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년 합격자들의 수기를 보면서 언젠가 이 곳에 합격수기를 올리는 날을 상상했는데. 현실로 다가오니 가슴이 벅차네요. 이 자리에 있게 될 또 다른 예비 사무관을 위해 부족하지만 저의 경험을 써봅니다. 2차는 그동안 합격자들의 수기가 잘 나와있어 저는 주로 1차 경험을 위주로 적어 보려 합니다.
저는 장교로 근무하면서 2년간 준비하였고 작년에 2차를 치고 떨어져서 올 초 제대 후 서울로 돌아와 고시 공부를 계속 하였고 올해 합격하게 되었습니다. 작년 2차 시험은 전 과목을 1회독 정도만 했고 경험 삼아 시험을 봤기 때문에 제대로 된 수험기간은 1년 정도 되는 것 같습니다. 1차가 PSAT으로 전환되면서 확실히 수험 준비 기간이 짧아 지는 것 같습니다. PSAT에 아주 자신 있는 사람들을 제외하면 대부분 2차 공부 중간에 PSAT을 공부하고 PSAT이 끝난 후에야 2차 공부에 집중하게 됩니다. 처음 공부를 시작하고 PSAT에 자신 없는 분들은 1차에 최소 3개월은 투자해야 하니 그 전 2차 공부는 암기 위주 보다는 이해 위주로 그리고 그렇게 이해 한 부분을 글로 정리 하는 수준으로 준비 하면 좋을 것 같습니다.
1. 1차 PSAT
12월 전기직렬 지원자로 모인 스터디로 1차 준비를 시작하였습니다. 1주일에 한 번 모여서 모강 풀고 점수 공개해서 자신의 위치를 가늠해보고 1주일간 공통 책을 정해 풀어본 후 모의고사 형식의 문제집은 틀린 갯수 비교해보고 이상한 문제들은 같이 얘기하는 식으로 진행하였습니다. 모강을 같이 풀고 점수를 공개해서 자신의 실력을 파악할 수 있었던 것이 좋았던 것 같습니다. 또 모강이나 문제집 같은 경우 문제 오류가 있는 것들이 더러 있는데 이러한 부분도 체크할 수 있었습니다.
저의 경우에는 모강 점수가 썩 좋게 나오지 않았습니다. 들쑥 날쑥 했기 때문에 1차에 대한 불안감이 많았습니다. '06년도에 1차를 통과한 경험이 있어 큰 걱정없이 시작했는데 막상 모강 점수가 나오지 않으니 조급한 마음이 들더군요. 그래서 최대한 연습을 많이 해야 겠다는 생각에 많은 모강들을 구해서 풀었고 여러 문제집들을 사다가 풀었습니다. 모강은 항상 실전처럼 정해진 시간에 풀고 시간내 풀지 못하는 것들은 우선 찍어서 답안지에 마킹하는 연습까지 했습니다. 특히 틀린 문제들은 여러번 꼼꼼히 체크하고 신경써야 하는 것들은 따로 연습장에 정리 하였습니다. 특히 공부 초반에 문제의 옳은 것과 옳지 않은 것을 자꾸 놓쳐서 실수가 많았습니다. 심지어 크게 O,X를 문제에 표시해 놓고도 틀리는 경우가 있었습니다. 저는 밥을 먹으면서 집에 가면서 계속 머릿속에 되뇌였습니다. "옳은 것 옳지 않은 것 구분하기..." 그렇게 계속 되뇌이다 보니 항상 문제 풀 때 의식이 되더군요. 어느 순간 부터는 옳은 것과 옳지 않은 것을 구분하지 못해 틀리는 문제는 없었습니다.
저는 입법고시를 보고 큰 충격에 빠졌습니다. 언어가 극악 난이도라 다들 어려웠다지만 자료와 상황은 쉽다는 의견이 많았습니다. 그런데 저는 그 시험에서 거의 평락에 가까운 점수를 받고 더욱 더 초조해 지더군요. 경험을 쌓으려고 봤다가 오히려 자신감만 잃어 버리는 꼴이 된 것이죠. 특히나 상황판단 점수가 최악이었습니다. 패인은 논리 퀴즈에 시간 투자를 많이 한 바람에 쉬운 문제들을 풀 시간이 없어서 놓쳤다는 것입니다. 행시 1차까지는 1달도 남지 않은 상태였기 때문에 초조함은 극에 달했습니다.
저는 과감히 공부 방향을 수정하기로 했습니다. 언어와 자료는 전처럼 모강 풀고 틀린 것 체크하는 식으로 정상적으로 진행했지만 상황판단의 경우는 2분 내에 풀 수 없다고 판단되는 문제들은 과감히 넘기고 풀 수 있는 문제에 집중하였습니다. 자칫 '06년도 바둑판 문제 같은 것을 오래 잡고 있다가는 정작 시간 부족으로 풀 수 있는 문제를 놓치는 우를 범하지 않는 연습을 했습니다. 이런 논리 퀴즈에 강한 사람들이 있는데 저는 매우 약한 사람이라 이것을 연습으로 끌어올리기에는 시간이 없었습니다. 40문제의 배점이 모두 똑같으므로 결국 어려운 것 하나 포기하고 풀 수 있는 것 두개를 맞추는 것이 더 유리한 시험입니다.
