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홀리차우 (중국 요리 / 용산구 이태원동) 미주 지역을 한 번 거쳐서 온 캔토니스(광동) 요리라고 보면 될까. 캘리포니아나 밴쿠버 등지에서 쉽게 볼 수 있는 스타일의 캐주얼한 레스토랑이다. 식당에서 먹어도 되고, 간편하게 포장도 해준다. 메뉴에는 없지만 바닷가재 요리(3만 9900원)도 특선으로 먹을 수 있다. 그냥 찜으로도 해주고, 블랙빈 소스를 곁들여 고소한 맛으로 내주기도 한다. 전체적으로 블랙빈 소스를 쓰는 음식들이 많다. 이런 음식들은 색깔이 좀 짙고, 소스의 맛도 강한 편이다. 식사로는 볶음밥이나 초면 종류가 먹을 만하다. 초면 종류는 다양한 선택이 가능하다. 가는 면을 튀겨낸 후 소스를 얹는 것에 따라 메뉴 이름이 바뀐다. 찾아가는 길: 해밀턴 호텔 바로 뒷골목에 있다. (02) 793- 0802
- ▲르 생떽스 (프랑스 요리 / 용산구 이태원동) 대개의 프렌치 레스토랑들은 격식을 따지는데 비해, 생떽스는 무척 편안한 분위기다. 칠판에는 수시로 바뀌는 '오늘의 요리'(Plat du Jour)가 적혀있다. 사흘에 한 번 정도 메뉴가 바뀐다고 한다. 복잡하게 메뉴판을 들여다볼 필요 없이 쉽게 주문할 수 있다. 대개 애피타이저, 샐러드, 메인 디쉬, 디저트의 코스 중에서 먹고 싶은 걸 골라서 선택하면 된다. 일인당 2만 5000원에서 3만원 정도의 가격으로 먹을 수 있다. 2~3만원 대의 저렴한 가격의 와인들도 스무 가지 이상 준비해놓고 있다. 레스토랑이 아닌 비스트로에 더 가까운 분위기다. 와인 안주로는 치즈나 햄 등을 주문하면 된다. 상호는 생떽쥐뻬리의 이름에서 따왔다. 찾아가는 길: 해밀턴 호텔 바로 뒷골목에 있다. (02) 795- 2465
- ▲모글 (파키스탄 요리 / 용산구 이태원동) 외국의 어느 도시에서 한국식당을 발견했을 때처럼 모글도 파키스탄 사람들에겐 고국의 맛을 심어주는 곳이리라는 생각이 든다. 코스별로 70가지 이상의 메뉴가 준비되어 있다. 전채로는 맑은 '닭고기 스프'(2500원), '야채를 얹은 팬케이크'(1500원) 등이 있다. 소박하고 기교를 부리지 않은 음식들이다. 양고기에 도전해보는 건 어떨까. 유럽식의 잘 손질한 양고기가 아니라 뭔가 야생적인 냄새가 느껴지는 투박함이 있다. '카레양고기 요리'(1만 4000원)는 매콤한 맛이 나는 카레와 듬직한 양고기의 육질이 잘 어울린다. 분명 매콤한 맛이 있지만 우리가 선호하는, 혹은 우리 입맛에 잘 맞는 매운 맛은 아니다. 이국의 요리다운 풍미가 있다. 제대로 맛을 즐기려면 이질적인 맛에 친숙해질 필요가 있다. 찾아가는 길: 이태원 해밀턴 호텔 바로 뒤에 있다. (02) 796- 5501
- ▲한남설렁탕 (설렁탕 / 용산구 한남동) 설렁탕이란 단순하면서도 어려운 음식이다. 쇠고기만 넣고 푹 끓이면 맛이 날 것 같지만, 불행히도 그렇지가 않다. 한남설렁탕은 커다란 무쇠솥에서 24시간 내내 끓여내는 진국이다. 뽀얀 국물 맛이 시원하고 담백하다. 소의 냄새가 거의 나지 않는 맑고 깔끔한 맛이다. 담백한 국물에 밥을 말고, 소금을 약간 넣고 파를 얹은 후 김치 맛만 덧붙여 먹어야 한다. 설렁탕은 역시 깍두기와 김치가 맛있어야 한다. 이 집의 맛있는 깍두기는 설렁탕 맛을 훨씬 돋군다. 아주 시지 않으면서도 잘 익은 빨간 국물의 깍두기. 속이 허전하거나 술을 많이 마신 날은 깍두기 국물을 약간 부어서 매콤한 기운이 번지게 해서 먹어도 좋다. 주차가 편해서 지나가다 택시기사들도 많이 찾는다. 찾아가는 길: 순천향병원에서 이태원 올라가는 길 가에 있다. (02) 796-3148
