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에 정착하기 위해 무던히 애쓰던 시기에
알게된 한국말을 잘하는 아가씨가 있었다.
그녀는 내가 운영하는 식당의 종업원으로 나이는 25세이다. 작은 키에 아담한 체격...
내가 베트남어를 모를때 내 발이 되어주고, 눈이
되어주고, 귀가 되어준 아가씨이다.
그녀가 아니였다면 물설고 낫설은 이곳에서
정착하기 힘들었을것이다.
바로 그녀가 나의 베트남 수양딸이다.
그녀와 인연을 맺은지도 벌써 1년이 넘었다.
어제 저녁에 카톡이 왔다.
"아빠~! 내일 우리집에 갈수 있어요?"
"왜 갑자기"
"우리 부모님이 아빠를 초대한다고 꼭 모시고 오래요"
갑자기 고민이 된다..
가야 하나 말아야하나..
그래도 수양딸인데 만나봐도 좋겠다 생각이 들어 가게 문닫고 가기로 마음을 굳혔는데
계속해서 카톡이 들어온다.
"아빠 꼭 기셔야해요."
"우리 아빠가 아빠를 꼭 보고싶다고 모시고 오래요"
"그래 가자"
약속을 하고 그래도 빈손으로 갈수 없어서 부랴부라 한국 마트에가서 사과 한박스와 과자를 챙기고,
택시 예약하고. 대충 방문준비를 마치고 잠자리에 들었는데..
전화벨이 울린다.
아침7시다.
수양딸과 남친이 가게에 왔단다.
그제야 눈비비고 세면을 마치고 8시쯤 출발..
11시가되어서 수양딸 집에 도착..
아담한 베트남의 시골풍경에 매료되어 있을때..
부모님이 나오시며 무척이나 반겨주며 딸을 무척이나 아껴줘서 고맙다고 하면서 집안으로 안내를 한다.
차 한잔을 권하며..
서로간 이런 저런 이야기로 시간이 가는 줄 모르는데
점심준비가 다 되었다고 점심을 권하는데
보도 듣도 못한 음식이 종지에 나온다.
베트남에서는 귀한 분에게만 대접한다는 음식이란다.
그게 바로 오리피에 오리혀와 목줄을 날로 만든 음식이다..
좀 혐오스러웠지만 그래도 눈 딱 감고 맛나게 먹어주니 입에 잘 맛는다고 좋아 하신다.
그러게 시작된 식사는 두시간이 지나서야 끝났다.
주변에보니 텃밭을 만들어서 야채들을 자급자족 한단다..
상추, 부르클리, 쑥갓, 가지, 호박, 고수,삼공채, 그리고 이름모를 허브야채들..
그런데 한쪽 귀퉁이에 아주 낮익은 풀..
바로 생선비린내가 난다는 어성초가 보인다..
베트남에도 어성초가 있구나..할때 수양딸 아빠가 좋아하는 야채라고 귀뜸을 해준다..
낚시도하고,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이제는 돌아가야 할시간..
수양딸 어머님이 귀한 선물을 주신다..
좋은 놈은 한마리에 100만원을 홋가 한다는 왕발닭이다.
닭다리 굵기가 사람 팔둑만하다..
받을 수도 없고, 안받을 수도 없고..
난처 한지경..
한사코 거절했더니 차에다가 억지로 실어준다..
그리고 집식구가 오면 함께 꼭 다시 방문해달라고 당부를 한다.
감사하다고 인사를 전하고 우리는 다시 3시간만에 다시 원점으로 돌아 왔다..
처음으로 베트남 서민가정을 방문한 오늘은 참으로 뜻깊은 하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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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담한 베트남 시골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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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한 손님에게만 준다는 오리피와 날혀와 식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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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이 모여 소박하고 정성스런 점심식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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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도 함께한 자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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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박한 점심상차림...
텃밭에서 본 유기농 야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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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르클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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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공채(라우 무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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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우무언과 이름모를 야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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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수와 허브야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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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추..
![](https://t1.daumcdn.net/cfile/cafe/2625014B58A9A90424)
어성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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돼지도 기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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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사람 다됐네요...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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낚시에 큼지막한 역돔이 걸렸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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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 아빠와 수양 아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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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선물로 받은 일명 왕발닭(닭 종류를 모르겠습니다... 아시는 분?)
첫댓글 좋은 추억 간직하셨네요...
베트남 가정집 망문은 처음이라 어떨떨......ㅎㅎ
오리 식도는 먹어봤는데...약이라 생각하고 먹었지요 저도...왕 닭발은 첨 보네요..ㅎ.....좋은 경험 및 추억 간직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