실전에서도 이런 방법으로 이번 상황 판단을 풀었습니다. 이번 상황 판단을 풀면서 느꼈던 것은 두 가지 책형 때문인지 난이도가 높은 문제가 1~20, 20~40 사이에 각각 반씩 들어가 있는 듯 했습니다. 문제를 보고 2분 내에 풀기 힘들다는 판단이 서면 주저 없이 넘겼습니다. 마킹할 때 보니 12개 정도를 넘겼더군요. 12개 중에 3~4개는 남는 시간을 이용해 대충 풀었습니다. 그리고 나머지는 5번으로 줄을 세웠습니다. 4번으로 줄 세웠으면 대박이었겠지만.^^;; 집에 돌아와 채점해보니 푼 문제는 다 맞었더군요. 전략이 성공하니 매우 기쁘더군요.
저처럼 PSAT에 자신 없는 분들은 문제 풀이 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시간 안배 입니다. 어떤 문제도 오래 잡고 있다 싶으면 그냥 찍고 넘어가세요. 모든 문제가 동일한 배점이라는 것 잊지 마시고. 그리고 실수를 줄이는 것이 중요하구요. 모강은 점수 분포가 나와 있는 것들을 구해다 푸는 것이 가장 좋더군요. 내 실력을 가늠할 수 있으니까요. 1차는 가채점을 하고 카페나 법저에 다른 직렬 예상 컷이 뜨기 때문에 안정권에 들어가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저는 다행히 안정적인 점수를 받아 1차 합격 발표까지 조마조마해 하지 않을 수 있었습니다. PSAT이 어려운 분들은 더 많은 시간을 투자해서라도 점수를 올려야 할 것입니다.
2. 2차 시험
작년에 거의 1회독 밖에 하지 못한 상태였고 시험이 6개월 남은 상태에서 서브를 작성하기에는 공부 시간이 턱없이 부족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서브들은 이전 합격자들이 잘 정리해 놓았기 때문에 그것들을 사서 최대한 활용하였습니다.
필수과목 3개는 스터디 진도에 맞춰 진행하였습니다. 앞서 우리 스터디원들의 수기에 잘 나와 있어 생략하겠습니다.
선택과목-제어공학
스터디원들이 주로 전자회로 선택이라 제어공학은 따로 스터디를 구하지 않고 거의 혼자 공부하였습니다. Ogata와 Kuo를 위주로 보았고 권오흥과 용홍택 서브를 보았습니다. 작년엔 학부 시절 교재였던 Nise만 1회독 했는데 Nise는 매우 쉽긴 하지만 빠져 있는 내용이 좀 많은 듯 합니다. Kuo 8판 CD에 들어가 있는 이산치 제어는 Ogata의 경우 다른 책으로 분리 되어 있어 현대 제어 책에는 없는데 Kuo 내용만으로도 충분 한 것 같습니다. 저는 주로 주요 내용 암기 위주로 공부 하였습니다. 연습문제를 많이 풀지는 않았고 문제 풀이는 예제 정도만 보았습니다. 작년과 올해 모두 서술형의 문제들이 많이 출제 되었기 때문에 초점을 서술에 맞추어 공부했습니다.
제어 공학은 봐야 할 책이 여러권인 것이 좀 귀찮지만 한 번 이해하고 나면 쉬운 편이고 또 회로 이론 공부시에 어느 정도 도움이 되는 면도 있는 것이 장점인 듯 합니다. 잘만 풀면 점수가 짜게 나오는 것 같지도 않구요. 선택 과목이라 극악 난이도의 문제는 기출에서도 거의 1~2문제밖에 못 본 것 같네요. 저도 올해 이 제어 공학이 효자 노릇을 했지요. ^^
3. 3차 시험
3차 시험 준비도 우리 스터디원들이 잘 써놔서 넘어가겠습니다. 한가지만 쓰자면 3차 준비는 3주 정도면 충분한 것 같습니다.
4. 기타
고시 공부에 있어서 왕도는 없겠지만 그래도 많은 시간을 투자하는 사람이 그나마 붙을 확률이 높은 것 같습니다. 저는 예년 합격 수기를 읽으며 하루 최소 10시간은 실공부시간이 나와야 겠구나 하는 것을 느꼈습니다. 그리고 거의 그렇게 했습니다. 2차에 떨어져도 후회가 남지 않게 공부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한 것 같습니다. 그리고 사람마다 차이가 있겠지만 신앙을 가지고 있는 것도 힘들 때 스스로를 잡아 줄 수 있어 큰 도움이 되는 것 같습니다. 합격이라는 것이 100% 실력만으로 되는 것은 어렵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누가 봐도 감탄할 만큼 공부 하는 사람들은 대부분 붙는 것 같습니다. 작년, 재작년 3차에 고배를 마시고도 이번에 다시 최종 합격하신 분들을 보면 '포기 하지 않으면 반드시 된다'는 누군가의 말이 떠오릅니다. 아무쪼록 최종 합격자에 자신의 이름을 보며 환호와 눈물 지을 자신의 모습을 상상하며 앞만 보고 전진 하시기 바랍니다.
첫댓글 멋져요
스터디는 어떻게 모인건가요? 신림동에서 하셨어요?
스터디는 이 카페에서 다른 분이 모았고 1차는 서울대 도서관 2차는 신양에서 했어요
전기직이 많이 올라오니깐 좋군요...ㅠㅠㅎㅎ
좋은 수기 감사합니다.
잘봤습니다.. 퍼갈게요
축하드립니다. 공부하는데 많은 도움이 되네요..
합격 수기 잘 봤습니다 정말 축하드려용^^
진심으로 축하 합니다....소중한 합격수기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