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두대간 17구간(큰재-지기재)
1. 산이름 : 백학산(615m)
2. 소재지 : 경북 상주시
3. 산행 코스 : 큰재→ 3.93km→회룡재(01:00)→ 1.6km→개터재(01:30)→ 3.82k→윗왕실재(02:30)→2.8km
→ 백학산(03:30)→ 4.45km →개머리재(05:00)→ 1.71km→안심산(06:00)→ 1.27km→지기재(07:30)
4. 산행 거리 및 소요시간 : 19.58km, 7시간 30분
5. 산행 인증 : 회룡재 표지목(340m), 백학산 정상석(615m), 개머리재 표지목(300m) 인증
6. 산행 안내 : 서울경부(07:00)-상주-공성면 택시-큰재-산행-지기재-상주버스-상주숙박
0.지기재버스-상주(17:40,18:40.19:40)-서울(경부고속), 경부고속(07:00.07:50)-상주
0.지기재산장 : 010-8950-2599 054-533-2579,화령 : 문화식당 숙박:054-533-0046,010-3535-
5699-승용차 대기 화령장 여관-054-533-3883
큰재-지기재 구간
개터재(옛고개, 380m,)
유용하게 식량을 제공한 날짐승들이 많아 개터재란 이름이 붙여졌다는 설과, 산세가 마치 개들이 모여 살고 있는 형국이라 하여 붙여졌다는 설이 있다. 또한 부근의 봉산마을, 효곡마을, 왕실마을 사람들이 농사를 짓기 위해 넘나들던 고개라 해서 봉산재, 효곡재, 왕실재 등으로 불리기도 한다.
백학산
학이 날아와 앉아 산이 하얗게 보여 백학산(白鶴山), 혹은 산 지형이 날개를 편 학의 형세라 백학산이라 했다 한다.
오늘 구간 최고봉이지만 북쪽 함박골 일대만 조금 조망이 되고 다른 방향은 숲이 울창해 조망이 안 된다. 그래도 오늘 걷는 구간에서 유일한 족보 있는 산. 길은 서쪽으로 이어진다. 계속 걷기 좋은 편안한 길.
개머리재(소정재, 290m)
인삼밭을 지나 농로를 따라 잠시 걸으니 개머리를 닮았다는 개머리재에 닿는다.
모서면 소정동과 대표동(일명 함박골)을 잇는 도로로, 개의 머리를 닮았다 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그래서 소정재라고도 부른다. 소정동은 산 중복에 위치하여 식수를 길어 올려야 했기 때문에 우물을 길어 올린다는 뜻의 소정(召井), 대표(大杓)동은 이곳 지세가 북두칠성의 자루인 두 병이 능히 될 수 있다는 뜻에서 부른 것이라 한다.
지기재
과수원 옆길을 걸으니 내서면과 모서면을 연결하는 901번 지방도가 지나는 지기재, 백두대간 상주 구간 안내도와 낙동강/금강 분수령 안내판이 서 있다. 원래 도적이 많아 적기재라 불리었으나 지기재로 변했다고 한다.
비록 낮은 고개지만 이곳도 분수령, 평지 같은 산길이지만 왼쪽 모서면 쪽으로 내리는 빗방울은 금강으로, 오른쪽 물줄기는 낙동강으로 흘러 드는 것.
무더위는 모든 사람들을 지치게 하고, 매스컴에서는 연일 계속되는 열대야로 인해 에어컨의 과다 사용으로 요금 폭탄이 우려되어 누진 전기요금의 방식을 개선해야 된다는 기사가 연일 화재다.
산행을 할까 말까 고민하다가 배낭을 꾸린다. 오늘 아침 일찍 서울경부고속으로 상주에 도착하여 공성면까지 버스를 타고 큰재까지는 택시를 이용하였다. .
이번 구간은 지난번 산행을 끝낸 큰재를 출발하여 회룡재-윗왕실재-백학산-개머리재-지기재의 가까운 거리지만 지난 구간과 마찬가지로 중화지구로 대간 길이 다시 인간계와 가까워져 마을 뒷산 같은 친근함이 느껴지고, 고도차도 크지 않아 산행은 더없이 쉬운 구간이다.
하지만 더위가 변수다. 중간에 특별히 급수를 할 필요가 없게 얼린 물을 충분히 담고 또한 과일과 초콜릿 등 살기위해 배낭이 무거워 지는 줄도 모르고 담고 또 담았다.
신선한 공기가 넘쳐나는 큰재엔 대간 상의 유일한 학교였던 옥산초등학교 인성분교가 폐교되고, 그 자리에 백두대간생태교육장을 만들어 놓았다.
바로 생태교육장을 가로 질러 대간 구간이 시작되었다. 숲속 산길로 들어서니 언제나 대간은 반갑게 나를 맞아 주었다. 평이한 등산로를 따라 1.6km를 따르면 임도를 만난다. 시멘트 포장을 따라 100여 m 쯤 내려서면 오른쪽 산길로 대간은 열려있다.
회룡목장에 있는 쇠파리들이 얼마나 극성을 떠는지, 나와 함께 대간 종주하려는지 지기재까지 동행하자고 한다. 또한 목장에서 풍겨 나오는 동물 분비물의 특유한 냄새가 상쾌한 아침 기분을 망친다.
산행은 단선의 길로 굉장히 단순하지만 숲 사이로 언뜻언뜻 보이는 마을이나 그들의 살아가는 일상들을 볼 수 있음과 간혹 먼발치로 산행하는 나의 존재감을 알고 요란하게 짖고 있는 개들의 놀라운 청각능력을 감탄하며 산행을 이어간다.
