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림 압둘자바의 커리어 마지막인 1988-89 시즌.
쓰리핏을 노리던 레이커스는 매직 존슨과 바이런 스캇, 두 올스타 가드가 햄스트링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한 가운데, 디트로이트 피스톤스와의 2연속 파이널을 앞두고 있었습니다.
길고 길었던 본인의 커리어를 화려하고 후회없이 마무리하고 싶었던 커림은, 비록 주전 백코트가 부상으로 앓고 있었지만, 수면, 음식, 워밍업 프로그램 등, 모든 부분에서 거의 완벽을 추구하며 마지막 파이널 시리즈를 준비했습니다.
위대한 레전드, 커림 압둘자바의 커리어 마지막 파이널, 커리어 마지막 플레이들을 GIF로 만들어봤습니다.
1. 매직 존슨과의 픽앤롤
매직은 1차전에서 꽤 좋은 모습을 보여줬습니다. 부상으로 인해 우리가 알던 그 매직은 전혀 아니었지만, 패싱 센스가 살아있었고 17득점, 14어시스트로 어느 정도 자기 몫은 해줬습니다.
2. 매직 존슨과의 패싱 연계 플레이에서 터져나온 스카이 훅
이 시리즈에서 매직이 정상이었다면, 그리고 경기당 19.6점을 해주던 바이런 스캇이 뛰었다면, 아마도 커림은 그의 마지막 시즌을 더 화려하게 장식했을 지 모릅니다. 그러나 승리의 신은 그의 편이 아니었습니다.
압둘자바를 수비하던 제임스 에드워즈는 그 신장과 팔길이에 있어서 압둘자바에게도 밀리지 않았던 선수였지만, 압둘자바의 스카이 훅은 블락 시도조차 잘 안 됩니다. 압둘자바는 43세였습니다.
3. 스카이 훅은 훼이크!
압둘자바가 왼손을 은근히 잘 썼기 때문에, 스카이 훅을 막으려고 수비수가 몸의 중심을 왼쪽으로 옮기면 저런 봉변을 당합니다. 그리고 압둘자바는 (비거리로는 오른손보다 짧았지만) 왼손 훅슛에도 매우 능했었죠.
4. 가공할 스카이 훅의 타점
이번에도 수비수는 제임스 에드워즈. 결과는 같았습니다.
공 잡고 스텝 밟을 때, 왼쪽으로 두 번 정도 드리블 치면서 몸을 움직이다가 순간적으로 오른쪽으로 중심을 옮기는 듯한 동작을 취합니다. 바로 여기서 수비수들이 속아 넘어가죠.
5. 힘 좋은 빌 레임비어와의 자리싸움에서도 밀리지 않는 43세
저 당시 빌 레임비어가 신체적으로 최정점을 찍을 때였습니다. 체중도 많이 나갔고, 몸싸움이나 수비력도 커리어 최고였던 시점입니다. 그러나 그와 대결하는 압둘자바를 보십시오. 시리즈 승패 결과와 상관없이 압둘자바는 승리자였습니다.
자리싸움 능력으로 보나 스카이 훅의 비거리로 보나, 압둘자바의 전설다움은 이 경기에서 유감없이 발휘되었습니다.
6. 계속되는 레임비어와의 자리싸움, 그리고 스카이 훅의 정교함
저 슛을 누가 막습니까? 압둘자바는 40이 되기 전까지는 스카이 훅을 던지는 순간 축발이 코트바닥에서 30~40 센티 가량 떨어지며 점프가 올라간 상태에서 스카이 훅을 던졌습니다. 이 시리즈에선 그 정도로 올라가진 않았으나 여전히 수비 불가의 슛임을 증명해 보였습니다.
압둘자바는 매직 존슨이 5분 밖에 뛰지 못한 이 3차전 경기에서 본인의 백넘버와도 같은 33분 출장에 24득점, 14리바운드로 맹활약을 했습니다.
