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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화수교수의 언어치료이야기
 
 
 
카페 게시글
언어치료사와 언어치료이야기 스크랩 듣기, 말하기, 읽기, 쓰기를 다스리는 언어계-김화수
화수언어 추천 0 조회 322 09.01.18 23:20 댓글 3
게시글 본문내용

 

                               대구로 달리는 고속도로 위에서 새벽 받아들이기  by 김화수 

 

일요일 오후가 흘러간다.

안개 가득한 강화도를 다녀온 오늘, 멜 레빈의 책을 두번째 집어 들고 다시 한숨에 다 읽어 버렸다.

그리고 연이어 장석주의 "그 많은 느림은 어디로 갔을까"에 빠져 있다가 학생들에게  멜 레빈을 소개하려고 블로그에 포스팅하기로 결정하였다.

 

다음은 듣기, 말하기, 읽기, 쓰기를 다스린다-언어계에서 발췌한 글이다.

 

로버트 프로스트는 한 때 자신이 하는 일을 언급하면서 이렇게 썼다. " 시는 ...목구멍에서 울컥 치미는 향수, 상사병, 불의를 느끼는 마음에서 시작한다. 이런 감정이 생각을 불러일으키고, 생각은 단어들을 찾는다" 프로스트는 이 말을 통해 놀랍고도 신비한 과정 그러니까 단어들과 생각 사이에서 끊임없이 일어나는 주고받기의 과정을 설명한다. 이런 흐름을 확립시켜 주는 일은 학교가 해야 할 가장 어려운 과제다. 학생은 자신의 생각을 말로 표현하기 위해, 그리고 말을 이용해 자신의 생각을 발전시키기 위해 늘 안간힘을 쓴다. 자신이 듣거나 읽은 말의 범위 내에서 생각을 찾아내기란 무척 힘든 일이다. 바로 여기에 언어계(languge system)가 개입한다.

 

부모는 일상생활에서 아이들이 가장 신경을 많이 쓰는 부분이 언어라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언어는 친구, 형제, 선생님, 애완동물, 부모와의 의사소통의 매개임이 분명하다. 언어는 또한 읽기, 철자법, 수학, 작문에서도 없어서는 안 될 요소다. 언어는 또한 읽기, 철자법, 수학, 작문에서도 없어서는 안될 요소다. 언어는 기억의 친밀한 동반자이다. 특정한 사실과 생각을 말로 (특히 자신만의 말로) 옮기는 것은 아이들이 정보를 붙잡아 두는 것을 도와준다. 언어는 (이를테면 '인종화합'이나 '윤리적 행동'같은) 중요한 개념을 형성하는 원재료다. 그런가 하면 언어는 아이들이 자신의 행동을 내적으로 통제하는 데도 도움을 준다. 내부의 목소리를 이용해 갈등이나 유혹을 달램으로써 무분별하고 거칠어지는 행동을 스스로 차단한다고 한다. 뿐만 아니라 언어를 효과적으로 사용하면 상대방에게 거부감이 아닌 호의적인 느낌을 줌으로써 친구들과 원만한 관계를 유지할 수도 있다.

 

학교생활을 하는 동안 아이들의 언어회로는 엄청난 물량을 소화해야 한다. 언어는 국어, 라틴어, 사회과학, 그밖에 언어가 많이 사용되는 여러 분야에서 독점적 기능을 수행한다. 그런가 하면 별 관련이 없을 법한 과목에서도 언어는 곧잘 끼어든다. 예를 들면 언어는 수학을 이해하는 데도 도움이 된다. 특히 시각적 요소와 어우러질 때는 더욱 그렇다. 원의 반지름과 지름의 차이를 말과 그림으로 설명하면, 아이들의 머릿속에 그 차익 더욱 명확해진다. 언어는 스포츠에서도 중요한 몫을 차지한다. 운동선수는 총알같이 쏟아지는 코치의 구두지시를 이해하고, 동료선수들 사이에 그리고 상대 선수들 사이에 오가는 압축된 언어를 해석해야 한다.

 

언어감각이 둔한 학생은 언어에 능숙한 친구들보다 뒤처진다. 생각을 말로 표현하지 못하는 아이들은 어려움에  부딪히고, 오해를 받거나, 배척당하기도 한다. 신경발달 기능이상이 있어 언어능력이 제한적인 아이들은 수업을 따라가는 데 필요한 언어도구가 부족하거나 아예 없는 셈이다. 이런 제한적 언어능력은 타고난 것임에도 우리 사회는 이런 아이들을 알게 모르게 벌주고 차별한다. <멜 레빈 지음(2003). 이창신옮김. 아이의 뇌를 읽으면 아이의 미래가 보인다. 도서출판소소. pp.181-183>>

 

언어라는 말이 나오면 일단 나의 것이 되어 버리는 책들과 기사들 속에서

언어라는 말들을 추려서 채곡채곡 순서짓고, 

내가 도와 주어야 할 의사소통의 문제가 있는 사람들에게 집 지어 주기 작업을 시작한다.

거대한 철근 콘크리트작업이 아닌 풀밭 다독이기, 작은 돌들 치워놓기 등이 그것이다.

특히 아이들의 경우에는 그들의 눈을 바라보며 그들이 재미있어 하는 사물들을 깊이 관찰하며 함께 바라보는 일을 먼저 해야 한다.

 

생각이 있다해도 입술에 떠오르지 않는다면,

입술에서 말하고 있어도 그것이 어떤 의미로 어떤 작용을 하는지 깨닫지 못한다면,

포슬포슬한 흙위로 걷는 발끝의 감촉을 버리고,

미끈거리는 진흙위에서 자기가 걷는 길을 잃은 채 불안스레 우왕좌왕 하고 있는 모습일터이다.

그건 언어장애를 가지고 있지 않은 사람들에게도 충분히 다가올 수 있는 상황이다.

 

오늘은 언어치료사의 눈으로 언어를 다시 바라본다.

그리고 의사소통의 매개로 언어를 선택하는 여러 통로를 직접 찾아 나서며

말로, 글로 더듬거리면서 그 길로 걸어들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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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 09.01.19 01:44

    첫댓글 교수님 사진들이 마음을 따뜻하게 하는 것 같아요.^^ 물론 글도 좋구요. 포슬포슬 흙위를 걷는 느낌 생각만 해도 좋은 것 같아요. 이 느낌을 진흙위에서 우왕좌왕하는 사람들에게 느끼게 해줄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다는 생각을 해 봤어요..^^

  • 작성자 09.01.19 11:30

    그런데 지금 보니 language가 languge로 되어있네요. 아직은 추운 겨울입니다. 하지만 나무들이 봄 준비를 하고 있더라구요.

  • 09.05.03 00:47

    "오늘은 언어치료사의 눈으로 언어를 다시 바라본다" 저도 언젠가는 이런 깊은 시각으로 언어를 볼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사진은 언어장애를 가진 자들에게 밝은 미래가 시작되는 것처럼 느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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