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의 모든 학문에는 체계가 있다
체계가 잡히지 않은 파편화된 지식들은 서로 모순되고 어떤 유의미한 결과를 얻을 수 없을 것이다
성경도 마찬가지이다.
성경은 진공상태에서 기록된 것이 아니라 수 천 년의 역사와 사건 속에서 일어난 일을 기록하고 그 상황 사건 속에서 하나님의 뜻을 찾는 기록이다.
그래서 어느 것은 당시에만 효용이 있는 것이 있고 어느 것은 보편적으로 어느 시대나 통용되는 것이 있다.
초등학교 때는 수학을 배우고 중고등학교에 방정식을 배우고 대학교에 고등수학을 배우는 것처럼 인간의 발전상태에 따라 하나님에 대한 앎도 달라지는 것이다.
이런 것을 신학 용어로 계시의 점진성이라고 한다.
성경의 이러한 특성 때문에 이것을 체계적으로 정리하고 이성으로 납득이 가도록 그리고 실천하는데 충돌이 없도록 정리해줄 필요가 있다.
이것이 신학이다
아무리 기독교가 대중 종교이고 성경이 잘 알려져 있어도 깊이 들어가면 전문적인 부분이 많다.
흔히 성경에 대해 잘 모를수록 사소한 이견에도 흥분해서 치를 떨 수 있다. 어떤 분들은 열을 내는 것에 비해서 ‘참 몰라도 어쩌면 저렇게 모르면서 저렇게 열을 낼 수가 있을까?’ 하고 신기하게 여겨질 때가 있다.
틀린 질문에 대답하면 틀린 대답 밖에 나올 것이 없다.
예를 들면 ‘아담과 이브에게 배꼽이 있었느냐 없었느냐?’하는 식이다.
하나님이
아담을 창조할 때 아기부터 시작하지 않고 성인으로부터 시작했으니 한국식으로 따지면 주민등록번호가 있었을 것이다.
또 아담의 원자재가 진흑이었기 때문에 당연히 배꼽이 없었을 것이다.
이런 식의 생각은 창세기를
인류학교과서로 생각할 때 생길 수 있는 질문이다. 40만년 전에 아프리카 일대에 주민등록이 되어 있던 호모 사피엔스들에게 매우 실례가 될만한 질문들이 아닐 수 없다. 모름지기 종교의 경전이란 인류가 살아오면서 쌓이고
쌓인 영원과 인생에 대한 지혜의 모음이지 어느 과목의 교과서가 아닌 것이다.
창세기에서의
아담은 특정한 개인을 지칭하는 것이 아니라, 이브가 ‘생명’을 뜻하듯이 ‘인간’이라는
뜻의 보편적 집합명사인 것이다. 구체적인 남자와 여자가 죄를 지어서 그 이후부터 우리가 죄인으로 낙인
찍혔다는 사실보도가 아니라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아담 때문에 나까지 재수가 옴 붙었다고 생각하는
원죄설의 의미는 연좌제가 아닌 것이다.
하나님께
반역해서 지었다는 원죄에 관한 개념은 후기 유다교 전승에서 유래한다. 위경에 속하는 에즈라 4서(4에즈7,118)를
보면 다음과 같은 구절이 있다.
“아아
아담이여, 당신은 어찌하여 그런 짓을 저질렀습니까?
죄를 지은
사람은 당신 혼자이지만 타락한 것은 당신만이 아니라
당신의
후손인 우리 모두입니다“
아담의
죄가 후손까지 영향을 미친다는 견해는 바울에게 이어져 왔고(로마5,12-14),
원죄의 교리로 굳어지게 된 것은 어거스틴에 의해서였다.
원죄의 의미는 생선이 물을 떠나는 순간부터 부패할 수밖에 없는 것과 같다. 천사 같은 아기들이 자기가 갖고 싶은 것이
있으면 울고 소리 지르며 떼를 쓰는 것을 본다. 또, 아기들이
아무도 가르쳐 주지 않아도 남의 인형 같은 것을 빼앗는 것을 볼 때, 우리는 인간이 죄인으로 태어났다는
것을 보여주는 단면을 보게 된다. 그러므로 원죄의식은 인간의 본성을 깨닫게 해주는데 적절하게 쓰일
수 있다. 즉 인간은 태어나면서부터 모순을 지니고 태어나서 한 평생 이 모순된 모습을 해결하느라고 애를 써야한다는 의미로 받아들인다. 성서는 예수나 하나님을 소재로 다루지만 결국은 인간의 자기 이해를 돕는 책이기 까닭에 신에 대한 질문은 지금도 계속되어야 하는 것이다.
첫댓글 정말 모윤숙이 그랫나요? 당시의 상황도 그런 미인계가 통햇을라나? 한여자로 인해 반세기 분단으로 사는구먼 ㅠ,ㅠ 앞으로 얼마나 더 고통받으면서 살런지...
이 글은 정경모 선생의 기록 입니다. 믿을 수 있다고 봅니다. 미인계가 안 통할 때가 있나요?
미인계를 탓하기 보다는, 그런 미인계 하나로 흔들릴 정도로 허약한 국가 시스템 앞에서 얼굴이 화끈 거리지요... 장준하 선생의 "돌베개"라는 책에서 하는 말하는 대한민국의 원죄는 "스스로의 힘으로 독립 못한 죄"인데, "독립"이라는 말이 "스스로 선다"라는 뜻이라면 어쩌면 독립은 계속적인 현재진행형이것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