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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2 차 바티칸 공의회
사제의 직무와 생활에 관한 교령
Presbyterorum Ordinis
김남수 신부, 김정진 신부 공역
차 례 서언
제 1 장 교회의 사명과 사제직
사제직
세상을 살아가는 사제
제 2 장 사제의 직무
제 1 절 사제의 임무
하느님의 말씀의 교역자
여러 성사와 성체의 교역자
하느님의 백성의 지도자
제 2 절 타인과의 관계
주교와 사제
사제들의 형제적 일치와 협력
사제와 평신도
제 3 절 사제의 배치와 사제 성소
사제 성소
제 3 장 사제의 생활
제 1 절 완덕에로의 성소
사제의 성덕
사제 직무와 성덕
생활의 조화
제 2 절 사제 생활에 있어서의 특별한 영적 요청
검허와 복종
정결과 독신
재산과 가난
제 3 절 사제 생활의 보조 수단
영적 생활
지적 생활
사제들의 보수
공동기금과 보험제도
결론과 격려
서언
1. 신품("Presbyterorum Ordinis")이 교회 안에서 차지하는 중요성에 관해서는 이 거룩한 교회회의가 이미 여러 번 모든 이에게 상기시켰지만 그리스도의 교회를 쇄신함에 있어서 가장 중대하고 또한 날로 늘어가는 곤란한 역할이 사제들에게 부과되므로 사제들에게 관하여, 보다 상세하게, 보다 깊이 논한다는 것은 매우 유익하다. 여기에 서술되는 것은 모든 사제, 특히 사목의 임무를 담당한 사제들에게 해당되는 것이며, 수도사제들에게는 필요한 조정을 가하여 적용할 것이다. 사제는 거룩한 서품과 주교로부터 받는 파견으로 사제이시며 왕이신 스승 그리스도께 봉사하기 위하여 선임되어 그리스도의 직무에 참여한다. 이 직무에 의해서 교회는 하느님의 백성, 그리스도의 몸, 성령의 궁전으로서, 이 지상에 끊임없이 건설되고 있다. 따라서 사목의 환경과 인간들의 조건이 자주 근본적으로 변하고 있는 상황 속에서 사제들의 직무를 보다 효과적으로 도와 주고, 그들의 생활을 보다 잘 돌보기 위하여 이 거룩한 교회회의는 아래와 같이 선언하고 결정하는 바이다.
제 1 장 교회의 사명과 사제직
사제직
2. "아버지께서는 나에게 거룩한 일을 맡겨 세상에 보내신"(요한10,36) 주 예수께서는 당신이 받으신 성령의 도유에 당신의 전 신비체를 참여시키셨다. 즉 주 예수 안에서 모든 신자들은 거룩하고 왕다운 사제가 되며, 예수 그리스도를 통하여 하느님께 영적 제물을 봉헌하고, 신자들을 어두움으로부터 당신의 기묘한 빛에 부르신 그분의 힘을 알린다. 그러므로 몸 전체의 사명에 참여하지 않는 지체는 하나도 없으며, 각 지체는 자기 마음에 예수를 거룩히 모시고, 예언자의 정신으로 예수를 증거해야 한다.
그러나 동일한 주는 신자들이 한 몸에 결합되도록-이 몸 안에서는 "지체의 기능도 각각 다릅니다."(로마12,4)-신자들 가운데서 어떤 사람들을 성직자로 제정하셨다. 성직자도 신도 사회에서 제사를 봉헌하고 죄를 사하는 거룩한 신품권을 가지며, 또한 사람들을 위하여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공적 사제직을 수행한다. 그러므로 그리스도께서는 당신이 성부로부터 파견되신 것처럼 사도들을 파견하시고 이 사도들을 통하여, 그 후계자인 주교들을 당신의 축성과 사명에 참여시키셨다. 그리고 주교의 직무는 종속적 단계로 사제들에게 위임되었다. 이로써 사제들은 그리스도로부터 받은 사도적 사명을 바르게 수행하기 위한 주교들의 협력자가 된다.
주교품에 결합되어 있는 사제의 임무는 그리스도 자신이 당신 "몸"을 건설하고 성화하며, 통치하시는 권위에 참여하는 것이다. 따라서 사제들의 사제직은 그리스도교 입신의 여러 성사를 전제하지만, 별개의 성사로 수여되는 것이며, 이 성사에 의하여 사제는 성령의 도유로써 특별한 영적 인호가 새겨지고 이로써 "머리"이신 그리스도의 대리로 행동할 수 있도록 사제이신 그리스도의 모습을 닮게 된다.
사제는 그 직분에 따라서 사도들의 임무를 함께 수행하므로, 하느님의 은혜로 모든 백성 가운데서 그리스도 예수의 성직자가 되어, 백성들의 제물을 성령의 힘으로 성화하여 맞갖는 제물이 되도록, 복음 전파 임무에 종사한다. 사실, 복음의 사도적 선포에 의하여 하느님의 백성을 불러 모으는 것이며, 이 백성에 속하는 모든 사람이 성령으로써 성화되었을 때, "무엇이 하느님의 뜻인지…분간함"(로마12,2)으로서 자신을 바치는 것이 되기 때문이다. 그런데 사제의 직무를 통해서 신자들의 영적 제사를 유일 중개자이신 그리스도의 제사와 일치시킴으로써 완성하는 것이니, 이 그리스도의 제사는 주께서 오실 때까지, 사제들의 손이 전례에 있어 피 흐름 없이 성사적으로 집전하는 성체성사로 바쳐진다. 사제의 직무는 이것을 목표로 하고 여기서 완성된다. 사실, 사제직의 실천은 복음 선포로써 시작되고 그리스도의 제사에서 히과 위력을 얻으며 그 목표는 "우리를 위대하니 머리의 몸이 되도록, 우리를 위하여 수난하시고 당신 자신을 봉헌하신 대사제를 통하여 구속된 도읍 전체, 즉 성도들의 무리와 사회가 보편적인 제사로 하느님께 바쳐지는" 그것이다.
따라서 사제가 그 직무와 생활로써 추구하는 목적은 그리스도안에서 아버지이신 하느님께 영광을 돌리는 일이다. 이 영광은 그리스도 안에서 완성된 하느님의 업적을 사람들이 자각과 자유와 감사로써 받아들이는 데 있으며, 또한 사람들이 전생애를 통하여 이 하느님의 업적을 드러내는 데 있다. 따라서 사제는 기도와 예배를 행할 때에나, 말씀을 설교할 때에나, 성체의 제사를 봉헌할 때에나, 다른 성사를 거행할 때에나, 사람들을 위한 그 밖의 직무를 수행할 때에나 하느님의 영광을 더하고 사람들을 하느님의 생명 안에 진보시키는 데에 기여한다. 이런 모든 것은 그리스도의 부활 현의에서 흘러 나오는 것이며, 주 그리스도의 영광스러운 재림시에, 주께서 아버지이신 하느님께 왕국을 넘기실 때에 완성될 것이다.
세상을 살아가는 사제
3. 죄를 사하기 위하여 예물과 희생을 봉헌하도록 하느님과 관계된 일로 사람들 가운데서 선택되어 사람들을 위하여 선정된 사제는 마치 형제와 함께 있는 것처럼 다른 사람들과 함께 생활한다.
하느님의 아들이신 주 예수께서도 인간으로 인간에게 아버지께로부터 파견되시어 우리 가운데 계시며, 죄를 제외하고는 모든 것에 있어 형제와 닮으시기를 원하셨다. 이미 거룩한 사도들은 주를 본받았으며, 또한 이방인들의 스승이며 "나는 사도로 부르심을 받아 하느님의 복음을 전하는 특별한 사명을 띤"(로마1,1) 성 바오로는 모든 사람을 구하려고 모든 이에게 모든 것이 되었노라고 증언한다. 신약의 사제들은 그 성소와 서품으로 하느님의 백성 가운데서 어떤 의미로는 선택되어 있지만, 그것은 하느님의 백성이나 어떤 인간에게서 분리되어 있기 위해서가 아니라,
주께서 사제를 선택하시며 맡기신 일에 온전히 헌신하기 위해서이다. 사제는 지상 생활과는 다른 생활의 증인이 되고 관리자가 되지 않고서는 그리스도의 성직자가 될 수 없지만, 그렇다고 사람들의 실생활과 그 생활 조건에서 멀리 떨어져 산다면 사람들에게 봉사할 수도 없다. 사제의 직무 자체는, 사제가 세속을 닮아서는 안된다는 것을 요구하는 특별한 이유가 있다. 그러나 그것은 동시에, 사제가 세속에서, 사람들 가운데서 생활하며, 착한 목자로서 자기 양들을 알고, 이 우리에 속하지 않는 양도 인도하고, 그리스도의 소리를 듣게 하여, 한 우리, 한 목자가 되도록 힘써야 할 것을 요구한다. 이것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인간 사회에서 당연히 높이 평가되고 있는 여러 가지 덕행이 큰 역할을 한다. 그것은 선량, 진실, 강한 정신, 견실, 항구한 정의감, 친절이다. 그 밖에도 사도 바오로는 다음과 같이 권고한다. "여러분은 무엇이든지 참된 것과 고상한 것과 옳은 것과 순결한 것과 사랑스러운 것과 영예로운 것과 덕스럽고 칭찬할 만한 것들을 마음 속에 품으십시오."(필립4,8)
제 2 장 사제의 직무
제 1 절 사제의 임무
하느님의 말씀의 교역자
4. 하느님의 백성은 우선 생활한 하느님의 말씀에 의해서 모이게 되며, 이 말씀을 사제들의 입에서 기대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먼저 믿지 않는다면 아무도 구원될 수 없으므로, 주교의 협력자인 사제의 첫 의무는 하느님의 복음을 모든 사람에게 전하는 그것이다. 이로써 사제는 "온 세상을 두루 다니며 모든 사람에게 이 복음을 선포하여라"(마르 16,15) 레오교황의 성사예식서를 비롯하여 오늘의 주교예식서에 이르기까지 사제품수여식 감사송에:"동일한 섭리로 성부께서 성자의 사도들에게도 신앙을 가르칠 동료들을 정해주셨으며, 사도들로 하여금 그들을 훗일 설교자로 삼아 온세상에 보내게 하셨나이다."라고 하였다.Mozarabia의 신품예식서에는:"백성의 스승이요 속한 사람들의 지도자로서 가톨릭신앙을 바로 믿고 참 구원을 모든 사람에게 전하라"(M.Ferotin판Paris1904년발행col.55)하였다.는 주의 명령을 실행하며, 하느님의 백성을 만들고 증가시킨다.
