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바이의 잠언(25)
바보 같은 기쁨, 만족
경마장에서 자기 말이 제일 앞서 왔을 때, 자기가 내세운 선수가 씨름판에서 이겼을 때, 자기 사냥매가 사냥을 잘 했을 때 카자흐인들은 정신 빠진 사람처럼 몹시 기뻐한다.
그런 사람들의 생활에서 그보다 더 큰 기쁨이 있는지?
아마 없을 것이다.
한 짐승이 다른 짐승에 비해 좀 우월하고 한 사람이 다른 사람을 이겼으면 이겼지 무슨 그리 큰 만족을 느낄 수 있는지?
왜 그런가 하면 카자흐에게 있어서는 다른 카자흐보다 더 큰 적수, 원수가 없기 때문이다.
보잘 것 없는 사소한 일에 굉장히 감탄하면서 한 사람은 자기의 바보 같은 기쁨, 만족으로 다른 사람을 화나게 하고 부러움을 사게 하려고 노력한다.
고의적으로 남의 부러움을 사게 하는 것은 회교경전을 위반하는 비도덕적인 행위이며 자기 사업에도 해를 끼치고 건전치 못한 것이다.
남의 분노가 무슨 위로, 쾌감을 줄 수 있는가?
어째서 만족감을 주는가?
그리고 사람들은 어째서 남의 성공을 하면 배 아파하고 낙심까지 하며 마치 어떤 모욕을 당한 것처럼 생각하는지?
순종 말은 아무 마을에서나 다 기르고 있고 날쌘 사냥 매와 영리한 사냥개도 한 사람에게만 있는 것이 아니다.
장사도 한 동리에서만 태어나는 것이 아니다.
이 모든 것은 인간의 손에 의해 이루어진 것이 아니다.
어느 한날 어느 누구보다 좀 우월해졌고 어느 한날 우가 어느 누구를 어떤 내기상에서 이겼다 하여 이것이 영원히 가장 재빠르고 가장 강한 자로 남아있는 것은 아니다.
어째서 사람들은 이런 진리를 알면서도 마치 자기 자신의 검은 속마음이 드러났던가 또는 수치스러운 행동이 적발된 것처럼 유감스러워 하는지?
이런 것을 짐작하기는 그리 어렵지 않다.
무식하고 무례한 사람들은 임의의 사소한 일에도 기뻐하는 법이다.
무슨 행동을 하고 무슨 말을 하는지 그 참뜻을 모르기 때문에 소홀히 취급하기도 하고 정신이 빠져버린다.
수치스러워 해야 할 때는 수치감을 느끼지 못하고 아주 저속한 행동을 하고도 낯을 붉히지 않는다.
바로 이런 것이 무식하고 얼빠진 사람의 징후인 것이다.
이런 말을 해주면 그 무식한 사람들은 “그렇소, 다 옳소!”하며 들어주기도 한다.
그러나 그의 자백을 절대로 믿지 말라!
그도 역시 수 없는 다른 사람들처럼 눈으로 보고 피해를 가하면서도 마치 의식 없는 짐승처럼 결함을 시정할 줄 모른다.
그릇된 품행에 습관되어 그것을 자기 생활상 규범으로 삼기 때문에 자기 단점을 볼 줄 모른다.
다만 아주 큰 공포감 앞에서나 또는 죽음만이 해로운 버릇에서 벗어날 수 있게 한다.
자기의 잘못을 스스로 깨닫고 자신을 제 손아귀에 틀어쥐고 옳은 길을 걸으려 하는 사람은 극히 드물다.
출처 : 카자흐어 연구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