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덕 위의 생각(Thought on the hill)]
시대분별(8) - 역사는 생물입니다.
올해는 3.1운동 100주년이 되는 해입니다. 일부 학자들은 3.1 혁명으로 부르자고 합니다. 그만큼 3.1운동이 역사에 미치는 힘이 크기 때문입니다. 3.1운동의 여파로 인하여 대한제국에서 대한민국으로 변화되는 지진이 일어났습니다. 우리 역사에 있어서 엄청난 사건이 아닐 수 없습니다. 조선 500년이 끝나고 대한제국으로 바뀌었지만 여전히 왕조는 이어졌습니다. 그런데 이제 왕조의 시대가 종말을 고하고 민국의 시대가 태동된 것입니다. 그 시작이 3.1 운동입니다.
일제의 침략에 맞서서 민족의 자주를 외쳤던 백성들의 열망이 솟아났던 날입니다. 압박과 불의 앞에 자주와 평화와 정의를 몸으로 표출했던 날입니다. 이 날에 발표된 기미 독립선언문의 시작은 이 사실을 분명하게 선언하였습니다.
“우리는 오늘 우리 조선이 독립한 나라임과 조선 사람이 자주적인 민족임을 선언한다. 이로써 세계 모든 나라에 알려 인류 평등의 큰 뜻을 분명히 밝히며, 이를 자손만대에 깨우쳐 일러, 민족의 독자적 생존의 정당한 권리를 영원히 누리도록 하는 바이다.(번역문)”
자주독립국임을 선언한 후에 침략과 강권의 시대는 옛 시대의 유물임을 밝힙니다. 선진들은 일제의 불의함에 대하여 분명하게 선언합니다.
“다만 낡은 사상과 낡은 세력에 얽매여 있는 일본 정치가들의 공명심에 희생된, 부자연스럽고 불합리한, 그릇된 상태를 고쳐서 바로잡아, 정치와 경제의 자연스럽고 합리적인 근본으로 돌아오게 하려는 것이다(번역문)”
낡은 것은 이제 사라져야 합니다. 침략과 폭력으로 나라를 찬탈하고 백성을 괴롭히고 민족의 자주성을 파괴하는 것은 옛 제국주의의 산물입니다. 이러한 사상을 가지고서는 자연스럽게 합리적인 나라를 만들 수 없습니다. 새로운 시대는 폭력이 아니라 도의에 의하여 가르치는 시대가 되어야 한다고 외쳤습니다.
“아아! 우리 앞에는 새로운 세상이 눈앞에 펼쳐져 있다. 힘의 시대가 가고 도의의 시대가 올 것이다. 지난 온 세기에 갈고 닦아 키우고 기른 인도의 정신이 바야흐로 새 문명의 밝아오는 빛을 인류의 역사에 쏘아 비추기 시작한다(번역문)”
힘이 아니라 도의가 다스리는 나라가 되어야함을 강조하였습니다. 도의는 사전적 의미로 사람이 마땅히 해야 할 도덕과 의리입니다. 위력이 아니라 도덕과 의리의 시대를 말하고 있습니다. 침략을 통하여 국토를 확장하는 제국의 시대를 향한 폭탄이었습니다. 제국은 결코 새 시대에 합당하지 않다고 말합니다. 이것은 예수님과 제자들이 당시의 로마 제국을 향하여 외쳤던 말씀과 같습니다. 칼을 사용하는 자는 칼로 망한다고 하였습니다. 하나님의 나라는 사랑과 희락과 평강입니다. 여기에 위력은 들어 설 길이 없습니다.
이러한 독립선언은 자주 국가를 만드는 씨앗이 되었습니다. 곧이어 4월13일에 임시정부가 들어섭니다. 3.1운동의 역사적 사명을 감당하기 위하여 국호를 대한민국이라고 정합니다. 그리고 대한민국 임시정부 1조에 ‘대한민국은 민주 공화제라’고 선언했습니다. 이렇듯 3.1운동은 현대사의 뿌리와 같습니다. 이러한 생각은 우리의 헌법 전문에 분명하게 밝혔습니다.