실제, 구원의 말씀이야말로 미신자의 마음 속에서 신앙을 일으키고, 신자의 마음속에서 신앙을 기른다. 그리고 이 신앙에 의하여 신자들의 모임이 시작되고 또한 성장한다. "들어야 믿을 수 있고 그리스도를 전하는 말씀이 있어야 들을 수 있습니다."(로마10,17)라고 사도 바오로는 말하고 있다. 그러므로 사제는 주님으로부터 받은 복음의 진리를 모든 사람에게 전할 책임을 지니고 있다. 따라서 이방인들 가운데서 올바른 생활을 하면서 사람들을 하느님께 찬미를 드리도록 인도할 때에도, 드러난 설교로 그리스도의 신비를 미신자들에게 전할 때에도 그리스도의 교리를 전하고 교회의 교의를 해설할 때에도, 현대의 여러 난문제를 그리스도의 빛에 비추어 논할 때에도 사제의 의무는 언제나 자신의 지식을 가르치는 것이 아니고 하느님의 말씀을 가르치고 끊임없이 모든 사람을 개심과 성성에 부르는 그것이다. 그러나 현상태의 세상에서는 사제들의 선교가 곤란을 수반하는 일이 많으므로 듣는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이기 위해서는, 하느님의 말씀을 일반 적으로나 추상적으로만 설명할 것이 아니라, 복음의 영원한 진리를 구체적 생활 환경에 적응시켜 설명해야 한다.
따라서 말씀의 직무는 듣는 사람들의 여러 가지 필요오 선교사의 영능(靈能=Charisma)에 따라 여러 가지 형태로 행하여진다. 그리스도교가 아직 전파되지 않은 지역이나 계층에서는 복음 선포로 사람들을 신앙과 구원의 성사에로 인도할 것이지만, 그리스도 신자들의 공동체 안에서는, 특히 스스로 자주 실천하는 것을 넉넉히 이해하지도 못하고 믿지도 못하는 사람들에게 대하여, 말씀의 선교는 여러 성사의 수여 그 자체를 위하여 필요하다. 성사는 모두 신앙의 성사이며, 신앙은 말씀을 들음에서 생기고 말씀으로 길러지기 때문이다. 이것은 특히 미사 중에 "말씀의 전례"에 들어맞는 것으로 미사에 있어서는 주의 죽으심과 부활의 선포와, 그것을 듣는 백성의 응답과 신약을 당신의 피로써 견고케 하신 그리스도의 봉헌이 불가분의 결합을 이루며, 이 봉헌에 신자들이 기도와 영성체로써 참여하는 것이다.
여러 성사와 성체의 교역자
5. 홀로 거룩하시고 홀로 거룩하게 하시는 하느님께서는 협력자와 조수로 인간을 택하시어 성화 사업에 겸허하게 봉사하기를 바라셨다. 따라서 주교의 집전으로 사제는 하느님으로부터 축성되고, 특별한 이유로 그리스도의 사제직에 참여하며, 거룩한 제사집전에 있어서 그리스도의 성직자로서 행동한다. 그리스도께서는 전례 안에서 항상 우리를 위하여 당신 성령을통하여그사제적임무를수행하시는것이다. 사제는 성세로써 사람들을 하느님의 백성 안에 이끌어 들이고, 고백 성사로써 죄인을 하느님과 교회에 화해시키며, 병자의 도유로써 앓는 이에게 힘을 주고, 특히 미사 거행으로써 그리스도의 제사를 성사적으로 봉헌한다. 이미 초대 교회에서 성 이냐시오 순교자가 증언하고 있는 것처럼, 모든 성사의 수여에 있어 사제는 여러 가지 이유에서 주교와 위계적으로 결합되어 있으며, 이로써 사제는 어느 의미로 신자들의 각 집회에 주교를 현존시킨다.
교회의 모든 직무와 마찬가지로 여러 성사와 사도직의 일은 모두 성체의 전례와 맺어지고 그리로 질서지어져 있다. 실제로, 지극히 거룩한 성체 안에 교회의 영적 전재산이 내포되어 있다. 즉 우리의 "빠스카"이시며 생명을 주는 빵이신 그리스도 자신이 그 안에 계신다. 그리스도의 살은 성령 안에서 생명을 가지고, 또 성령 안에서 생명을 주는 것이므로, 그리스도께서는 이 살로써 사람들에게 생명을 주는 것이므로, 그리스도께서는 이 살로써 사람들에게 생명을 주시어, 사람들로 하여금 자신과 자신의 노동과 모든 피조물을 당신과 함께 봉헌하도록 부르시고 인도하신다. 따라서 성체성사는 분명히 선교 활동 전체의 원천이요, 정점이다. 성세 지원자는 성체성사에 참여하도록 인도되는 것이며, 이미 성세와 견진으로 영적 인호를 받은 교우는 영성체로써 그리스도의 "몸"에 온전히 결합되는 것이다.
따라서 성체의 집회는 사제를 으뜸으로 하는 신자 공동체의 중심이다. 그러므로 사제는 신자들을 가르쳐 미사 성제에 있어 아버지이신 하느님께 신적 제물을 바치고 또한 이와 더불어 자기 생명을 봉헌하며 또한 통회의 마음으로써 고백성사에 있어 자신의 죄를 교회에 맡기도록, 목자 그리스도의 정신으로 인도하는 것이다. 그것은 신자들이 "회개하라, 하늘 나라가 다가왔다."(마태4,17)하신 주의 말씀을 잊지 않고 날마다 더욱 주를 향하여 회심하게 되기 위해서이다. 마찬가지로 거룩한 전례에 참여함에 있어서도 진실한 기도를 바칠 수 있도록 신자들을 인도하고, 일생을 통하여 항상 기도의 정신을 깊게 하도록 각자의 필요와 은혜에 따라서 지도하며, 모든 사람에게 대하여 신분상의 의무에 충실하도록 권고하고, 또한 덕에 진보한 사람에게 대해서는, 각자에게 적응하는 방법에 의해서 복음의 권고를 실천하도록 격려한다. 결국 사제는 신자들이 영적 찬가로써 마음 안에서 주를 찬미하고, 만사에 있어 항상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아버지이신 하느님께 감사를 드리도록 가르친다.
성체성사 집전에 있어서 사제가 드리는 찬미와 감사는 성무일과로써 하루의 각 시간에까지 번져간다. 사제는 성무일과로써 자기에게 바쳐진 모든 백성을 위해서뿐만 아니라, 온 세계를 위하여 교회의 이름으로 하느님께 기도한다.
기도의 집은 성체성사가 거행되고, 성체가 안치되어 있으며, 신자들이 모이고, 우리를 위하여 희생의 제단에서 바쳐지신 우리의 구세주, 천주 성자의 현존이 신자들의 도움과 위로를 위하여 흠숭받으시는 장소이므로, 깨끗하며, 기도와 전례에 맞갖는 것이어야 한다.. 그리스도께서는 "몸"의 지체들에게 당신 인성을 통하여 하느님의 생명을 끊임없이 부어 주시므로 이 은혜에 감사하는 마음으로 응답하도록, 목자와 신자들은 이 집에 불리어 왔다.
사제는 예전학과 전례예술의 교양을 깊게 하여 자기에게 맡겨진 신자들의 공동체가, 자기의 전례적 직무를 통하여 더욱 완전하게 천주 성부와 성자와 성령을 찬미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하느님의 백성의 지도자
6. 사제는 위탁된 권한내에서 머리이시며 목자이신 그리스도의 임무를 수행한다. 즉 교회의 이름으로 하느님의 가족을 형제적 일치단결로써 모으고, 그리스도를 통하여 성령 안에서 아버지이신 하느님께로 인도한다. 이 직무를 실행하기 위하여, 사제의 다른 직무를 위해서나 마찬가지로 영적 권한이 부여되는 것이며, 그것은 건설을 위한 권한이다. 교회 건설에 있어서 사제는 주의 모범을 따라 모든 사람을 섬세한 친절로 대해야 한다 그러나 그것은 사람의 마음에 드는 대로만 하라는 것이 아니고, 그리스도교적 생활과 교리가 요구하는 대로 사람들을 응대하며, 그들을 가르치고 때로는 가장 사랑스러운 자녀같이 그들을 충고도 해야 한다. 그것은 "하느님의 말씀을 전파하시오. 기회가 좋든지 나쁘든지 꾸준히 전하고 끝까지 참고 가르치면서 사람들을 책망하고 훈계하고 격려하시오."(2디모4,2)는 사도 바오로의 말씀을 따르는 것이다.
따라서 사제는 신앙을 길러 주는 교사로서 신자 각자로 하여금 성령 안에서 복음 정신을 따라 자기 성소의 개화와, 진실하고 행동적인 사랑과 그리스도께서 우리에게 주신 자유에 도달하도록 스스로 또는 남을 시켜 배려할 필요가 있다. 화려한 의식도, 빈번한 회합도, 그리스도 신자로서의 원숙에 이르도록 사람들을 교육해 나아가는 것이 아니면, 그다지 유익하지 못하다. 이 원숙에 도달시키기 위하여 사제는 신자들을 도와 그들 스스로 대소 모든 일에 잇어서 무엇을 해야 하며 무엇이 하느님의 뜻인가를 분별할 수 있도록 인도할 것이다. 또한 그리스도 신자는 자신을 위해서만 사는 것이 아니라, 모름지기 새로운 사랑의 계명이 요청하는 대로 각자가 하느님으로부터 은혜를 베풀어야 하며, 그럼으로써 모든 사람이 인간 사회에서 자기 의무를 그리스도 신자답게 수행해야 한다는 것을 가르쳐야 한다.
