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회견 참석한 박경연 지회장 발언문>
제 남편은 건설노동자입니다.
여러 일을 전전하다
이제 몇 달 지금의 현장에서 일을 합니다.
현장마다 차이는 있겠지만
철야와 야근이 빈번히 있고,
비가와서 일을 못 하더라도
일단 출근은 해야합니다.
바람이 불거나 비가와서
일을 하지 못 하면 일당도 없습니다.
현장에서의 식사도 부실하고
매일 크고 작은 상처들을 달고 삽니다.
휴가를 맘대로 내기도 힘들어
아이들 졸업식에도 못 가는 아빠가되었습니다.
대한민국은
50대 건설 노동자가 살기 힘든 곳입니다.
이른 새벽 출근하는 뒷모습을 보며 잘 다녀오라 인사하는데,
그 인사에
오늘도 무사히 라는 소망이 담겼다는 것을 남편도 알거라 생각합니다.
작년 산업 재해로 사망한 644명 중 가장 많은 341명이 건설업 노동자 입니다.
이번 건설노조 간부의 죽음을 마주하니
이 나라에서 노동자로 하루 하루를 살아내는 것은 현대판 노예와 다름 없구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언제부터인가
노조 앞에는 귀족 노조라는 단어가
파업 앞에는 불법이라는 단어가 자연스럽게 붙습니다
노동조합은 우리 나라 기업에 빨대를 꽂아 자기 배만 불리는 집단으로 매도됩니다.
노동자의 당연한 권리인 파업은 불법이라는 틀 속에 갖혀버립니다.
노동자를 죽이는 정권은 절대 살아남지 못합니다.
이제 우리도 더 이상 물러설 곳이 없습니다.
노동이 존중받는 세상을 우리 힘으로 만들어갑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