- ▲퍼핀 까페 (샌드위치 / 용산구 한남동) 캐나다의 밴쿠버 같은 도시의 해안가에 있으면 어울림직한 까페다. 가볍게 먹을 수 있는 샌드위치와 차, 그리고 커피와 와인이 나온다. 샌드위치는 전부 재료와 조리에 꽤 신경을 쓴 수제 샌드위치다. 소세지나 칠면조 등이 들어간 몇 가지 파니니 샌드위치 메뉴도 있다. 먹기 좋게 빵과 재료를 눌러주다 보면 뜨거운 열이 가해진 부분에는 약간 짙은 갈색의 줄이 생긴다. 파니니 샌드위치는 따뜻한 온기와 함께 몸에 생동감을 전해준다. 편한 마음으로 까페에 앉아 샌드위치와 함께 마시는 차의 향기라면 참 아늑한 분위기가 느껴진다. 담소를 나누면서 가벼운 식사를 하기에 좋다. 작은 주방에서는 외국인 요리사가 열심히 샌드위치를 만들고 있다. 상호인 퍼핀은 북대서양에서 사는 바다새의 한 종류다. 찾아가는 길: 한남동 사거리에서 유엔 빌리지로 올라가다가 도로 왼편에 있다. (02) 790- 6062
- ▲바다식당 (존슨탕 / 용산구 한남 2동) 존슨탕이란 부대찌개다. 부대찌개라는 한국적 표현과 달리, 탕이라는 접미사가 붙었지만 이름이 훨씬 이색적이다. 흔한 미군 병사 이름처럼 들린다. 부대찌개나 존슨탕이나 개념은 비슷하지만 다른 집의 부대찌개와는 완연히 다르다. 국물은 벌건 색이지만 꽤 밝은 톤이고, 치즈를 넣어서 부드러운 맛이 한결 더 하다. 햄과 소세지, 치즈가 들어간 전체적인 국물 맛이 기름지고 부드럽다. 수제 소세지들도 있다. 칠면조(9000원)와 소고기 소세지(1만 6000)가 있는데, 칠면조는 특유의 냄새와 거칠음이 있고, 소고기는 무난하다. 같이 나오는 반찬 중에는 자그마한 마늘로만 담근 마늘장아찌가 짭짤한 게 존슨탕과 잘 어울린다. 사람들이 워낙 많으니 서비스는 기대하지 마시고, 좁은 골목이라 차는 끌고 들어가지 않는 게 낫다. 찾아가는 길: 한남동에서 이태원 홀리데이인 서울 호텔 가기 전, 버들약국과 유정약국 사이골목으로 들어가면 된다. (02) 795- 1317
- ▲봉희설렁탕 (설렁탕 / 은평구 신사동) 설렁탕은 서울의 전통적인 서민 음식이다. 설렁탕 맛은 좋은 재료와 조리 시간, 정성에서 나온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문을 열고 들어가면 모든 게 짜임새 있게 잘 정돈된 느낌이 든다. 소금과 고춧가루 용기, 젓가락의 놓임새까지 정갈하다. 어떻게 삶느냐에 따라 이 쇠고기 진국은 담백한 맛을 내기도, 거친 맛을 내기도 한다. 봉희설렁탕은 소 특유의 냄새를 잘 제거했다. 뽀얀 국물은 그럼에도 맛이 깊다. 기름기가 살짝 동동 뜬 맑은 국물의 담백함이 잘 드러난다. 흉내내기 힘든 국물 맛에 오랜 시간과 정성이 배인다. 설렁탕 외에도 쇠고기의 각종 부위들이 있다. 싱싱한 등골을 비롯해, 수육, 꼬리찜, 우족수육, 양무침 등 메뉴들이 많다. 물컹거리는 등골이 스르르 녹는 맛이나, 야채와 함께 버무린 무침은 부담 없이 먹기 좋다. 찾아가는 길: 응암오거리에서 신사동으로 신흥교 다리를 건너자마자 있다. (02) 302-9754