사제는 모든 사람에게 대하여 책임을 지고 있지만, 가난한 사람과 무력한 사람은 특별히 사제에게 맡겨진 것이라고 생각해야 한다. 주께서는 당신이 이런 사람들과 결합되어 있다는 것을 드러내셨다. 또한 그들에게 복음이 전해지는 것은 "메시아"적 업적의 표시로 되어 있다. 그리고 젊은이들이나, 부부나, 부모들에게 관해서 특별한 관심을 가져야 한다. 어려움이 많은 생활 속에서 그들이 보다 수월하게, 보다 풍부하게 그리스도교적 생활을 보낼 수 있도록 돕기 위한 우호적인 회합을 가지는 것은 바람직한 일이다. 사제는 또한 남녀 모든 수도자들을 잊어서는 안된다. 그들은 주의 집안에서 탁월한 자리를 차지하는 것이므로 교회 전체의 선을 위해서 그들이 영신적 완덕에 진보하도록 배려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또한 병자와 임종하는 사람들에게 특별한 관심을 가지고 그들을 방문하며 주안에서 힘을 북돋아 주어야 한다.
목자의 임무는 하나하나의 신자를 돌보는 것에 국한되지 않고, 참된 그리스도교적 공동체를 만드는 것도 그 고유의 책임이다. 그런데 공동체 정신은 지방교회 뿐 아니라 온 교회를 포함하는 것이 아니면 올바르게 발전했다고는 볼 수 없다. 지방 공동체는 자기 신자들을 돌볼 뿐 아니라, 포교 정신에 불타, 모든 사람을 위하여 그리스도께로 나아가는 길을 준비해야 하며 특히 성세 지원자들과 신입신자들을 돌보고 그들을 단계적으로 그리스도교적 생활의 이해와 실천에로 이끌어야 한다.
그러나 그리스도교적 공동체는 성체성사 거행에 그 원천과 중심을 두지 않으면 결코 건설할 수 없으므로 모든 공동체 정신의 육성은 거기서 출발해야 한다. 그리고 이 성사의 집행이 진실하고 충실한 것이 되기 위해서는 그것이 여러 가지 자선 사업과 상호부조 뿐 아니라 포교 활동과 그리스도를 증거하는 여러 형태의 실생활에로 이끄는 것이어야 한다.
또한 교회 공동체는 영혼들을 그리스도께 인도하기 위하여 사랑과 기도와 모범과 보속의 행위로써 참된 모성애를 실천한다. 사실 교회 공동체는 미신자들에게 그리스도와 교회로 향하는 길을 제시하고 열어줄 뿐 아니라 또한 신자들을 격려하고 기르며, 영적 싸움에 대비하여 견고케 하는 유효한 연장이 된다.
그리스도 신자들의 공동체를 건설함에 있어서, 사제는 결코 어떤 "이데올로기"나 당파에 봉사하는 것이 아니라 오직 복음의 전달자요 교회의 목자로서, 그리스도의 "몸"의 영적 성장을 위하여 노력하는 것이다.
제 2 절 타인과의 관계
주교와 사제
7. 모든 사제는 주교와 함께 그리스도의 유일 동일한 사제직과 그 직무에 참여한다. 따라서, 이 축성과 사명의 일치 자체가 주교와 사제들의 위계적 결합을 요구한다. 사제들은 전례의 공동집전에서 이 위계적 결합을 가장 잘 표현하고 자기들이 주교와 결합되어 성체성사를 거행하고 있음을 명백히 고백한다. 그러므로 서품 때에 사제들이 받은 성령의 은혜 때문에, 주교들은 하느님의 백성을 가르치고 성화하며 다스리는 직무와 책임에 있어서 사제들을 필요한 협력자와 고문으로 여긴다. 이것은 이미 교회의 초기부터 전례 문헌에 밝히 나타나 있다. 마치 옛적에 사막에서 70명의 현명한 장정들 마음에 모세의 영이 전해져 "모세는 그들의 도움으로 백성의 무수한 무리를 쉽게 다스릴 수 있었던"것 처럼 주교는 서품되는 사제 위에 "조촐한 마음으로 백성을 도와 다스릴 수 있기 위하여 은총과 지헤의 성령을 부어 주시도록" 하느님께 장엄한 기도를 바친다.
같은 사제직과 같은 직무에 결합되어 있으므로 주교들은 사제들을 자기 형제와 벗으로 여겨야 하고 그들의 물질적, 그리고 특히 영신적 선에 관하여 힘대로 염려해 주어야 한다. 자기 사제들의 성성에 관한 주교들의 책임이 가장 크므로, 주교 들은 자기 사제단의 영적 교육을 끊임없이 계속하도록 진력해야 한다. 주교는 사목 활동에 필요한 일과 교구에 유익한 일에 대하여 사제들의 의견을 기꺼이 듣고 물으며 상의해야 한다. 이것을 실천하기 위하여 현대 상황과 필요에 적응되는 방법으로써, 법으로 규정될 형식과 규칙에 따라, 사제단을 대표하는 사제 위원회 혹은 평의회를 만들고, 교구 행정에 임하는 주교들, 그 조언으로써 효율적으로 도울 수 있도록 해야 한다.
한편, 사제들은 주교에게 신품성사의 충만함이 부여되어 있음을 염두에 두고, 주교 안에서 최고 목자이신 그리스도의 권위를 두려워해야 한다. 따라서 사제는 자기 주교에게 진실한 사랑과 순종으로써 일치해야 한다. 협력의 정신으로 충만한 이 사제적 순종은, 사제가 신품성사와 법적 파견을 통하여 주교직에 참여한다는 거기에 바탕을 두고 있다.
사제들이 주교에게 일치한다는 것은 현대에 있어서 더욱 필요하다. 현대에 있어서는 여러 가지 원인 때문에 사도적 활동이 다양의 형태를 취할 뿐 아니라 본당이나 교구의 경계를 넘을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어떤 사제도 교립되어 개별적으로 자기의 사명을 충분히 완수할 수 없으며 교회 장상들의 지도 밑에 다른 사제들과 일치 협력해야만 하는 것이다.
사제들의 형제적 일치와 협력
8. 사제들은 서품 때에 사제단에 들었으므로, 모두가 서로 성사적 형제애로 깊게 맺어져 있다. 그러나 본 주교 밑에서 한 교구에 봉사하도록 배속된 사제들은 그 교구 안에서 특수한 사제단을 또 하나 구성한다. 그들은 서로 다른 임무에 종사하고 있지만, 사람들을 위하여 단 하나의 사제 직무를 수행하는 것이다. 본당의 직무를 수행하거나, 초본장적 직무를 수행하거나, 학문 연구나 교육 사업에 종사하거나, 유일하다고 인정된 지역에서 관한 재치권자의 승인 아래 육체 노동에 종사하며 노동자들과 생활 조건을 같이하거나, 다른 사도적 사업이나 사도직과 관계되는 사업에 종사하거나 모든 사제는 같은 한 가지 일에 협력하기 위하여 파견된 것이다. 모든 사제는 같은 한 가지 일에 협력하기 위하여 파견된 것이다. 모든 사제는 그리스도의 몸을 건설한다는 한 가지 일만을 목적하고 있는 것이다. 이 일이 특히 현대에 있어서는 복잡한 임무와 새로운 적응들을 요구하고 있다. 따라서 교구사제나 수도사제를 막론하고 모든 사제가 서로 도와 언제나 진리의 협력자가 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이 사제단의 각 구성원은 사도적 사랑과 직무와 형제애의 특수한 유대로 서로 맺어져 있다. 그것은 이미 옛적부터 전례에 드러나 있으며, 예컨대 서품식에 있어서 임석 사제들이 서품주교와 함께 피서품자 위에 안수하도록 초대받는 것이나, 혹은 사제들이 마음을 같이하여 성체의 예식을 공동 집전하는 것 등이 그것이다. 그러므로 각 사제는 사랑과 기도와 조건없는 협력의 유대로써 동료들과 결합되어, 성자는 성부로부터 파견된 사실을 세상이 알기 위하여 제자들이 완전히 하나가 되라 하신 그리스도의 소망인 그 일치를 드러내 보인다.
따라서 선배 사제들은 후배 사제들을 참으로 형제처럼 대해 주며 직무 시초의 사업과 책임을 도와 주고 비록 자기들의 생각과 다를지라도 그들의 생각을 이해하도록 노력하며 그들의 노력을 호의로써 지켜 보도록 유의해야 한다. 마찬가지로 후배들도 선배들의 연령과 경험을 존중하고, 사목상의 여러 문제에 관해서 의견을 나누며 기꺼이 그들과 협력해야 한다.
사제는 형제적 사랑으로 동료를 친절히 대접하고, 물질적으로 도와 주며 재산을 나누어 가지고, 특히 병든 동료, 고민하는 동료, 조국에서 추방당한 동료, 박해받는 동료들에게 특별한 관심을 가져야 한다. 또 주 친히 피로한 사도들을 부르시어, "따로 한적한 곳으로 가서 함께 좀 쉬자"(마르6,31)하신 말씀을 기억하고 피로를 풀기 위한 모임에도 기거이 참석해야 한다. 또한 영적 내지 지적 생활을 깊게 하도록 서로 도와 주고, 직무 수행을 보다 적절하게 도와 주며 혹 고독에서 생길 수도 있는 위험을 피하기 위하여 사제들 사이에 어떤 종류의 공유 생활 혹은 공동 생활을 장려하기 바란다. 이런 생활은 개인적 또는 사목상 필요에 따라 여러 가지 형태로 나타날 수 있다. 예컨대, 가능한 곳에서는 동거 형태로, 혹은 공동 식사의 형태로, 혹은 잦은 정기적 회합의 형태로 나타날 수 있다. 또한 사제회도 높이 평가하여 열심히 촉진해야 하겠다. 사제회는 관할 재치권자의 승인을 받은 규칙 아래서, 적절하고 타당하게 인정된 생활 규율과 형제적 원조를 통하여, 직무를 수행하는 사제들의 성덕을 높여 주며, 이로써 사제단 전체에 봉사할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끝으로 같은 사제직에 결합되어 있다는 이유에서, 사제들은 어떤 어려움에 고민하는 동료에게 특별한 책임이 있음을 알아야 하며, 저기에 그들에게 원조를 제공하고, 필요하다면 지혜롭게 충고도 해야 한다. 어떤 점에 있어 실수한 사제에게 대해서는 형제애와 관대한 마음으로 언제나 돌보아 주며, 그를 위하여 끊임없이 하느님께 기도를 바치고, 계속해서 그의 참된 형제와 벗이 되어 주어야 한다.
