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하나님의 예정(豫定)은 하나님의 의(義)를 이루는, 숨겨져 있는 경륜(經綸)이다.
만약 예정(豫定)이
하나님의 의(義)를 이루는,
실로 숨겨져 있지만 나무랄 데 없는 경륜(經綸)에 다름 아니라면,
그들이 이러한 상태로 예정된 것이
그들 자신의 탓에 있음이 확실한 만큼,
예정으로 인하여 그들이 겪게 되는 멸망 또한
더할 나위 없이 정당한 일임이 확실하다고 할 것이다.
그뿐 아니라
그들의 파멸이 하나님의 예정에 달려 있은 그만큼,
그 원인과 소지가 그들 자신 안에서 발견된다고 할 것이다.
첫 번째 사람이 타락한 것은
그렇게 되는 것이 유익하다고 주님이 여기셨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 이유는 우리에게 감춰져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가 그렇게 여기신 것은
그렇게 하여 자기 이름의 영광(榮光)이
합당하게 빛날 것임을
바라보셨기 때문이라는 점은 확실하다.
사람은 자기 자신의 악의(惡意)로 말미암아
주님으로부터 부여받은 순수한 본성(本性)을 부패(腐敗)시켰다.
그리하여
자기의 파멸로써
자기 자신과 함께 모든 후손을 멸망에로 이끌었다.
그렇기 때문에
하나님의 예정(豫定)의
그 은밀하고 완전히 불가해(不可解)한 원인을 찾으려고 하지 말고,
오히려 우리가 더욱 가까이 가닿을 수 있는
인류의 부패(腐敗)한 본성(本性)을 통하여
저주(咀呪)의 명백한 원인이 무엇인지 고찰하도록 하자.
그리고
우리의 천품(天稟)을 하나님의 무한한 지혜에 맡기는 것을
부끄러워하지 말고.
그에게 속한 많은 은밀한 것들에 굴복하도록 하자.
왜냐하면
아는 것이 허용되지도 않고 합법적이지도 않은 것들에 대해서는
무지(無知)가 유식(有識)한 것이며,
지식(知識)에 대한 욕구(慾求)가 일종의 광기(狂氣)이기 때문이다.
- 칼빈의 예정론(기독교강요 제3권 23장 8(라틴어 최종판 직역, 생명의 말씀사, 문병호 옮김))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