“유구한 역사와 전통에 빛나는 우리 대한 국민은 3·1 운동으로 건립된 대한민국 임시 정부의 법통과 불의에 항거한 4·19 민주 이념을 계승하고, 조국의 민주 개혁과 평화적 통일의 사명에 입각하여 정의 · 인도와 동포애로써 민족의 단결을 공고히 하고, 모든 사회적 폐습과 불의를 타파하며, 자율과 조화를 바탕으로 자유 민주적 기본 질서를 더욱 확고히 하여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의 모든 영역에 있어서 각인(各人)의 기회를 균등히 하고, 능력을 최고도로 발휘하게 하며, 자유와 권리에 따르는 책임과 의무를 완수하게 하여, 안으로는 국민 생활의 균등한 향상을 기하고 밖으로는 항구적인 세계 평화와 인류 공영에 이바지함으로써 우리들과 우리들의 자손의 안전과 자유와 행복을 영원히 확보할 것을 다짐하면서 1948년 7월 12일에 제정되고 8차에 걸쳐 개정된 헌법을 이제 국회의 의결을 거쳐 국민 투표에 의하여 개정한다. 1987년 10월 29일”
3.1운동은 대한민국의 뿌리입니다. 왕이 다스리는 나라에서 제국으로 그리고 다시 민국으로 변화되었습니다. 그리고 그 이름을 대한민국이라고 하였습니다. 이 대한민국의 시작은 3.1운동입니다. 그래서 일부 역사가들은 나라가 바뀐 시작이라 하여 혁명이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그 이름이 어떠하든 우리는 유구한 역사 앞에 존재합니다. 역사 없이 우리의 실존은 생각할 수 없습니다. 이것은 사람은 사라져도 역사는 살아있음을 보여줍니다. 사람은 한계가 있지만 역사는 계속됩니다. 그리고 오고 오는 이들이 역사를 통하여 자신을 돌아보고 공동체를 세워갑니다.
3.1운동이 일어 난 지 100년이 되었습니다. 100년의 역사 가운데 수많은 이들이 세상을 떠났습니다. 그러나 역사를 기억하는 사람들이 공존합니다. 그리고 앞으로 100년 뒤에도 이 날을 기억할지 모릅니다. 역사는 생물입니다. 살아서 살아있는 이들에게 계속하여 말을 겁니다. 역사 앞에 합당하게 살고 있느냐고 묻습니다.
우리의 선진들이 남겨준 나라에서 우리는 살고 있습니다. 위력의 나라가 아니라 도의의 나라가 되기를 간절히 바라는 마음에서 목숨을 바쳤습니다. 이제 우리가 그 나라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가 이어갈 나라는 도의의 나라에서 멈추지 않습니다. 정의와 평화가 충만한 나라를 만들어 가야 합니다. 아직까지 남북의 관계는 위협적입니다. 그리고 이러한 분위를 통하여 사리사욕을 일삼는 이들이 여전히 있습니다. 그래서 더더욱 선진들의 외침 앞에 부끄럽기 짝이 없습니다.
이러한 시대에 그리스도인들의 가치는 매우 중요합니다. 하나님이 허용하신 국가가 그 기능을 잘 감당 할 수 있도록 기도해야 합니다. 특별히 하나님의 말씀을 위반하지 않는다면 더욱 힘써 나라의 법을 따르고 또한 기도해야 합니다. 나라를 이끌어가는 위정자들을 위하여 최선을 다하여 기도해야 합니다. 그리고 하나님의 마음에 합한 자를 선출하는 일에 결코 방관자가 되어서는 안 됩니다. 이것이 3.1운동을 이끌었던 역사를 바라보면서 우리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들의 자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