사제와 평신도
9. 신약의 사제들은 신품성사를 받았기 때문에 하느님의 백성 가운데서 하느님의 백성을 위하여 필요하고 또 가장 고귀한 임무인 아버지와 스승의 임무를 수행하지만, 동시에 사제들은 또한 다른 신자들과 마찬가지로 주의 제자들이며 하느님의 은총으로 하느님 나라에 참여하도록 불림을 받은 사람들이다. 사실, 성세의 샘에서 재생한 모든 사람들과 함께 사제도 서로 형제와 같은 사이이며 그리스도의 같은 한 몸의 지체이며, 그 몸의 건설은 모든 사람들의 책임인 것이다.
따라서 사제는 장상의 직책을 다하면서, 자기 일에 무관심하고, 예수 그리스도의 일에만 골몰하며, 평신도들과 협력하고 그들 가운데서 "사람의 아들도 섬김을 받으러 온 것이 아니라 섬기러 왔고 많은 사람을 위하여 목숨을 바쳐 몸값을 치르러 오신"(마태20,28주님을 모범삼아야 한다.
사제는 평신도들의 품위와 그들이 교회의 사명을 위하여 다하고 있는 고유한 역할을 솔직히 인정하고 또한 촉진시켜야 한다. 그리고 모든 사람이 지상에서 누리고 있는 정당한 시민적 자유를 성실히 존중해야 한다. 신도들의 의견을 기꺼이 듣고 그들의 요망을 형제다운 심정으로 고려하며, 인간 활동의 여러 분야에서 그들의 경험과 능력을 인정하여 그들과 함께 시대의 특징을 검토하도록 노력할 것이다. 사제는 어떤 영감이 하느님으로부터 오는 것인지 판단하고 신도들이 받는 높고 낮은 여러 형태의 은사를 신앙심으로써 찾아내며, 기꺼이 인정하고 열심히 보호해야 한다. 신도들 가운데서 풍부히 발견되는 하느님의 여러 가지 은혜 중에서도, 많은 사람들을 보다 높은 영적 생활에로 이끌어 주는 은혜는 특별히 보살펴 줄 가치가 있다. 또한 교회에 봉사하는 임무를 신뢰로써 신도들에게 맡기고 행동의 여지와 자유를 그들에게 남겨 주며, 그들이 솔선하여 자기 역할을 다하도록 기회있는 대로 격려해야 한다.
사제가 신도들 가운데 서게 된 것은 모든 사람을 "형제의 사랑으로 서로 사랑하고 다투어 서로 남을 존경하는"(로마12,10)사랑의 일치에 이끌기 위해서이다. 따라서 갖가지 사고 방식을 조화시킴으로써 신자 공동체 안에서 아무도 돌림받는다고 느끼는 사람이 없도록 하는 것도 사제의 임무다. 사제는 주교의 이름으로 돌보는 공동선을 수호하는 사람이며, 동시에 신자가 온갖 그릇된 학설에 휘말리는 일이 없도록 진리를 강력히 주장하는 사람이다. 특히 성사를 받지 않는 사람들, 더욱이 신앙을 잃었을지도 모르는 사람들을 사제는 특별히 돌보아 줄 것이며, 착한 목자로서 그들을 찾아보아야 한다.
"일치운동"에 관한 규정을 지키며 교회의 완전한 일치를 우리와 함께 누리지 못하는 형제들을 잊지 않도록 해야 한다.
또한 그리스도를 구세주로 인정하지 않는 모든 사람들도 사제들에게 맡겨져 있음을 기억해야 한다.
한편, 그리스도 신자들은 사제들에게 대한 스스로의 의무를 자각하고, 목자이며 아버지인 사제들을 자녀다운 사랑으로 받들며, 또한 사제들이 당하는 곤란을 보다 쉽게 극복하고 보다 효과적으로 그 직책을 완수할 수 있도록 그들의 걱정을 나누며 기도와 활동으로 될 수 있는 대로 그들을 도와야 한다.
제 3 절 사제의 배치와 사제 성소
10. 사제가 서품식 때에 받은 영적 은혜는, 어떤 한정된 좁은 사명을 위해서가 아니고, "땅 끝까지"(사도1,8)의 광대한 세계적 구원의 사명을 준비하기 위해서 부여되었다. 어떠한 사제적 직무든지 모두 다 그리스도로부터 사도들에게 위탁된 사명의 세계적 넓이에 참여하기 때문이다. 이미 멜키세덱의 모습에 신비적 예형으로서 드러나 있는 것처럼, 사제가 진실로 참여하고 있는 그리스도의 사제직은 필연적으로 모든 백성과 모든 시대를 향하고 있으며, 결코 어떤 혈통이나 국가나 시대에 한정된 것이 아니다.
그러므로 사제는 모든 교회에 깊은 관심을 가져야 한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따라서 성소가 풍부한 교구의 사제들은 자기의 재치권자의 허가나 권고가 있으면 사제들의 결핍으로 고민하는 지방이나, 포교지나, 혹은 그런 사업 분야에서 자기 직무를 수행하기 위하여 자진해서 나설 용의를 보여 주기 바란다.
또한 교구에 대한 입적과 제적의 규정은, 고대로부터의 제도는 확보해야 하겠지만, 현대의 사목적 요구에, 보다 잘 적응할 수 있도록 개정되어야 하겠다. 사도직의 조건이 요구할 때에는 사제들의 적절한 배치뿐 아니라, 여러 사회계층에 따라 전문화된 사목 활동도, 지방, 국가, 대륙 단위로 쉽게 수행되도록 해야 한다. 이런 목적으로 국제 신학교, 특수 교구, 비지역 교구, 그밖에 이와 비슷한 것을 설치하는 것이 유익할 것이다. 이로써 사제들이 온 교회의 공익을 위하여 이같은 제도에 소속하거나 입적할 수 있을 것이다. 그 구체적인 방법은 각 제도에 대하여 따로 규정할 것이지만, 언제나 지역 재치권자의 권한은 보장되어야 한다.
그러나 새로운 지방에 대해서는, 특히 사제들이 그 지방의 언어와 풍속을 아직 잘 모스는 경우에는, 가급적 사제를 개별적으로 하나씩 보내지 말고, 그리스도의 제자들처럼 서로 도움이 되도록 적어도 둘씩 셋씩 짝지어 보내야 한다. 동시에 그들의 영적 생활과 심신의 건강에 따뜻한 배려가 있기 바란다. 그리고 가급적 각자의 개인적 사정에 알맞도록 일의 장소와 조건을 정해야 한다. 한편, 어떤 나라에 처음으로 가는 사제들은 그 나라의 언어뿐 아니라 그 국민의 고유한 심리적 내지 사회적 성격을 잘 이해하도록 노력하기 바란다. 겸허하게 봉사하기 위해서는 될 수 있는 대로 그 국민과 동화한다는 것이 요긴하며 "나는 어느 누구에게도 매여 있지 않는 자유인이지만 되도록 많은 사람을 얻으려고 스스로 모든 사람의 종이 되었습니다. 내가 유다인들을 대할 때에는 그들을 얻으려고 유다인처럼 되었고…"(1고린9,19-20)하며 자기 자신에게 관하여 말할 수 있었던 사도 바오로를 모범삼아야 한다.
사제 성소
11. 우리 영혼의 목자시요 수호자이신 그리스도께서는 당신 교회를 설립하실 때에, 당신 친히 간선하시고 당신 피로써 획득하신 백성으로 하여금, 세상 종말에 이르기까지 항상 자기 사제들을 가질 수 있도록 하셨고, 신자들로 하여금 결코 목자 없는 양무리 같이 되지 않도록 배려하셨다. 그리스도의 이런 의향을 이해하고 또 성령의 감도를 받은 사도들은 "다른 사람들에게 가르칠 수 있을"(2디모2,2)성직자들을 간선하는 것이 자기들의 의무라고 생각하였다. 이 의무는 실로 사제의 사명 그 자체에 속하는 것이며, 이로써 사제는 지상에 있는 하느님의 백성 가운데 일꾼이 결여되는 일이 절대로 없게 하려는 온 교회의 배려에 참여한다. "선장과 선객은 공통된 이해를 가지므로" 교회가 하느님으로부터 받은 사명을 완수하기 위하여 필요한 사제들을 항상 가지도록, 열심한 기도와 가능한 다른 방법으로써 여러 가지로 협력할 의무가 있음을 그리스도의 백성 전체에게 가르칠 것이다.
따라서 사제는 우선 첫째로, 말씀의 직무와 자신의 생활로 봉사의 정신과 부활의 참된 기쁨을 분명히 드러내면서 사제직의 우월성과 필요성을 신자들에게 이해시키도록 유의하며, 또한 신중히 고려한 후, 이 숭고한 성직에 적합하다고 생각되는 청년이나 장년이 있으면 노고를 아끼지 말고 그들을 도와 주어 그들이 드디어 외적으로나 내적으로나 완전한 자유로써 주교의 부르심에 응하게 되도록 돌봐 주고 준비시켜야 한다. 이 목적을 달성하기 위하여는 신중하고 충실한 영적 지도가 필요하다. 부모와 교사들, 그리고 어떠한 방법이건 청소년 교육에 종사하는 모든 사람은, 청소년들이 당신 양떼를 돌보시는 주님의 배려를 인식하고 교회의 필요를 생각하며, 부르시는 주님께 "제가 있지 않습니까? 저를 보내십시오."(이사6,8)하며 예언자와 함께 너그럽게 대답할 수 있게 되도록 교육해야 한다. 그러나 부르시는 주의 목소리가 어떤 특별한 방법으로 미래 사제에게 들리리라고 기대해서는 안된다. 오히려 주의 목소리는, 신중한 신자에게 하느님의 뜻이 평소에 드러나는 여러 가지 표시에서 이해되고 판단될 것이며, 사제는 이런 표시를 주의깊게 관찰해야 한다.