- ▲풍년명절 (한정식 / 은평구 증산동) 풍년명절의 음식은 이북 풍의 담백하고 삼삼한 음식들이 많다. 철이 지나고 해가 바뀌면서 메뉴가 약간씩 바뀌는데 주인아주머니는 요리 연구에 대한 열성이 대단하다. 황해도 출신이라 음식은 평안도나 함경도와는 또 다른 특색이 있다. 전통적인 맛에서 벗어나지 않도록 신경을 쓴 음식들이 정갈하게 나온다. 제대로 상을 차린 한식상을 받아보자. 1만 5000원 짜리 정식에는 만두, 녹두지짐, 가오리찜, 야채 샐러드, 북어국, 불고기, 간장게장, 그리고 오리구이를 전병에 싸먹는 오리오색전 등이 올라온다. 된장찌개와 잡곡밥을 먹을 때에는 이 외에도 김치, 나물, 젓갈 등 기본찬이 차려진다. 2만원 짜리 상에는 도미찜이나 갈비살들이 추가된다. 돌솥에 찹쌀, 무, 굴을 넣고 지은 굴밥(1만원)도 맛이 담백하고 쫄깃하다. 찾아가는 길: 응암오거리에서 서부병원 사이 응암3동 사무소 앞에 있다. (02) 375- 8007
- ▲대림감자국 (감자탕 / 은평구 응암동) 서부세무서 뒤에서 응암동으로 이어지는 라인에는 감자탕 집들이 정말 많다. 그러다보니 이제 응암동 감자탕이란 말은 고유명사처럼 쓰인다. 응암동 감자탕 골목에 가보면 서로가 경쟁하듯이 나름의 맛을 자랑하는 식당들이 많다. 그 중 가장 오래된 집은 대림감자국이라고 한다. 간판에는 아예 태조 대림감자국이라고 써놓았다. 걸쭉하고 묵직한 감자탕(소 1만 4000원, 대 2만원)은 오래 끓일수록 제 맛이 우러난다. 매운 국물이 잘 배어든 큼지막한 감자의 노란 속살을 입에 넣고, 두 손으로 돼지뼈를 들고 뼈와 뼈 사이에 낀 살점들과 골수를 쭉쭉 빨아먹는 모습은 어쩌면 야만적으로 보이기까지 할 정도다. 하지만 이게 감자탕의 서민적인 매력이다. 평일날은 새벽 5시까지, 토요일은 24시간 영업한다. 찾아가는 길: 응암오거리 근처 대림시장 입구 감자국 골목 초입에 있다. (02) 306-6535
- ▲라 스파게티 (파스타 / 성동구 행당동) 학교 앞에 있는 저렴하고 맛있는 파스타 집이다. 주인은 과거에 을지로에 있는 '토마토 앤 스파게티'라는 가게를 운영했다. 라 스파게티는 작고 아담하다. 주인이자 주방장이 손길이 전체에 미칠 수 있는 작은 공간이다. 모든 파스타 가격은 4000원 내외. 아침 일찍 직접 장을 보는 게 단가를 내릴 수 있는 이유라고 한다. 맛도 장식적이기보다는 기본에 충실하려 한다. 올리브유에 양파와 베이컨을 볶은 후 크림을 넣어 졸인 까르보나라(4800원)의 경우 우리 입맛에 최대한 맞추려 부드러운 소스를 만든다. 새우, 홍합, 바지락, 갑오징어가 들어가는 해산물 스파게티(4900원), 매콤한 맛이 나는 아라비아타 스파게티(3700원) 등이 있다. 많지 않은 메뉴지만 어떤 것이든 다 깔끔하다. 찾아가는 길: 한양대 정문 앞 대로 변에 있다. (02) 2299- 6585
- ▲대도식당 (등심 / 성동구 홍익동) 단 하나의 메뉴인 등심 한 가지로 30년 넘게 명성을 지켜왔다. 쇠고기로 이렇게 오랜 전통을 지닌 집은 찾아보기 힘들다. 메뉴에 표시돼 있는 건 아니지만 등심은 두 가지 중에서 선택할 수 있다. 하나는 부드러운 맛이 강한 부위, 다른 하나는 떡심이 있어서 질깃질깃한 부위다. 자주 찾는 선수들은 입안에서 오래 질겅질겅거리는 떡심 맛을 선호하는 편이다. 가게 마루를 걷다보면 기름기 때문에 미끈미끈할 정도로 지저분하지만 싱싱한 등심으로 오랜 단골을 많이 확보하고 있다. 한 근(600g 4만원)이면 두 사람이 고기로 푸짐하게 배를 채울 수 있다. 등심을 먹고 나면 입가심으로 볶음밥을 먹는다. 잘게 썬 깍두기와 그 국물로 매콤한 맛을 내는 볶음밥은 별식이다. 찾아가는 길: 왕십리 구 경찰병원 근처에 있다. (02) 2292- 9772