그렇게 별로 힘들이지 않고 용이 돌아보는 형세라고 하여 이름 붙여진 회룡재를 지난다. 모든 것을 비워내고 푸른 숲속의 침묵에 들었던 산이지만 무심한 산꾼의 홀로 걷는 발걸음에는 여유가 묻어난다.
신선한 공기로 포장된 바람이 불어오는 오후, 고도의 차도 거의 없어 산행 속도는 매우 빠르다. 더 빨리 갈수도 있지만 굳이 속도전을 별이고 싶지는 않다.
그렇다고 느림보 산행할 필요도 없어 발길가는 대로 그냥 걷고 또 걷는다. 너무 빨리 가도 다리에 충격을 주므로 조심해서 걷는다. 쌀, 곶감, 누에가 유명하여 삼백의 고장이라는 상주이건만 인삼밭을 여러 번 만나게 된다.
인삼도 흰색이니 상주의 작물로 키우고 있는지 의아하게 생각하며 산행을 하다보니 이정표가 약간 헷갈리게 표기한 개터재를 만난다. 옛고개라는 표기도 있는 개터재에서 다리쉼을 한다.
날이 너무 더워 반바지로 산행을 하고 있으니 장점도 많지만, 등산화 안으로 작은 돌이 자꾸 들어가서 틈나면 신발을 벗어야 하는 단점 때문에 즐거운 산행을 방해하고 있는 것 같아 성가시다.
개터재에서 2.7km지점에 있는 고개 마루의 이정표에서 신발을 정리하고 얼마가지 않아 동물이동통로가 지나는 윗왕실재(400m)에 도착했다. 이동통로 아래 효곡리 가는 임도가 보인다. 급하게 물이 필요하다거나 비상시 이곳에서 탈출하여 마을에서 도움을 청하면 될 것 같다.
윗왕실재 이정표를 지나 고도를 높이다 보니 숲 사이로 우람하게 보이는 백학산의 산줄기가 보인다. 오늘 산행 중 유일하게 땀을 흘리면서 오르는 곳이 바로 백학산 오름길이다.
처음엔 급하게 고도를 높이다 백학산이 가까워지면서 참나무 숲으로 이루어진 등로는 점차 완만해지고, 계곡에서 불어오는 시원한 바람을 따라 가는 이 길이 너무너무 편안하게 한다. 학이 날아와 앉아 산이 하얗게 보여 백학산(白鶴山)이라고 이름 붙여진 오늘 산행의 최고봉이자 이름 있는 유일한 산이라 핸드폰으로 셀카를 찍고 점심시간을 갖는다.
점심을 먹고 바람이 불어 너무너무 시원한 정상에 마련된 벤치에 누워 오수를 즐긴다. 오늘 구간 최고봉이지만 북쪽 함박골 일대만 조금 조망이 되고 다른 방향은 숲이 울창해 조망이 안 된다. 그래도 오늘 걷는 구간에서 유일한 족보 있는 산을 떠나 길은 서쪽으로 대포리 임도에 달할 때까지 고도를 한없이 낮춘다.
대포리 임도에 있는 이정표는 지기재까지의 거리가 잘못되었다는 생각과 함께 기온은 벌써 높아져 있어 임도를 비추고 있는 태양의 기운은 넘치고 넘쳐서 얼굴을 뜨겁게 한다. 지금까지 백두대간이 동네 야산을 걷는 것만 같았던 큰재(320m), 회룡재, 개터재에서 윗왕실재(400m)에 이르기까지 낮은 재들을 이어지고 있었다. 믿기지 않을 정도로 백두대간은 낮은 재들과 함께 사람들 몸 부비며 사는 세상으로 내려서 있었다.
문제는 사람들의 삶의 흔적들과 함께하는 것은 좋은데, 대간이 곧 임도인지라 이글거리는 태양에 노출되어 있어 산행을 힘들게 한다.
특히 극심한 더위는 2차선 도로4거리에 있는 개머리재까지 가는데 무척이나 힘들게 한다. 대간은 아무 일 없는 듯 산으로 이어지면서 서서히 고도를 높이는 가운데 묘가 있는 곳에서 돌아보면 백학산은 벌써 저 멀리에 하늘금을 긋고 있다. 얕은 산을 오르고 편안하게 대간을 이어가면 “백두대간등산로”라는 이정표에서 또 임도를 만난다.
임도를 4~5분 진행하다보면 숲속에 가려진 대간표지기를 놓치기 십상이다. 알바를 요하는 곳이다. 또다시 대간은 산으로 이어져 고도를 높이면 평상이 있는 이정표에서 좌측으로 고도를 낮춘다.
“지기재등산로“라는 이정표에서 지기재까지 꽤나 먼 콘크리트로 된 농로를 따른다. 작열하는 태양 안에서 탐스런 포도와 복숭아들이 주렁주렁 열렸다.
벌써 수확이 끝나야 할 복숭아는 점차 상품성을 잃어가는 것 같고, 포도는 언제 수확할 것인지 궁금하게 한다. 뫼(山)가 낮으니 마을과 마을 간 교류도 수월했을 것이다.
그러나 산의 능선이 완만하다 해도 백두대간은 역시 백두대간이었다. 901번 지방도의 사잇길에 해당되는 개머리재와 901번 지방도로가 넘어가는 지기재 주변 전후로는 대간 능선을 따라 농장으로 이뤄져 있다. 대체로 길을 터 주고는 있지만 몇 곳은 아예 마루금을 막고 있는 곳도 있다.
지기재에서 상주가는 버스를 타고 상주 모텔에서 여정을 풀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