교구적 것이건, 전국적 것이건, 성소 증가 운동은 사제들에게 크게 권장해야 할 일이다. 설교, 훈화, 정기 간행물등에 의해서 지방교회와 온 교회의 필요를 명확히 설명하고 사제적 직무의 의의와 존귀함을 생생한 빛으로 비추어 줄 필요가 있다. 사실, 사제적 직무에서 심한 노고와 함께 위대한 환희도 발견되며, 교부들이 가르치는 대로 특히 이 직무에 있어서 사랑의 최고 증거를 그리스도께 바칠 수 있는 것이다.
제 3 장 사제의 생활
제 1 절 완덕에로의 성소
사제의 성덕
12. 사제들은 신품성사로써 사제이신 그리스도의 모습을 닮았으며 그리스도의 몸 전체, 즉 교회를 건설하기 위하여 머리이신 그리스도의 성직자가 되어 주교들의 협력자가 되었다. 사제들은 다른 모든 교우들과 마찬가지로 이미 성세성사로 축성될 때부터 위대한 성소와 은총의 인호와 선물을 받았으며, 이로써 "하늘에 계신 아버지께서 완전하신 것같이 너희도 완전한 사람이 되어라"(마태5,48) 하신 주의 말씀을 따라, 나약한 인간이지만 완덕을 닦을 수 있고 또 닦아야 하도록 되었다. 그러나 사제들은 특별한 이유로써 이 완덕에 도달해야 한다. 그것은 사제들이 신품성사를 받음으로써 새로이 하느님께 축성되었고, 그로써 영원한 사제이신 그리스도의 산 연장이 되어, 천상 효력으로써 온 인류 사회를 재건하신 그리스도의 놀라운 사업을 세기를 통하여 계속할 수 있게 되었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사제는 모두 제 나름대로 그리스도를 대행하며, 따라서 특별한 은혜도 받는 것이다. 이 은혜로써, 사제는 맡겨진 사람들과 하느님의 백성 전체에게 봉사하면서 자신이 대리하는 그리스도의 완덕을 보다 잘 따를 수 있게 되며, 또한 우리를 위하여 "거룩하고 순결하고 흠도 죄도 없고 하늘보다 더 높으신"(히브7,26) 대사제 그리스도의 성덕으로 인간 육체의 나약함을 고치게 된다.
성부 성화하시고 축성하시어 이 세상에 보내신 그리스도께서 "우리를 위하여 당신의 몸을 바치셔서 우리를 모든 죄악에서 건져내시고 깨끗이 씻어 주셨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그분의 백성으로서 선행에 열성을 기울이게 되었습니다."(디도2,14)이었으며, 이렇게 그리스도는 수난을 거쳐 그 영광에 들어가셨다. 마찬가지로 성령의 도유로써 축성되고 그리스도로부터 파견된 사제는 자신 안에서 육체의 행실을 죽이고, 사람들에게 봉사하기 위하여 온전히 헌신한다. 이로써 사제는 그리스도로부터 받은 성덕에 진보하여 성숙한 사람이 될 수 있다.
따라서, 사제들에게 생명을 주시고 그들을 인도하시는 그리스도의 성령을 쉽게 따르기만 한다면 사제들은 성령의 직무와 의화시키는 직무를 수행함으로써 그 영신생활에 견고해질 것이다. 사실, 사제들은 매일 집전하는 전례행위나 주교나 동료 사제들과 결합되어 수행하는 그 직무 전체를 통해서 완덕생활에 진보하는 것이다. 한편, 사제의 성덕 자체는 그 직무를 효과적으로 완수하기 위하여 크게 이바지한다. 실제로는, 하느님의 은총이 부당한 사제를 통해서도 구속사업을 계속할 수 있지만, 일반적으로는 성령의 자극과 인도에 순종하며, 그리스도와의 깊은 일치와 거룩한 생활 때문에, "내가 사는 것이 아니라 그리스도가 내 안에서 사시는 것입니다."(갈라2,20)하며 사도 바오로와 함께 외칠 수 있는 성직자들을 통해서 기묘한 업적을 드러내시는 것을 하느님은 바라신다.
그러므로 거룩한 이 교회회의가 교회의 내적 쇄신과 온 세계의 복음화와 현대세계와의 대화라는 사목적 목적을 달성하기 위하여, 모든 사제들에게 강력히 권고하는 바는 교회에서 권장하는 적절한 방법을 사용하여, 항상 보다 높은 성덕을 지향함으로써 날로 더욱 하느님의 백성 전체에게 봉사하기에 유익한 연장이 되도록 하라는 것이다.
사제 직무와 성덕
13. 사제로서 성덕에 이르는 고유한 길은, 그리스도의 성령 안에서 사제로서의 임무를 게으름없이 성실하게 수행하는 그것이다.
사제는 하느님의 말씀을 전하는 교역자이므로, 타인에게 가르쳐야 할 하느님의 말씀을 스스로 매일 읽고 또한 듣는다. 따라서, 동시에 하느님의 말씀을 자신 안에서 실천하도록 힘쓴다면 나날이 더욱 완전한 주의 제자가 될 수 있다. 그것은 사도 바오로가 디모테오에게 하신 말씀과 같다. "그대가 선물로 받은 그 거룩한 직무 곧 원로들이 그대에게 안수하며 예언해 준 말씀을 통해서 그대에게 맡겨진 직무를 등한히 하지 마시오. 이 직무에 전념하고 정성을 다하시오. 그리해서 그대가 발전하고 있음을 모든 사람이 보고 알 수 있게 하시오."(1디모4,15-16) 사제는 명상한 것을 더 잘 남에게 전하는 방법을 찾음으로써헤아릴 수 없이 풍요하신 그리스도에 관한 복음"(에폐3,8)과 하느님의 풍부한 예지를 보다 깊이 맛보리라. 사람들의 마음을 여시는 이는 주님이시고, 또한 탁월한 효과는 하느님의 힘에서 유래하는 것으로서, 사제 자신에 의한 것이 아님을 항상 생각한다면 말씀을 전하는 행위 자체 안에서 스승 그리스도와 결합되어 그리스도의 성령의 인도를 받으리라, 이렇게 사제는 그리스도와 일치하면서 하느님의 사랑에 참여한다. 세세에 감추어져 있던 사랑의 현의는 그리스도로 말미암아 계시되었다.
사제는 전례의 교역자로서, 특히 미사 성제에 있어서, 사람들의 성화를 위하여 당신을 희생으로 바치신 그리스도의 특수한 대리자로서 행동한다. 따라서 사제는 자신이 다루는 것을 스스로 본받도록 불리었으니, 주께서 죽으시는 제사를 집행하면서 자기 지체[들의 악덕과 정욕을 죽이지 않으면 안된다. 사제들이 그 주요한 임무를 수행하는 미사 중에 우리의 구속사업이 실현되므로 이 제사를 날마다 집행하기 바란다. 비록 신자들이 첨석할 수 없더라도, 그것은 그리스도의 행위이며 교회의 행위인 것이다. 이같이 사제는 사제이신 그리스도의 행위에 합치시킴으로써 날마다 자신을 온전히 하느님께 바치며, 또한 그리스도의 몸으로 양육됨으로써, 자신을 신자들에게 음식으로 주시는 그리스도의 사랑에 마음으로부터 참여한다. 마찬가지로 사제는 여러 가지 성사를 수여할 때에도 그리스도의 의향과 사랑에 일치한다. 이것이 실현되는 것은 특히 고백성사의 임무를 수행함에 있어, 신자들이 합리적으로 요구할 떼에는 언제나 기꺼이 응할 용의가 있음을 드러내는 경우이다.
사제는 성무일과를 외움으로써, "항상 살아계시며 그들을 위하여 중재자의 일을 하시니"(히브7,25)그리스도와 함께 온 인류의 이름으로 계속 기도하는 교회에 자기 목소리를 제공한다.
"착한 목자"의 사랑은 하느님의 백성을 지도하고 사목하는 사제들에게 대하여, 자기 양들을 위해 생명을 바치도록 격려하며, 또한 현대에 있어서도 자신의 생명 바치기를 거부하지 않는 사제들의 모범을 따라 최대의 희생까지 각오하도록 권고하고 격려한다. 신앙의 교사인 사제는 자신도 "예수께서 피를 흘리심으로써 우리는 마음놓고 지성소에 들어가게 되었습니다."(히브10,19)는 신념을 가지며, "확고한 믿음과 진실한 마음가짐으로"(히브10,22)하느님께 가까이 나아간다. 사제는 자기 신자들 앞에 굳은 희망을 보여준다. 그것은 사제가 하느님으로부터 위안을 받는 것처럼 온갖 환난 중에 있는 사람들을 위로할 수 있기 위해서이다. 사제는 공동체의 지도자로서 영혼의 목자에게 고유한 수련을 쌓는다. 즉 자신의 편의를 물리치며 자신의 이익을 찾지 않고 많은 사람의 구원에 유익한 것을 찾으며, 사목 활동을 더욱 완전하게 수행할 수 있도록 항상 전진하고 "불고 싶은 대로 부는"바람과도 같으신 성령의 인도를 받아 필요하다면 새로운 사목 직책도 받아들일 용의가 있다.