7. 레임비어의 끈적한 수비를 떨궈내며 큰 보폭으로 슛공간을 만들어내는 커림
43세 7풋 2 거인으로 보이지 않는 경쾌한 모습입니다. 경외롭습니다.
8. 본인의 커리어 마지막 경기인 4차전에서 보여준 체이스다운 블락
로드맨, 미안 ~
9. 우승을 한 디트로이트 벳보이스들로부터 박수를 받으며 퇴장하는 전설 중 전설
압둘자바는 이 은퇴무대에서 팀동료 제임스 워디(25.5점)에 이어 팀 내 파이널 평균득점 2위를 기록하며 미련없이 커리어를 마감했습니다.
모든 구단들로부터 받은, 그저 리스펙트, 리스펙트.
1969년에 시작된 그의 NBA 신화가 20년 만에 막을 내리는 순간이었습니다.
첫댓글 정말 경이로울 따름입니다
아이, 저런 슛은 반칙이죠 ㅎㅎ
노장의 나이를 잊은 투혼은 언제봐도 멋진것 같습니다 우승보다도 더 멋진 은퇴 경기네요 눈물 찔끔날뻔 했습… ㅠㅠ
그나저나 스카이훅슛은 메커니즘상 필드골 성공률이 높을수가 없을것 같은데 볼때마다 신기방기합니다 귀한 짤 잘봤습니다 ㅎㅎ
저도 저 경기 라이브로 보면서 울컥했습니다. 디트로이트 선수들과 관계자들은 물론, 경기장 안에 있는 모두가 자바에게 오랫동안 기립박수를 보내주는데, 가슴이 찡했어요. 피스톤스 선수들은 첫 우승을 한 순간이었는데도 마음껏 좋아하지도 못하고, 오히려 압둘자바에게 뭔가 미안한 마음을 갖는 듯한 표정들이어서... 아무튼, 묘한 경기장 분위기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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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리어동안 대부분 2점들로만 최다득점을 했었던 레전드의 나이를 잊게 만드는 활약이었네요
윌트체임벌린 다음으로 커리어 통산 1000개의 더블더블을 달성하고 피스톤즈와의 파이널에서 1004개를 끝으로 은퇴하였는데, 팀에겐 그야말로 천사같은 존재였던 선수죠 윌트 광팬이지만, 카림의 정신력 반만 되었어도 윌트의 우승반지는 4개는 되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있습니다.. 카림은 공리와 스틸 외엔 센터가 구사할 수 있는 능력의 대부분을 완벽하게 구사할 수 있었던 선수였고, 역대 최초로 17년을 뛰었으며, 노익장의 시조새와 같은 선수였다고 봅니다 16년차 시즌은 아무도 범접 못했고, 올느바와 파이널MVP는 아직도 최고령 기록이기도 하죠.. 자기 어시스트 날려먹은 선수 3주동안 인사 씹은 매직이 함부로 못했던 선수였는데 카림은 몇몇 꼴통들처럼 밥값도 못하면서 팀 관계자들을 혈압오르게 하며 과거의 명성을 이용해서 대접받는데 급급한게 아니라 실력으로 진가를 보여주는 선수였죠.. 16년차의 파엠은 카림이 매직의 버스만 탄 선수가 아니라 진정 성공시대의 동반자였음을 보여줬다고 봅니다 결국 매직도 카림 없이 파이널을 가보긴 했지만 그 없이는 우승은 하지 못했죠 그의 정신을 이어받은게 무슬림 하킴올라주원과 하킴 동갑내기 칼말론이었고, 둘 다 30대 중반까지 위대했죠..
매직이 그렇게 꽁한 구석이 있는 선수인지는 몰랐네요 ㅎㅎ
크으으 은퇴마저도 완벽하네요! 무엇보다 수면과 음식, 워밍업까지 완벽을 기했다는 점이 정말 감동입니다!
