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공항을 출발하여 중국 쿤밍에 도착... 비행기를 갈아타는 선교일정이었다.
밤 11시 비행을 시작하여 이튿날 정오 쯤 되어 리장에 도착하였다.
현지 윤선교사님과 합류하여 보산으로 가는 비행기에 몸을 싣고 또 한참을 간다.
마침내 도착한 선교팀을 미얀마 미찌나에서 사역하시는 레메다윗 선교사님께서 우리를 반가이 맞아 주셨다. 보산 공항에서 노강을 거쳐 국경지역 페마까지 두세시간이면 충분하다는 이야기를 듣고 선택한 경로........
우린 바쁘게 움직여 보산을 떠나 노강으로 향했다.
노강(노캉)!!
강이 노한다 하여 지어진 이름이라 들었다.
그 이름이 무색하지 않게 산과 산 사이에 흘러가는 강줄기가 무서움을 넘어 두렵기까지 했다. 이쪽 마을과 저쪽 마을을 이어주는 길은 오로지 외줄뿐이다. 우리도 이 줄을 타고 저쪽 마을로 넘어가야 한다.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우리는 외줄에 몸을 맡긴 채 저쪽 마을로 간다.
바람이 무척 세게 불고... 쌀쌀함이 뼛속까지 스며드는 일기...
한국에서 느껴보지 못한 추위와 싸우며 우린 비로소 본격적인 이동을 시작한다.
우리 앞에 어떤 길이 펼쳐질 것인지 누구도 알지 못한채...
모든 선교지가 안전하고 평안한 곳이 없기에, 이 곳 또한 그러려니 하고 선택했다.
예상 시간이 두 세시간이라 말하였지만 시간 내에 도저히 갈 수없는 길이다.
아니 처음 부터 두 세시간이라 생각했던 인간의 어리석음이 드러났다.
한참을 추위와 싸우며 터덜거리는 길을 달리는 빵차와 함께 피곤함을 달래며 말없이 달린다. 잠시 후 우리 앞에 펼쳐진 것은 사방이 산으로 둘러싸인 산속의 외길이었다. TV에서 야크의 등에 짐을 지워 걷는 바로 그길 중심에 우리가 있다.
오 주여!!
이 눈 덮인 산을 언제 넘어갈 것인가?? 잠시 고민에 쌓인다.
그러나 뒤돌아 갈 수 없으니 여러가지 악조건 속에서도 우리는 전진한다.
미끌 거리는 산길을 가까스로 빵차는 달린다. 그러나 우리 보다 앞서간 다른 차가 미끄러져 가지 못하고 안절부절 하는 차를 만났다. 이곳에서 차가 멈춰 산을 넘지 못하면 모두가 위험해 지기에 다른 생각 할 여유 없이 모두가 차에서 내려 바람을 온 몸으로 가르며 앞차를 밀어 가까스로 출발시키고, 우리도 출발... 또 밀고 출발.
이렇게 몇번을 반복하고 나니 남은 체력 모두 소진한 우리 팀도 지쳤다...
날씨가 너무 추워 달리던 차를 멈췄다 출발하려니 우리 차 또한 시동이 꺼져 켜지지 않는 불상사도 일어났다. 미끄러지기를 수차례.. 우리는 맨손으로 꽁꽁 얼어붙은 땅을 파고 흙을 찾아 헤메이기도 했다.
우리가 있는 곳은 히말라야 산맥의 능선을 따라 국경을 넘어가는 험준한 길이었다.
낮에 산꼭대기에서 바라본 산맥 좌,우에 펼쳐진 나라들을 하나님께서 보이셨다.
네팔, 인도, 미얀마...
나는 온 몸에 성령의 뜨거운 전율이 흘렀다.
지난해 3월 미얀마 미찌나 사역지 방문때 구름기둥으로 역사하셨던 바로 그곳이다. 내 눈으로 직접 보게하신 것이다. 이스라엘 백성들이 7일이면 도착할 길을 40년을 광야로 돌리신 것처럼 하나님께서 우리 팀을 그 누구도 갈 수 없는 길을 우리에게 허락하시고 인도하신 그 섭리를 알 수 있었고, 느낄 수 있었다.
나는 기도한다!!
그분의 섭리에 말없이 순종할 수 있음에 감사하며... 이것에 서서 주님이 주신 땅을 바라볼 수 있음에 감격하며... 두럽지 않고 외롭지 않으니 너무나 감사했다.
꼬박 2틀 걸려 초저녁이 되어 국경지역에 도착하였다. 여기서 부터는 안전에 각별히 신경 써야 한다. 국경 경비대원들의 훈련소리가 들려온다. 초소에서 우리를 바라보는 시선도 예사롭지 않았지만 담대함으로 사진 한 장 찍고...ㅎㅎㅎ
카르반을 넘을 때도 그랬듯이 국경은 삼엄했다.
표현 할 수 없는 만감이 교차한다.
이튿날 아침 8시가 훌쩍 넘었지만 해가 뜨지 않아서 어두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