생활의 조화
14. 현대 사회에 있어서는, 수행해야 할 임무는 허다하고, 각종 난 문제가 산적해 있으며, 더구나 흔히는 긴급한 대책이 필요하므로 여러 가지 일에 자신을 분산시킬 위험이 많다. 그 임무상 허다한 의무에 묶여 쫓기고 있는 사제는 어떻게 하면 외적 행동의 요청과 내적 생활 사이에 통일과 조화를 유지할 수 있을까 걱정도 한다. 이같은 생활의 통일은 직무상의 모든 활동을 단지 표면적으로 정리하는 것으로나 또는 신심업의 실천만으로는 얻어지지 않는다.-비록 그것도 생활 통일에 도움은 되겠지만-무엇보다도, 성부의 사업을 완성하기 위하여 파견되시어 성부의 뜻을 음식으로 삼으신 그리스도를 직무 수행의 모범으로 삼는 그것만이 사제가 생활의 통일을 이룩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이다.
실로, 교회를 통하여 세상에서 끊임없이 성부의 뜻을 성취하시려고 그리스도께서는 당신 교역자들을 통하여 활동하고 계신다. 따라서 그리스도야말로 항상 교역자들에게 그 생활 통일의 원리이시며 원천이시다. 따라서 사제는 성부의 뜻을 깨닫고 맡겨진 양무리를 위하여 자신을 내줌으로써 자신을 그리스도께 일치시킨다면 그 때에 비로소 생활 통일에 이르게 된다. 이렇게 사제는 착한 목자의 역할을 수행하면서 목자적 사랑을 실천할 때에 그 생활과 행동을 통일시키는 사제적 완덕의 끈을 발견하게 된다. 이 목자적 사랑은 특히 미사 성제에서 흘러 나오는 것이므로 미사는 전 사제생활의 중심이며 근원이다. 따라서 제단 위에서 행해지는 것을 사제적 정신으로 사제 안에 내재화시키도록 힘써야 할 것이다. 사제들 자신이 기도로써 그리스도의 신비 속에 항상 보다 깊이 파고들지 않으면 이것은 불가능한 일이다.
생활의 통일을 구체적으로 실현하기 위해서는 자신의 모든 활동을 검토하여, 하느님의 뜻이 무엇인가, 이런 활동이 교회의 복음적 사명의 규범에 어느 정도 부합하는가를 살필 필요가 있다. 그리스도께 대한 충실을 교회에 대한 충실에서 분리시킬 수는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목자적 사랑은 사제가 헛되이 달리는 일이 없도록 항상 주교와 다른 형제 사제들과 일치하여 일하기를 요구한다. 이같이 행동함으로써 사제는 교회 사명의 통일 그 자체 안에서 자신의 생활 통일을 발견하며, 그럼으로써 주님과 일치하고 또한 주님을 통하여 성령 안에서 성부와 일치하여 사제는 위로에 충만하고 기쁨에 넘치리라.
제 2 절 사제 생활에 있어서의 특별한 영적 요청
검허와 복종
15. 사제 직무에 절실히 요구되는 여러 가지 덕행 가운데 하나로서, 자신의 뜻을 찾지 않고 자신들을 파견하신 하느님의 뜻을 따르려는 부단한 결심을 들어야 한다. 사실, 하느님의 사업을 수행하기 위하여 사제는 성령에 의하여 선택되었으나, 그 사업을 수행하기 위하여 사제는 성령에 의하여 선택되었으나, 그 사업은 인간의 능력과 인간의 예지를 초월한다. "강하다는 자들을 부끄럽게 하시려고 이 세상의 약한 사람들을 택하셨기"(1고린1,270 때문이다. 그리스도의 참된 교역자는 자신의 나약함을 자각하여 겸손되이 일하고 무엇이 하느님 뜻에 맞는지를 식별하며 마치 성령에 의하여 속박된 것처럼, 만사에 모든 사람의 구원을 바라시는 하느님의 뜻대로 인도된다. 사제는 주어진 임무와 생활상의 갖가지 일을 통하여 하느님께 맡기신 모든 사람에게 겸허하게 봉사함으로써 하느님의 뜻을 일상 생활 안에서 발견하고 또한 그것을 실행할 수 있다.
그리고 사제 직무는 교회 자체의 직무이므로, "몸"전체의 위계적 일치 안에서만 그것을 완수할 수 있다. 따라서, 목자적 사랑은 사제가 이 일치 안에서 행동하고 자신의 뜻을 복종으로써 하느님과 형제들에게 봉사하기 위하여 바치기를 요구하며, 또한 교황이나 자기 주교나 그 밖의 장상들이 명하거나 권고하는 것을 신앙의 정신으로써 받아들여 실행하고, 또한 자기에게 맡겨진 임무가 비록 비천하고 가난한 임무라 하더라도, 언제나 기꺼이 노력하고 진력할 것을 요구한다. 그렇게 함으로써 사제는 직무상의 형제들, 특히 주님께서 교회의 보이는 통치자로 세우신 사람들과의 불가결한 일치를 유지 강화하며, 그로써 영양을 주는 모든 관절을 통하여 성장하는 그리스도의 몸을 건설하기 위하여 일한다. 하느님의 아들들의 자유를 더욱 원숙시키는 이 복종은 사제들이 그 임무 수행에 있어서 사랑의 충동을 받아 교회의 더 큰 이익을 위한 새로운 길을 신중히 찾을 때에는 하느님의 교회를 다스리는 주교 판단에 항상 따르려는 다짐 아래, 스스로 시작한 활동을 신뢰로써 터놓고 맡겨진 양무리의 필요를 열심히 설득시키기를 요구한다.
이 겸허와 이 책임있는 자발적 복종으로써 사제는 그리스도의 모습을 닮으며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이루어진 것을 자신 안에서도 느낀다. 그리스도께서는 "종의 신분을 취하셔서…죽기까지 순종하셨습니다."(필립2,7-8) "한 사람의 불순종으로 많은 사람이 죄인이 된 것과는 달리 한 사람의 순종으로 많은 사람이 하느님과 올바른 관계를 가지게 되는 것"(로마5,19)이라고 사도 바오로는 증언하고 있다.
정결과 독신
16. 천국을 위하여 지키는 완전하고 영구적인 금욕은 주 그리스도께서 권고하셨고, 시대의 흐름을 통하여, 또한 오늘에 있어서도 적지 않은 그리스도 신자들이 기꺼이 받아들여 지키고 있다. 특히 사제 생활에 있어서 교회는 항상 그것을 크게 존중해야 할 것으로 여겨왔다. 그것은 목자적 사랑의 표지인 동시에 자극이며, 또한 세상에서의 영적 풍요함의 특별한 원천이기 때문이다. 초대 교회의 실천과 동방교회의 전승에서 명백한 것처럼 그것은 사제직의 본질이 요구하는 것은 아니다. 동방교회에는 모든 주교들뿐 아니라 은총의 선물로 독신 생활을 택하는 사제들도 있지만 그밖에 훌륭한 대처사제들도 잇다. 이 거룩한 교회회의는 사제들이 독신을 권고하는 바이지만 동방교회에서 정당하게 시행되고 있는 반대 규율을 변경할 의사는 조금도 없다. 결혼한 사람으로서 사제직을 받은 모든 이가 성소에 항구하며 맡겨진 양무리를 위하여 그 생애를 아낌없이 바쳐 나가도록 애정을 기울여 격려하는 바이다.
그러나 독신 생활은 많은 점에서 사제직에 적합하다. 사실, 사제의 사명은 죽음의 정복자이신 그리스도께서 당신 성령으로써 세상에 나게 하신 새로운 인간들, "혈육으로나 육정으로나 사람의 욕망으로 난 것이 아니라 하느님에게서 난"(요한1,13) 새로운 인간들에게 봉사하기 위하여 온전히 헌신하는 그것이다. 천국을 위하여 지키는 동정 혹은 독신 때문에 사제는 새롭고 숭고한 이유로써 그리스도께 헌신하며, 갈림없는 마음으로 보다 쉽게 주님과 일치하며, 주님 안에서 주님을 통하여 보다 자유스럽게 하느님과 사람들에게 대한 봉사에 몸을 바치고 주의 나라와 초자연적 갱생 사업이 쉽게 봉사하며, 그럼으로써 그리스도 안에서 부성을 풍부히 받기에 한층 더 적합해진다. 이리하여 사제는 자기에게 맡겨진 임무, 즉 신자들을 순결한 처녀로 오직 한 남자인 그리스도께 바치려고 약혼시키는 일에 온전히 헌신하려 한다는 것을 사람들 앞에 보여 주는 것이다. 이렇게 사제는 교회와 그 유일한 신랑 그리스도와의 신비로운 혼인을 상기시킨다. 이 혼인은 하느님께서 정하신 것이며 미래에 완전히 드러날 것이다. 또한 이로써 사제는 부활한 자녀들이 시집도 가지 않고 장가도 들지 않는 미래의 세계를 신앙과 사랑으로 이미 현존케 하여 미리 생생하게 보여 준다.
그리스도의 신비와 그리스도의 사명에 바탕을 둔 이런 이유에서, 사제들에게 처음에는 권장되던 이 독신제가 후에는 "라틴"교회에 있어서 법에 의한 의무로서 거룩한 신품을 받는 모든 사람에게 부과되었다. 거룩한 이 교회회의는 사제직 지원자들에게 관하여 이 법을 다시 승인하고 확인한다. 그리고 신품성사를 받아 그리스도의 사제직에 참여하는 사람들과 온 교회가 겸허하게 열심히 청하기만 한다면 신약의 사제직에 이토록 적합한 독신의 은혜가 성부로부터 너그러이 주어지리라는 것을 성령 안에서 확신하는 바이다. 또한 이 거룩한 교회회의는 하느님의 은총을 신뢰하며 자유의사로써 그리스도의 모범을 따라 거룩한 독신 생활을 받아들인 모든 사제들을 향하여, 이것을 아낌없이 진심으로 사랑하며 이 신분을 충실히 지켜 나가고, 성부께서 내려 주시고 그리스도께서 그토록 명확히 찬양하신 이 은혜의 위대함을 인식하며 그 안에서 제시되고 실현되는 큰 신비를 항상 생각하도록 권고하는 바이다.