자기관리도 신급이었다는건 글 보고 알았네요 훅슛 타점이 ㅎㄷㄷ..
제목만 보고 떠오른 자바.. 마지막 장면은 울컥하네요.
베드보이즈의 기립박수 속 은퇴라니...
저 타점의 스카이훅은 앞으로도 절대 안나오겠죠??
조던의 페이더웨이나 다른 선수들의 시그니쳐는 비슷하게 흉내는 내겠지만 저 스카이훅은 시그니쳐로 쓰기는 커녕 저 타점으로 흉내내기도 어려울것 같네요. 타점도 타점이지만 저 비거리는 참....
다시는 나오기 힘들 겁니다. 그리고 기본적으로 요즘 선수들이 훅슛을 구시대의 유물로 취급하기 때문에 기술 연마 자체가 불가능합니다.
저 놀랍도록 부드러운 스냅을 보니 자바는 지금 시대라면 아주 효율 높은 3점 슈터였을 거라고 확신합니다.
오 그러고 보니 충분히 그럴 것 같아요.
배드보이즈의 기립박수가
그의 위대함을 말해 주네요.
와! 저걸 대체 뭔 수로 막는답니까? 허허
배드보이즈가 더러운 수비만 기억되는 경우가 많은데 진짜 저때 당시 팀 경기력도 최고더군요. 토마스를 중심으로 똘똘뭉쳐서 그 끈적끈적하고 빡빡한 동부에서도 더한 끈적함과 팀플레이로 무장해서 초강팀의 반열에 올랐던 팀
인기가 없고 욕을 많이 먹어서 그렇지, 실력으론 깔 수 없었던 팀이죠. 아이재야 토마스라는 걸출한 레전드를 중심으로 모든 팀원들이 기계의 한 부속처럼 잘 맞춰져 유기적으로 돌아가던 팀입니다. 수비력과 상대팀 도발 능력에 있어선 역대 최고급이었고요. 빅 샷이 필요할 땐 토마스, 듀마스, 비니 존슨이 돌아가며 빵빵 터뜨려줬죠. 골밑 공격력은 조금 딸렸지만, 그 부족한 부분을 리바운드와 골밑 수비로 다 커버할 수 있었고요.
@Doctor J 정말 말씀하신것처럼 당시 디트로이트라는 도시 이미지와 너무나도 잘어울렸던 팀인것 같습니다. 사실 배드보이즈 2기는 디트로이트의 이미지에 약간은 순한 맛이었던것 같네요.^^
형님, 요건 좀 다른 질문인데ㅎ.. 저 89시즌 막바지 아마 4월인가부터 매직이 코에서 턱밑까지 항상 기르고 다녔던 goatee 수염을 깨끗히 면도하기 시작했는데요, 그 이후엔 매직이 아예 지금까지 다시 수염을 다시 기른적이 없죠.
갑자기 궁금해서 여쭤보는데 형님은 매직의 어떤 모습을 좋아하시나요? 1. 고티 수염을 길러서 뭔가 진해 보이던 80년대 챔피언쉽 시절의 매직 2. 완숙한 숙성된 기량을 선보였던 코티 수염이 없는 깨끗한 얼굴의 동글한 귀여운 이미지의 매직
1번이요.
카림은 진짜 마지막까지 카림다운 모습으로 은퇴했네요. 말년에 많은 전설의 센터들이 과거와 비교해 폼이 많이 떨어진 모습인데, 카림은 하이라이트맘 보면 30대 초중반 같아요. 정말 미치게 잘 하네요.
카림도 87-88시즌부터 노쇠화가 뚜렷했죠. 드문드문 클라스를 보여주긴 했는데 기복이 심했습니다. 모든 1,2차 스탯이 급락하고 본인 스스로도 경기에 흥미를 잃어가던중에 미련없이 은퇴했죠.
43살..내가 올해 43인데,, 대단하단 말밖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