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사) 교회 성장 못한 목회자들을 질책하는 강의를 들었습니다.
Q : 교회 개척한 지 10년 된 목회자입니다. 세미나에서 강사로 나선 대형교회 목회자가 자신의 목회사례를 예시로 들면서 교회 성장 못한 목회자들을 질책하는 듯한 강의를 듣고 상처받고 돌아왔습니다.
A : 저의 목회경험담을 말씀 드리겠습니다. 충신교회 목회 시작 당시 교인은 100여명이었습니다. 교회 성장이 목마르고 큰 교회들이 부러웠습니다. 여기저기에서 진행되는 세미나, 포럼, 강습회, 연수회 등 교회 성장에 도움 될 만한 곳은 다 좇아다녔습니다. 저 또한 강사들의 성장사례 등을 들으면서 상처가 컸고 100여명 교회에 적용하기엔 공중누각 같았습니다.
그렇다고 외면하고 주저앉을 수는 없었습니다. 자료를 검토하고 강의 노트를 정리했습니다. 그리고 내 것으로 만드는 노력을 거듭했습니다. 다른 교회 주보, 목회계획, 헌금 봉투, 전도지 등을 수집해 내 것으로 재디자인했습니다. 상처라고 하면 상처가 되지만 내성을 키우니 상처는 양약이 됐습니다.
큰 것 앞에 기죽는 사대주의 근성, 또 작은 것을 얕잡는 열등감도 문제입니다. 목회는 큰 교회, 작은 교회로 평가하는 것이 아닙니다. 하나님이 바라시는 목회에 얼마나 근접했느냐로 평가해야 합니다. 다시 말하면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목회여야 합니다. 사람 목회, 내 목회가 되면 의미도 가치도 없습니다.
쉽게 포기하거나 상처받지 마십시오. 본래 대형교회는 없습니다. 맨땅에서 일구고 쓴 나물 먹고 일어섰습니다. 큰 교회, 큰 목회라는 이유로 성을 쌓고 담장을 높이는 것도 옳지 않습니다. 모든 목회자는 하나님으로부터 위임받은 사역에 최선을 다해야 합니다. 그리고 소명에 응답하고 사명에 충실해야 합니다.
예전과 달리 교회 개척 상황이 어려워졌습니다. 개척목회자의 짐이 더 무거워졌습니다. 그러나 포기하지 마십시오. 물러서지 마십시오. 교회 성장을 기도하고 더 많은 곳을 찾아다니십시오. 상처 언어는 귀로 흘리고 도움 되는 이야기들을 가슴에 담으십시오. 그리고 훗날 대형교회 목회자가 되더라도 “나는 조심해야겠다”라는 좌우명을 각인해 두십시오.
[출처] - 국민일보 2020.1.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