- ▲장순루 (중화요리 / 광진구 광장동) 워커힐 근처에서 30년 넘게 영업해 온 중국집이다. 배달도 가능하며 오랫동안 이 지역을 싹쓸이 해왔다. 오랜 이력이 붙어서일까 맛이 좋은데다가 스피디하다. 고전적 중국집의 장점을 지닌 집이다. 메뉴판에는 다양한 메뉴가 하나 가득 쓰여있다. 해산물을 듬뿍 얹은 유산슬밥, 잡탕밥, 마파두부밥 등 밥 종류는 양은 푸짐하고, 가격도 비싸지 않다. 탕수육처럼 전국민이 선호하는 요리도 강하다. 큼직한 돼지고기를 튀겨낸 정도도 좋고, 달콤한 소스와도 잘 어울린다. 매콤하고 육질 좋은 라조기, 팔보채, 유산슬 등 어느 중국집에서나 볼 수 있는 단골 메뉴들이 집 분위기와 잘 어울린다. 짜장, 짬뽕, 초면 등 면 종류도 물론 먹음직스럽다. 강한 불맛으로 일반적인 메뉴에 확실한 인상을 심어준다. 기사식당처럼 택시기사들도 많다. 찾아가는 길: 천호대교 북단에서 워커힐호텔 쪽으로로 가다가 오른쪽 SK주유소 골목 안으로 들어가면 된다. (02) 446- 2055
- ▲피자힐 (피자 / 광진구 워커힐호텔) 서울에서는 가장 고전적인 피자 가게 중 하나다. 미8군 영내 피자와 함께 초창기 서울의 미국식 피자 문화를 주도하던 집이다. 지금도 여전히 일정 수준 이상 한결같은 피자 맛을 유지하고 있다. 가장 무난하고 인기 있는 피자는 컴비네이션이다. 토마토, 버섯, 살라미 등 다양한 토핑을 얹었다. 입맛에 친숙한 재료들이 올라가 다채로운 맛을 낸다. 모짜렐라 치즈를 얹은 나폴리타나 피자, 카프리체 피자, 해물 피자 등 메뉴들이 손님들을 기다리고 있다. 피자힐이라는 상호 그대로 '피자 먹는 언덕'에 올라가, 창 밖으로 광나루 앞 한강을 내려다보는 것만으로도 분위기가 잡히는 일급 데이트 코스이기도 하다. 호텔 식당치고는 예외적으로 예약을 안 받는다. 전망 좋은 자리에 대한 쟁탈전이 너무 치열하기 때문이다. 찾아가는 길: 워커힐 호텔 안에 있다. (02) 450-4699
- ▲원할머니 보쌈 (보쌈 / 중구 황학동) 서울 시내 여기 저기 깔려있는 원할머니 보쌈 체인점에 가서 먹어본 것으로 이 집 보쌈에 대한 선입견을 갖게 된다면 불행한 일이다. 청계 8가 원할머니 보쌈은 그보다는 탁월하게 높은 수준의 맛을 내기 때문이다. 메뉴는 보쌈 한 가지지만 세부적으로는 세 가지로 선택의 폭이 넓어진다. '기름이 많은 것', '살코기가 많은 것', '반반씩 섞어서'이다. 어떻게 시키느냐에 따라서 물론 맛의 차이도 달라진다. 싱싱한 굴을 넣은 보쌈김치는 맵고, 달면서도, 자극적으로 진하다. 돼지고기의 기름기를 한 순간에 씻어주는 강한 맛이다. 저녁시간에는 언제 가도 줄을 서야 한다. 허름하고 지저분하고 쫓기듯이 먹지만 그래도 먹을 차례는 빨리 돌아온다. 찾아가는 길: 청계 7가를 지나 청계 8가 사거리에서 좌회전, 약간만 올라가면 우측에 간판이 보인다. (02) 2238- 3836
- ▲송림식당 (돼지불백 / 광진구 자양동) 건국대학교 정문 건너편 일대에는 기사식당 수 십 군데가 들어서 있다. 서울 시내에서 기사식당이 가장 많은 동네 중 하나다. 그 중 송림식당은 주차 타워까지 갖추고 있는 등 주차장이 가장 넓은 집이다. 돼지불백과 김치찌개가 주메뉴다. 철판 위에 양념 해둔 돼지고기를 올려놓고 지글지글 끓이면서 가위로 싹둑싹둑 자른다. 상추며 마늘 등을 같이 집어넣기도 하고, 따로도 먹는다. 양도 푸짐하고, 배를 채우기도 그만이라 기사들뿐만 아니라 인근 동네 사람들도 많이 찾는다. 김치찌개도 진득한 국물이 얼큰한 편이다. 바쁜 시간에는 1층과 2층의 넓은 홀이 꽉 찬다. 웬만한 택시를 타고 물어보면 기사들이 송림식당은 다 안다. 찾아가는 길: 건대에서 구의역으로 가다가 자양교회 쪽으로 우회전해서 가다보면 우측에 보인다. (02) 457- 5473