현대 사회에 있어서 완전한 금욕은 불가능하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으므로, 그럴수록 사제는 구하는 자에게 거부된 일이 없는 충실의 은헤를 교회와 함께 더욱 겸손되이, 더욱 인내로이 간청하며, 모든 사람을 위하여 마련되어 있는 초자연과 자연의 모든 방법을 이용하도록 힘써야 한다. 각별히 교회의 경험이 확인한 수덕규칙은 현대 사회에서도 역시 필요한 것이므로, 이것을 소홀히 하지 말고 지켜야 한다. 따라서 이 거룩한 교회회의는 사제들뿐 아니라 모든 신자들이 사제 독신제의 이 소중한 은혜를 귀중히 여기고 또한 하느님께서 당신 교회에 이 은혜를 항상 풍부히 베푸시도록 함께 기도하기를 바란다.
재산과 가난
17. 동료사제들과 또한 다른 사람들과의 우정에 충만한 형제적 생활을 통하여, 사제는 인간적 가치를 존중하고 피조물을 하느님의 선물로 평가할 줄을 배운다. 사제는 세속에 살고 있지만 우리 스승이신 주님의 말씀을 따라 세상 것이 아님을 항상 알고 있어야 한다. 따라서 마치 사용하지 않는 것처럼 세상을 사용함으로써 모든 과도한 걱정에서 해방되어, 일상 생활에서 하느님의 목소리를 순박하게 들을 수 있는 그런 자유에 도달하게 되리라, 이 자유와 순박함에서 영적 식별력이 성장하여 세상과 지상 재화에 대한 올바른 태도를 찾아내게 된다. 이것은 사제에게 있어서 매우 중요하다. 왜냐하면 교회의 사명은 세상 한복판에서 수행되는 것이며 피조물은 인간의 인격적 진보에 필요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올바른 생활을 영위하기 위하여 하늘에 계신 아버지께서 주시는 모든 물질에 대하여 사제들은 감사해야 한다. 자기 앞에 놓여지는 모든 것을 신앙의 빛으로 식별하고 하느님의 뜻을 따라 올바르게 사용하며, 자기 사명에 해로운 것은 물리쳐야 한다.
사실, 주님이야말로, 사제들의 "몫이요 유산"(민수18,20)이므로 재화 사용에 있어서 사제들은 주 그리스도의 가르침과 교회 법규에 의하여 허용되는 목적만을 위해서 그것을 사용할 것이다.
엄격한 의미의 교회 재산은 본질상 교회법의 규정에 따라, 가능한 범위내에서 유능한 신도들의 도움을 얻어 그것을 관리하고, 언제나 재산의 소유가 교회에 허용되는 그 목적을 위하여, 즉 하느님께 예배를 드리고, 사제의 생활을 정당하게 유지하고, 거룩한 사도직을 수행하는 데에, 또 특별히 가난한 사람들에게 대한 자선 사업을 위하여 그것을 사용해야 한다. 교회의 임무를 수행하는 기회에 취득한 금품에 관해서는, 특수법이 있으면 그것을 지켜야 하겠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에는 사제들도 주교들과 마찬가지로 자신의 정당한 생활 유지와 그 신분의임무수행을위하여그것을사용해야한다. 교회의 임무를 수행하는 기회에 취득한 금품에 관해서는 특수법이 있으면 그것을 지켜야 하겠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에는 사제들도 주교들과 마찬가지로 자신의 정당한 생활 유지와 그 신부의 임무수행을 위하여 그것을 사용해야 한다. 그리고 여분은 교회와 자선을 위하여 제공하기 바란다. 따라서 교회의 임무를 수익의 수단으로 삼아서는 안된다. 또 기거서얻어지는수입을자신의사유재산축적을위하여사용해서도안된다. 사제들은 어디까지나 재산에 집착하는 일이 없이 항상 모든 탐욕을 버리고 온갖 상거래를 주의깊게 피하여야 한다.
오히려 사제들은 자진하여 가난함을 택하도록 불리었으며, 가난함으로써 그리스도의 모습을 더욱 뚜렷하게 닮으며 거룩한 직무를 보다 편리하게 수행할 수 있다. 그리스도께서는 스스로 풍요하심에도 불구하시고 우리를 위하여 가난하게 되신 것은 당신의 가난으로 우리를 풍요하게 만드시기 위해서였다. 사도들은 거저 받은 하느님의 은혜를 거저 주어야 한다는 것을 그들의 모범으로써 증명하고 풍요하게 살 줄도 알고 결핍에 견딜 줄도 알고 있었다. 또한 초대 교회사의 자랑인 재산공유를 본받아 어느 정도 재산을 공동으로 사용하는 것은 목자적 사랑에 이르는 탁월한 길이다. 또한 이런 생활 양식에 의하여 사제는 그리스도께서 권고하시는 가난의 정신을 실천에 옮길 수 있다.
구세주를 도유하시어 가난한 이들에게 복음을 알리도록 파견하신 성령의 인도를 받아 사제나 주교는 어떤 의미로든지 가난한 사람들을 멀리할 수 있는 일은 모두 피하고 그리스도의 다른 제자들에게 앞서 자기 소유물에 있어서 온갖 허영의 그림자를 버려야 한다. 또한 사제관은 누구라도 쉽게 가까이할 수 있어야 하며 비록 비천한 사람이라도 누구나 부끄러움 없이 방문할 수 있어야 한다.
제 3 절 사제 생활의 보조 수단
영적 생활
18. 사제는 모든 생활 환경에서 그리스도와의 일치를 깊게 하기 위하여 자신의 직무를 양심적으로 수행하는 방법 이외에도 일반적 혹은 개별적 신구 여러 가지 수단을 이용할 수 있다. 성령은 하느님의 백성 가운데서 이런 수단을 끊임없이 알려 주시고 교회는 그 구성원들의 성화를 위해서 이런 수단을 권고하며 때로는 명하기까지 한다. 영적 생활의 진보를 도와 주는 수단 가운데서 가장 뛰어나는 것은 서서와 성체의 두 가지 식탁에서 하느님의 "말씀"으로 양육되는 행위이다. 이런 행위에 끊임없이 참여하는 것이 사제 자신의 성화를 위해서 얼마나 중요한지는 누구나 다 잘 아는 바이다.
성사적 은총의 교역자는 여러 성사를 효과적으로 받음으로써, 특히 고백성사를 자주 받음으로써, 구세주이시며 목자이신 그리스도와 깊이 일치한다. 매일의 양심 규명으로 준비된 고백은, 자비로우신 성부의 사랑을 받기에 필요한 회심을 크게 도와 주기 때문이다. 성서를 읽음으로써 길러진 신앙의 빛 아래서, 하느님 성의의 표시와 하느님 은총의 권유를 여러 가지 생활환경 속에서 열심히 찾을 수 있고, 따라서, 성령 안에서 스스로 택한 사명에 나날이 더 잘 순종할 수 있을 것이다. 이 순종의 놀라운 모범을 사제는 언제나 거룩하신 동정 마리아에게서 발견한다. 마리아는 성령의 인도를 받아 자신의모든 것을 인류 구원의 신비에 바치셨다. 영원하신 최고 사제의 모친이요, 사도들의 여왕이시며 사제 직무의 지주이신 마리아를 사제는 효성과 신심으로써 존경하고 사랑해야 한다.
사제의 직무를 충실히 완수하기 위하여 성체께 대한 개인 신심과 조배로써 주 그리스도와 나날이 담화를 계속하고 묵상회에 기꺼이 참여하며, 영적 지도를 중요시해야 한다. 여러 가지 방법으로, 특히 익숙한 묵상기도와 자유로 선택한 각종 염경기도 양식에 의하여 참된 흠숭의 정신을 찾으며, 그것을 하느님께 간청해야 한다. 이 정신으로 사제는 맡겨진 백성과 함께 신약의 중재자이신 그리스도와 밀접히 결합하여, 아들로서 "아빠, 아버지"(로마8,15)라고 외칠 수 있기 때문이다.
지적 생활
19. 주교는 서품의 거룩한 예식 가운데서 사제를 향하여 "지식에 원숙한 자 되고" 그 가르침은 "하느님의 백성에게 영약이"되도록 하라고 가르친다. 성직자의 지식은 거룩한 것이어야 한다. 그것은 거룩한 샘에서 취해지고, 거룩한 목적을 지향하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그 지식은 우선 성서의 애독과 묵상에서 취해지고, 거룩한 교부들, 교회 박사들, 성전, 그 밖의 보전 연구로써 발전한다. 그리고 현대인이 논하고 있는 여러 문제에 적절한 해답을 주기 위하여 사제는 교회의 교권, 특히 공의회와 로마 교황의 문서에 정통하도록 힘쓰며, 학식 높은 탁월한 신학자들의 저서도 읽어야 한다.
현대에 있어서는 문화나 거룩한 학문이 진보 발전하고 있으므로, 사제는 하느님과 인간에게 관한 지식을 적당한 방법으로 끊임없이 깊게 하도록 자극을 받고 있으며, 그로써 같은 시대 사람들과 적절하게 대화할 수 있는 준비를 갖추도록 자극을 받는다.
사제가 보다 쉽게 면학에 정진하고, 복음 선포와 사도직의 방법을 보다 효과적으로 배울 수 있도록 모든 노력을 기울여 그들에게 적절한 보조수단을 제공해야 한다. 이를테면 각 지역 환경에 적합한 강습회나 대회의 개최, 사목 연구소의 설치, 도서관의 설립, 적임자의 연구지도 등이 그것이다. 또 주교는 각기 혹은 서로 협력하여, 수하의 모든 사제가, 특히 서품된지 수년 후에, 정기적으로 강습회에 참가할 수 있도록 적절한 방법을 고려해야 한다. 이러한 강습회에 의해서 사제들은 사목의 방법과 신학에 관한 풍부한 지식을 획득하고 영적 생활을 견고케 하며, 사도적 경험을 형제들과 교환할 수 있는 기회를 가진다. 또한 이런 방법이나 그 밖의 적당한 보조수단으로써, 새로 임명된 주임 사제와 다른 교구나 다른 나라에 파견되는 사제들을 도와 주도록 특별히 배려해야 한다.
