역사적인 날이기에 기독교는 두고두고 가장 자랑스러운 축일로 지키면서 대단한 긍지를 가집니다. 그래서 이 날은 기독교가 가지고 있는 여러 축일 가운데 가장 으뜸가는 날로 승리의 우월감을 감추지 못합니다.
우리 주님이 죽음을 정복하고 부활하신 사건은 그리스도인들의 미래에 재현될 사건입니다. 그래서 이 부활 사건은 2천년 전 사건의 기념이 아니라 현재적인 신앙이며 훗날의 소망으로 우리 그리스도인들이 간직하고 있습니다. 그러한 까닭에 어떤 경우도 부활절을 능가하는 절기는 기독교에서 찾아볼 수 없습니다. 이제는 대중 매체의 주역들이나 그리스도인들이 타종교처럼 성탄일을 으뜸으로 생각하면서 부활주일을 이해하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할 것입니다. 기독교는 예수님의 부활 사건 때문에 살아 있는 종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