그리고 주교는 어떤 사제들을 더 깊은 신학 연구에 전심하도록 배려해야 한다. 그것은 신학생들을 교육할 수 있는 교사가 부족되는 일이 없고 또한 필요한 교리 지식을 다른 사제들이나 신자들에게 전해 주고 교회에 필요한 신학생의 건전한 진보를 장려하기 위해서이다.
사제들의 보수
20. 사제는 자기에게 맡겨진 임무를 수행함으로써 하느님께 대한 봉사에 몸을 바치고 있다. 따라서 사제는 알맞는 보수를 받는 것은 당연하다. "일꾼이 품삯을 받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루가10,7) "복음을 전하는 사람들도 그 일로 먹고 살 수 있도록 주님께서 제정해 주셨습니다."(1고린9,14) 그러므로 사제에게 공정한 보수가 달리 지급되지 않는다면 신자들 자신이 그 책임을 져야 한다. 사제는 신자들을 위하여 일하는 사람들이므로, 그가 정당하고 알맞는 생활을 유지하기 위하여 필요로 하는 원조를 그에게 제공하는 것은 신자들의 참된 의무이다. 한편 주교는 이 의무에 관해서 신자들을 가르칠 책임이 있으며, 또한 각 주교는 각 교구에서, 혹은 보다 적절한 방법으로는, 같은 지역의 주교들이 합동하여 기준을 정하고, 하느님의 백성에게 봉사하는 임무에 종사하는 사람이나 또는 이미 종사한 사람에게 대하여 알맞는 생활을 보장하도록 배려해야 한다. 각자가 받는 보수는 임무의 성질, 장소, 때의 여러 가지 상황을 고려한 후에, 같은 조건에 있는 모든 사람에게 기본적으로 동일해야 하며, 또한 그들의 생활 조건에 적합한 것이어야 한다. 그리고 이 보수는 사제에게 봉사하는 사람들에게 충분한 보수를 줄 수 잇는 능력뿐 아니라, 가난한 사람들을 얼마간 도울 수 잇는 능력을 사제에게 부여하는 정도여야 한다. 교회는 이미 그 창설 시대부터 항상 가난한 사람에게 대한 직무를 크게 존중해 왔다. 또한 이 보수는 사제가 매년 당연하고 충분한 휴가를 취할 수 있을 정도여야 한다. 주교는 사제가 휴가를 가질 수 있도록 배려해야 한다.
그런데 첫째로 중요시해야 할 것은 성직자가 수행하는 임무 자체이다. 따라서 이른바 직록제도(職祿制度=Beneficium)을 폐지하든가, 혹은 적어도 개혁하여 녹 혹은 수익, 즉 직분에 결부된 증여재산에서 오는 수익의 이권은 부수적인 것으로 간주되고 법적으로는 교회의 직분이 수위를 차지할 수 있게 되어야 하겠다. 교회의 직분이란, 이제부터는, 영적 목적을 위하여 고정적으로 주어진 모든 임무를 뜻해야 한다.
공동기금과 보험제도
21. "모든 것을 공동으로 사용하였다."(사도4,32) "저마다 쓸 만큼 나누어 받았다"(사도4,35)하던 초대 예루살렘 교회의 신자들이 보여 준 모범을 항상 염두에 두어야 한다. 따라서 적어도, 사제들의 생활비 전부, 혹은 대부분이 신자들의 헌금에 의존하는 지역에서는, 교구 나름의 어떤 기구가 이 목적을 위하여 바쳐지는 금품을 모으는 것이 가장 적당한 일이며, 주교는 사제들을 지명하거나 또 필요하다면 경제가 밝은 신도들의 도움을 얻어서 이것을 관리할 것이다. 그리고 각 교구마다, 또는 각 나라마다, 될 수 있는 대로 공동기금을 설치하는 것이 좋겠다. 이 기금으로써 주교는 교회에서 일하는 사람들에게 대한 주교의 여러 가지 의무를 다할 수 있고, 교구내의 갖가지 필요에 응할 수 있으며 한 쪽의 풍부함이 다른 쪽의 가난함을 보충하기 위하여 풍부한 교구가 가난한 교구를 도울 수 있게 된다. 이 공동기금도 우선 신자들의 헌금에서 오는 재화로써 설치할 것이지만, 법으로 규정해야 할 그 밖의 재원으로도 설치할 수 있다.
또한 사제들을 위한 사회보험이 아직 잘 되어 있지 않은 나라에서는 주교회의가, 언제나 교회법과 국법을 고려한 위에, 교구 나름의 기구나, 연합기구나, 여러 교구의 합동기구나 혹은 전국적 협의체를 구성하여 교계의 감독하에, 적당한 건강 보험과 의료 보호로 질병, 불구, 연로 등에 고생하는 사제들의 생활 보호에 충분히 대처하도록 배려해야 한다. 사제들도 형제들에게 대한 연대의식으로 동료의 괴로움을 분담하여, 이런 제도를 후원해야 한다. 동시에, 이렇게 함으로써 사제들은 장래에 관한 불안 없이, 복음적 열의로써 가난을 실천하며 영혼들의 구원을 위하여 자신을 온전히 바칠 수 있게 된다. 책임자들은 각국에 있어서의 동일한 제도가 서로 제휴하여 날로 더욱 견고해지고 더욱 널리 보급되도록 노려해야 한다.
결론과 격려
22. 거룩한 이 교회회의는 사제 생활의 기쁨을 염두에 두면서도, 현대의 생활 환경 가운데서 사제가 당하는 곤란을 묵과할 수 없다. 이 교회회의는 사회정세와 경제사정 및 인간풍속이 얼마나 변화하고, 가치판단의 기준이 얼마나 달라지고 있는가를 알고 있다. 따라서 교회의 교직자들과 때로는 신도들까지도 스스로 이 세상에서 소외당한 듯한 느낌을 가지고 이 세상과 교류하기 위해서는 어떠한 수단과 말이 적당한가를 모색하고 있다. 실제, 신앙을 저지하는 새로운 장래, 성과가 보이지 않는 노고, 고독의 시련 등은 사제들을 실망의 위험에 떨어뜨릴 수 있다.
그러나 교회의 목자들의 사랑과 직무에 맡겨져 있는, 오늘과 같은 세상을, 하느님께서는 독생성자를 주실 만큼 사랑하셨다. 사실, 이 세상이 많은 죄의 무거운 짐을 지고 있지만, 커다란 능력도 갖추고 있으며 성령 안에서 하느님의 거처를 건축할 생활한 돌들을 교회에 제공한다. 같은 성령은 현대 세계에 접근하기 위한 새로운 길을 개척하도록 교회에 재촉하시는 동시에 사제적 직무에 필요한 적응도 시사하시고 강조하신다.
사제는 일할 때에 결코 고독하지 않으며 언제나 하느님의 전능하신 힘에 지탱되어 있음을 잊지 말아야 한다. 그리고 사제들을 당신 사제직에 참여시키시기 위하여 부르신 그리스도를 믿으며 하느님께서 사제들 안에 사랑을 더할 수 있으심을 생각하고, 사제들은 완전한 신뢰로써 자기 직무에 헌신할 것이다. 또한 사제직의 형제들과 나아가서 온 세계의 신자들이 자기의 동료임을 잊어서는 안된다. 과연, 그리스도의 신비이며 영원으로부터 하느님 안에 감추어져 있던 비밀인 하느님의 구속 계획을 성취하는 데에 모든 사제들이 협력하고 있다. 이 그리스도의 신비는 그리스도의 몸을 건설하는 갖가지 직무의 협력으로 조금씩 실현되는 것이며, 드디어는 그리스도의 몸이 완전한 성장에 도달하는 것이다. 이런 모든 것은 그리스도와 함께 하느님 안에 감추어져 있으므로, 특히 신앙으로써 알 수 있다. 실제, 하느님 백성의 지도자들은 "하느님께서 그를 불러 장차 그의 몫으로 물려 주실 땅을 향하여 떠나라고 하실 때 그대로 순종했습니다.
사실 그는 자기가 가는 곳이 어떤 곳인지도 모르고 떠난"(히브11,8)충실한 아브라함의 모범을 따라 신앙 안에서 거닐어야 한다. 사실, 하느님 비사의 관리자는 밭에 씨를 뿌리는 사람과 비슷하다. 주께서 그에게 대하여 말씀하시기를 "하루 하루 자고 일어나고 하는 사이에 씨앗은 싹이 트고 자라나지만 그 사람은 그것이 어떻게 자라는지 모른다"(마르4,26)하시었다. 또한 주 예수께서는 "용기를 내어라. 내가 세상을 이겼다."(요한16,33)하셨지만 이 말씀으로써 이 세상에서의 완전한 승리를 교회에 약속하신 것은 아니다. 그러나 거룩한 교회회의는 땅에 심겨진 복음의 씨가 우주에 충만하신 주의 성령이 인도하시는 대로 지금 여러 지방에서 열매를 맺고 있으며, 성령은 또한 많은 사제들과 신자들 마음에 참된 포교 정신을 일으켜 주신다는 것을 기뻐한다. 이런 모든 일에 관하여 거룩한 교회회의는 전세계 사제들에게 깊은 감사하는 바이다.
"하느님께서는 우리 안에서 힘차게 활동하시면서 우리가 바라거나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더 풍성하게 베풀어 주실 수 있는 분이십니다. 하느님께서 교회와 그리스도 예수를 통하여 세세무궁토록 영광을 받으시기를 빕니다. 아멘."(에페3,20-21)
이 헌장에서 말한 각 조항과 전체에 성스러운 공의회의 교부들이 찬동하였다. 우리는 그리스도께로부터 부여된 사도적 권한으로, 존경하는 교부들과 더불어 이들 성령 안에서 인준하고 결정하고 제정하여, 공의회에서 결정한 대로 하느님의 영광을 위하여 공포하기를 명하는 바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